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엔 ‘자전거’라고 부르기에는 왠지 미안한, 저마다의 기량을 뽐내는 수많은 종류의 자전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므로 특징을 드러내는 수식어를 붙여 그들의 목적과 종류, 생김새까지 구분해야 한다. 모델처럼 잘 빠진 몸매를 자랑하는 로드 바이크부터 거침없이 산을 오르는 마운틴 바이크, 3분의 1 크기로 줄어들어 지하철에 실을 수도 있는 미니 벨로, 다양한 종류의 특징을 잘 버무려놓은 하이브리드까지 자전거에 대한 모든 궁금증을 지금 해결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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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바이크(ROAD BIKE)
U자형 핸들·얇은 바퀴로 경기용·트랙용 두가지
차체 가볍고 모양도 예뻐 속도감 만끽하기에 최고
마운틴 바이크(MTB)
두툼한 타이어 고단수 변속기 장착 험한길도 거뜬
지면 충격 흡수하는 완충장치 강점 제동력도 ‘굿’
미니 벨로(MINI VELO)
바퀴둘레 20인치이하로 작아 휴대·보관하기 편리
접이식 자전거 등 가볍고 귀여운 모양덕에 대중화
▶로드 바이크(ROAD BIKE)
날씬하게 잘 빠진 프레임과 U자 형태의 핸들, 그리고 얇은 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말한다. 우리가 흔히 ‘사이클’이라고도 하는 자전거의 정식 명칭이 ‘로드 바이크(Road Bike)’라고 이해하면 된다. 로드 바이크는 크게 도로 경기용과 트랙용으로 나뉜다. 도로 경기용은 다양한 경사의 길을 내달려야 하므로 변속기와 제동장치가 장착돼 있다. 트랙용 자전거는 정해진 경기장 내에서 선수의 온전한 힘에 의해 경주를 해야 하므로 이러한 것들이 없으며, 또한 기어와 후륜이 고정(fixed gear)돼 있다. 최근 일반인의 자전거 열풍을 통해 많이 대중화되고 있는데, 속도감을 만끽하고 싶은 라이더의 바람을 가장 잘 만족시켜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공기역학의 산물’로 불릴 정도로 무게를 줄이는 기술이 발달하고 있는데, 이는 자전거의 가격을 올리는 역할을 겸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쁘고 잘생긴 모양새는 로드 바이크가 으뜸이다.
-피나렐로의 도그마2(DOGMA2 by PINARELLO)=모토구치 모터사이클에서부터 알파로메오와 페라리까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 이탈리아 태생의 ‘탈것’ 브랜드들은 시대적 경향에 휘둘리지 않으며 브랜드의 전통을 중요시한 채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제품을 세상에 선보였다. 그리고 대중으로부터 ‘명품’이라는 찬사를 받아냈다. 자전거를 바이크라고 부르지 않고 ‘치클리(cicli)’라는 자국 명사로만 표현할 정도로 고집스런 이탈리아 사람들이 사랑하는 자전거 피나렐로, 그리고 그들의 기함 도그마2도 예외는 아니다. 차체의 완벽한 좌우 밸런스를 실현한 비대칭 프레임 설계 기술과, 어떠한 코스에서도 거침없는 질주를 보여주고자 하는 그들만의 고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브랜드의 명성에 걸맞은 완성도를 지녔다. 세계무대에서 성능을 인정받아 프로 팀인 영국 ‘스카이’ 팀과 스페인 ‘무비스타’ 팀의 로드 바이크로도 사용돼왔던 도그마2. 또한 여기에 2011년도 ‘투르 드 프랑스’ 우승자이자 세계사이클연맹(UCI) 주관 대회의 월드챔피언인 ‘마크 캐번디시’의 로드 바이크로 눈길을 끈다.
문의:네오플라이 www.neofly.co.kr
-캐논데일의 캐드10(CAAD10 by CANNONDALE)=곧게 주행하거나 코너링을 하는 데 용이한 모델이다. 알루미늄 소재의 프레임이어서 무게도 가볍다. 그런데 마치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에 필요한 만큼만의 성능을 발휘하는 저렴한 미국 세단처럼, 무척 좋은 자전거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많은 이가 선택하지 않아 아쉬운 자전거 브랜드가 캐논데일이다. 그래서 간혹 캐드10을 타는 라이더를 만나게 되면 눈에 드러나지는 않지만 오랜 경험을 통해 ‘진품’을 알아보는 혜안을 터득한 섬세한 사람을 만난 것 같아 기분까지 좋아지곤 한다.
최근 들어 로드 바이크를 타는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이상하게 비싼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비싼 자전거를 탄다고 해 최고의 라이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의:산바다스포츠 www.sanbadasports.com
▶마운틴 바이크(MTB)
역동적인 아웃도어 레저에 가장 근접해 있는 마운틴 바이크(MTB)는 산길 등의 험한 길에서도 쉽고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고안된 자전거를 말한다. 타이어 및 기어 변속 폭이 넓어 경사진 길을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를 위해 커다란 트레드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두툼한 생김새의 타이어가 사용되고, 높은 단수의 변속기(21단·24단·27단)가 장착돼 있다.
가장 큰 특징은 완충장치(서스펜션)가 장착되어 있다는 점인데, 지면으로부터 발생되는 충격을 흡수해 라이더에게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해준다.
한편 제동력이 뛰어난 ‘디스크 브레이크’가 달려 있어 주행 중 맞이할 수 있는 급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재빠른 제동이 가능하다. 마운틴 바이크는 크게 크로스컨트리(XC)와 다운힐(DH), 그리고 올마운틴(All Mountain)으로 나뉜다.
-자이언트의 어드밴스드 SL(XTC ADVANCED SL by GIANT)=자이언트는 자전거 브랜드로 워낙 유명하다. 국내 자전거 분야 최대 커뮤니티인 ‘도싸’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브랜드 가운데 하나. 특히 대만에 본거지를 둔 자이언트의 자전거 생산공장은 수많은 브랜드의 제품이 탄생되는 곳으로 유명한데, 이는 자전거 설계에서부터 카본 차체의 제작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자전거인에게 크게 인정받았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자이언트의 다양한 제품군 중에서도 하드-테일 마운틴 바이크인 어드밴스드 SL은 매우 특별하다. 쉬지 않고 작동하는 마에스트로 서스펜션 기술은 시시때때로 발생하는 노면으로부터의 충격을 탁월하게 흡수하며, 그 어떠한 환경의 주행에서도 라이더에게 안정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우월한 강성과 탄성이 특징인 카본 자체는 가볍기까지 하며, SRAM XX 구동계 세트와 DT XR 1450 휠 세트가 결합돼 최상급 산악자전거의 위용을 뿜어낸다.
문의:자이언트코리아 www.giant-korea.com
▶하이브리드 바이크(MULTI USE BIKE)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자전거에도 ‘하이브리드(Multi-Use)’가 있다. 자동차에서 말하는 ‘하이브리드’는 동력체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자전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차이점. 자전거는 온전히 사람의 힘에 의해서만 나아가는 탈것이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로 구분되는 자전거들의 공통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로 도로(on-road)든 임도(off-road)든 큰 지장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두 번째로 일반적인 주행에서부터 약간의 튜닝을 통해 장거리 혹은 여행용 자전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되겠다. 당연히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로드 바이크나 마운틴 바이크처럼 한쪽 분야에서 걸출한 성능을 발휘하지는 못한다. 각각의 주행 환경에서 요구되는 성능이 판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채 다목적 용도로 사용할 자전거가 필요하다면 하이브리드는 가장 좋은 자전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스페셜라이즈드의 시러스 스포츠(SIRRUS SPORT by SPECIALIZED)=공도와 임도 주행이 가능한 시러스 스포츠의 가장 큰 장점은 세련된 감각의 디자인과 편안한 승차감에 있다. 하이브리드 자전거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데, 신차가 출시되는 매 시즌 초입에 대부분의 물량이 완전 판매돼 물건을 구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이러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A1 알루미늄 소재의 가벼운 차체와 27단 변속기는 낙타의 등짝 같은 서울 강남 테헤란로 언덕과 마주쳤을 때 페달을 돌리느라 용쓰지 않아도 간편히 오르내릴 수 있게끔 도와줄 것이다. 또 물받이와 짐받이 등의 튜닝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에는 투어링 바이크로도 손색이 없다. 한편 안장·타이어·그립에 이르기까지 실밥 하나 빠져 나왔다든가 도색 불량이라든가 하는 부분 없이 꼼꼼하게 완성됐다는 점도 이 자전거의 좋은 점이다.
문의:스페셜라이즈드코리아 www.specialized.com
▶미니 벨로(MINI VELO)
자전거에 약간의 관심이 있다면 ‘미니 벨로(Mini Velo)’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프랑스어의 남성명사인 ‘벨로’는 자전거를 뜻한다. 그리고 이 앞에 알파벳 ‘mini’가 붙으며 작은 자전거의 통칭이 되었다. 작은 자전거로 분류할 수 있는 기준은 무엇일까? 흔히 프레임의 사이즈를 생각할 수 있는데, 이 경우는 라이더의 신체 사이즈에 의해 크거나 작을 수 있기 때문에 부적절하다. 그래서 미니 벨로의 기준은 바퀴(휠)의 크기라고 할 수 있다. 보통 20인치 이하 둘레의 바퀴가 달린 자전거를 미니 벨로라 정의한다. 미니 벨로를 선택하는 이유는 이전에 언급한 자전거들과는 조금 다르다. 자전거가 주행하는 환경의 영향보다는 사용자의 휴대와 보관, 그리고 아기자기한 형태에서 느끼게 되는 귀여운 맛에 의해 선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큰 범주 내에서 미니 벨로에 속하는 접이식 자전거(Folding Bike)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리제뮐러의 버디 알리비오(BIRDY ALIVIO by RIESE UND MULLER)=풀 서스펜션 폴딩 바이크 버디 알리비오는 수많은 폴딩 바이크 중에서도 유독 특별하다. 현재 대부분의 폴딩 바이크는 자전거의 핵심부분인 프레임이 반으로 접히는데, 이러한 자전거들은 주행한 거리에 따라 힌지(hinge)에 피로가 쌓이며 승차감이 떨어지고 소음을 유발하게 된다. 하지만 버디는 이러한 단점을 해소했다. 앞뒤에 달린 풀 서스펜션은 뛰어난 승차감을 자랑하고, 또한 자전거를 접으면 서스펜션의 스윙-암 부분이 접히게 돼 힌지에 피로가 누적되는 걸 해소했다. 버디는 이러한 설계로 유럽의 ‘iF디자인 어워드’와 일본의 ‘굿디자인(Good Design)’을 수상하는 영예도 누렸다. 또한 내식성이 좋고 무게가 가벼우며 강성이 뛰어난 ‘알루미늄 7005’ 소재를 차체에 사용해 튼튼하다. 바퀴가 작다고 성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장착된 8단 기어는 웬만한 언덕길을 올라가는 데에 큰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
문의:플러쉬바이시클 www.plushbikes.com
글=이경빈<격월간 ‘바퀴’ 에디터>, 사진=최지원<스타트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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