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기계설비 기술사 도전하기(1)
건축기계설비 기술사 공부에 앞서
“마음을 편하게 갖자”
기술사에 도전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한 분야에서 나름대로 최고의 자격을 갖게 되는 일인만큼 알아야 하는 지식의 범위와 양이 만만치 않고, 공부와 합격 또한 쉽지 않다. 많은 인내와 땀방울이 필요하고 시간과 돈도 투자하여야 한다.
그러나 너무 기술사 도전에 부담감을 갖지는 말자. 어차피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만 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 점수만 가지고 따진다면 절반이 약간 넘는 수준만 되면 합격되는 시험일뿐이다. 치열한 눈치 작전과 1점 차이에 당락이 엇갈리고 인생이 뒤바뀌는 수능시험에 비교하면 한결 수월한 시험이 아닐 수 없다. 고3 수험생 시절을 떠올려 본다면 훨씬 가벼운 마음으로 여유를 가지고 도전해 볼만한 시험이다.
“기술사란 운전면허증과 같은 것...”
또 기술사가 무언가 굉장히 높은 경지에 올라야만 합격할 수 있는 시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술사는 기술분야에서 또 하나의 시작일 뿐이다. 1000 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교재를 섭렵하고 1~2년간의 내공을 쌓은 후 기술사가 되었다고 해서 설비분야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도사가 되는 것도 아니다. 기계설비 이 한 분야에서만도 우리가 알아야할 기술적 지식과 아이템들이 무궁무진하고,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건물이나 시스템들이 너무나 많다.
기술사라고 해서 그 모든 것들을 알아야만 합격하는 것도 아니고 또 실제 대충 윤곽이나 개념 정도는 파악할런지는 몰라도 각각의 사안에 대하여 자신의 손바닥 들여다 보듯 읆을 수 있는 기술사들이 그 얼마나 많을 것인가? 기술사는 그저 그렇게 광활한 기술의 바다에서 이제 막 출발한 배를 항로 도면과 나침판을 가지고 인도할 수 있는 조타수가 된 것 뿐이라 생각한다. 육지로 따지면 따끈따끈한 운전면허증이라고 하면 너무 과도한 비유일까?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진정한 기술자가 될 수 있는 최소 자격, 관련 분야의 기술을 연구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운전수 그룹의 일원이 된 것이다.
“2~3년 공부할 생각이면 시작도 하지 마라”
주변에 계신 분들 중에 기술사 공부와 관련하여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 “올해는 바쁘니까 내년에 좀 한가해지면 그때 가서 본격적으로 공부해 볼 생각이다” 하물며 몇 달씩 기술사 관련 서적을 끼고 살고 계신 분들도 “나는 아직 멀었다. 남들 다들 1~2년간씩 하는 공부인데...”
몇 달씩 공부하고도 아직 얼마 하지 않은 것처럼, 아직도 시간 여유가 많이 남은 것처럼 너무 느긋하다. 한번 사는 인생에서 몇 달, 몇 년의 시간을 소비한다는 것이 그리 여유로울만한 일인가?
만일 기술사 도전을 마음에 두고 계신 분들 중에 공부 계획을 2~3년으로 잡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기술사 공부를 조언하는 말들 중에 보면 1~2년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일정표를 짜고 운동도 해가면서 체력 안배도 하라는 말들이 많다. 그렇게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가? 시작도 하기 전에 체력 단련을 하고 몇 년간의 계획을 세워야 할 정도라면 아직 기술사 공부할 준비나 수준이 되지 않은 것이다. 차라리 그 시간과 정열을 보다 쉽고 잘 할 수 있는 다른 분야에 투자하시길 권한다. 투쟙을 하시던가 창업을 해보시든지, 그것도 아니면 차라리 자녀들이나 식구에게 기억에 남을 추억거리들이라도 만들어 주시던가...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을 갖자. 기술사, 가볍게 생각하고 만만하게 보자. 그리고 자신을 한번 던져보자. 최대한 짧고 굵게! 몇 달간만 눈 꼭 감고 도전해 보자. 목표는 첫 번째 시험, 아니면 그 다음 시험에는 무조건 합격한다고 생각하라. (실상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고 시작해도 잘 안되는 것이 기술사 아닌가? 몇 년씩 할 생각이라면 시작 하지도 말자)
건축기계설비 기술사 공부하기
자, 그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기술사 공부를 시작해 보자.
먼저 기술사 공부와 관련하여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몇가지 요약하여 이야기 해 본다면,
• 전체적인 개념이나 맥락을 볼 줄 알아야 한다.
• 시대적인 흐름이나 기술적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 해당 사안에 대한 자신만의 의견이나 기술적 판단을 가져야 한다.
• 효율적이고 집중적인 공부 스타일이 필요하다.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봐야 한다”
개별적인 사안에 매몰되어 전체적인 윤곽이나 그 본연의 모습을 보지 못할 때 흔히들 사용하는 말이다. 아주 흔한 말이지만 기술사 공부를 하다보면 이 말을 잊어 버릴 때가 많다.
몇 권의 두꺼운 책들을 흝어 보고도 무언가 부족한 듯한 것이 기술사 공부인 것 같다. 기출 문제 중에 다루지 못한 몇 가지 빠진 내용들이 마음에 걸리기도 하고, 무언가 머릿속에 명쾌하게 정리되지 않은 것 같아 좀 더 잘 정리되어 있다는 다른 교재, 다른 학원, 합격한 사람의 서브노트들을 구하러 다닌다. 책은 한두권이면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그 한 권의 책 내용만이라도 얼마만큼 자신의 내용으로 만들고 이해했는지에 달려 있다.
설비분야 전체적인 윤곽을 머릿속에 그리고 각 분야별이나 사안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중요하다. 개별 사안에 대하여 한두가지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숲을 보는 식견이 있다면 전체적인 흐름을 유지하면서 무리없이 몇 장을 채워 나갈 수 있다. 개별 사안에 대하여 책에 있는 분량과 내용 그대로 모두 외워 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별 상관도 없는 이야기를 갖다 붙여 놓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비슷한 내용 두리뭉실 두세번 반복하는 꼼수로는 오히려 자신의 밑천만 그대로 드러내 놓는 꼴이다.
“너무 지나치게 파고 들지 말자”
나는 지나치게 학구적이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필요한만큼 효율적으로 공부해야지 개별 사안에 지나치게 파고 들어 불필요한 시간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각각의 내용들에 대하여 광범위하고도 심도있게 공부했는데 그 중 시험에 나오는 것은 불과 몇 개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최근의 출제 경향은 개별적인 용어나 특정 사안에 대해 까탈스럽게 묻는 것보다는 어느 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나 식견을 묻는 문제가 보다 비중을 넓혀가고 있다. 그리고 한 두 문제 듣도 보지도 못한 난해한 문제가 나오면 안(?) 풀면 될 것 아닌가. 한 두 문제를 풀고자 정작 비중있는 나머지 문제들을 소홀하게 되는 실수는 하지 말자.
“쉽게 쉽게 공부하자”
또한 지나치게 완벽하게 공부하려는 것도 말리고 싶다. 암기하기 어려운 도표나 수치들, 눈에 잘 안 들어오는 그림들, 몇 번을 외워도 자꾸만 헷갈리는 화학식들, 혀가 절로 꼬이는 낯선 영어 단어의 스펠링 등. 굳이 잘 이해가 가지 않고 외워지지도 않는 내용들은 대충 넘어가자. 그런 내용들은 일단 한번 읽어보고 “기술사 시험에 나올 만한 것인가”, “이 부분의 주제와 관련하여 꼭 필요한 내용인가”, “이 내용을 시험때 적어 넣으면 많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인가”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이렇게 물어보고 나서 스스로 꼭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되는 것만 추려서 외우고 암기하자.
이와는 반대로 법규적인 내용이나 수치, 그 아이템의 기본 원리를 표현하는 아주 기초적인 그림이나 수식들은 오히려 머릿속에 잘 정리해야 한다. 아주 세밀하고 주변적인 수치들이나 내용들은 이러한 핵심적인 사항들을 모두 공부하고 나서 시간이 나면 그때 추가적으로 외우자 (그럴리는 없겠지만...)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건설분야에서 기계설비나 전기설비만큼 변화가 빠르고 많은 곳도 드물다. 아이디어나 신기술의 개발이 쉽게 제품화로 연결될 수 있을만큼 아이템들의 덩치가 건축이나 토목에 비해 경량이고, 신제품의 효율이나 성능의 향상은 곧바로 유지관리비와 직결되어 사용자에게 금전적인 혜택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또한 웰빙을 넘어 친환경과 신재생 에너지가 유행어처럼 떠도는 요즘 이에 편승하기 위한 업체들의 기술 개발 노력도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그래서 건축설비 기술자는 시대적인 흐름과 기술적인 변화에 누구보다도 관심을 갖고 있어야 한다. 수년간의 기술사 기출 문제를 정리하다 보면 이러한 기술적인 변화가 시험에 반영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공동주택의 환기설비에 있어서 요즘은 시공비가 저렴한 하이브리드 환기설비가 많이 적용되고 있는데, 정작 자신의 수준은 이제 막 실내공기질 법규를 마쳤거나 열교환식 덕트 방식에서 헤매고 있다면 곰곰히 자신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맥락을 못 짚고 있는 것이다.
기술적인 흐름이나 변화를 가장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매년 개최되는 건축 관련 박람회이다. 해마다 이와 같은 각종 박람회 등을 참석해 보면 작년과 올해의 기술 변화가 한눈에 들어오고 업계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다. 기술사 시험문제를 만드는 사람들은 현장에 있는 우리들보다 오히려 이러한 변화에 민감하다. 출제위원들도 이 업종에 발 담그고 있는한 보다 직접적인 경제적인 이유로 인하여 신기술이나 신제품 등에 대하여 관심을 갖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기술사 합격의 가능성을 높이려면 출제위원들과 눈높이를 맞추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같은 차원, 비슷한 시대에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기술 변화의 흐름에 편승하는 또다른 방법은 설비 관련 학회의 학회지나 논문집, 건설신문의 뉴스 등 정보를 통해서이다. 필요한 학회나 인터넷 사이트에 회원으로 가입해서 주기적으로 자료나 메일, 뉴스레터 등을 신청해 놓으면 굳이 찾아 다니는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그러한 최신의 경향과 흐름에 접하게 된다. 참고로 많이들 알고 계시는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http://www.auric.or.kr)를 애용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다른 방법은 현업에 종사하고 있다면 관련 협력업체를 통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감리단에 근무하고 있다면 자재승인시 업체들의 카다로그나 기술자료를 꼼꼼히 읽어 보기만 해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고, 필요하다면 직접 이야기를 나누어보거나 추가적인 자료를 요청하여도 좋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하이브리드 환기설비 자재 승인을 하면서 법규적인 사항을 전체적으로 정리해 보고 해당 업체의 사양과 비교도 해보고, 타 제조업체나 시공사의 경우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알아본다면 저절로 공부도 되고 기술적 흐름도 읽게 될 것이다.
“서술하는 것보다 논할 줄 알아야 한다”
기술사는 어떤 사안이나 문제에 대하여 단순하게 서술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책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것과 더불어 자신의 판단이나 의견을 적어 넣는다면 채점 시에도 좋게 반영될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판단력이나 식견이 하루 아침에 저절로 생기는 것도 아니고 여느 책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데 있다.
하지만 일상의 업무를 보면서도 항상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시각을 가지고 바라보면 이와 같은 판단력이나 식견을 갖는데 한결 도움이 될 것이다.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도 관심을 갖고 귀 기울이고, 관련 업체들과도 적극적으로 이야기 하다보면 느끼는 점들도 많다. 또 공부를 할 때에도 책에 적힌 내용을 이리저리 따져보고 현업에서 느꼈던 문제점이나 생각들을 몇 줄이라도 책에 자유스럽게 적는 습관을 들이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집중적인 공부를 하자”
몇 번이고 책의 내용을 읽어봐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그럴 때는 할 수 없다. 나보다 잘 아는 사람에게 물어보거나 그 시스템이 있는 현장을 방문해서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가장 좋다. 인터넷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기는 하나 생각보다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내용적으로도 충실한 자료를 얻기가 힘들었다.
기술사 공부를 하면 서브노트를 만들라고 다들 충고한다. 서브노트로 옮겨 정리하면서 내용 정리도 되고 쓰는 연습도 되고 나중에 다시 한번 복습할 때 시간 절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서브노트를 만들되 컴퓨터를 이용해 타이핑 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손으로 직접 쓰는 것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수 있고 나중에 공부하다가 좋은 내용이 있어 더 추가하고 싶어도 수기로 작성하면 중간에 끼워 넣기가 힘들다. 또 복습할 때도 손으로 쓴 것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단점이 있다. 그림과 같은 부분은 굳이 스캔해서 부칠 필요까지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적당히 빈칸으로 남겨놓고 타이핑하고 출력한 뒤 손으로 직접 그려보는 것이 공부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공부는 집중적으로 하자. 앞에 말한 것과 같이 1~2년이라는 계획은 세우지도 마라. 무조건 첫 번 아니면 두 번째는 된다는 자신감과 목표를 가지고 시작하자. 몇 달간만 올인하자. 담배는 어쩔 수 없겠지만 최소한 술은 줄여야 할 것이다. 술 먹으면 뒤끝이 며칠 가기도 하고 공부하면서 받는 나름대로의 스트레스와 심적 중압감에 폭음을 하기 쉽기 때문이다. 체력 관리도 필요없다. 오로지 공부만 하자. 퇴근하고 집 근처에 도서관이 있다면 무조건 도서관에 가서 문 닫을 때까지 자리 지키다 와라. 마땅한 곳이 없으면 사무실에서 10시까지는 공부하고 집에 가자. 그리고 집에 가서도 씻고 한숨 돌리고 나서는 새벽 1~2시까지는 공부하다 잠자리에 들자. 오로지 몇 달간만은 공부에 매달리자.
업무 시간에 공부하는 것은 그리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공부하면서 업무 보느라 집중도도 떨어지고 주변의 눈치도 마음에 걸려 편치 않다. 차라리 업무 시간에는 인터넷을 이용한 자료의 검색이나 서브 노트의 타이핑(남들이 보면 엄청 열심히 일하고 있는지 알겠죠^^), 업무의 내용을 공부로 연결하는 방식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시험보기 직전에는 반드시 전체적으로 내용을 쭉 흝어볼 시간이 며칠 필요하다. 경험상 다들 공감하겠지만 시험 직전의 벼락치기만큼 효과적인 공부 방법도 없을 것이다.
“책도 효율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일단 큰 서점에 가서 몇 권 안되는 건축설비 기술사 교재를 뽑아 그 자리에서 1~2시간 대충 훑어보자. 몇 권을 책들을 대충이라도 넘겨보다 보면서 내용이 눈에 잘 들어오면서도 정리가 잘 되어있다 싶은 책 1권만 구입하자. 혹시 학원에 등록해서 학원의 교재를 구입했다면 또다른 교재는 굳이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1~2년 동안 공부할 생각이 아니라면 1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이해하려면 최소한 몇 달은 걸릴테니까...
책은 일단 1권으로 시작해 섯달 정도 공부해서 첫번째 시험에 무조건 도전한다. 일단 시험을 한번 보고 나면 무엇이 부족한지, 어떤 것을 더 채워넣어야 하는지 몸소 느끼게 될 것이다. 그때 가서 꼭 필요하다면 다른 책 1권을 더 보던지, 아니면 이미 만들어 놓은 서브 노트에 부족했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인터넷이나 여기저기서 자료들을 찾아 내용을 보충하여 완성도를 높히는 식으로 두번째 시험을 준비하자. 여러 권의 책을 처음부터 사놓고 공부를 시작하면 진도도 나가지 않고, 전체적인 맥락도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효율적인 공부가 되질 않는다. 그야말로 물량과 시간의 싸움이라는 진흙탕에 빠지고 말 공산이 크다.
교재의 내용에서 부족한 것을 보충하는데 있어서는 '대한설비공학회'에서 발간한 4권짜리 [설비공학편람]을 추천한다. 다소 비싸기는 하지만 각 분야의 설비 전문가들이 참여해 광범위하고도 심도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 시험 공부뿐만 아니라 현업을 하면서도 두고두고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시공과 관련해서는 건교부 표준시방서나 주택공사의 관련 자료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일부 교재간에 상이한 부분들(예를 들자면 배관 보온 두께나 배수관의 관경별 구배 등)이 있는데 표준 시방에 언급된 사항이라면 표준시방서 내용으로 정리하면 될 것이고, 공동주택 관련해서는 주택공사 자료들 정도면 충분하리라 생각한다.
책을 구입하고 나서 공부하는 방식은 자신의 스타일에 맞춰서 하면 될 것인데, 아래와 같이 본인의 사례를 소개하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1) 4~5년 정도의 기술사 기출문제를 직접 분야별로 정리해 본다. 보통 교재에서는 연도별로 기출문제를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 많은데, 공부를 연도별로 하는 것이 아닌 만큼 각 분야별로 경향이나 아이템별 비중을 파악해 보려면 공종이나 분야별로 다시 분류해 놓는 것이 좋으며, 이 자체만으로도 많은 공부가 된다.
(2) 먼저 한달 정도의 시간을 정해 처음서부터 끝까지 교재의 내용을 빠르게 쭉 읽어 나간다. 이때 잘 읽혀지지 않는 부분들에 굳이 매달리지 말고 “이런 내용들이 있구나” 하는 정도로 넘어가면서 전체적인 내용 파악에 신경 쓴다.
(3) 교재를 보면서 한 파트(분야)가 끝날 때마다 앞서 정리했던 기출 문제들을 다시 한번 읽어보면서 해당 분야서 어떤 사항들이 비중있게 다루어졌는지, 출제 경형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 머릿속에서 계속 되새겨 보면서 교재를 읽어 나간다.
(4) 한달 정도쯤 되어 전체적으로 책 한권을 다 읽고 나면 자신이 기술적으로 부족한 분야가 어디인지, 교재의 내용중 조금 부족하다 싶은 부분이 어디인지 나름대로 정리해 본다. (중간중간 기출문제를 계속 보면서 왔기 때문에 이러한 윤곽들이 대충은 보이게 된다)
(5) 서브 노트의 목차를 만들어 본다. 일단 한번 읽어 보았던 교재의 내용을 바탕으로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아주 쉬워서 굳이 정리하지 않아도 될 듯한 내용은 과감히 빼버리자. 그리고 기출 문제중 중요한 사항이라고 판단되는 부분은 교재에 없더라도 목차에 넣어 나중에 다른 교재나 자료를 통해서라도 내용을 채워 넣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최근의 설비분야 이슈나 현안, 흐름 중에서 반드시 정리해 보아야 할 내용들을 추려본다. 공동주택의 하이브리드 환기설비와 PB 이중관 공법, 각방 온도조절 시스템, 층간 소음, 베이크아웃, 그리고 CM, VE, BTL, 축열설비, 우수 재활용(또는 수자원 절약), EHP와 GHP, 신재생 에너지, 친환경 건축, 유비쿼터스, 기후변화 협약 등등등. 대부분의 교재들이 출판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현안을 시의적절하게 다루지 못하고 있는 부분들도 많이 있다. 예를 들어 PMIS와 BIM를 다루는 시대에 CALS나 ERP 등은 이제 목차에서 빼도 무난할 듯 싶다.
서브 노트의 목차를 먼저 만들어 놓는 일은 전체적인 공부 스케쥴을 잡는데도 도움이 된다. 서브 노트를 만들며 공부를 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계획중의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체감적으로 알 수 있고, 목차를 볼 때마다 공부를 재촉하는 효과도 있다.
(6) 작성된 서브 노트 목차에 의해 다시 한번 교재의 내용을 정독하면서 서브 노트를 작성한다. 이번에는 핵심적인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서 확실히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내용들을 조리있게 정리하고 답안에 써넣을 그림이나 도표들을 선별하여 정리한다.(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저자가 참고로 붙여 놓은 복잡한 도표나 어려운 그림들은 과감히 빼버린다. 나중에 복습할 때 시간이 지연된다)
(7) 서브 노트는 문제은행식보다는 해당 부분의 전체적인 문맥을 알아볼 수 있고 내용간의 상호 연관성을 유지하면서 한 분야나 공종별로 쭉 이어서 써내려 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문제 은행식으로 정리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유사한 내용들이 반복되어질 수 있고, 어떤 것을 선택하여 넣을지 고민되는 부분이 많아 서브 노트의 분량이 커지기 쉽다.
시험볼 때도 어떤 사안에 대하여 전체적인 흐름을 알고 있고 앞 뒤 연관된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면 훨씬 풍부한 답안을 쓸 수 있다. 예를들어 증기배관의 냉각 레그에 대해 논하라는 문제가 나온다면 단편적으로 냉각 레그에 대한 몇 줄의 서술과 그림을 그려 넣는 것보다, 같은 맥락에 있는 증기 트랩에 대한 내용, 응축수 배관이나 시공시 주의사항, 응축수 처리의 중요성 등등 주변 사항들을 폭넓게 쓸 수 있다면 훨씬 좋을 것이다. (문제별로 정리하는 문제 은행식은 각각의 내용들간의 연관성을 쉽게 떠올리는데 상대적으로 불리하기 때문에 시험시 내용의 흐름을 부드럽게 이어가면서 기술해 나가는데 불리할 것이다)
(8) 서브 노트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어느 정도 타자 실력이 된다면 컴퓨터를 이용한 타이핑을 추천한다. 그림은 직접 그려 넣는게 좋고 여건이 된다면 복사하거나 스캔해서 붙혀 놓아도 좋을 것이다. 마음 한편이 뿌듯하고 볼 때마다 은근히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9) 약 2달여 간에 걸쳐 서브 노트를 정리하고 나면 전체적으로 빠진 부분이 없는지, 특정 분야에 배치하기 보다는 별도로 공통적인 내용으로 묶어 정리해 두는 것이 좋을만한 부분들은 없는지 살펴본다. 예를 들자면 "건물에서의 에너지 절감 방안을 논하라" 하는 식의 사안이다. 급수설비에서의 에너지 절감방안, 공조설비에서의 에너지 절감 방안,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하는 방법, 자동제어를 이용하는 방법, 축열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법, 에너지 절약계획서나 신재생에너지 관련 법규의 내용 등 일련의 관련 내용들을 별도로 전체적으로 정리해 놓으면 총괄적인 식견도 생기고 시험 때에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영장의 에너지 절감방안에 대하여 논하라"고 출제되면 그 중 수영장에 적용할만한 내용들을 골라서 적으면 될 것이고, "초고층 건물에서의 에너지 절감방안에 대하여 논하라"라고 한다면 초고층에 적용될만한 내용들을 추려 적으면 되기 때문이다. 법규적인 사항처럼 공통적인 내용들은 개요나 결론 부위에 어디든지 적당히 써넣을 수도 있다.
(10) 첫번째 시험 도전 1주일 전부터는 서브 노트를 중심으로 내용을 최종적으로 정리해 본다. (준비가 됐든 안됐든 첫번째 시험은 무조건 도전해 봐야 한다. 그래야 두번째 시험 준비가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 다행히 한번에 시험에 합격하면 좋겠지만 혹시 성공하지 못했다면 공부한 내용중 무엇이 부족했는지 전체적으로 서브 노트를 살펴보면서 미진한 부분들을 짚어 보고, 자료들을 찾아 보충하거나 새로 내용을 정리해 채워 넣는 식으로 차분히 두번째 시험을 준비하면 된다. 서브 노트를 정리할 때는 지속적으로 현장에서 느꼈던 점들이나 경험들을 생각이 날 때마다 추가해 적어 놓으면서 내용을 살아있는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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