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십여 리 풀벌레 소리 사태 져 내리는 초가 대 엿 채 호젓한 강촌 싸릿꿀 흐르는 낚시꾼 나그네 고향 오디랑 산딸기 주렴 꿰어 탐스러운 이랑마다 무성한 강냉이 전설처럼 익어가고 부엉이 내리는 산마루 초승달은 언뜻 지는데 북향 높은 재 넘어온 마음 젖은 나그네 시장기 늦은 호젓한 강가 풍경마저 깊어간다 찌그러진 코펠에 차오르는 입술 돋은 종이컵 하나 그림자로 따라 붙어 아늑한 분위기 고상한 정물로 챙겨 지루한 굶주림으로 기다리는 낚시꾼의 마음은 가이없기만 하여라...
강원도 산속 소류지에서...
여름 낚시여행 ( 충주-영월, 소류지 반성 낚시 - 편 )
( 강원도 배수 안 된, 소류지를 찾아서.)
▲ 갑작스러운 더위 때문에 불쾌지수는 이미 위험 수치를 초과 한지 오래, 습도 60%의 기온은 온도계의 끝을 모르고 체감으로 느끼지 못하는 더위는 돌아오지 않는 관념으로 끝없이 차올라 복사열 시원한 바람 되어 불어오는 강원도 어느 호수를 향하여 파아란 기다림의 꿈 같은 구름,비,하늘의 편지를 띄워본다.
생각보다 가뭄이 오래가는 편이다. 이제는 어디로 가도 물 빠지고 황량한 저수지가 대부분이라 낚시터 선정에 머리가 아프다
▲ 지난 주말 조우 몇 명과 함께 충주 부근에 있다는 배수가 안 된 소류지를 찾아 낚시를 떠났다. 시원한 게곡에서 더위를 피하고 저녁에는 소류지에서 대물 붕어를 낚아보겠다는 소박하지 않은 꿈을 가지고 말이다.
▲ 지인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산속에 있는 소류지를 찾았는데, 한동안 사람들이 찾지 않음인지 잡목이 무성하고 길도 제대로 없는 곳이었다.
▲ 수초가 무성하고 마름과 부들이 덮여 있는 곳을 좋아하는 태공 형님 때문에 낚시터를 선정할 때, 맨 처음으로 고려되는 조건이다.
▲ 일행 중에는 이러렇게 수초가 밀생하고 뱀과 독충이 우글거리는 정글 같은 낚시터를 선호하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낚시터 선정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 이유는 태공이 형님의 맛깔스런 음식 솜씨 때문이다.
▲ 지난주에 갔었던 강원도의 귀곡 소류지의 대동소이할 정도로 으스스한 소류지를 다시 찾게 되었으니 해병대 출신이 아닌 나그네님과 나는 좌불안석이다. 또 발걸음 소리 내지는 돌 구르는 소리가 나며 간헐적으로 날카로운 짐승의 울부짖음을 들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었다..
▲ 하지만 좋은 점도 없지는 않은 것 같다. 소류지 지천에 널린 오디며 산딸기가 많아 오랜만에 입이 호사를 누릴 수 있다.
▲ 유난히 배고픔을 참지 못하는 공산노을님은 뽕나무 아래 앉아 님도 보고 뽕 열매도 따 먹는 즐거움에 낚시는 뒷전이다.
▲ "며느리 밑 씻게"라는 요상스런 이름으로 여자들 앞에서는 꽃 이름도 제대로 말할 수 없는 야생화.
▲ 한약재로 귀하게 사용한다는 지치 꽃입니다.
▲ 2천 평 정도의 소류지인데 낚시한 흔적도 거의 없다. 아름다운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다.
▲ 게다가 어리연 잎까지 듬성듬성, 분위기는 좋은 편이다.
▲ 아담한 소류지는 수면 전체가 수초로 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초 밀생 지역이다. 자리 만드는 데 힘께나 써야 할 곳이라는 생각.
▲ 나그네님은 해병대 출신이 아니라 오늘도 역시 퇴로가(도망칠) 좋은 소류지 입구에 자리 잡고 낚시 준비를 합니다.
▲ 아나콘나 같은 무지하게 큰 뱀이 물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올 것 같은 분위기에 으스스한 마음 달랠 수가 없습니다 .
▲ 밤새도록 잔챙이 (3~4) 붕어에 시달리다 무조건 항복을 외치며 철수하여 물 맑고 경치 좋은 영월 방향으로 또 다른 목적지를 찾아 떠납니다.
▲ 여름 가뭄이 극성을 부리는 이 시기에도 영월의 서강은 푸르름을 자랑하며 유유히 흐르고 있습니다.
▲ 여름이 깊어가니 강변의 원추리 꽃도 만발하여 우리를 반가는 듯합니다.
▲ 영월 시내에서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 옆을 흐르는 서강을 따라 조금 오르다 보면 한적한 곳에 숨겨져 있는 소류지 아마 예전에 우각호였던 것 같습니다.
▲ 옛날 군 시절 취사차량 비슷한 태공님의 낚시 전용 4륜 트럭입니다. 소류지 옆에 주차하고 간이 텐트를 설치하고 야전 침대 몇 개를 놓으니 마치 예전 군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입니다.
▲ 이번 소류지도 수초가 밀생한 곳으로 약 3천 평 정도 될 것 같습니다.
▲ 소류지 전체에 낚시할 포인트는 많지 않은 편.
▲ 주변에 민가가 여러 채 있어 멧돼지나 하얀 옷 입고 밥에 다니는 여자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듯 ^^ .
▲ 조그만 저수지이지만 오랫동안 마르지 않은 곳이고 길옆에 강이 있기 때문에 자원이 잘 보존된 곳이라고 합니다.
▲ 오랜만에 겁먹지 않고 낚시할 수 있다는 안도감에 나그네님도 여러 대 편성으로 대물채비를 했습니다.
▲ 태공 형님도 서둘러 낚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4짜가 올해만 10여 수가 나왔고 큰 것은 47cm 정도 되었다고 하니 기가 막힙니다. 이런 소류지에 대물이 그리 많다니 기대와 희망 그리고 대물에 대한 꿈으로 분위기가 한층 고되됩니다.
▲ 석화사(물비얌), 율미기(화사), 그리곤 가끔 능구렁이나 살모사가 다니는 길목에 앉은 해병대 형님, 하지만 현지인의 말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물은 이곳에서 나왔다는 정보입니다. 그날 오후에 본 비얌만 5마리 정도라고 하네요 ^^
▲ 뱀이 없는 안전한 개활지에 자리 잡은 나그네님은 미끼로 쓸 새우 채집망을 설치하고 있습니다.
▲ 방금 이라도 찌가 솟아오르면서 대물 붕어가 낚일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나그네님의 낚시 자리 모습입니다.
▲ 조관우란 가수가 리메이크한 "꽃밭에서"라는 ♩♬ 노래가 생각나는 아름다운 낚시터 풍경.
▲ 분위기 자체는 아주 좋습니다. 저수지 전체를 우리 일행이 전세를 낸 듯한 분위기입니다.
▲ 상류에는 동네에 사시는 분이 낚시하고 있습니다.
▲ 수심은 1.2~1.5미터 정도, 낚시하기에 적당한 수심.
▲ 트랙터로 일하다 잠시 낚시를 즐기시는 현지꾼의 모습, 아주 보기 좋은 모습입니다.
▲ 이 소류지 붕어들이 아주 어리둥절해할 것 같습니다, 갑자기 지렁이나 떡밥 대신 옥수수나 메주콩이 미끼로 등장했으니 한참이나 헛갈릴 듯합니다.
▲ 우리 일행은 어쩌면 나와 동질의 증후군을 앓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한 주라도 낚시를 못하고 지나가면, 가슴이 이유 없이 두근거리고 말문도 제대로 못하고 삼룡이가 되어버리는 현상 무엇이라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각막이 답답하고 수정체에 백 테가 끼어 시야가 흐릿하고 힘 빠진 발길이 헛도는 현상의 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 집단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 주방장인 태공 형님의 식사 시간을 알리는 신호에 소류지에서의 즐거운 저녁 시간이 되었습니다.
▲ 해 지기 전에 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낚시 모드로 돌입한 우리 일행.
▲ 태공님은 10대의 낚싯대를, 그리고 나그네님은 9대를 설치하고 본격적인 밤낚시에 돌입합니다. 내일 아침까지 월척급 붕어를 낚아내지 못하면 동강에서 얼차려 훈련과 자기반성을 하기로 약속합니다. ^^
▲ 좌대보다 더 편한 자세로 밤낚시에 임하는 나그네님, 내일 아침에 결과가 궁금합니다.
▲ 분위기 좋은 뱀 포인트에서 여러 대 편성으로 대물을 노리는 태공님의 포인트.
▲ 공산노을님은 근방에 있는 고향 집으로 가버리고 저는 낚시를 포기하고 심판관으로 ...^^.
▲ 가끔 포인트 주변에 대물이 라이징 하는 첨벙거림에 깜짝 놀라기도 하면서 밤은 깊어만 갑니다.
▲ 안견님의 몽유도원도에 나오는 듯한 몽환적인 밤 풍경 ^^.
▲ 나~!! 그네님이 갑자기 낚싯대를 쥐고 흥분하고 있습니다. 한 마리 걸은 듯
▲ 나그네님도 아주 열성적으로 낚시하는 중.
▲ 옥수수 미끼에 기다림이 지루했던 터라 새우 채집망에서 꺼낸 새우며 참붕어를 미끼로 사용한 결과는 메기 낚시꾼으로 나그네님을 변하게 만들었습니다.
▲ 입질이 별로 없어 텐트에 들어와 야전 침대에 누워 천정에 걸린 등불을 보며 옛날 가수인 영사운드의 "등불"이라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쉬고 있습니다.(언제나 낚시보다 쉬는 시간이 훨씬 많음)
▲ 산모기가 조금 있는 편이라 모닥불을 피워 그 위에 쑥을 올려놓으니 냄새도 좋고 모기도 없어졌습니다.
▲ 무섭지 않은 밤이 지나고 소류지의 새벽이 왔습니다.( 열심히 낚시하는 척 하고 있는 나그네님)
▲ 호숫가 풀잎에 맺힌 참이슬, 어젯밤 동네 젊은 꾼들이 건넨 참이슬 나그네님의 호기가 발동, 그로 인하여 태공형은 낚시에 지장이 많았다고 볼멘소리를 하십니다. ^^
▲ 동은 터오고 낚시 시간은 끝나가고 있습니다,
무당벌레의 아침 식사 시간입니다.
▲ 미루나무 밑동에 자라나고 있는 느타리버섯이 아침 시장기를 느끼게 합니다.
▲ 솜방맹이 꽃의 청초함.
▲ 심판관의 계측 결과에 따르면 태공 형님은 9치 급 붕어 달랑 두 마리, 나그네님은 월척급 메기 두 마리와 5짜 급 메기 한 마리 도합 5마리가 지난밤의 조과입니다.
▲ 동네 꼬마들도 짬 낚시로 35cm 붕어를 낚아내는데 이번 조과는 조금 군기가 빠진 조과라고 보여집니다.
▲ 계측을 마치고 모두 방생하는 모습.
▲ 주변 쓰레기, 다른 꾼이 버리고 간 쓰레기 포함, 모두 정리한 소류지의 모습 ^^.
▲ 낚시를 마치고 인근에 있는 "동강의 아침" 펜션으로 갑니다.
▲ 낚시사랑 회원님은 특별 우대하신다고 하는 종합 레져 펜션이죠 ( 낚시, 스쿠버, 래프팅 등).
▲ 장미향이 진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정말 본격적인 여름이 온 듯합니다..
▲ 펜션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가볍게 커피 한 잔을 하고.
▲ 플래카드에 쓰여 있는 글귀처럼 오늘은 반성 얼차려 래프팅을 해보려고 합니다.
▲ 조과가 별로 없으니 아침 식사도 그 옛날 어려웠던 시절 구황 식물인 곤드레 나물로 지은 밥으로 아침을 대신하기로 합니다.
▲ 낚시를 안 한 일행은 반찬도 없이...^^.
▲ 간단한 아침을 마치고 군기교육을 받으러 동강으로 갈 예정.
▲ 구명조끼와 헬멧, 그리고 여울용 신발을 착용하니 삼룡이가 따로 없습니다 ^^ ㅎㅎ .
▲ 성큼 다가온 여름 더위에 많은 사람들이 강가에 나와 피서를 즐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 낚시와 레져 그리고 관광지를 많이 갖춘 영월은 가족 동반 낚시여행에 더 없이 좋은 장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 초로의 백발 성성한 나이에 꼬마들과 함께 어울려 그 옛날 추억의 피티체조(얼차려)를 받습니다.
▲ 군기 교육을 받으러 온 나그네님과 태공님, 공산노을님, 그리고 저 ^^ 두 분은 해병대, 나머지는 육군입니다.
▲ 지금은 물이 많이 없어 12km 구간을 2시간 반에 주파해야 하는데 보통 12명이 타는 보트에 우리는 단 4명이 타고 노를 저어야 하니 정말 군기훈련은 맞는 것 같습니다.
▲ 고난의 70리 래프팅이 시작되었습니다..ㅠㅠ.
▲ 태공형도 아줌마로 변장했네요 ^^ ㅎㅎ
▲ 급류와 완만한 흐름을 반복하면서 동강 주변 경치를 보는 맛은 일품이지만 겨우 4명이 큰 배를 끌어야 한다는 중량감은 지난밤을 꼬박 지샌 꾼들에게는 조금 무리인 듯.
▲ 자동차나 도보로는 근접할 수 없는 지역이라 자원이 무진장입니다.
▲ 모터보트를 이용한 루어 래프팅도 아주 멋져 보이지만 수량이 많을 때는 위험천만일 듯.
▲ 중년 아저씨 4명 뒤로 이쁘고 젊은 아가씨들을 잔뜩 태운 보트가 따르고 있습니다. 나그네님은 기분이 한층 업이 되었는지 소양강처녀라는 노래를 고래고래 부르고 있습니다. ^^
▲ 산골에 있는 민가에서 기르고 있는 송아지의 한가로운 모습에 정지용 시인의 향수라는 시가 생각납니다.
▲ 출발하지 얼마 되지 않아 지쳐버린 저와 태공형님 ^^.
▲ 여름은 젊음의 계절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풍경 ^^.
▲ 래프팅하는 중간에 낚시하는 사람도 간혹 눈에 띕니다.
▲ 한두 시간이면 매운탕거리는 충분하다고 합니다.
▲ 강기슭에 피어 있는 앵초.
▲ 원추리 꽃의 청초한 모습도 빠뜨릴 수 없는 풍경.
▲ 중간마다 계곡에는 소규모 폭포도 보입니다.
▲ 동강 경치의 백미인 어라연, 이제 초입에 들어섭니다.
▲ 햇빛이 너무 강해 좋은 사진은 찍을 수 없었지만, 강 옆으로 피어난 각종 야생화도 보고
▲ 산딸기도 보였지만 먹을 수 없음에 절망입니다 ^^.
▲ 바람도 구름도 머물다 가는 산속 조그만 소류지, 기다림의 저편에서 기다림에 지쳐 떨며 도망치는 아가 나무 나뭇잎 사이의 햇빛과 햇빛을 따라 반짝이는 물결과 다슬기를 줍는 아낙네의 모습, 비록 조과 없는 소류지의 하룻밤이었지만 이런 자연 풍경을 낚을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 래프팅의 종착지인 하류에는 천렵을 즐기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 가끔은 일상에서 벗어나 강원도 영월 동강 게류에서 동료와 어울려 천렵에 매운탕 그리고 소주 한 잔을 하며 스스로를 추슬러 보는 여유를 가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잠깐 동안의 조과로 매운탕거리는 충분합니다.
▲ 하지만 때 묻지 않은 자연과 건강한 생태계 속에서 자연을 벗 삼아 래프팅과 낚시를 즐기다 보면 의외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곳도 많아 보입니다.
▲ 하늬바람 불어와 수만 광년을 달려온 별빛. 그때마다 비집고 일어서는 우리의 펄럭이는 만남과 어둠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는 기다림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을 생각해 보기도 하고.
▲ 알퐁스도테의 별이나, 어린 왕자의 별을 생각해 보기도 하는, 대도시에서는 좀처럼 느낄 수 없는 순수하고 적요로운 자연의 빛깔과 냄새를 경험해 보는 것도 삶에 또 다른 활력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 굽이쳐 흐르는 동강의 어라연 계곡, 저 멀리 우뚝 선 채 극복할 수 없는 공간들의 침묵 존재하면서도 부재 하는 듯한 이 고요함이 얼마나 신선한가?.
▲ 흐르는 강물처럼. 시간과 공간의 흐름 그리고 변화 그 가운데 무엇 하나 제대로 지녀 가질 수 없는 인생의 무상함을 더 잘 깨달을 때 사람은 더욱 사람답고 생명답게 사는 게 아닌가 느껴진다.
▲ 반갑게 맞아주는 사람 하나 없고, 기다려 주는 사람 하나 없어도 괜찮습니다. 자연의 색깔이 어우러지는 한적한 강원도 영월 동강의 어라연 계곡에 피어 있는 개망초, 달맞이꽃, 철 이른 코스모스 원추리.산나리 꽃들이 반갑게 나를 맞이해줍니다, 후줄근한 모습에 비척거리는 발걸음, 기름때 절은 중년인의 모습에도 동강의 순수한 자연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 얼굴 간지럽히는 풀벌레 소리, 새소리. 개구리 소리, 멀리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 그 스쳐 지나가는 울림에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열정 속의 추억들.. 아는 사람을 기다림일까, 아니면 아는 사람의 소리일까 몰라 계절 냄새 짙은 분홍색 찔레꽃 하나 가슴에 꽂고 걸으면 어디서 오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를 발자국 소리만이 주말 오후의 동강으로 낮게 깔리웁니다.
▲ 회색빛 도시는 인간을 구속한다. 철저하게 밀폐된 공간 속에서 우리가 길들여 지는 동안,우리는 날아오를 날개를 퇴화시켜 버렸다. 자연은 겨우 몇 번의 외출로 인간들에게 그 비밀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도시에서 먹고,자고,즐기는 어리석음에 빠져 커다란 바다나 숲의 공기보다도 화분에서 피어난 꽃술에 더 만족스러워한다. 때문에 우리는 언제나 자연으로 돌아갈 준비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 래프팅이 끝나면 계류에서 낚시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또 생기는 정말 꾼들의 마음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 이제 래프팅의 종착지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 예정에 없었던 여러 곳으로 장소 이동, 그리고 꽝 수준에 조과, 하지만 가끔은 엉뚱한 반전으로 분위기를 바꾸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동강 래프팅을 마칩니다.
▲ 가뭄이 절정인 시기에 배수가 거의 안 된 소류지에 호젓하게 앉아 우리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낚시여행.
▲ 꾼의 욕망은 언제나 더 큰 것, 더 많은 것을 요구하지만, 자연은 그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 낚은 대상어 붕어가 아닐지라도 만족하며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꾼이 되기를 희망하지만 그것조차 쉽지 않은 우리의 마음.
▲ 겨울이 바로 어제 같은데 계절은 봄을 지나 여름을 지나고 있다. 가끔 길가에 보이는 철 이른 코스모스의 모습에서 또 다른 계절을 느끼게 되네요.
▲ 2박 3일의 일정으로 충청북도와 강원도의 낚시터를 찾아 방황했던 시간, 무엇을 얻거나 찾기 위해서는 아니었지만 결국 중년의 희미해진 꿈과 열정을 새로운 출구를 찾고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한 또 다른 시도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 요즈음 나는 어른이란 말이 두렵다, 그냥 시간을 죽이고 밥그릇을 축내는 어른으로 남을까 참으로 두렵다. 어른이란 더 많은 외로움을 견디어 내는 존재, 허전함을 교묘하게 침묵으로 위장하며,아픈 시간도, 곪아버린 상처도 두엄처럼 썩힐 줄 알아야 하는 것이 어른들이 갖는 책임의 고통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가능하면 가슴의 동요가 탄로 나지 않도록 능숙한 피에로가 되어야 하는 것이 오늘날 중년인의 현실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 아직도 우리가 무엇인가 해야 할 일들이 남아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저 북촌 여름밤 하늘의 별들에 감격해 하며, 지천으로 피어 있는 들꽃들에 감사하는 것조차 어쩌면 사치스러울지도 모르는 시절이지만, 산속 호숫가에 앉아 낚싯대 드리우고 소주 한 잔 주고받으며 삶을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섬뜩한 중년 시절의 행복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하면서 강원도 영월에서 낚시를 마치고 귀로에 오릅니다.
▲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바람 속을 걷는 일, 바람이 잔잔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늘 익숙해지는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배수기와 가뭄으로 출조지 선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강원도 산골 조그만 소류지로 다녀온 주말 낚시여행 알려지지 않은 소류지로 건강한 자연 생태계와 어자원이 잘 보존되어 있는 곳이었습니다. 강원도 산속에 있는 소류지는 뱀이나 지네 같은 독충과 위험한 산짐승이 많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단독 출조는 위험합니다. 소류지의 지명과 소재지는 밝힐 수 없음을 양해 바라며 강원도 소류지로 주말 낚시여행을 마칩니다. 어려운 시기에 동행 출조해주신 공산노을님, 나그네님, 태공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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