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봉산을 다녀와서
김용건(52회)
올해 들어서 매주 일요일이면
향상 출근하는 것이 일상사가 되어 버렸다.
각 부처마다 일요일은 비상경제대책반
회의를 하고 월요일은 전략회의를 하기 때문이다.
내가 하는 업무가 회의가 무난히 진행 될 수 있도록
회의 안건을 챙기는 일이다. 해서 집사람은
무슨 공무원이 일요일도 출근하느냐 하며
입이 삐쭉 나오지만, 우리집 꼬맹이(초등하교 2년)는
일을 많이 하는 것에 비례하여 돈을 많이
벌어오는 것으로 믿고 있는 나이라 아빠가
일요일 출근한다고 해도 돈을 많이 벌어 온다는
기대감으로 못마땅하지만 참고 기다릴줄 안다.
하지만, 이번주는 행정안전부에서 4대강 살리기관련
간부들 회의를 소집하여 우리부 회의는 없는 주일이다.
비가 오지 않으면 산행할 계획을 하고 기용이 한테
전화하니 예봉산을 가는데 그리 높지 않은 산이라 한다.
당일 아침 6시에 일어나 베란다로 나와 보니
다행이 하늘이 맑다. 8시 30분 집사람은
큰아들(고1년)을 학원까지 태워다 주려가고
나는 간편한 차림으로 회기역으로 향해 걸었다.
이 얼마만에 만끽하는 자유인가 사무실을 벗어나
산으로 간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회기역에서 덕소행 전철을 타고 기용이 한테
전화하니 불통이었다.
병삼이 한테 전화하니 벌써 덕소에 도착하여
다음 팔당행 전철을 기다리고 있다고 하였다.
덕소를 지날무렵 기용이 한테서 전화가 왔다.
아침에 늦잠을 자느라 늦었는데
바로 쫒아 온다고 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14F00244A45C22CA1)
주위를 둘려보니 80%로 이상이 등산복 차림이다.
국수행 전철이 생기고부터 이노선이 휴일 산에
가기에 좋은 코스중에 하나로
사랑받고 있는것 같았다.
팔당역에 내리니 산에 가는 사람들로
광장이 가득하였다. 우리 53회는 병삼이,
상호, 성열이가 먼저와 있었다.
처음 나온 산행이라 아는 선배는 같은
회사에 다니는 해동선배뿐이었다.
일단 9시 57분 팔당역사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50회 이하가 막걸리를
챙겨서 능선을 따라 예봉산을 올랐다.
그때 까지도 기용이가 도착하지 않아
산 입구에서 합류하기로 하고 우리가 제일
후미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15EEA274A45C318B0)
전날 비가 많이 온 탓으로 먼지도 없고
산을 오르기엔 최적의 조건이었다.
물기를 품은 흙내음이 후각을 자극하였다.
산을 오르면서 사투리면 봐도 우리
산우회회원인지 아닌지 분간이 갔다.
59회인 병련후배를 제외하곤 우리가 제일 막내였다.
회사나 사회에선 나이든 축에 속하는데
여기선 제일 막내 취급을 받으니 기분이 좋았다.
등산로 옆의 산딸기가 익어가고 있었다.
사무실만 오가니 세월 가는 것을 몰랐는데
산딸기 익어가는 것을 보니 세월이
우리 옆에서 흘려가는것이 보였다.
가물어서 그런지 딸기가 먹을 정도로
탐스럽지가 않아 눈요기만 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132A7254A45C39B0A)
30분정도 올라가니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 송글 맺혔다. 다들 힘드는지
막걸리를 한잔 먹고 쉬었다 가자고 제안했다.
시원한 막걸리를 한잔하고 나니
기운이 솟는 것 같았다.
처음 나온 병련후배도 남은 막걸리를
처치하기 위해 먹는다곤 하지만
술을 잘하는 것 같다.
기용이가 오늘은 컨디션이 영 안좋아 보인다.
어제 라이온스 클럽 관계로 둘이서
소주 6명을 먹고 아침에는 늦잠까지 잤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동기 중에 향우회모임에
가장 애착을 많이 갖고 열심히 발로 뛰는 친구다.
완만한 산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지만
거의 운동량이 부족한 우리들은 숨이 턱에 차는 것 같다.
한참을 올라가는데 앞에 가는 선배(50회)들이
힘들어 하는것 같아 힘내시라하니 자기들은
60회라며 우리를 선배라 부르며 농담을 한다.
향후회 회장님도 힘들어 하고 후남총무님은
피부관리를 위해 반팔을 안입고 긴팔을
고집한다고 하지만 힘드는지 상의가
목에서부터 8부 능선까지 땀에 젖어있다.
정상이 가까울수록 팔당쪽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왔다.
병삼이 말을 빌리면 산은 높으나 낮으나
어느 산이든 깔딱고개는 있다고 했다.
정상의 단맛을 보기 위해선 깔딱고개를 넘어야 한다.
우리 인생도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단지 누가 깔딱고개를 최소의 에너지로
현명하게 넘어가는냐가 문제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12시 20분)하니
세상이 발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 이런 기분 때문에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219F3284A45C28333)
정상에서 기념촬영으로 흔적을 남기고
내려오면서 점심먹을 자리를 물색하면서 내려왔다.
병련후배가 극찬한 감로주를 한잔씩 하였다.
갈증을 풀어주는 감로주가 피로를
회복시켜 주는 느낌을 받았다.
내려오니 선배님들이 벌써 자리를 물색하여
점심준비를 하고 계셨다.
아침 일찍일어나 손수 준비한 반찬과 밥을
돌아가면서 나누어 먹었다.
병련후배도 자기가 직접 만든 김밥이라고
품평을 하여 달라고 하는데 술기운 탓으로
맛은 잘 모르겠고 그 정성은 고마웠다.
해동선배님의 사회로 점심을 먹으면서
산우회 회장님의 준비된 인사말씀을 듣고,
향후회 회장님의 인사말씀이 끝나자
이번에 새로온 사람들 인사를 하라고 한다.
향상 느끼는 심정이지만 많은 사람앞에 서서
자기를 소개하는 것이 낯설고 설레인다.
이번에는 무슨 얘기를 할까 고민하다가
사람들이 많고 장소가 야외인 점을 감안하여
가장 짧게 얘기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내 차례가 되어서 두가지만을 말씀드렸다.
이름은 전원일기의 맏아들과 동명이인이고
감사하게 살고 있는 두가지가 있는데 한가지는
아이들이 학교가는 토요일 부부와 단둘이
있을수 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처럼
산우회 회원들과 함께 산을 오를 수
있음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75D2A254A45C43A31)
점심을 먹으면서 여러 선배님들과
주고 받은 막걸리에 취기가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보는 선배님들이지만 낯설지 않고
가족처럼 느껴지는 이기분 이것이
고향의 맛이 아닐까 생각된다.
김승호선배님이 운영하는 독도수산 회집으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 하산을 준비했다.
내려오는 길은 아무래도 올려갈 때 보다는 쉽다.
내려오는 길은 계곡을 끼고 내려오다 보니
어제 비가 계곡물이 제법 흘렸다.
적당한 위치에서 발을 담그고 손을 씻었다.
선배님들은 동심으로 돌아가 옛날 개울물에서
멱감으며 오줌싸던 얘기를 자연스럽게 하였다.
정말 시원하였다. 옛날 정자들이
왜 물을 끼고 세워졌는지 이해가 되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463E9274A45C4925B)
계곡물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하산하였다.
회집에 도착하니 먼저 온 선배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술잔을 돌리고 계셨다.
술잔이 돌면서 세상도 같이 돌아 가는것 같다.
그래 세상도 술잔처럼 잘 돌아갔으면 하고 기대해 본다.
옛날 선비들은 계영배라는 술잔으로
절주하면서 술을 마셨다고 하지만 우리는
그냥 술잔을 받으면 원샵이란 이름으로 퍼넣었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872C5274A45C4D789)
회집에서 카메라 들고 왔다 갔다 하는
누님이 누구냐고 물으니 코스모스누님이란다.
내가 평소에 이름만으로도 존경하는 선배였다.
반가운 마음에 용기를 내어 같이 사진을 찍자고
제안하자 훙쾌이 응해 주셨다.
나도 코스모스누님의 글을 몇 번 읽었는데
우리세대와 코드가 딱 맞는 것 같아 좋았다.
![](https://t1.daumcdn.net/cfile/blog/1762E1254A45C53E4C)
술기운의 감흥을 주체할 수 없어 50회 선배님들과
함께 노래방에서 가무음주로 산행을 마무리했다.
맨날 책상머리에 앉아 탁상공론만 하는 나에게
오늘은 몸으로 부딪친 즐거운 하루였다.
다음에도 기회 되면 임동산우회 또 가고 싶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146D54174A45C8D35A)
김용건 후배가 올린글을 못찾아보시는
선배님들이 계실까봐 꺼내왔습니다.
바쁘신데도 시간을 내서 후기 적어주신
성의에 감사드리며 답글 많이 올려주세요*^^*
코스모스~!!~~
첫댓글 바쁘신데도 훌륭하게 후기 올려주신 김용건후배 너무 고마워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해동선배님이 임동향우회에도 옮겨주시어 읽어봤지만 여기서 많은 분들이 못볼까봐 파일열어 끄집어 내놨습니다(물론 보시는분들은 다 보시겠지만 일부 컴에 익숙치 않은분들은 못보실까봐...)이렇게보니까 산에 안간 나도 마치 함께올라갔다 온것처럼 생생하게 함께한 느낌입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3.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3.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3.gif)
얼굴만 잘생긴게 아니라 일도열심히하시고 활![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11.gif)
하고 글도멋지게![~](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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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우리 고향분들은 똑![!](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4.gif)
소리 난다니까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6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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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찾는분들은 거의가 나이가 든다음에 건강에 심각함을 느끼고나서 많이다니시니 52회만해도 젊은축에 속하지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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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고맙고 다음에도 함께하고푼 소망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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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건 후배님이 어느분인지 잘 기억할수 없지만 산행후기 잘 보고 갑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건강하셔서 8월 산행을 기약해봐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바이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3.gif)
꺼꾸로 세번째 사진에 지친 류회장님 뒤에 서계신 훤칠한 미남이 김용건 후뱁니다![><](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6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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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올라온 사진중에 적당한걸 골라 올려봤구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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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님의 산행후기 편집 보기 좋습니다. 아울러 김용권님은 위에서 두번째 사진 좌측 첫번째(손목에 붕대하였음) 이네요...
용건후배! 매주마다 회의자료 기획하느라~~~~~~~글좀씨도 아주명필이네 이담에도자주자주나오소...
예봉산산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서 산행때 아름다운 일들을 새삼 느끼게 하네요..멋진 산행후기 감명깊게 잘 감상하고 갑니다.특히 이번산행을 위해 수고하신 회원님 그리고 집행부 임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 정기산행이 기다려지네요..감사합니다.
코스모스 누님 너무 포장을 잘 해 주셨네요, 다만 한가지 저를 일년 선배들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았었네요 임동 53회로 수정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코스모스누님
우리 동기가 아닌듯~~~~~~~~
맞아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53회 기룡이 친군데 실수로^^; 연시후배는 언제 볼수있을려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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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님의 작품 예봉산행기 잘 보았습니다. 재경임동산우회가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짝수월 세번째 일요일" 준 제사일로 기억하시어 년중 6회정도는 산에서 봅시다. 함께못한 예봉산행이 후회가 되는군요. <43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