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뿐만 아니고 무엇을 먹는 생물은 다 배설물을 내보내야할 것입니다.
덩치에 비례하고 먹는 양에 비례하겠지만 먹은 다음에 싸는 것은 누구도 피할 수가 없는 일입니다.
며칠 전에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서 두 끼를 굶고 이온음료만 마시라고 해서 배가 빵빵하도록 마셨는데 그것도 다 마신 만큼 밖으로 나와야 정상입니다.
코끼리는 등치도 크고 먹는 양도 많다보니 엄청나게 많이 쌉니다.
동네 고양이들을 위해서 주차장에 사료를 가져다 주고 있는데 아래 층에 사는 분이 고양이가 똥을 너무 많이 싼다고 밥을 주지 말라고 요구해서 집사람이 아주 난처하다고 합니다.
크지 않은 어항에 '구피'라고 하는 마른 멸치 같은 물고기 몇 마리 키우는데도 그것들이 먹고 싸는 배설물 때문에 바로 어항 물이 더러워진다고 물 속에 사는 달팽이 두어 마리 넣어 둡니다. 그러면 그것들이 물고기 배설물을 먹어 치우는가 본데 그들도 먹은 만큼 반드시 배출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과민성 대장증상이 있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는데 술을 마시면 바로 화장실에 가야할 일이 생겨서 이동하는 중에는 술 마시는 것을 엄청 절제하고 있습니다. 버스 안에서 물컵으로 소주를 마시가나 캔 맥주 두어 개 마시면 바로 화장실에 가야하는데 그게 생각처럼 단순한 일이 아니라서 정말 고역입니다.
배를 타거나 비행기를 탈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큰 배는 안에 화장실이 있으니까 그래도 괜찮지만 작은 낛시배를 타는 것은 절대 사절입니다. 며칠 동안 속을 잘 다스려 놓았다면 문제가 아니지만 하루 전에 술을 많이 마시고 타면 일이 납니다. 특히 배 위에서 회를 떠서 술을 마시는 것은 정말 두렵습니다.
그런데 더 힘이 드는 것은 우주선을 타고서의 일이라고 합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인의 '배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만 달러(약 3천500만원)의 상금을 걸고 아이디어 공모에 나섰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NASA에 따르면 지구를 떠난 우주비행사들은 일단 우주선이 궤도에 도착한 후에는 우주선 내 화장실에서 크고 작은 용변을 해결할 수 있고, 국제우주정거장(ISS) 내에도 특수 화장실이 있어서 일을 볼 수가 있다고 하는데 문제는 지구에서 발사돼 궤도에 진입하기 전과 다시 지구로 귀환해 착륙하기 전, 그리고 우주를 유영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우주복 안에 기저귀를 착용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은 저지구궤도(지상에서 고도 160㎞∼2천㎞) 내로만 우주인을 보내고 있어 여정도 길어야 수 시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달이나 화성에 우주인이 가게 되면 기저귀만으로는 볼일을 해결할 수가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NASA는 "우리가 필요한 것은 우주복 안에서 배설물을 최대 144시간까지도 모아놨다가 손을 쓰지 않고도 밖으로 내보내는 방법"이라며 "특히 고체와 액체, 기체가 떠다니는 극미중력 상태에서 작동되는 시스템이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NASA의 우주비행사 리처드 마스트라키오는 17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한 영상에서 "우주에서 배설물이 잘못 처리되면 우주비행사에게 해를 끼치고 목숨까지 앗아갈 수 있다"고 안전한 배변을 위한 작업은 "그렇게 매력적인 일은 아니지만 생존에 꼭 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는데 '우주 똥 챌린지'(Space Poop Challenge)라고 이름 붙은 이번 공모의 마감은 내달 16일이며, 가장 좋은 아이디어 3건을 선정해 상금이 주어질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야 우주에 갈 일이 전혀 없으니까 생각할 것도 없지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좋은 아이디어 생각해서 공모하고 상금도 타시기 바랍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