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에서 느끼는 아픔 중 하나는 어휘력이 수준 이하라는 점이다. 어휘의 의미를 모르기에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문장이 이해가 되지 않으니 공부가 힘들고 재미없으며 강의 내용도 머리에 남지 않는다. 그럼에도 국어사전을 펼치지 않는다. 모르면서도 모른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공부에 쓰이는 대부분의 단어가 한자어임에도 한자사전을 만져 본 적도 없다. 문맥을 통해 대충 추측할 뿐이고 그 추측이 옳은지 확인하지도 않는다.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의 대부분은 한자어다. 한자 한 자가 적게는 20개, 많게는 300개 이상의 단어에 쓰인다. 한자 900자만 철저하게 익힌다면 7000~8000개의 단어를 배우지 않고도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정확하게 알 수 있다. 이해가 되면 암기가 쉽고 암기한 것은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는다.
할머니들이 축구나 야구 등의 스포츠 중계를 보지 않는 이유는 관심이 없기 때문이고 관심이 없는 이유는 모르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처럼 아는 만큼 재미를 느끼게 된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문해력이 있어야 하고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글이나 이야기를 이루는 기초인 단어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구구단을 외워야 수학을 할 수 있고 영어 단어를 알아야 영어를 잘할 수 있는 것처럼 한자를 알아야 국어는 물론 다른 과목도 잘할 수 있다. 구구단 외우는 일이 어렵다고 해도 초등학교 3학년생이면 누구나 암기할 수 있는 것처럼 한자 역시 어렵다고 할지라도 1800자 정도는 누구라도 암기할 수 있다.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옛날 사람들도 2000자 정도의 한자는 익혔음을 통해 한자 공부가 어렵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지 않은가? 한자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한자 공부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기 때문임을 인정해야 한다.
물고기를 주지 말고 물고기 잡는 방법을 알려주라고 했는데 한자 공부가 물고기 잡는 방법이다. 한자를 모르고 하는 공부가 손으로 땅을 파는 일이라면, 한자를 활용하는 공부는 굴삭기로 땅을 파는 일이다. 더디 가는 방법인 것 같지만 사실은 빨리 가는 방법이다. 구구단을 암기하는 일처럼 필요한 일이고 물고기 잡는 방법을 익히는 일처럼 중요한 일이다. 에이브러햄 링컨은 "나에게 나무 벨 시간으로 여덟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중 여섯 시간을 도끼날을 가는 데 쓰겠다"고 하였다.
첫댓글 잘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잘보고갑니다
잘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