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균이 도예교육 문제로 친분을 갖게된 대학선배에 대해 알아갈수록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연상하게 됩니다. 다빈치와 같은 다방면의 초특급 천재란 몇 백 세기만에 한번 나올까 말까하는 수준이어서 이런 세기적 천재에 비유하는 것은 미안한 일이지만 비슷하게 다방면에 재주가 많음을 알게 됩니다.
태균이 도예스승 역할을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얼추 접었던 이유도 이 선배가 물레쪽 도예에 능해서 그렇지만 (태균이는 물레에 약하고 손작업 위주라), 잘하고 재미있어하고 관심갖고 있는 분야가 아주 다양하기도 한데다 손댔다하면 결과가 꽤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2월, 제주도에 와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만보걷기도 하고 고기도 사주고 했었는데 그 때 제주도 방문이유가 제주시장배 아마츄어 바둑대회 참가차였습니다.
제주도에서 열리는 대회인지라 전국 바둑동호회 회원들이 관광삼아 대거 참가하는 대회라는 것을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에 4-8강 진출 실력은 사실 대단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에는 8강까지 갔답니다. 떠벌리는 법은 절대 없으나 우승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실력인 듯 합니다.
한참 도예생활을 접은 요즘은 타악기배우기에 빠져있습니다. 대학 때 열혈운동권으로 옥살이까지 한 배경이 있어 국회 차원까지는 아니지만 시의회의원까지 지낸 적도 있어 정치 경제 문화 등을 섭렵할 수 있는 재주가 비상한 것은 주변사람들이 인정하는 듯 합니다.
선배 스스로 떠벌린 것은 전혀 없고 선배를 소개했거나 우연히 동석했던 그의 주변 지인에게서 얻어들은 정보들입니다. 늘 말을 아끼지만 가까이 지켜보면 타인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것으로 행동하는 걸 보면 난사람이다 싶습니다. 지난 번 영실산행에서도 힘들어하는 태균이를 끝까지 돌봐준 적도 있습니다.
산도 좋아해서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이름있는 산에도 꽤 오르는 듯 한데요, 암튼 여러가지로 인간적인 매력을 갖고 있는 사람임은 틀림없습니다. 얼핏 보면 한 가지를 진득하게 하지 못하는 ADHD특성이 없지않아 있지만 보통 문제적 의미의 ADHD성향보다는 뭘 해도 다 잘 하는 유형에 가까와 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ADHD로 평가하면서도 뭐든지 천재적 능력을 보여주었기에 ADHD세계를 한 단계 품격상승시킨 면이 클 겁니다.
성공하는 ADHD와 계속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ADHD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결정적인 차이는 새로운 환경이나 과제, 사람에의 빠른 적응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DHD는 끊임없는 생각의 변화를 겪게 되는 '뇌의 정신없이 돌아가는 생각의 소용돌이' 현상을 겪게 됩니다. 새로운 생각이 계속 연속되는 것은 ADHD특유의 충동성과 돌발성과 관련이 깊습니다.
여기서 관건은 역시 전정감각의 가동력입니다. 특히 눈이 밝은 사람들은 동작성도 크고 빨리 발달되므로 전정감각 단련기회를 더 많이 갖게 됩니다. 전정감각의 단련은 시야가 넓고 눈 앞에 펼쳐진 수 많은 장면 중에서 자기 나름의 창의력을 보탤 수 있는 것들을 잡아내는 능력도 같이 커지게 됩니다. ADHD특성상 카메라 기억을 하기 때문에 타고난 그림실력이 있다면 사진처럼 재생할 수도 있습니다.
카메라기억의 대가로 자폐화가로 크게 이름을 떨치는 미국의 스테판 윌트셔 Stephen Wiltshire의 그림을 보면 몇 번의 관찰로 이런 그림을 그려내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능력이지만 그는 이런 모사화에 능할 뿐 창의력을 크게 발휘하는 것은 많이 약합니다. 그래도 이 정도면 천재급이긴 하지요!
이 천재화가의 한계점이라고 하면 이런 식의 모사화 외에는 다른 작업은 아마도 가능하지 않을 것이란 점입니다. 예술적 적응력이란 면에서는 상당히 떨어진다고 봐야합니다. 제법 성공한 자폐화가 중에는 자기 머리 속의 요상한 세계를 그림으로 잘 표현해내는 천재들이 있습니다. 두번째 사진 속 말레이시아 천재화가 핑은 꽤 유명합니다.
이들은 서번트신드롬이라고 불리워질 만큼 천재성이 있어서 그들이 남긴 작품만 놓고보면 다빈치급에 가깝습니다. 그럼에도 이들의 한계는 역시 적응력의 문제입니다. 특출하게 잘 하는 이 분야를 벗어나면 놀라울 정도로 할 줄 아는 게 없습니다. 바이올린의 천재 유진박처럼 오로지 자기분야 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이 가진 한계입니다.
적응력이란 무엇일까요? 바로 뇌의 가소성이며 가소성이 뛰어날수록 삶 속의 의미있는 적응력은 커지게 되어있습니다. 의미있는 일에 빨리 적응하는 것, 그건 삶에 있어서의 원동력이자 생존력이며 즐겁게 살 수 있는 터전이 됩니다. 매일매일 매시간 같은 것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비슷해 보이는 일상에도 자세히 보면 약간씩의 차이는 있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내 주변을 둘러싼 환경에서 비롯되는 일상의 방식, 오늘 건강상태, 약물치료 등등의 변수를 내 몸과 뇌는 어떻게 받아들이며 어떻게 뇌가 민첩하게 반응하는지는 생존력에 있어 결정적으로 중요하게 됩니다. 결국 내가 행동으로 보여주는 결과는 모두 뇌의 가소성의 적응력을 반영한 것 뿐입니다.
성공한 ADHD란 결국 아무리 새로운 과제가 주어져도, 새로운 환경에 들어서도 그것에 적응하고 별일없이 평소의 행동처럼 일상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다면 적응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고 그만큼 뇌신경의 가소성(융통성)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감각적인 문제에 대해 스트레스를 키우거나 별 것 아닌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뇌의 가소성 발달을 저해하는 큰 요인입니다.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다니고, 새로운 음식을 먹으려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겁내지 않으며, 몸에 익숙하게 밴 것보다는 새로운 것을 찾아 몸에 익히려 하고, 새로운 세상트렌드와 지식을 받아들이려는 것의 위대성은 뇌의 가소성을 재촉한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풍부한 뇌의 가소성이 바로 적응력입니다.
전정감각이 잘 작동하지 않는 과잉행동은 얼핏보면 과감해보이지만 위에서 언급한대로 무의미한 과잉행동은 충동성과 돌발성의 온상이므로 빨리 의미있는 것을 보고 듣게 해주어야 합니다. 세상에 있는 수없이 많은 정보가 내 머리에서 의미를 갖고 뇌가소성을 촉진하려면 전정감각이 살아 숨쉬어야 합니다.
인간 가까이에 있어도 동물들이 인간들의 심오한 추상세계에 절대 다가올 수 없는 것은 바로 전정감각의 쓰임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뇌의 가소성은 감각통합이 가능해야 가동되며 감각통합이란 보고 듣고 만지고 느껴지는 감각에 전정감각을 통합시키는 작업입니다.
아이의 불안을 방치하거나 막아주려 한는 것은 뇌의 가소성을 방해하는 큰 요인입니다. 작은 변화에 민감한 아이는 뇌의 가소성을 키울 수가 없으며 이는 곧 적응력 제로상태가 됩니다. 뇌의 가소성은 아래에서 설명하듯 숨겨진 슈퍼파워의 원천입니다. 뇌의 가소성이 적응력을 결정하며 적응력이야말로 생존력이며 삶의 질의 결정판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