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방글라 사히브 구루드와라 시크교 사원
인도에 와서 첫 번째 여행지가 방글라 사이브 구루드와라 시크교 사원이었다. 호텔에서 15km 거리에 있는 이 사원으로 가는 길에 차량 정체가 심하여 서행과 급정거가 반복되니 멀미가 날 정도였다. 오늘 오전 관광을 마치고 멀리 이동하기 때문에 일찍 나와서 출근 시간과 겹쳐 4~50여 분 동안 델리의 출근길 전쟁을 함께 치뤘다.
시크교는 종교적인 이유로 남녀 모두 평생 털을 자르지 않는데 남자들이 긴 머리를 위로 올려서 돌돌 말아 틀어 올리고 터번을 쓴다고 한다. 터번을 쓴 여자들은 본 적이 없으니 여자들에게는 규율이 관대한가 보다. 사원 안에서 우리를 안내해준 여자도 단발 머리였다. 시크교는 인도 펀자브 지방에서 15세기에 이슬람교와 힌두교의 영향을 받아 창시된 종교로 중세 인도의 악습을 개혁하려는 일종의 인도판 종교개혁의 움직임으로 널리 전파되었다고 한다. 펀자브 지방 대부분이 시크교도인이라고 한다. 2020년 기준으로 신자는 인도 인구의 2%, 성지는 인도 북부에 위치한 암리차르 황금사원이다. 인도에선 소수 종교지만 부유층 종교라고 한다. 교리 자체가 일을 열심히 하라고 가르치기 때문에 펀자브 지방에서 대규모 농사를 많이 지어 부를 얻은 시크교도들이 많고 다른 나라로 가서 사업에 뛰어들거나 군대로 가서 특수부대로 근무하는 경우도 많아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들이 기부하는 기금이 막대하여 사원에 누구라도 먹을 것과 잠자리를 내주는 기금으로 쓰인다고 한다.
사원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다리가 드러나는 옷은 안 되고 맨발이어야 하며 머리카락을 가리기 위해 두건을 써야 한다. 입구에는 손을 씻는 수도가 있고 입구 계단 아래에는 발바닥만 물에 닿는 정도의 넓은 직사각형 공간이 있어서 씻는다는 느낌보다는 적신다는 느낌이었다. 사원에 입장을 하면 사진을 찍을 수 없다. 바닥은 모두 흰색 대리석에 여러 가지 문양이 있어서 아름답다. 날씨가 추워서 대리석 바닥을 밟으면 차가웠으나 동선에는 플라스틱 발판이 깔려 있어서 다닐만 했다. 사원 내부에 들어가니 눈부신 황금빛이 시야에 들어왔다. 바닥에 발이 닿는 순간 마치 온돌처럼 따뜻했다. 단 위 가운데에 한 분이 앉아 있었다. 그 뒷부분이 모두 황금색이었다. 왼쪽에는 3명의 악사가 앉아서 연주를 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두 사람은 건반 악기를, 한 사람은 북처럼 생긴 타악기를 연주하였는데 그들이 부르는 노래 소리가 밖에까지 크게 들렸다. 신도들은 가운데 앉은 분을 항해 절을 하고 기도를 하였다.
한 바퀴를 돌아 나가니 사원 우측에 정사각형 모양의 큰 연못이 있었다. 신도들이 손발을 씻거나 몸을 닦고 사원으로 들어가기도 한다고 한다. 나오는 길에 네 사람이 주전자를 들고 서 있었는데 신도들이 성수를 받아서 마시거나 머리 위에 뿌렸다. 사원 아래 지하 식당에는 매일 4, 5천명의 사람들이 무료로 밥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카스트가 성씨로 자동 구분되기 때문에 10대 구루 `고빈드 싱‘ 때부터 시크교도들의 남자 성을 `싱', 여자 성을 `카우르'로 통일시켰다. 유명한 예가 `만모한 싱‘ 전 인도 총리, 피지의 골프 스타 `비제이 싱’도 펀자브계 시크교인이다.
2.악샤르담 힌두교 사원
시크교 사원에서 동쪽으로 9.9km 위치에 악샤르담 사원이 있다. 시크교 사원은 시내 중심가에 있어서 교통이 혼잡했는데 이곳은 시내에서 조금 벗어나 있어서 한적하다. 이 사원은 1만 5천명의 건축공예 장인과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2005년 완공된 세계 최대 규모의 힌두교 사원이다. 축구장 16배 크기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됐다고 한다. 악샤르담의 심장부는 만디르(중앙사원)인데 건축학적으로 인도 힌두 전통 건축물을 오마주한 것으로 복잡하게 조각된 234개의 기둥, 9개의 장식돔, 20개의 사각형 첨탑, 2만 개의 힌두교의 정신적 인격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철과 금속을 사용하지 않고 사암과 흰 대리석에 정교하게 조각하였으며 인도의 역사와 예술이 모두 녹아든 곳이라고 한다. 음악 분수, 넓은 정원, 극장 등 현대적인 요소들까지 갖춘 곳이다.
만디르 외부는 만도바르와 가젠드라 피스, 내부는 가르바그루와 만다팜으로 구성되어 있다. 악샤르담 만도바르(석조사원의 외관)는 지난 800년 동안 인도에서 가장 크고 복잡하게 조각된 것이라고 한다. 전체 만도바르는 한 개인이 일상적인 쾌락의 족쇄로부터 자신의 삶을 해방시키고 신의 깨달음이라는 궁극적인 상태로 올라가도록 영감을 준다.
만디르 하부는 `가젠드라 피스'라고 하는데 고대 건축의 전통을 따라 만들었다. 코끼리와 인간이 친밀한 관계를 공유하는 방법, 코끼리가 신의 축복을 받은 방법 등 코끼리와 관련된 영감을 주는 사건을 묘사했다고 한다.
만디르 내부에는 바관 스와미나라얀을 모신 중앙 성소(사당)인 가르바그루가 있고 그의 정신적 계승자 5명 그리고 네 신들을 모신 사당이 있다.
만디르 내부에는 아름답게 조각된 기둥 위에 화려하게 조각된 돔이 9개 있는데 돔과 기둥들의 각 세트를 `만다팜‘이라고 한다. 만다팜에는 바관 스와미나라얀의 어린시절, 청년시절, 신앙의 지도자시절 등을 조각해 놓았다.
이 사원의 외부 건축 재료는 모두 사암이고 사원 내부는 대리석으로 되어 있다. 사원을 둘러싸는 담장 역할의 건물들은 붉은 사암이다. 입구에서부터 조각들의 아름다움과 섬세함에 놀랍기도 했으나 어딘지 모르게 찍어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나중에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니 내 예상대로 여기 모든 것들이 찍어서 만들어졌다고 했다. 이 건축물의 공사 기간이 7~8년 걸렸다고 하는데 찍어내는 기술 때문에 짧은 기간이 소요됐다는 것이다.
이 사원은 입장 조건이 까다로워서 여권과 작은 지갑만 허용하고 맨발이나 양말 신은 발로 입장이 가능하다. 멀리에서도 사원이 보일 정도로 규모가 크고 주차장에서 10분쯤 걷는 거리에 있었다. 주차장에서 2~3분 걸어가니 검색대가 나왔다. 1차로 검색대를 통과하고 2차로 직원들이 검색봉으로 신체에 갖다 대며 검색을 했다. 들어갈 때는 관람객이 얼마 없었는데 나올 때 검색대 앞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아마 우리가 입장한 시간은 오픈 시간이어서 한가했던 것 같다. 오픈 시간에 갔으니 아름답다는 저녁의 분수쇼는 당연히 패쓰~
🇳🇪악샤르담 사원의 사진은 악샤르담 홈피에서 다운받은 것입니다.
첫댓글 간단명료 하면서도 짜임새 있는글 잘보고가요 ~
더 간단하게 쓰려고 했는데
길어졌어요.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미리 공부해서 가면 흥미가 배가 되는데 게으름에 그냥 눈구경 하고...설명 감사합니다.
여긴 인도의 수도 델리에서 좀 떨어진 악사르담 사원인데 저가로 가는 여행사는 30불의 옵션 투어로 진행하는 유명한 사원 입니다.
저도 미리 공부를 못 하고
갔기 때문에 복습까지 안 하면
모를 것 같아 공부 좀 했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암리차르 사원을 유튜브로 봤는데 시크교 성지라서 그런지 방문자가 엄청 많더군요. 이곳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인데 멋진 여행 하셨군요~
자세하게 비디오보듯 정말 생생하게 그려집니다. 많은 걸 보고 느끼고 뜻깊은 여행이었습니다. 또 다음 글 기대해봅니다.
애쓰셨어요~
열심히 공부하고 다녀오신 하늘맘님께선 이번 여행지에서 누구보다 더 많이 보였을 것 같아요. 저는 아는 게 없으니 사진도 제대로 못 찍었다는 걸 공부하면서 알게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남인도에서 많은 사원을 보고 왔는데
봄맞이님이 올린 글 보니 정리가 확실하게
잘 되었답니다.
다른 사원도 기대하며..
감사합니다~👍
힌두사원을 처음 방문하고 용어부터 낯설으니 검색해봐도 잘 이해가 안 되어 몇 날 며칠 끙끙대며 찾아보고 이해하며(그래도 다 이해 못함) 어렵게 정리하고 있는 중입니다. 한 분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