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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을 쓴 뉴욕 출신의 괴팍한 인물인 ‘Daniel Dumile’은 그의 독특함과 왕성한 활동을 통해 근래 가장 주목받고 있는 힙합 뮤지션 중 한 명이다. 마블코믹스(Marvel Comics)의 고전 만화 <Fantastic Four>에 등장하는 캐릭터 Dr. Doom에서 모티브를 따 온 MF(Metal Fingers 혹은 Metal Face) Doom으로 분하여 활동하고 있는 그는, 만화적 상상력으로 가득 찬 별난 스킷(skit)들과 매력적인 샘플링(sampling)을 버무려 놓아 독창적인 색깔을 가진 비트를 주조해내는 프로듀서로서 널리 이름을 떨치고 있다. 한편, 또 다른 캐릭터 Viktor Vaughn이 되어 일렉트릭(electric music)과 힙합 사운드의 절충을 지향하는 프로듀서 집단 Sound:Ink와 함께 한 <Vaudeville Villain 프로젝트>나 Madlib과의 콜라보 <Madvillain 프로젝트> 등을 통해서는 MC로서의 능력 또한 한껏 뽐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단순히 그의 결과물들만 가지고 MF Doom을 논하는 것은 의미 없는 행위일 수도 있다. 일부 평단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그가 신봉에 가까운 높은 충성도를 가진 수많은 매니아들을 거느린 ‘가면을 쓴 뉴욕 언더그라운드의 괴물’이 되었던 것은 힙합 음악 씬에서 그가 이루어 낸 하나의 업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근래 힙합 뮤지션들의 공통적인 문제인 ‘소재부족에서 오는 식상함’을 철저한 컨셉화를 통해 해결했다는 점이다. 물론 Kool Keith (aka Dr. Octagon, Dr. Doom, MR. Gerbik) 등의 선배 뮤지션들이 이미 시도했던 부분이기는 하나 단적으로 말해서 MF Doom처럼 꾸준히, 그리고 너무나 치밀하게 이를 진행하였던 이는 없었다. 그는 본인의 실제 삶의 이야기가 아닌 철저히 가면을 쓴 기인 ‘Metal Face(Fingers)’의 관점으로 주변 인물들과의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또한 Metal Face 역할이 지겨워지면 음흉하고 지독한 악당 Viktor Vaughn으로 분하여 이야기를 풀어 나가기도 하며, 각각의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서로 연계 시키는 등의 노력을 통해서 독특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도 국내는 물론이거니와 미국 내에서도 그간 평가의 중심에 있던 ‘힙합의 진실성’ 측면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이긴 하지만, 단 한 장의 사진에서도 가면을 벗은 모습을 매체에 공개하지 않는 그의 철저한 이미지메이킹(image-making) 노력을 보면 이러한 논란거리를 넘어서서 그가 이루어 낸 힙합의 또 다른 영역을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지금 소개하고자 하는 [MM..Food?]는 그의 안티(anti)들에게는 좋은 미끼가 될 법한 음반이었다. 언더그라운드 클래식 급의 [Operation: Doomsday(1999)] 이후 사실상 그의 두 번째 단독 정규 작이라 부를 만한 앨범이긴 하지만, Mr. Fantastik과 함께 한 'Rapp Snitch Knishes'과 'Vomitspit'를 제외하고는 이미 다른 앨범에 실렸었거나 공개 된 곡들로 가득 차 있는 음반에 대해서 일부 사람들이 쓴 소리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또한 이러한 점 때문에 앨범 전체의 통일성과 구성미가 떨어지는 것도 문제거니와 중간 중간 들어 간 연관성 없는 스킷들 또한 이 문제를 해결해주기는커녕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니 말이다.
하지만 관점을 바꾸어 달리 생각해보면 본 앨범은 MF Doom의 결과물들과 그가 참여했던 각종 싱글들까지 모조리 사 모으지 않은 사람들에게는(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MF Doom 종합선물세트’ 격인 멋진 앨범이라 하겠다. [Madvillainy(2004)]의 잔여작이라며 발매 된 7-인치 싱글에 포함되었던 Madlib이 주조 한 곡 'One Beer'과 재녹음 된 Count Bass D의 'Potholderz', PNS의 곡 'Yee Haw'을 제외 한 모든 곡을 프로듀싱 한 MF Doom의 비트들은 하나같이 아기자기 한 완성도를 지니고 있어 커다란 만족감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확연히 차별되는 샘플의 디깅(diggin')과 구성으로 새로 수록 된 곡임을 단번에 알 수 있게 하는 두 곡 'Rapp Snitch Knishes'과 'Vomitspit'는 프로듀서 MF Doom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스페셜 코스라 하겠다. 무엇보다도 귀를 자극하는 카랑카랑한 매력적인 기타 샘플링이 인상적인 'Rapp Snitch Knishes'에서는 Mr. Fantastik이 곡의 스포트라이트(spotlight)를 훔쳐갔다고 해도 무방할만한 뛰어난 랩을 선보이며 즐거움을 주고 있다. 비트박스(beatbox)로 구성 된 드럼파트와 유려한 피아노 룹(loop)이 기막힌 조화를 이루고 있는 비트 위에서 재치 있는 라임 구성으로 극 중(?) 자신의 특별한 여인 ‘Super’를 온갖 칭찬을 담아 이야기하는 'Hoe Cakes'는 절로 웃음을 짓게 하는(상상하는 즐거움이 담겨 있는) MC로서의 MF Doom이 선사하는 스페셜 요리라 하겠다.
본인에게 MF Doom은 언제나 그의 작품을 기대하게 하는 몇 안 되는 특별한 뮤지션 중 하나이다. 단순히 마케팅을 위한 이미지메이킹이 아니라, 정말 자신이 만든 세계에 스스로가 빠져 살고 있는 듯한 미스테리 한 행보는 언제나 그의 음반을 감상하기 직전까지 ‘이번엔 무엇을 보여줄까’라는 호기심을 강하게 부채질한다. 본 앨범에서 ‘음식’이라는 것을 테마로 앨범 아트웍과 트랙리스트 구성까지 다양한 연출을 해 놓은 것 역시 그가 준비 한 또 하나의 팬 서비스가 아닐까.
이미 Madlib까지 동화시켜버린(Madlib도 Quasimoto라는 캐릭터로 번외 작업을 하는 중이다) 다양한 그의 컨셉들의 결과물과 철가면을 쓴 220파운드의 괴물 MF Doom이 보여 줄 경계 없는 활약을 앞으로 꾸준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인상적이었던 [Operation: Doomsday]의 소개 문구를 인용해볼까 한다.
“Doom came to destroy RAP because rap had destoryed itself. Operation:Doomsday was the story of --and vehicle for-- his return-to-roots revenge.” (Doom은 랩을 파괴하기 위해 왔다. 왜냐하면 랩은 이미 스스로를 파괴해왔기 때문이다. ‘작전명 : 최후의 심판일’은 이에대한 그의 철저한 복수의 이야기이며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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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Beef Rapp
02 Hoe Cakes
03 Potholderz ft. Count Bass D
04 One Beer
05 Deep Fried Frenz
06 Poo-Putt Platter
07 Fillet-O-Rapper
08 Gumbo
09 Fig Leaf Bi-Carbonate
10 Kon Karne
11 Guinnesses ft. Angelika, Four Ize
12 Kon Queso
13 Rapp Snitch Knishes ft. Mister Fantastik
14 Vomitspit
15 Kook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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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F Doom (랩, 프로듀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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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 Operation: Doomsday
2002 Special Herbs, Vol. 1-2
2003 Vaudeville Villain
2003 Special Herbs, Vol. 3-4
2004 Special Herbs, Vol. 5-6
2004 Special Herbs and Spices, Vol. 1 [Bonus Track]
2004 Venomous Villain
2004 Special Herbs, Vol. 7-8
2004 MM..Food?
2005 Live From Planet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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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fdoomsi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