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7월 8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 정론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떠나고 있다./조선DB |
20대 국회의원 총선이 6개월 남았다. 본 게임이 시작되기 전부터 새누리당의 ‘마음의 고향’ 대구가 주목받고 있다.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유승민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다. 현지 여론을 물으니 ‘공천 여부도 불투명하지만 공천을 받는다 해도 수성(守城)에 성공할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리얼미터가 10월 11일부터 14일까지 조사한 여론조사결과를 보자. 유승민 의원과 이재만 전 동구청장을 가상대결 식으로 붙였더니 유승민-43.9%, 이재만-39.9%라는 결과가 나왔다. 4%, 오차범위 이내의 접전이다. 여당의 전직 원내대표와 아직 출마 선언도 안한 전직 구청장의 지지율이 비슷하게 나왔다는 얘기다.
기자가 대구 시내에서 만난 50대 택시기사 A씨는 이렇게 말했다.
“유승민 의원한테 안타까운 마음도 있지요. 그렇지만 유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는 태도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께서 너무 말이 없으셔서 다른 사람들과 의사소통이 잘 되는 것 아닌가 우려는 되지만, 그래도 유 의원이 그러면 안 되지요.”
또 다른 50대 자영업자 B씨는 노골적으로 유 의원에게 불만을 드러냈다.
“이미 대구 시민한테는 찍힌 겁니다. 유 의원 스스로도 늪에 빠졌다고 느끼는 거 아닙니까? ‘대구지역 초선 의원들 공천에서 불이익 받으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하질 않나, 교과서 관련해서 정부 입장에 반대 소리를 내지 않나, 불안하다는 증거 아니겠어요? 나라와 대통령을 생각하면 그런 발언하지 말고 그냥 백의종군 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안타까우면서도 지지는 못하겠습니다.”
60대 자영업자 C씨는 한마디로 일축했다. “대통령과 유승민 중 한 편을 택하라면 대통령이지요.”
2012년 3월 30일 오후 대구 수성구 효신네거리에서 김부겸 민주통합당 수성갑 후보가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조선DB |
두 번째 화제는 야당 후보인 김부겸 전 의원의 당선 여부다.
알앤서치가 28일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대구 수성 갑을 두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김부겸 전 의원의 가상 대결을 붙였더니, 김문수-45.9%, 김부겸-41.3%라는 결과가 나왔다. 동구 을과 마찬가지로 오차 범위에 근사한 차이다. 주목할 점은 응답자 중 12.7%가 ‘누구를 찍을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는 사실이다.
여러 번 대구지역 의원들의 선거 캠프에 몸담았던 D씨는 김부겸 전 의원이 당선되려면 ‘철저히 대구시민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대구에서 새누리당 지지율은 60% 이상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응답자 중40%이상이 ‘김부겸을 찍겠다’고 답했다는 건 새누리당 지지자 중에 김부겸 지지자들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 이 사람들을 더 끌어오도록 해야지요. 유승민 의원이 차세대 지도자감이라는 둥 함께 가겠다는 둥의 발언을 했는데 당선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새누리당 지지층이 싫어하는 유승민과 왜 같이 가려고 합니까. 그러면 그럴수록 50~60대는 더 등을 돌립니다.
대구 지역신문에 대구시에 편성된 내년 예산이 너무 낮다는 보도가 나가고 나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김부겸 의원이 함께 야당 지도부를 찾아가 의견 전달을 하지 않았습니까. 바로 이런 겁니다. 대구시민을 위해서라면 적으로 싸웠던 권영진 시장과도 힘을 합치는 모습, 이런 모습을 자주 보여야 해요. 자기 길을 가야 합니다. 이정현 의원이 순천에서 어떻게 했습니까. 10%를 잡으려면 이정현 의원이 어떻게 했는가를 철저히 분석해야 해요. 유승민 의원 옹호해서 젊은 층에 어필하려고 해봤자 실제 득표에는 별 도움 안 됩니다.”
유승민 의원은 4선의 헌법 수호자로 자리매김할 것인가. 배신의 정치인으로 사라질 것인가. 대구판 순천의 기적은 재현될 것인가. 6개월 후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