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연휴 잘보내셨나요?
저는 쇼파와 물아일체, 티비와 동고동락의 경지를 경험했습니다.
오늘은 휴일당직이라 쳐진 몸을 일으켜 출근했지만....
제가 지난주 중국 상해 남쪽 저장성 원저우시(온주)로 출장 다녀왔는데 그곳 좀 소개하겠습니다.
얻어 먹은게 있다보니 이렇게라도 소개해야 될 듯 싶어서요.
온주시 정부가 관광지를 소개하고자 한국내 몇몇 기업을 초청해서 기분좋게 갔는데, 막상 무료 초청받아 갔더니 엄청 빡세게 돌려 힘들어 돌아가시는 줄 알았습니다.
자유시간이라곤 눈꼽만큼도 없어 발마사지 한번 못받고, 선물 살 시간도 없어 마지막 날 공항가며 마트에 잠시 들려야 했을 정도.
대신 고민없이 아름다운 곳 보고, 맛진 거 먹고, 좋아하는 중국 술 원없이 맘껏 마셨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온주까지 걸리는 시간은 온주시 관광자료에는 2시간 30분. 항공편 검색해보면 2시간 10분~20분.
하지만 정확한 시간은 모르겠습니다. 오가며 이용한 차이나항공은 갈때도 그랬고 올때도 연착연착이었기 때문.
더구나 한국 올때는 2시간 40분이나 공항에서 기다리며 컵라면, 쵸코파이, 물 등을 지급받았으니 한마디로 징글징글...
온주시는 중국의 유태인이라 불릴 정도로 상업에 뛰어난 사람들이 산다고 합니다.
공항도 철도도 온주의 기업인들이 돈을 모아 건설했다고 하고, 시민의 대부분이 가족기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걸 보여주듯 한국에서 온주로 가는 비행기에는 보따리상을 하는지 짐을 바리바리 싼 젊은이들이 한가득이었습니다.
또 공무원들도 가정에서는 다른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40개의 룸을 가진 민숙(펜션 비슷한 모텔)을 10개나 운영하는 사람도 만났습니다.
갔던 곳을 소개하겠습니다.
◎ 강심서(江心嶼)
강에 있는 섬을 서(嶼)라고 한다네요. 중국 4대 서(嶼)중 하나인 곳 강심서.
섬에는 당나라때 만든 높은 동탑,서탑이 있고, 청말 영국 영사관이 있는데, 잘꾸며놓은 공원을 보듯 아름다운 곳입니다.
◎ 안탕산
안탕산은 1억2천만년전 형성된 곳으로, 2005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됐고, 기이한 봉우리와 폭포, 동굴 등 풍경이 수려해 지난 2007년 중국5A급여유경구(중국 최고 관광지 등급)로 지정됐다고 합니다.
기이한 봉우리들이 많고, 천길 낭떠러지 위 산 경사면으로 길을 만들어 놓고, 더구나 걷는 중간중간 투명 아크릴 또는 철근으로 만든 전망대가 있어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하더군요.
봉우리 두곳을 연결한 다리는 마음 약한 사람들 벌벌 떨면서 걷게 하고, 까마득한 높이의 봉우리 두 곳을 연결한 줄에서 공연도 하고, 예전 약초캐던 방식으로 줄 하나에 의지해 산을 내려오는 모습도 보여줍니다.
무협지에 나옴직한 기암괴석과 쭉쭉 솟은 산봉우리, 폭포, 동굴 그리고 갖가지 이름을 붙인 바위들이 멋진 곳입니다.
◎ 신선거(神仙居)
신선이 거주한다는 곳. 세상엔 멋진 곳이 참으로 많은가 봅니다. 여긴 쭉쭉 솟은 또는 장벽을 연상케하는 넓디넓은 바위가 산을 이루는데 정말 멋진 곳입니다.
안탕산과 비슷하게 아름다운데 안탕산은 이제 관광지로 개발을 시작한 곳이고, 신선거는 개발이 많이 된 곳입니다.
신선거 초입 조금 걷다가 일행중 등산코스를 개발하는 팀은 배낭매고 뛰다시피 올라가고, 우리는 편하게 케이블카로... 내려올때도 우리는 케이블카로 편하게, 등산코스 개발팀은 걷거나 뛰면서 내려옵니다. 이래서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느냐도 중요한가 봅니다. ㅎㅎ
그리고 산 정상 부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이 높은 곳에서도 해산물이 풍부한 점심이 나옵니다. 헐~
역시 이곳에도 산봉우리를 연결한 다리가 있으며, 안탕산보다 더 길고 멋진 풍광입니다. 산기슭 천길 낭떠러지 위에 길을 만들고,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드는 코스 개발이 중국관광지의 컨셉인가 봅니다. 역시 멋진 곳입니다.
◎ 여수역 중국 고거리
관광지라고 하기엔 너무 일상적인 중국인의 삶을 보여주는 곳. 닭들이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개들이 늘어지게 자는 곳. 관광상품을 이것 저것 파는데 조잡해서 사고싶은게 없더군요.
높은 빌딩으로 개발되지않은 지저분한, 그리고 속옷차림의 남성들이 있는 중국의 속살을 보는 것 같지만 그래도 멋진 풍경이 있어 다행입니다.
또 거리를 보며 전혀 기대할 수 없었던 음식점. 즉 엘리베이터가 운행되고, 개구리요리로 중국내 요리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음식점이 있어 아~ 여기도 관광지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남계강 뗏목체럼
소동파(소식), 이태백(이백)이 이곳에 있었다면 시 한수 멋지게 읊었을 곳. 멋진 절경을 보며 조용히 강을 떠내려가자니 그간 피곤이 시나브로 풀리는 듯 합니다.
더구나 일행중 한사람이 핸드폰으로 중국 여자가수 노래를 들려주니 감성충만 중국으로 이끌려 더 멋지더군요.
강물에 몸을 맡기는데 대나무를 열십자로 만들고 그위에서 훌라후프도 하고 묘기를 하는 여자가 있고, 가마우지낚시(새를 이용한 낚시)도 보여줍니다.
웅장하기보다는 한국과 비슷한 산세와 강물... 소담하게 아름다운 곳입니다.
◎ 중국 음식
일단 1/3도 먹기 힘들 정도로 많이 준다는 점. 처음보다 나중에 더 맛있는 음식이 나온다는 점.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린 접시에 음식을 내오고, 그 독한 백주(빠이주)를 맥주컵 반정도 컵에 따르고 완샷한다는 점. 밥먹으며 담배를 마음껏 피울 수 있다는 점은 정말 행복 만땅입니다.
다만 닭벼슬이 있는 그대로 닭요리가 나오고, 오리혀와 오리발도 그 모습 그대로, 돼지고기는 비계가 너무 많아 힘들었다는 점이 좀 불편했습니다.
하루는 통 양고기를 대접한다고 해서 버스를 타고 가는데, 인가가 거의 없는 산과 계곡을 따라 한참 들어가 이제는 어디 팔려가는게 아닌가 슬슬 불안해질 때 쯤, 갑자기 보이는 산경사면을 채운 음식점의 빨간 등불. 여기도 관광지가 될 수 있겠더군요. 멋졌습니다. 음식도 맛있고.
여튼 온주시는 바다와 산이 있어 식재료가 다양하고, 해산물을 좋아하는 내 취향을 저격하듯 육고기보다 해산물이 많이 나와 정말 좋았습니다.
다만 그 많은 음식을 놓고 매 끼니 컵라면으로 식사를 대신하고, 생존을 위해 최소한의 음식을 먹는 사람, 가져간 고추장으로 밥을 비벼 먹는 사람을 보며...
현지식이 뭐든 무조건 잘먹는 저야말로 전생에 중국사람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님 진정한 세계인...ㅎㅎ
온주시 정말 다시 가고 싶은 곳입니다. 시정부에서 의욕이 있어 앞으로 더욱 더 멋진 곳으로 변할 것이 기대되니, 앞으로 중국여행을 계획한다면 온주시를 함 가보세요.
해변, 폭포, 기암절벽, 사찰(불교,도교) 그리고 멋진 음식이 있습니다.
첫댓글 새로운곳을 한군데 더 알게 되엇네요
감사합니다~
재만님~~ 좋은데 잘 다녀오시고 기행문에 사진까지~ 온주시는 중국 강남 절강성에 잇죠. 요긴한 자료입니다. 기행문이라 <함께걷고싶은길> 코너로 옮기겠습니다^^
좋은회사에 다니십니다~~!!! 부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