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보는 무표정하게 대문 밖을 보았다. 한편으로는 어이도 없었고 앞에 앉아 있는 인사가 얄밉기도 하였다. 자신에게 먹으라고 주었더니 엉뚱한 사람에게 먹이고 다시 와서 달란다. 아마 의심을 한 모양이다. 의심이 가니 자신이 먹기는 뭐했는지 다른 사람을 먼저 먹여 임상실험을 했나보다.
"지금은 없어요."
달보는 얄미워서 더 이상 주고 싶지 않았다. 약이 다소 남아 있기는 했지만 불신이 있는 이상 준다해도 완치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인사는 없다는 말에 입맛을 다시면서 무거운 엉덩이를 일으킨다.
며칠 후 밖에서 서성이고 있었던 인사가 찾아왔다.
"선생님. 저 좀 살려주세요. 가진 것 없고 남은 건 이 보잘 것 없는 육신 뿐입니다."
아예 무릎을 꿇고 사정을 한다. 행색을 보니 어지간히 술을 즐겼던 몰골이다. 달보는 잠시 망설였다. 청승맞게 무릎을 꿇고 몸을 가늘게 떨고 있는 인사를 보고 있자니 선뜻 거절을 하지 못했다.
"조금 있기는 합니다만, 술을 드시지 않는다고 약속을 하시면 드릴 수 있어요."
마음이 약한 것이 흠이다. 냉정하게 거절을 하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내뱉고 말았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는 연신 고개를 숙이며 달보에게 인사했다. 그러나 달보의 표정은 그다지 썩 좋지 않았다. 달보는 아내에게 내오라하여 인사에게 약을 건넸다.
한달이 지난 어느 날. 달보는 동네슈퍼에서 그 인사를 만났다. 그는 동네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그는 술에 취한 얼굴로 달보를 보며 히죽 웃었다. 그리곤 같이 술을 마시는 사람들에게 손가락으로 달보를 가리키며 큰 소리로 말했다.
"저 양반이 준 약을 먹고 다 나았어. 정말이라고.."
달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짓다 담배를 사서 주머니에 꽂아 넣고는 부리나케 가게를 나왔다. 달보는 후회했다. 차라리 냉정하게 거절할 것을.. 공연히 주어서 그 인사의 천수를 앞당기는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무거웠다. 입맛이 깔끄라웠다.
100여 일이 지난 어느 날. 동네의 스피커에서 이장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늘 새벽에 xxx가 운명했습니다. 장례식장은.."
달보는 담배를 피며 창밖을 내다보았다. 약이 아닌 독이 되고 말았다.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좋은 약도 독이 된다는 것을.. 달보는 다시 한번 깨달았다.
오늘은 억새풀에 대해 올리려합니다.
으악새라고도 불리는 억새는 어디서나 쉽게 눈에 띠는 자연초 중억 하나지요. 한방명으로 망경초, 두영, 망근이라고 하며 부인병이나 이뇨, 진해, 해독, 해열에 처방을 하지요.
필자는 이 억새의 전초와 뿌리를 당뇨나 혈압의 약재로 쓰고 있지요. 한의사분들이 이해하지 못하시는 처방을 필자는 가끔 할 때가 있지요. 저의 개념이 가끔은 엉뚱한 데가 있어서 말입니다.
억새의 뿌리(망근)를 음건하여 수시로 달여서 복용을 하면 감기나 여성들의 냉대하증, 암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 불끈이를 잘못 휘둘러 끄타리에서 고름의 눈물?을 흘릴 때 망근을 다려 복용하면 이뇨작용을 하면서 소독을 해주니 치료제가 되기도 합니다. 만성피부질환이 계신 분들은 망근을 다려 복용하면서 환부에 발라주시면 증상이 완화됩니다.
산이나 들에 억새는 많습니다. 가급적 오염이 덜 된 곳에서 채취를 하시면 되고요. 언제든 채취가 가능하지만 늦가을이나 겨울에 채취한 것이 약성이 좋습니다. 지나치게 남채를 하기 보다는 필요한 만큼 채취하는 것이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