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음악: Alvaro Soler - Sofia ♬
오전 10시 도착.
너무 좋은 알베르게 10유로.
하지만 충분한 가치.
순례여행 정리하기 안성맞춤
오늘 출발하자마자 바로 다리 앞에서
전등불 켜고 가는 무리 발견
뒤따라 감
옆에선 계곡물 소리가 들리는(어두워 안보임) 언덕길을 오름.
한참을 오른 후 이 길이 내가 가려했던 길이 아님을 깨달음
하지만 되돌리기엔 너무 많이 왔음.
아까 무리가 있던 곳이 갈림길이라는 사실을 이제 깨달음
(위 그림 중 갈림길 표시 사인을 어두워 못봄)
내가 가려고 했던 가이드북에서 추천한 길은 6.5키로 멀지만
아름다운 오르비오 강가를 걸을 수 있고
덤으로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사모스베네딕토 수도원에 들를 기회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을 걷고 있지만 이 길도 멋진 길임을 곧 알게 됨.
27일 여정 중 가장 베스트 길임
언덕에 오르니 산밑에 펼쳐진 멋진 운무.
그리고 이어지는 산속 오솔길.
초원 사이로 난 길
어제 내린 비로 땅이 알맞게 젖어 먼지도 안 나고 폭신폭신
초목은 한층 싱그럽고
새들도 더욱 신나고 경쾌하게 노래하는 것을 보고,
어제의 비가 축복이었음을 깨달음
언덕을 오르는데 새(비둘기 보다 조금 작은 까만 새) 한 마리가
앞에서 톡톡 튀면서 걸어가다
내가 가까이 가면 후루룩 날아 저만치
그리고 다가가면 또 반복
100여 미터를 그리하다 나뭇가지 위로 날라가 앉음
고맙다는 인사하고 헤어짐.
새들과 이야기 나눴다는 프란치스코 성인 생각이 남
계속 걷자니 솔방울 하나가 발 밑에 떨어짐
나무에 달려있지 않고 떨어져 썩어야
새 생명을 잉태할수 있다는 하느님 섭리를 생각
달팽이 하나가 길가에 나와있어
밟힐까 걱정되어 집어서 풀숲에 놓음.
오늘도 자비심 발동.
달팽이에게 난 천사?
초원에서 풀을 뜯고 있는 소떼.
그리고 젖을 먹으며 잘 안 나온다고 어미 배를 치받는 송아지
소 외양간에는 어김없이 개가 있고.
닭 우는 소리, 오리들.
정말 옛날 살던 시골풍경이 그려짐
며칠 동안 길가에 수없이 많은 소똥.
처음엔 역겨웠지만 지금은 구수하게 느껴짐
산실
푸렐라
아기아다
사리아는,
가구, 농축산물 특히 밀의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입니다.
또한 오랜 세월에 걸쳐 내려온 보석 같은 예술품과 아름다운 자연환경,
친절한 사람들, 다양하고 풍성한 먹거리가 있습니다.
아름다운 마요르 길과 평행으로 난 길에는 각종 상점이 있고,
강가의 도로에는 수많은 선술집
그리고 뿔뻬리아 (Pulperias; 문어요리 전문 식당)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순례자의 눈은 예술 작품으로, 가슴은 친절한 사람들로,
코와 혀는 향기롭고 맛있는 음식으로 즐겁습니다.
초리소와 하몽, 소시지류, 라쇼 엠빠나다, 돼지고기 요리,
밤과 크렌베리를 넣고 요리한 노루고기 등이 유명합니다.
또한 사리아에서는 뿔뽀(Pulpo)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문어를 구리 냄비에서 익혀 올리브유, 소금,
단 피망이나 매운 고추 등을 곁들여 먹는 요리입니다.
사리아의 문어 전문 레스토랑 뿔뻬리아는 역사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후식으로는 시럽이나 달콤한 꿀을 끼얹은 푸딩에 연한 치즈를 넣은 것이나
프레이쇼(Freixo)라고 부르는 계란과 우유로 만든 후식이 유명합니다.
늦은 가을이나 겨울에 사리아를 방문하는 순례자라면 군밤을 먹어보세요.
사리아의 군밤은 묵주 기도를 세 번 하는 시간만큼
충분히 구워야 맛있다고 합니다.
왕의 죽음
사리아에서 사람이 살았던 것은 로마 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도시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산띠아고로 가는 순례길이 강화된 이후부터다.
12세기 후반에 알폰소 9세가 이 마을을 세웠다고 전해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알폰소 9세는 산띠아고 순례 도중
창궐한 전염병 때문에 사리아에서 사망했습니다.
그의 순례를 기리기 위해서 그의 영묘는
산띠아고 데 꼼뽀스뗄라의 대성당에 안치되었습니다.
막달레나 수도원
(Convento de la Magdalena)
사리아 시내의 언덕 위에 위치해있으며
도시와 근교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기에 좋습니다.
이사벨 여왕 시대에 만들어진 고딕 양식 성당에는
플라테레스코 양식 문과
고딕에서 르네상스로 넘어가는 양식의 회랑이 있습니다.
산타마리아 성당
살바도르 성당 (Iglesia del Salvador)
13세기에 만들어진 고딕 양식의 성당.
문에 말발굽 모양의 아치와 부조 장식이 있습니다.
성곽 유적 (Fortaleza)
이르만디뇨스 반란으로 무너진 성곽.
현재 탑 하나만 남아있습니다.
마을에 도착하니 안개가 자욱.
앞이 안보임.
산 위에서 보던 운무가 가까이에선 시야를 가리는 안개라니...
틱낙한 스님의 말이 생각남
단풍 든 나뭇잎을 멀리서 보면 아름답지만
가까이 가보면 찢어진 잎, 벌레 먹은 잎,
덜 물든 잎등, 다양한 잎이 있지만
멀리서 보면 서로 어울려 멋지게 보임
안개 속을 걷자니 현미의 밤안개 노래가 흥얼거려지고
일본 어학연수 때 배운 엔카
'요기리요 곤야모 아리가또우'도 흥얼거려지네
은밀한 불륜의 사랑을 나누는 두 남녀를 안개가 감싸 감춰줘
오늘도 안개에게 고맙다하는 내용
오늘 선택한 길도 다 하느님 섭리?
어제 통증을 아시고 거리를 줄여 주신것?
아름다운 대자연 앞에선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고
사진가가 될 수 있다는 사실
구도도 필요없이 흔들리지 않게 셔터만 누르면 멋진 사진
목적지 사리아 도착까지 안개는 지속.
안개 속을 걸으며 많은 상념에 잠김
이제 순례도 5일 남았음.
이제 정리 잘하고 마무리 할 시간.
마침 숙소도 너무 좋고,
서비스도 잘 생긴 청년이 친절하게 해줌(사진)
모든 것은 야훼이레 알아서 해주심
이제 순례여정도 5일 남았습니다.
힘도 들었지만 아쉬움이 밀려옵니다
많은 순례자들이 목적지에 도착하면
까미노 블루라는 현상에 부딪친다 합니다
베네딕토회 클레멘스 신부님은 산티아고 도착 후
내가 여길 왜 왔나하는 허무함에
2시간 가량 광장에 멍하니 누워있었다 합니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가짜 길이고
여기서 얻은 살아가는 방법, 깨달음을
현실로 돌아가 사는 것이 진짜 순례길 임을 안다면
까미노 우울증은 없어지지요.
스테판 성당에서 받은 유인물을 다시 봅니다
순례의 길이 눈을 열게하여
보이지 않는 것도 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례자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보다
목적지를 향해 함께 걸어가는 것에 마음을 두는 순례자
진정한 길은 그것이 끝났을 때
비로서 시작한다는 것을 발견하는 순례자
까미노 사인을 놓쳐 길을 빗나갔다
찾았을 때 감사하는 순례자
이 길이 큰 침묵을 품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그 침묵은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하느님을 만나는
기도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대는 정녕 행복한 순례자다.
과연 나는 그 동안 이 길을 어떻게 걸었나 되돌아보며
남은 5일 여정 유종의 미를 거두고
현실의 세계인 진짜 까미노를 걸어야 겠지요.
나에게 주어진 등짐을지고
정직하게 한발한발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을!!
오늘 최고의 루트에 최고의 숙소 그리고 서비스.
최상의 행복.
최고의 서비스맨과 찰칵
글 작성하다 갑자기 끊어짐.
고장인가 한 순간 걱정.
방에 와 충전하니 0%.
작성하던 글은 사라졌지만 안도의 한숨
켈트족 문화에 기원을 두고 있는 사리아는
중세에 이르러 순례자들의 중심지가 됨
사리아는 1만 3천명의 번잡한 현대도시임
시간이 많지 않지만 까미노 순례를 간절히 열망하는 이들이
주로 이곳 사리아를 출발지점으로 삼음
여기서 출발할 경우 순례자증서를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인 100키로를 걸을 수 있기 때문
내 여행은 점점 깊은 고요 속으로 빠져든다.
간간히 퍼붓는 비와 안개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만이 고요를 깬다
이 모든 것으로 인해 가슴이 터질 듯 행복하다
Hodie mihi Cras tibi
라틴어로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란 뜻으로
대구 성직자묘지 입구 기둥에 새겨진 글
죽음은 이세상 누구에게나
두려움과 불안을 주는 피할수 없는 현실이지만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죽음은
단순히 모든 것이 끝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삶으로 옮아 가는것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계시하신 진리를 믿고
주님을 충실히 따르는 삶을 살겠다고 다짐해 본다
무덤이 왜 무섭고 음침하지 않고 아름답고 정겹게 느껴지는지요
길을 잘 못 들어 방문하지 못한 사모스가 아쉬워
방문했던 순례자들의 자료를 정리하는 것으로 달래봅니다.
높은 산과 깊은 골짜기로 인해
갈리시아 지방의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있는 사모스는,
아름다운 숲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마을에는 산 훌리안과 산따 바실리사 수도원 같은 중요한 건물이 있습니다.
이 수도원은 중세로부터 현재까지 많은 순례자들에게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수도원이 건축적으로 대단한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지만,
무엇보다도 수사들이 부르는 환상적인 그레고리안 성가를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심이 깊은 순례자라면 이 아름다운 수도원을 방문하여 묵을 수도 있습니다.
사모스는 오랫동안 순례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도시답게
순례자들에게 친절한 도시입니다.
또한 수도원에서 만든 전통적인 생산품들을 즐길 수도 있는 곳입니다.
팍스(Pax)라는 소화를 돕는 술과 과자가 수도원의 특산물입니다.
사모스를 둘러싸고 있는 로우사라 자연보호구역은
아름다운 산과 깊은 계곡, 시원한 개울과 짙은 초목 등으로 특별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순례자라면 이곳에서 필요한 휴식을 취하기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수도원의 전설
산 훌리안과 산따 바실리사 왕립 수도원에 있는 네레이다스의 분수에는 괴물의 모습을 하고,
거대한 가슴을 가진 여성의 조각상이 있습니다.
언젠가 한 신심 깊은 베네딕토회 신부가 이 조각상이 수사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여
분수를 없애자고 주장했습니다.
수사들은 분수를 여러 개로 해체하여 수도원 밖으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무겁지 않던 분수의 조각상은 놀라울 만큼 점점 무거워져서
나중에는 기구를 써도 들어올리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분수를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수사들과 신부는
이 분수를 원래 있던 모습 그대로 두었다고 합니다.
산 훌리안과 산따 바실리사 왕립 수도원
(Real Abadia de los San Julian y Santa Basilisa)
사모스 수도원이라고도 불리는 이 수도원의 기원은 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현재 남아 있는 수도원 건물은 대개 16, 18세기에 건축되었습니다.
두 개의 회랑이 있는데,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하나의 회랑에는
16세기에 만들어진 네레이다스 분수(Fuente de las Nereidas)가 있습니다.
또한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만들어진 다른 회랑에는
페이호 신부(Padre Feijoo)의 동상이 있습니다.
팔각형의 쿠폴라가 씌워진 감실과 거대한 바로크 양식 성당,
미완성으로 남은 거대한 파사드도 바로크 양식의 봉헌화도 눈여겨 볼만합니다.
이 수도원에서 철학을 가르치던 페이호 신부는
수도원이 있는 환경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습니다.
“이 수도원은 은둔하기에 적당하며 울창한 산속에 파묻혀있습니다.
구석구석이 닫혀있는데다가 억눌려 있기 때문에
수직으로 위를 쳐다보지 않으면 별을 볼 수 없습니다.”
베니또 제로니모 페이호 신부는 스페인 계몽주의의
가장 유명한 석학으로 말년을 이 수도원에서 보냈습니다.
그가 죽은 다음 그의 저서에서 나오는 저작권 수입으로 수도원을 재건했다고 합니다.
살바도르 소성당 (Capilla del Salvador)
10세기 모사라베 건축양식으로 만들어진 신랑 하나짜리 건물에
검은 돌판으로 지붕을 덮고 직사각형 평면으로 만들었습니다.
시프레스 소성당이라고도 부르는 이유는 살바도르 소성당 옆에
1000살이 넘은 시프레스(Cipres; 노송) 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 나무는 갈리시아 지방에서 가장 나이 많은 나무 중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