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컵을 보고
김명섭
식사를 하다
물이 든 유리컵을 보니
초등 학교 때 해본
실험이 생각나
젓가락 꽂아 보았다
지금도 곧은 젓가락
꺾여 보이고
팅팅 불어서 굵게 보였다
마주 앉은 집사람
얼굴도 찌그러져 보였다
내 가슴에 담긴
집사람의 곧은 말도
꺾이고 부풀어서
얼굴이 일그러졌나 보다
이제라도
실험 결과 잊지 않게
바르게 보이는
빈 유리컵 하나
상머리에 두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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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시.시조.수필
물컵을 보고 / 김명섭
김명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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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3
13.08.13 17:23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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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사소한 물컵을 통해 투시된 생의 지경이 경이롭습니다
시와 일치하는 생의 정신의 추구에 경의를 표합니다
졸작입니다.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 가슴에 담긴 집사람의 곧은 말도
꺾이고 부풀어서 ...보다"
칼보다 강한 펜의 힘을 숨죽여 지켜보고 있습니다
빈 유리컵 하나에 채워가야 할 존재 가치가 무엇인지
글속에 함축된 지혜를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부족한 시에 깊은 의미를 부여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