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단 드리는 순서는 정해진게 없습니다.
시댁에 도착하셔서 한복으로 갈아 입으신다고 하셨습니다만
그렇게 되면 한복 갈아입을 때까지 시부모님은 기다리셔야 되는데...
절하기 위해 아랫 사람이 옷을 갈아 입느라
윗 어른을 기다리시게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닙니다.
조금은 불편하시드라도 한복은 미리 입고 가시는게 좋습니다.
어떤 분과 함께 가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만약에 신랑이 신부의 집까지 차를 갖고 모시러(?) 오신다면
집에서부터 차를 타고 가시니까 그렇게 불편하시진 않으실 겁니다.
먼저 한복을 갈아 입고서 친정부모님께 잘 다녀 오겠다는 뜻으로
큰 절을 올리신 다음에(이땐 신랑은 절을 안함) 집을 나섭니다.
그 전에 시댁에선 예단을 받을 준비를 해 둬야겠죠.
예단받을 준비라야 별 건 없습니다.
거실에서 받는다면 시부모님이 앉으실 자리에다 방석을 깔아 놓고
그 앞에다 교자상 하나 펴 놓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신부가 절할 위치에 방석을 하나 펴 놓으시면 됩니다.
신부가 예단을 갖고 도착하면 시부모님은 그냥 교자상 앞
방석에 앉아 계시면 됩니다.
남녀가 나란히 앉을 때 위치를 잘못 잡으시는 분들이 많으신데,
신부가 절할 위치에서 볼 때 시어머니가 왼쪽,
시아버지가 오른쪽에 앉으시면 됩니다.
즉 시아버지 앉으신 오른쪽에 시어머니가 앉으셔야 됩니다.
이거 위치 바뀌면 죽은 사람 위치(제사 지낼 때 지방모시는 위치)가 됩니다.
그렇게 시부모님이 앉아 계신 교자상앞에다 예단 현물이며
예단비 봉투를 올려 놓고서 시부모님께 큰 절을 하시면 됩니다.
이 때도 신랑은 함께 절하시면 안됩니다.
그냥 신부 혼자서 절을 하시면 됩니다.
신부가 큰 절을 한 후 그냥 털석 앉지 마시고
시부모님이 앉으라고 할 때까지 서 있다가 앉으라고 하면 앉는데,
앉을 땐 방석을 밟고 올라서서 털석 앉으면 안됩니다.
방석 앞에서 앉으면서 방석의 반쯤 무릎에 걸치는 식으로 앉으셔야 됩니다.
그런 후에는 시부모님이 예단을 풀어 보시고
예단에 대한 칭찬과 신부에 대한 덕담을 하시면 됩니다.
예단비 봉투는 그냥 살짝 열어 보는 정도로 시늉만 하면 됩니다.
신부가 보는 앞에서 돈(수표)을 꺼집어 내어 세어보는 일은
절대로 하지 말도록 사전에 신랑이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는게 좋습니다.
그런 후에 예단떡을 맛 보시고 온 식구들이 둘어 앉아서 먹으면 됩니다.
만약에 예단 들어온 날 신부에게 봉채비를 줄 생각이라면
절대로 받은 예단비중에서 일부를 꺼내 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며
사전에 수표로 준비하여 속지(단자)를 적어서 봉투에 넣어 준비해 뒀다가
나중에 신부가 돌아갈 무렵에 건네주면 됩니다.
예단을 드린 후 시댁에 너무 오래 있으면 신부에겐 힘드니까
적당한 때에 신랑이 '이제 그만 가봐야지?'라고
슬쩍 신부가 갈 뜻을 비치는게 좋습니다.
그런 때 시댁에서 더 놀다 가라고 잡는다든지 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왠가하면 예단 드리는 날은 그냥 놀러 온게 아니고
결혼 절차중 한 의식을 치루기 위해서 왔기 때문입니다.
시댁을 나설 땐 또 다시 절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시부모님께 간다는 인사로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를 하시면 됩니다.
물론 다시 신랑이 신부를 집까지 데려다 주는 수고는 좀 해야겠죠.
그리고 예단편지는 안보내도 결례가 아닌 바 보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꼭 뭔가 서신을 전해 드려야 한다면 신부의 어머니가
신랑의 어머니에게 보내는 식으로 보내야만 옛격식(사돈지)에도 맞으며
그게 자연스런 형식이 될 것 같습니다.
예단이란 건 신부가 갖고 가긴 하지만 사실은 신부가 보내는게 아니고
신부의 부모가 신랑의 부모에게 보내는 예물이거든요.
예단비는 가능한 전체 금액을 수표 한장으로 만들어서 보내는게 좋으며
돈(수표)만 넣는 것 보다는 '단자(속지)'를 적어서 그기다 싼 다음에
봉투에 넣으면 됩니다.
흔히 남의 결혼식에 축의금을 보낼 때도 그렇게 하잖아요?
예단 단자는 아래와 같은 식으로 적으시면 됩니다.
돈만 보낼 땐 금액만 적으시고, 돈과 함께 물품을 보낼 때는
금액 옆으로 물품 품목과 수량을 적으시면 됩니다.
그런 후 보내는 날짜를 적고, 보내는 사람(신부의 아버지 성함)
받는 사람(신부의 아버지 성함) 순으로 적으시면 됩니다.
한지에다 붓으로 적으면 좋은데, 아마 요즘 집에 벼루, 먹, 붓 있는 집 잘 없을 겁니다.
문구점에 가시면 '붓펜'이란게 있습니다. 그걸로 적으면
붓으로 적은 것과 똑같습니다. 쓰기도 편하고...
아래 예문은 '이순신(신부의 아버지)'이 '유성룡(신랑의 어버지)'에게
예단비 천만원과 반상기 1벌, 은수절 2벌을 보내는 예문입니다.
* 속지('간지' 또는 '단자'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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柳 成 龍 任 宅 入 納 |
全 州 后 人 李 舜 臣 拜 上 |
二 ○ ○ 五 年 九 月 二 十 六 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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物 品
銀 수 저
貳 벌 |
物 品
飯 床 器
壹 벌 |
金 壹 阡 萬 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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禮
緞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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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투
대충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별 무리가 없어리라 생각합니다만
너무 신경쓰지 마시고 상황에 따라서 편하게 하시면 됩니다.
글.紫微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