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 비트코인, 봉담 이야기
1.
비트코인에 대한 이야기는 글쓰기를 자제하고 있었는데, 엊그제 금감원장이 방송(김현정쇼)에 나와 부동산에 투자하지 말고 주식이나 코인에 투자하라 했다 하니 조금은 써도 오해는 안 받겠다 싶어 몇자 적습니다.
가상화폐(비트코인)에 관해 처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2017년으로, 당시는 코인(비트코인)이 상품이냐 자산이냐 화폐냐 하는 개념 정립조차 없더랬습니다.
상품이면 거래세를 내야 하고 자산이면 재산세나 소득세를 내야하고 화폐면 외환결제가 가능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탈중앙화를 외치는 비트코인을 이도저도 어쩌지 못하는 정부였고 각국 공히 같은 처지였습니다.
2008년에 처음 등장했다고 알려진 비트코인의 2009년 가격은 원화로 5원이었던 것이 지금 현재가격은 9,300만원이니 투자 수익률로는 금이나 주식이나 부동산이나 비할 바가 아닌 게지요.
비트코인의 가치는 블록체인 기술과 함께 합니다. 그래서 경제적 관점에서는 비트코인을, 과학기술적 관점에서는 블록체인에 주목하게 되는데, 철학적 혹은 인문학적 혹은 사회적 관점에서는 과연 어떨까요?
최근의 변화를 보면, 엘살바도르에서는 비트코인을 자국 공용화폐로 쓰기 시작했고, 미국은 선물거래 허용에서 다시 현물거래를 승인했고, 우리는 아직 어정쩡한 상태이죠.
전망으로 보면,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에 비유하며 비관적 전망을 하기도 합니다. 당시 어떤 튤립 한 송이의 가격은 당시 집 세 채의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거품이 싹 걷혀버렸던 그 사건.
한편으론, 올해 연말까지 비트코인은 1억이 된다고도 하고, 20억까지 간다고도 하는 장미빛 전망을 하기도 했는데, 그때의 가격은 5,500만 원 정도였죠.
아무튼 이야기의 본론은, 최근 2월1일부터 봉담에서 저와 함께 같이 근무하는 저를 포함한 세 사람이 20일간 겪었던 비트코인을 둘러싼 실제 일어난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 숨 한 번 쉬고 좀있다가 이어서 쓰겠습니다.^^
* 이어서 쓰겠습니다.
2.
2월 1일부터 세 사람이 같이 근무한 지 열흘쯤 되던 어느날, 저보다 5살 위인 누님이 가상화폐(비트코인)에 대해 공금해 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세 가지 정보를 드린다고 하면서, 올해 1억이 간다는 주장, 20억이 간다는 주장, 99% 잡코인(알트코인)이 사라진다는 주장을 알려드렸습니다. 그때의 비트코인 가격은 6,800만 원 점도.
그러다가 문득, "혹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100만 원 정도 있으세요?"라고 물었더니, 즉시 있다고 하시길래, "그럼 한 번 재미삼아 사보실래요?"라고 했더니, 즉시 그러마고 하셔서 K뱅크와 업비트 개설을 도와드렸죠.
그러면서, 신신당부하며 약속을 받기를, 절대 욕심부리지 마시라, 절대 100만 원 넘게 투자하지 마시라, 도박을 예로 들며 아흔아홉 번 따다가도 한 번 잃으면 망하는 거다, 그냥 재미로 즐기셔라 다짐을 받고 약속을 받았습니다.
또 덧붙여, 탁구를 예로 들며, 선수는 이기려고 게임을 하지만 아마추어는 즐기려고 게임해야지 이기려고 욕심내 승부를 보려다 몸도 마음도 다친다고도 했습니다.
다음날 120만 원이 됐길래, 붕어빵 안 사시냐고 농담을 건냈더니, 가만 있으라 하시며 130만 되면 파시겠다고. 그리고 또 다음날 130만이 되니, 다시 150, 다시 160으로 목표가 바뀌더군요.그리고 여전히 붕어빵은 안 사시더군요.ㅎ
관심 없던 저보다 한 살 위인 형님이 드디어 관심을 가지셨는 지 개설을 도와달라고 하시는데, 일주일도 안 되어서 100만 원이 150만 원이 되는 걸 직접 보셨으니.ㅋ
그래서 똑같이 욕심 내기 없기로 하고 개설하고 비트코인을 사는 것까지 도와드렸는데, 당시 가격은 7,700만 원.
그리고 다음날, 100만 원이 120만 원이 됐죠. 누님은 160만 원으로. 두 분 다 흥분하신 것 같았습니다. 조금 걱정되더군요. 그래서 다시 한 마디 잔소리를,
"욕심을 내 앞에 두면 욕망의 노예가 되고, 내 뒤에 욕심을 두면 욕망의 지배자가 됩니다."라고.
그리고 다음날, 놀랍게도 두 분 다 170만이 되어서 나타나셨습니다. 누님은 이해되는데, 형님은 왜???
형님은 갈아타기를 하셨답니다. 그래서 운이 좋았던 거라고 하며 절대 욕심내지 마시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봉어빵 대신 두 분이 함께 저녁을 사시겠다고 했는데 그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좀있으면 생선구이를 먹으러 갑니다.^^
그런데, 찝찝한 부분은, 누님은 160만 정도를 유지하고 계신데, 형님은 어제 제가 안 나와 하루 못 본 사이 잘못 갈아타기를 하셔 반토막이 나 90만 정도로 있습니다. 그래서 한 분한테는 밥 얻어먹기가 좀 그렇습니다.ㅎ
3.
원래는 두 분이 나눠서 밥을 사기로 했는데, 누님이 혼자 내시겠다며 커피숍에서 커피도 쏘시고 밥값도 혼자 계산하셨습니다. 덕분에 맛있는 밥과 커피와 대화로 두시간 반 동안 감사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참고로, 아직 못다한 이야기가 많지만, 간단히 몇 가지만 짚어드리고 물러가겠습니다. 우선은, 코인 투기 조장을 하려는 의도는 없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를 말할 뿐입니다.
비트코인에 대한 두 가지 점을 짚겠습니다. 첫째는, 비트코인은 다이아몬드인가 진주인가의 논쟁. 즉, 희소성의 문제가 하나 있고, 둘째는, 안전자산에 대한 불안과 기대가 있습니다.
다이아몬드의 가격이 비싼 가장 큰 이유는 희소성 때문입니다. 한때 진주 역시 다이아몬드처럼 비쌌습니다. 역시 귀한(희소한) 것이었기에. 그런데 양식 진주가 나타나자 진주 가격은 폭락했습니다. 희소성이 사라졌으므로.
인쇄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서양 중세에 성경책은 전부 필사본으로 성경책 한 권 값이 집 한 채 값이었습니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인쇄술의 발달과 독일어로 된 성경책의 양산과 함께였습니다. 희소성이 사라진 겁니다.
요즘 가장 핫한 광수네 복덕방 이광수 대표 왈, "아파트값이 왜 오르는 지 아십니까? 희소성 때문입니다. 재건축 재개발하는 곳은 올랐습니다. 그런데 전국의 그린벨트 풀고 군사보호지역 다 풀면 아파트값이 오릅니까? 아니 전혀요. 오히려 떨어집니다. 희소성이 없어지니까 사람도 돈도 몰려들지 않습니다."
비트코인의 전체 양은 2,100만 개로 한정되어 프로그래밍됐습니다. 지금까지 1,960만 개가 발행됐습니다. non-비트코인(알트코인, 잡코인)의 어떤 것은 10억 개 정도 되고, 그런 것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따라서, 수요는 많은데 적은 수로 한정되어 있기에 높은 가격에서 거래됩니다. '디지털 금'이라고 불리우는 비트코인 가격도 요즘 급등하고 실제 금 가격도 급등하고 있습니다. 돌반지 하나에 50만 원 간다고 하고.
안전자산으로 알아왔던 부동산 폭락에 대한 불안이 새로운 안전자산을 찾아나서는 과정의 하나라고 보여집니다.
여기까지만 하고 마치겠습니다. 지난 20여일 간의 일상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kjm / 202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