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예쁜 날 딸이 계단을 천천히 내려온다 깊게 주름이 패인 아버지가 울음을 침으로 삼키며 딸과 포옹하고 손을 잡아 박수소리에 맞춰 방실거리는 딸과 천천히 반쪽의 아들에게 걸어간다 가는 걸음 걸음에 눈으로 쫒아가는 뒤로 내 딸인 듯 나인 듯 다문 다문 샘이 터지고 화면을 가득 채우며 넘겨지는 영상 속 딸이 지나간 만큼의 세월이 우리의 시간이였음에 서로를 바라보는데 그 시간을 하얀 장갑을 낀 친구의 손은 눈으로 오르락 내리락 한다 단 앞 창 너머 초록이 싱그럽다 하는데 자전거 탄 풍경의 너에게 난 나에게 넌의 웨딩 마치 비오는 날 윗도리를 쓰는 장면으로 웃음을 짓게 하는데 눈치 일단 꼬르륵에 행복한 모습들을 뒤로 하고 일어선다 인사를 나누는 짧은 시간 붙인 눈썹 하나가 없어졌다는 말에 서로 웃으며 행복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