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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수시 모집의 지원 횟수가 6회로 제한된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각 대학들은 세부적인 2013학년도 전형 계획을 아직까지 발표하고 있지 않다. 주요 대학 중에 유일하게 서울대만이 2013학년도 대입전형계획을 발표하였는데, 수시 모집의 선발 비율을 지난해보다 크게 확대한 것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수험생들의 지원 전략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부터 2013학년도 서울대 대입 전형계획의 특징들을 살펴보도록 하자.
1. 수시 모집의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
서울대는 2013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수시 모집의 규모를 전년도 60.8%에서 79.4%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정원 3,124명 중 수시 모집에서는 지역균형선발 전형으로 748명(24.9%), 지난해 특기자 전형의 명칭을 변경한 일반 전형으로 1,733명(55.5%)을 선발하고, 나머지 643명(20.6%)은 정시 모집에서 선발할 예정이다.
[표1] 2013학년도 서울대 전형 유형별 선발 인원의 변화
특히 전년도 특기자 전형은 수시 모집 확대에 따라 전형의 명칭을 수시 일반 전형으로 변경하면서 정원을 대폭 확대한다. 단과대별로는 음대와 미대는 전원을 수시 일반 전형으로 모집하며 인문계열의 윤리교육과, 교육학과, 자연계열의 수의예과, 화학부, 지구환경과학부, 건설환경공학부, 건축학과 건축학전공은 수시에서만 선발할 예정이다.
[표2] 2013학년도 서울대 모집단위별 수시/정시 모집 인원 변화
주) 증감 인원은 대입전형계획 주요사항 기준이며, 의예과의 경우에는 2013학년도 전체 정원이 28명 증가함.
선발 인원의 변화를 살펴보면 인문계열의 경우 정시 모집 선발 인원이 192명 감소(수시 지역균형선발 29명, 일반 전형 163명 증가)하였으며 자연계열도 201명이 감소(수시 지역균형선발 9명, 일반 전형 220명 증가)한 311명만을 선발할 계획이다. 학과별로 살펴보면 상당히 큰 편차를 보이는데 전체 135명을 선발하는 경영학과와 157명을 선발하는 자유전공(인문, 자연)의 경우 지난해와 선발 인원이 달라진 것이 없다. 반면 인문계열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사회과학계열의 경우에는 정시 선발 인원이 86명이나 감소, 58명만을 선발할 예정이다. 자연계열의 경우에도 정시 선발 인원이 많이 줄어 29명이 줄어든 공학계열이 가장 많이 감소하였고 수의예과, 지구환경과학부, 건설환경공학부, 건축학과, 수학교육과 등은 정시 선발 인원이 없다.
2. 하지만, 수시 합격자의 수능 성적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수시 모집은 여러 가지 전형 요소를 활용하여 신입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정시 모집에 비해 각 대학의 인재상 및 특성에 맞는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각 대학에서 수시 선발 인원을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우수한 학생을 ‘선점’하기 위해서이다. 수시 모집에 합격하면 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정시 모집에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각 대학들은 수시 모집을 통해 경쟁대학에 앞서 우수한 학생을 먼저 확보하기 위하여 다양한 전형 방법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수시 모집의 선발 인원 증가가 정시 모집 인원의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정시의 문이 많이 좁아지고 합격선이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수시 비중의 확대가 정시 축소로 이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로 인해 정시 합격선이 반드시 상승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수시 모집 합격자 중 상당수가 수능 고득점자이기 때문이다.
① 서울대(인문) 수시 합격자의 과반수는 수능 성적 상위 1% 이내였다. 메가스터디 회원을 대상으로 과거 3년간 주요 대학 수시 합격자들의 수능 성적을 조사해 본 결과 상당수의 고득점자들이 수시에 합격하여 정시 지원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상위권 대학인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의 합격생들 중 인문계는 수능 상위누적 1~2%인 학생들이 합격생의 50% 정도를 차지했고, 자연계는 이보다 다소 낮지만 상위누적 4~9% 정도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합격생의 50% 정도의 분포를 보였다. 특히 2011학년도 서울대(인문)는 합격자의 48.1%가 수능 상위누적 0.5% 이내의 최상위권 학생이었고 연세대(인문)도 59.3%가 상위누적 1% 이내였다.
[표3] 주요 대학 수시 합격자의 수능 성적 분포
주) 합격생의 누적 인원은 인문계는 언수(나)외, 자연계는 언수(가)외 백분위 합산 성적 기준임.
이처럼 수시에서 수능 고득점자가 이탈하는 이유는 수시에서도 수능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일반전형에서 수능 우선선발을 실시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경우도 많아 수시에서도 수능의 비중은 상당히 큰 편이다. 더욱이 서울대의 경우에는 수험생들 가장 선호하는 대학이기 때문에 수시모집에서도 수능 우수자들이 대부분 지원하게 된다. 따라서 수능 성적이 우수하여 정시 모집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학생들 중 상당수가 서울대를 비롯한 수시 모집에 이미 합격하게 되는 것이다.
② 수시에서 수능 우수자의 합격 비율이 확대되고 있다. 더욱이 수시 합격자들 중에는 정시 모집에서 수시에 합격한 대학보다 더 상위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수시 합격자의 정시 지원이 제한됨에 따라 원래 자신의 위치보다 더 낮은 대학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서울대와 수능 이전에 대부분의 인원을 이미 선발하는 연세대의 경우에는 서울대를 정시로 갈 수 있는 수험생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표4] 수시 합격자의 정시 지원 가능 대학 분포 (단위:비율)
위 표는 메가스터디 회원을 대상으로 과거 3년 간 수시에 합격한 학생들이 자신의 수능 성적으로 정시 모집에 지원 가능했던 대학의 상한선을 조사한 것이다. 2011학년도의 경우를 보면 수시에서 연세대에 합격한 학생들 가운데 인문계 38.4%, 자연계 43.2%가 정시 모집에서 서울대에 지원할 수 있는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3년 동안의 상황을 볼 때 연세대 합격자의 20∼40%, 고려대는 17∼25%의 학생들이 정시 모집에서 서울대에 지원 가능한 수능 성적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처럼 정시 모집에서 수시 모집에 합격한 대학보다 상위 대학에 지원 가능한 성적을 받은 비율은 중상위권 대학으로 갈수록 줄어들긴 하지만, 수시 합격으로 인해 정시에 더 좋은 기회를 놓쳐버린 학생이 상당수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② 따라서, 수시 선발 인원이 증가하더라도 정시가 불리한 것은 아니다. 수능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수시에서 우선선발에 합격하거나 자신의 수능 성적보다 낮은 대학에 합격해 정시 지원의 기회를 상실하는 수험생이 많다는 것은 수시에 불합격한 학생이나 정시모집에 무게 중심을 두고 지원하는 학생들에게는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2012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서울대 사회과학대, 연세대 경영학과, 고려대 경영대학 등 최상위 대학의 주요 학과에서는 예상 배치점수보다 매우 낮은 합격 점수를 형성하였다. 그 이유는 수시에서 수능 상위권 학생들이 상당수 이탈하였으나 쉬운 수능으로 고득점자의 누적 인원이 너무 많다는 생각으로 최상위 학과에 지원을 못하였기 때문이다. 수시에서 많은 수능 고득점자가 이탈함에도 단순히 본인의 상위누적 비율만을 생각하여 최상위 학과 지원을 기피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실제 정시 모집에서 종종 발생한다. 즉, 수시 모집의 선발 비중이 계속 확대되더라도 수시에서 수능 우수자가 다수 이탈하므로 정시 모집에서의 합격선은 크게 변화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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