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질 더러운 그녀와 연애중
-성질 더러운 그녀 정원과 소심한 남자 은샘이야기-
작 가 ☆루미☆(gyesan309@naver.com)
연재시작일 2010년 3월 19일
24. 은샘 이야기
현아가 나가자 희원이는 난감해했다. 한번도 저런 표정 지은 적 없었는데 이번엔 웬일일까? 아영이는 뭐가 좋은지 히죽거리고 있었다.
"희원이 너한텐 사실 정원이도 아까운데. 정원이 같은 날라리 좋아하지마아~"
"정아영!"
희원이는 잔뜩 굳은 얼굴로 저음으로 말했다. 아영이에겐 한번도 저런 저음으로 말한 적 없었는데 이번엔 좀 화가 났나보다.
"너 말 함부로 하지 마라."
"희원이 화났어? 난 그냥 얘기한 건데... 니가 말한 애가 신정원 같아서 신정원이라고 얘기한 건데~"
그때 공부방 문을 열고 정원이가 들어왔다. 정원이 역시 화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왠지 저 표정 어디서 본 것 같다. 어디서 봤더라? 아! 저번에 공사장에서 소은이 때릴 때 봤었구나. 이번에도 같은 표정인 걸 보니 제대로 빡쳤나 보다.
"정아영, 너 뭔 개소리 했냐?"
"개소리라니?"
"씨발, 시치미 떼지마! 뭔 개소리 했냐고! 강희원, 넌 또 뭔 개소리를 한 거냐?"
현아가 정원이한테 얘기한 건가? 왠지 그런 것 같은데.
"정아영, 너 함부로 지껄이지 마라."
"내가 뭘 어쨌길래 그러는 거야, 너!"
"그건 니 년이 더 잘 알지 않나? 그리고 강희원, 네 새끼가 더 잘 알텐데."
맞구나. 현아가 얘기한 거.
"정원아, 진정하구 흥분 좀 가라 앉혀."
통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이대로 지켜볼 수만은 없기에 정원이를 말렸다. 정원이가 나를 쏘아 보았다. 헉. 무서웠다. 그, 그런 눈으로 보지마, 무서워.
"진정? 내가 지금 진정하게 생겼어?"
"현아 말 듣고 그러는 거니, 너?"
아영이가 정원이의 속을 더 긁고 있었다. 휴... 소은이랑 싸울 때보다 더 심한데?
"난 그냥 내 의견을 말했을 뿐인데, 뭘."
"그래서 희원이 말 듣고 희원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라고 그랬냐?"
"응. 넌 것 같아서. 딱 너잖아. 근데 솔직히 너한테는 희원이도 아까워. 은샘이는 더더욱 아깝고. 난 희원이 이해할 수 없어. 은샘이도 그렇구. 너 잘난 거 없는데 왜 다들 널 좋아하는 건지 모르겠어. 내가 보기에 너 매력 하나도 없는데. 넌 싸움질이나 하고 다니는 깡패잖아~ 근데 난 현아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어. 희원이가 좋아하는 애가 너인 거랑 지랑 뭔 상관이라고. 권현아가 희원이 좋아하는 거야? 걔도 희원이랑 안 어울리는데."
정원이가 주먹을 꽉 쥐고 이를 악 문 채로 아영이를 쏘아보았다. 아영이는 그런 정원이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은샘이는 내 거야. 처음부터 은샘인 너랑 어울리지 않았어. 너랑 은샘인 처음부터 사귀지 말았어야 했다구. 그리고 희원이도 물론 어울리지 않아. 너한테 희원이 가당키나 하니? 차라리 너보단 김소은인가? 걔가 더 낫겠다. 희원이도 은샘이도 너에겐 과분하다구."
짝.
정원이가 아영이의 뺨을 때렸다. 아영이는 씨익 웃을 뿐이었다. 그래도 요즘 들어서 나름 침착하려고 애쓴 정원인데... 이번에는 정원이가 밀리는 것 같다.
"할 줄 아는 게 주먹질 뿐이지? 폭력 뿐이지? 넌 무조건 폭력이지? 세상엔 주먹이 다는 아닌데. 넌 아직도 모르겠니? 주먹이면 단 줄 알아?"
"아영아, 그만해, 이제."
내가 아영이를 말렸다.
"은샘아, 너도 잘 생각해. 신정원 같은 애 사귀지마. 저런 깡패 같은 애 사귀면 너만 힘들어. 쟤는 네 앞길을 방해할 사람이야. 너한테 이로울 거 하나도 없어."
좀 듣기 그렇네. 정원이는 나에게 그 자체만으로 활력소인데. 난 그렇게 생각한 적 없는데... 내겐 정원이가 얼마나 도움을 주는 사람이고, 얼마나 이로움을 주는 사람인데...
"하, 씨발. 존나 미안하네? 도움 하나도 안 되서? 그러는 너는 도움 되냐? 내가 보기에도 너도 도움 안 되는 건 마찬가지다. 사돈 남말 하지마라."
"깡패 같은 너보다야 내가 백 배 낫지~"
정원이의 주먹이 또다시 움찔거렸다.
"씨발, 그만 좀 해!"
희원이가 소리쳤다.
"강희원, 니가 저지른 일이니까 니가 풀어라. 하긴 풀 것도 없겠다. 오늘부로 현아랑 쌩까기로 했으니까. 현아가 네 새끼 좋아하거든? 근데 니 새끼랑 정아영 년 때문에 제대로 오해 하고 있거든? 아, 씨발. 짜증나게."
현아랑 대한 싸우고 왔나보다. 현아랑 잘 싸우지 않았는데... 현아가 진짜 희원이를 좋아하고 있었구나. 그동안 끙끙 앓았었겠네. 저번에 희원이가 정원이랑 사귄다고 최민섭에게 거짓말 했을 때도 신경 쓰였겠다.
"정아영, 네 년 혼자 다 가져라. 희원이도 갖고, 은샘이도 다 가져라. 씨발, 좋겠다? 두 남자 다 가져서?"
정원이는 이렇게 말하고는 공부방을 나가버렸다.
"정아영, 넌 뭐하는 년이냐?"
희원이가 아영이에게 화를 냈다.
"니 년이 뭔데 이따위로 이간질 시키는 거냐? 이게 니가 만든 꼬라지다. 마음에 드냐?"
"... 그냥 내 생각이 그렇다는 건데 그게 죄야? 내 생각 말하지도 못해?"
"넌 말하는 게 그따위냐? 개념이 없어?"
희원이도 빡쳤나 보다. 희워이가 아영이에게 저렇게 말할 줄 몰랐다.
"희원아, 아영이한테 너무 심하잖아."
"심해? 뭐가 심한데? 이정도는 약과 아니냐? 정아영이 정원이한테 했던 말에 비하면 약과 아니냐?"
"그래도 아영이 5년 친구잖아."
"5년 친구가 이따위로 그러고 있냐? 정원인 13년 친구다. 솔직히 나한텐 정아영보다 정원이가 더 소중하다. 난 정아영 친구로 생각한 적 없다. 정아영, 넌 나한테 친구인 적 없다. 그냥 아는 애일 뿐이다. 내겐 너보다 현아랑 정원이가 더 소중하다. 걔네가 내 친구지 넌 그냥 아는 애에 불과하다, 알겠냐?"
그 말에 아영이의 얼굴이 멍해졌다. 아영이는 희원이의 말에 충격 받았는지 비틀거리기까지 했다.
"그런 말이 어딨어. 아영이도 다 같은 친구지. 지금껏 같이 지내왔잖아. 아무리 화나도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
"아무리 친하지 않아도 그딴 말 하는 거 아니다."
휴.... 희원이도 말발은 세갖고 한 마디도 안 지는구나. 정원이랑 다니면서 말발만 늘었나? 근데 왜 난 안 늘지? 13년을 같이 지냈는데. 어찌됐건 지금 이 상황을 말려야 하는데.
"정아영, 너 말 함부로 하지 마라. 말하기 전에 생각 좀 해라. 독일에선 개념없어도 됐겠지만 여긴 안 그렇다. 예의가 뭔진 알지? 개념 없고 생각 없으면 넌 평생 혼자 지낼거다. 왕따가 왜 왕따인지 모르지? 정도연이 왜 지금까지 왕따인지 모르지? 개념이 없어서다. 알겠냐?"
희원이는 이렇게 말하고 공부방을 나가버렸다. 아영이는 바닥에 멍한 채로 주저앉아 버렸다.
"아영아..."
조심스럽게 아영이에게 다가갔다. 아영이의 어깨가 들썩이고 있었다. 그러고는....
"흑... 흑... 흑..."
아영이는 울기 시작했다. 난감한걸?
"은샘아... 흑흑..."
아영이가 내 품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난감했지만 그래도 가만히 있었다. 아영이가 안 돼 보여서...
"희원이가 한 말 진심은 아닐 거야. 화가 나서 그런거야. 희원이도 좀 욱하는 성격이거든. 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거야."
"흑... 흑... 흑... 다른 사람도 아니고 희원이가 그런 말 할 줄 몰랐어... 난 희원일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영이의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내가 아영이게ㅔ 해줄 수 있는 건 그냥 위로해 주는 것 뿐인 것 같다. 희원이의 말에 아영이도 상처 받았겠네. 정원이도 아영이의 말에 상처 많이 받았겠지?
"아영아..."
"응."
"네가 희원이 말에 상처 받은 것처럼 정원이도 상처 받았을 거야. 그런 거 있다? 내가 남에게 상처주면 그 상처는 고스란히 나에게 돌아오게 돼 있어. 정원이도 상처 맣이 받았을 거야. 그래서 말은 더 신중하게 해야 하는 거구."
"......"
"정원이한테 사과해, 아영아. 때리는 것만 폭력 아닌 거 알지? 언어 폭력도 폭력인 거. 때린 상처는 금방 낫지만 가슴으로 인한 상처는 치유가 불가능하잖아. 약도 못 쓰고."
"나... 신정원 싫어... 싫은 애한테 사과 하기 싫단 말이야. 난 싫어 하는 애한테 사과 죽어도 못해. 신정원 싫어. 걔 자체가 싫다구!"
휴... 어쩌면 좋지?
"니 마음이 신정원한테 향해 있으니까. 그래서 싫어. 나도 똑같이 너 좋아하는데 니 마음은 오직 신정원한테 가 있고, 나에겐 눈길 한번 주지 않잖아! 나도 너에게 여자이고 싶단 말이야! 나도 너 좋아하는데... 신정원보다 더 좋아하는데... 흑..."
그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내 마음이 정원이만 원하는데 어떡하니. 다른 사람은 안 보이는 걸 어쩌니. 내 눈이 정원이만 보는데 어떡하니... 내 심장이 정원이에게만 뛰는 걸 어떡하니... 감정을 막을 순 없는 거잖아. 내가 너에게 나 좋아하지 말라고 할 순 없는 것처럼 나도 마찬가지야. 나에게 정원이 좋아하지 말라고 해도 내 감정이, 내 심장이, 내 마음이 정원이에게만 향하는 거 막을 수 없어... 그래서 내가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사람 감정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으면 좋을텐데... 그치? 조종할 수 있어서 누구 좋아하지 말라고 하면 멈춰버리는... 그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나도 편하고, 너도 편할지도 몰라.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거잖아. 그럴 수 없기 때문에 더 힘든 거잖아..."
더 흐느끼는 아영이.
"난 정원이가 좋아... 그래서 정원이가 아니면 안돼... 비록 지금은 헤어져 있어도 언젠가 정원이랑 다시 사귈 거야. 정원이가 꼭 나에게 다시 돌아오게 만들 거야. 꼭 그렇지 못하더라도 정원이만 바라보며 살 거야. 정원이 아닌 다른 사람은 안 보이니까... 내 눈이 정원이만 원하고, 내 마음이 정원이만 원하니까... 그래서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가 없어... 아영이 네 마음은 충분히 알지만 난 널 좋아해 줄 수가 없어... 미안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흑.. 흑... 흑..."
"꼭 나타날 거야. 널 진심으로 아껴주고 사랑할 사람. 나보다 훨씬 더 멋있고, 좋은 사람이 나타날 거야."
"없어. 그런 사람 없어! 나도 너 아니면 안돼!"
미안해, 아영아. 정말 미안해.
"우린 친구로 남자. 난 너 좋은 친구라고 생각해. 친구로서 네게 잘해줄게. 이건 할 수 있어. 네게 좋은 친구가 돼 줄게."
"흑흑... 엉엉..."
아영이는 내 품에 안겨 한참을 울었다. 나는 그냥 말없이 아영이가 그칠 때까지 토닥여 주었다.
아영아, 언젠가 반드시 나타날 거야. 널 진심으로 아껴줄 사람, 사랑해줄 사람이. 난 네게 친구로서 남을게... 친구로서는 정말 잘할게. 좋은 친구 되어 줄게. 약속할게.
아영이를 집까지 데려다 주고, 나도 집으로 왔다. 집 앞에 현아가 쭈그리고 앉아 있었다.
"현아야."
현아가 고개를 들었다. 상당히 초췌한 얼굴이다. 단 몇 시간 사이에 초췌해졌구나.
"괜찮아?"
물론 안 괜찮겠지?
"이은샘, 넌 열 안 받냐?"
"......"
"희원이가 정원이 좋아한다잖아! 열 안 받냐고!"
"... 열받는데 나도 희원이 때릴까? 그래야돼?"
그 말에 나를 보는 현아.
"기분은 좀 그런데 그래도 희원이니까... 희원인 내 친구이기도 하니까... 감정을 막을 순 없는 거니까..."
그 말에 현아가 입꼬리를 올리며 나를 비웃었다.
"니가 무슨 성인군잔줄 아냐? 좀 솔직하지 그래?"
**작가의 말**
대박을 꿈꾸는 아이 님 => 헐. 혼자만 치사하게 드시고 오다니... 나두 갈매기살도 먹고 싶은데... 힝힝. 담엔 리모컨 쏠 때 예고 좀 해주시고 쏴주세용. 헤헤헤헤.
홍차한방울 님 => 소설 첫 회 축하드려용. 열심히 건필하셨으면 좋겠어용. 님의 소설 읽어 봤는데 글자체가... 덜덜덜.... 내용은 재밌어용. 헤헤헤헤. 저두 홍차님 소설 열심히 볼게용.
첫댓글 ㅋㅋ 맛집을 많이 알고있어요~~ㅎ 맛집갈때 리모컨 쏠게요~~ 순간이동하셔요~~~~늦으면 남는게 없으니깐용!!
날마다 올려주시니깐 좋네요~~~~우부은샘!! 변하는 타이밍이 궁금하네요~~~
맞다!! 오늘도 비오네요..ㅋㅋ 비오면 왜케 술이 땡기는거죠??? 스탠바이하세요~~ 언제 쏠지몰라용~
네넹 !!! 감사해요 글씨체봐껐구용 댓글 다라주세요 ㅠ !!!
루미님처럼 잘쓰는 그날까지 ~~~
오늘 안올렸네요..; 미워할꼬임..; 리모컨 안쏴줄거에요~~~~~~~
우헤헤헤... 잼나게 봤어용... 늦었지만 댓글 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