2023년 8월 30일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너희는 예언자들을 살해한 자들의 자손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3,27-32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27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속은 죽은 이들의 뼈와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는 회칠한 무덤 같기 때문이다.
28 이처럼 너희도 겉은 다른 사람들에게 의인으로 보이지만, 속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하다.
29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의인들의 묘를 꾸미면서,
30 ‘우리가 조상들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죽이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고 말하기 때문이다.
31 그렇게 하여 너희는 예언자들을 살해한 자들의 자손임을 스스로 증언한다.
32 그러니 너희 조상들이 시작한 짓을 마저 하여라.”
자식들에게 모범적인 부모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우리 집 아이들은 유아세례를 받고 교회에 잘 다니다가 대학에 다닐 때쯤에는 교회에 다니기를 거부하기도 하고 자주 나가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차츰 나이가 들면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아서 열심히 하라고 권고하고, 야단도 쳐보고 엄마가 사정을 하여도 아이들은 자신들의 생각을 마구 퍼붓고 있는 것은 오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회칠한 무덤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성당에 다니고 하느님을 믿는다는 사람들이 속에는 정말 온갖 더러운 것으로 가득 차 있고, 죽은 이들의 뼈와 살 썩는 냄새가 날 정도로 역겨운 행동으로 말만 번지르르 해서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을 보면 성당에 다니기 싫다는 것입니다.
지금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사고와 의식구조와 생활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들의 가치관에는 가식과 위선의 덩어리로 성당에 다니는 신자들이 눈에 보입니다. 아버지인 나에게도 지금 많이 잘못 살고 있다고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부터 모든 것이 내 탓으로 돌려지고 내가 잘못한 것만 생각되어서 잘못되었다고 아이들에게 말하면 아이들은 잘잘못을 따지고 살아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입니다. 아무 소리도 안하고 옳게만 생각하고 살면 모든 사람들이 이용만 하고 사기꾼들이 속여먹을 구석을 만들어 준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내 삶이 다른 사람들에게 죄지을 빌미를 만들어 주는 것이 오히려 더 나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따질 것은 따지고 위선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성당에 다니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고해성사를 보고 금방 잘못하려면 무엇 하러 성당에 다니느냐고 하면서 그렇게 속으로 욕하고, 사람들끼리 잘못한다고 속마음으로 불평하면서 왜 겉으로는 웃으면서 아니라고 위선적으로 사는 모습이 싫다고 말합니다.
그 것이 아니라고, 우리는 자기 할 일만 하면 된다고, 우리가 사람들 보고 성당에 다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만 바라보고 하느님을 닮으려고 성당에 다니고, 기도 하고, 미사에 참례하고, 하느님 말씀을 듣고 깨달으려고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 되어야 한다고 아무리 말해도 ‘소귀에 경 읽기’ 형국입니다. 정말 이제는 나도 지쳐서 다른 사람들처럼 기도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사에 참례해도 마음이 무겁고, 하느님께 죄를 지은 것을 뉘우치면서도 용서를 구할 기력도 없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성 강의를 해도 ‘내 자식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는데 무슨 염치로 이렇게 강의를 하지?' 하면서 괴롭습니다. 어느 때는 식욕도 없고, 겁이 나기도 하는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 문제를 가지고 내게 상담해 올라치면 나는 참으로 복잡해집니다. 그러면서도 형식적인 말밖에 할 수 없습니다. 그러면 "사실은요, 저도 그렇게 방황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랍니다. 철이 들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참 중요하답니다. 지금 아이들에게 강제로 성당에 다니게 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같은 것으로 주님의 성령께서 은총으로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도록 성녀 모니카와 같이 기도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답니다.”
'연목구어'(緣木求魚)는 <산위에 있는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잡으려고 하는 것과 같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전혀 불가능한 일을 만들고,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자만심에 빠져서 그렇게 살고, 그리고 그 일을 주님께서 잘 이루어 주시지 않는다고 원망하면서 그 일에 아주 몰두하고 있답니다. 위선적이며, 가식적이며, 허례와 허식에 가득 찬 삶을 살면서 조금도 그 잘못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 연목구어(緣木求魚)의 일을 가능하게 하신 분이 하느님이십니다. 성녀 모니카의 기도를 통해서 성 아우구스티노에게 이루어주신 그 일을 생각하고 있으면서 주님의 성령께서 저희에게 은총을 주시기를 간청하고 있습니다. 회칠한 무덤이 되지 않도록 저희에게 겉과 속이 모두 깨끗한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답니다.
천지 만물에 살아계시는 하느님의 계시를 느끼기만 하여도 회칠한 무덤으로 살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느님과 천지만물이 별개의 것으로 느끼고 그렇게 치부한 다음부터 우리는 하느님과 우리의 삶이 완전히 격리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하느님을 회칠한 무덤과 같은 감실에 모셔두고 우리는 우리 나름대로의 삶에 안주하고 살아갑니다. 세상의 작은 원리에도 주님의 생명이 살아계시는데 그 깊은 원리를 아주 조금만 이해하여도 연목구어(緣木求魚)의 어리석음을 되풀이 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을 죽게 한 사람들에게 다시 당신을 죽일 일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회칠한 무덤을 말씀하시면서 너희 조상들이 시작한 일을 마저 하라고 말씀하시는 주님! 그렇습니다. 당신은 저희에게도 조상들이 한 잘못을 지금도 하고 있는 저희에게 말씀하시나이다. 저희가 다시 당신을 매일 죽이려고 위선자로 살고 있나이다. 자식들에게 모범적인 아비와 어미가 될 수 있도록 저희가 모니카처럼 무릎 꿇게 하시어 위선적으로 살지 않게 이끌어 주소서. 사랑의 주님, 용서의 주님, 우리의 기도를 들어 주시는 주님!!!
<우리는 밤낮으로 일하면서 복음을 여러분에게 선포하였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1서 말씀입니다. 2,9-13
9 형제 여러분, 여러분은 우리의 수고와 고생을 잘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러분 가운데 누구에게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밤낮으로 일하면서,
하느님의 복음을 여러분에게 선포하였습니다.
10 우리가 신자 여러분에게 얼마나 경건하고 의롭게 또 흠 잡힐 데 없이 처신하였는지,
여러분이 증인이고 하느님께서도 증인이십니다.
11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는 아버지가 자녀들을 대하듯 여러분 하나하나를 대하면서,
12 당신의 나라와 영광으로 여러분을 부르시는 하느님께 합당하게 살아가라고
여러분에게 권고하고 격려하며 역설하였습니다.
13 우리는 또한 끊임없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가 전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때,
여러분이 그것을 사람의 말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실 그대로 하느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그 말씀이 신자 여러분 안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축일8월 30일 성녀 쟌 쥬강 (Jeanne Jugan)
신분 : 수녀, 설립자
활동 연도 : 1792-1879년
같은 이름 :요안나, 요한나, 유간, 잔 주강, 잔느, 제인, 조반나, 조안, 조안나, 조한나, 지아나, 지안나, 지오바나, 지오반나, 후아나
프랑스 북서부 브르타뉴(Bretagne) 지방의 한 작은 어촌 마을인 캉칼(Cancale)에서 1792년 10월 25일 태어난 성녀 쟌 쥬강(Joanna Jugan, 또는 요안나 유간)은 어린 나이에 바다로 고기잡이를 떠난 아버지가 실종된 후 다른 세 명의 형제들과 함께 일찍 가난과 고된 노동을 알게 되었다. 집 근처에 있는 한 저택의 부엌일을 돕는 하녀로 시작하여 생-세르방( Saint-Servan)의 로제 병원에서 간호사로, 가정부로 때로는 간병인으로 일을 하였다. 한 젊은 어부의 구혼을 받았을 때 그녀는 “하느님께서 저를 원하십니다. 아직 시작되지 않은 어떤 사업, 알려지지 않은 그 사업을 위해 저를 쓰시고자 하십니다.” 하며 그의 청혼을 거절하였다. 그 후 그녀는 오직 하느님과 이웃, 특히 가장 불쌍하고 헐벗은 이들을 섬기고자 결심하였다. 그래서 25세에 탄복하올 어머니 제3회에 입회하였다.
1839년 겨울 어느 날 갑자기 혼자가 된, 수족마저 못 쓰는 반신불수의 장님 할머니를 집에 모셔와 보살핀 것이 계기가 되어 1843년 그녀를 중심으로 세 명의 젊은 동반자와 합세하여 40여 명의 노인을 보살피게 되었다. 그리고 이 세 젊은이는 수도회의 기틀이 잡혀가는 이 작은 모임의 원장으로 성녀 쟌 쥬강을 추대하였다. 그러나 얼마 안 가서 그녀는 부당하게 원장 자리에서 밀려났지만, 오로지 침묵과 온순함 그리고 하느님께 대한 신뢰로써 이 모든 일을 받아들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차차 그녀는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혔고, 그녀가 세상을 떠날 무렵에는 그녀가 수도회의 창립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수녀가 거의 없었다. 1879년 8월 29일 그녀가 선종한 후 1902년에 이르러서야 그동안 잊혔던 성녀 쟌 쥬강 십자가의 마리아 수녀가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경로 수녀회)의 창립자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1982년 10월 2일 교황 성 요한 바오로 2세(Joannes Paulus II)에 의하여 시복되었고, 2009년 10월 11일 로마 성 베드로 광장에서 교황 베네딕투스 16세(Benedictus XVI)에 의해 성인품에 올랐다.
오늘 축일을 맞은 쟌 쥬강 자매들에게 주님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