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 가운데 건진 자?
교회 개척 후 술 취한 사람을 많이 만났다. 곁에서 지켜봤던 권사님이 금요 기도회 나오면서 ‘그 사람들 다 어디 갔어요?’ 물었다. 운전 중에 기억난 사람을 들먹거렸다. ‘목사님, 고생하시고 술꾼 중에 건진 사람은 장로님 한 사람뿐이네요.’ 설교 시작하며 언급했더니 찬송 인도한 장로님을 변화시킨 하나님께 영광의 박수를 쳤다. 기도회 참석한 분들 안수하고 잠자리를 폈다. 술꾼들이 머릿속에 필름처럼 돌아갔다. 지하실 교회 새벽 기도 나가면 옆집 여수 아빠가 늦은 밤 술 마시고 잤다. 심장병으로 얼굴이 부은 어머니가 와서 깨워 데리고 갔다. 미안한 마음에 안절부절 어쩔 줄 몰랐다. 딸은 기독 병원 의사, 사위는 전대병원 전문의였다. 아들은 제대 후 처자식 두고 의대 복학에 심적 부담에 술을 즐겼다. 그 어머니를 전도하고 첫 심방을 갔다. 산소통을 옆에 놓고 살다 떠나셨다. 장례 치른 후 남편이 교회 오셔서 사례하셨다. 주월동 새 생명 교회 다닌 박 집사님이 새벽 기도를 나왔다. 남편이 택시 운전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술에 취해 들어왔다. 거실을 난장판 만들어 수습이 안 되면 밤중에 전화했다. 목회자인 매제도 먼 길을 달려와 아무 말 못 하고 갔다. 횡설수설한 남편을 교회로 데려가 술이 깰 때까지 하소연을 들었다. ‘목사님, 부산 형은 병원 의사여요. 잘 살아요. 부모님이 인정해요. 난 뭐여요. 공부 안 해서 운전하며 셋방살이해요..’ 훗날 동부교회 장로 임직 받는다는 소식 듣고 아내를 보내 축하했다. 김 할머니 사위가 술 마시면 밤새 딸을 못살게 굴었다. 딸 마음이 선했지만 몸집은 선머슴 같았다. 이른 아침부터 공사 헌장을 누비며 생계를 이어갔다. 잠을 충분하게 자지 못하면 고된 노동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남편 술 취한 날이면 지하 교회 유아 실에서 잤다. 김 할머니는 새벽 기도 시간에 어디서 배운 기도인지 ‘큰아들, 장문아 복 들어간다. 문 열어라. 복 나갈라 문 닫아라.’ 자식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외쳤다. 할머니 집 첫 심방을 갔다. 담아 놓은 큰 술병이 즐비하게 보였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전부 깨서 하수구에 부어라 시켰다. 할머니 순종의 손길이 아름다웠다. 하지만 사위 술 버릇은 못 고쳤다. 개척 6년 만에 우진 페인트 3층 건물로 이사하며 지하실 예배당을 탈출했다. 여 사장을 전도하여 성경을 가르쳤다. 예의 바른 분이고 눈치가 빨랐다. 췌장이 약해 통증이 심할 때 함께 기도했다. 붓으로 성구를 써서 표구해 드리며 섬겼다. 고마움을 알고 첫 명절 선물인 고급술을 받았다. 뭘 모르고 준 선물로 확인하고 바싹 깨서 버려도 하나 아깝지 않았다. 남 주면 비싼 마시고 헛된 생각에 빠질까 염려되어 깨끗하게 없앴다.
삼화 페인트 사장인 은혜 아빠도 항상 코가 빨갰다. 문제는 음주 운전이었다. 경찰에 적발되어도 아는 사람 배경으로 벌금 내고 잘 빠져나왔다. 결국 누적된 사고로 담 안에 갇혔다. 착한 아내가 새벽마다 눈물로 기도했지만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큰 사업장을 접고 세상을 떠났다. 이광애 집사님, ‘우리 목사님, 사모님 입에 달고 살았다.’ 술 대가였지만 정이 많고 손이 컸다. 오리 주물럭은 별미였고 생김치 맛은 기가 막혔다. 막내 임신했을 때 ‘먹고살기 힘든 아엠에프에 주책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제일 먼저 축하하며 초대하여 대접한 분이다. 술 문제로 친정 엄마 애간장을 녹였다. 새사람으로 만난 나 집사님은 뻥이 심해 잘 다퉜다. 술 마시면 나 집사님을 폭행해 강진 기도원으로 피신시켜 한 달 후 데려왔다. 한 번은 밤중에 손님과 싸워 북부 경찰서 유치장에 들어갔다. 중재자로 찾아가 화해시켰다. 황당한 일은 교회 부흥회 때였다. 점심 예약하고 강사 목사님과 교인들이 갔는데 준비가 안 되었다. 해장술에 완전 개 퍼짐이었다. 우리가 나서 대충 챙겨 먹고 왔다. 한 번은 다단계 손님들 위해 점심 특선 팔 때 술 마시고 ‘이 뇬들아 3천 원짜리 밥 먹고 무슨 일을 해..’ 결국 광주역 앞 은혜 회관을 접고 떠났다. 선물로 드린 ‘세상에서 방황할 때’ 테이프는 닳도록 들었다. 박 선생님 부부가 집에 없을 때 둘째가 포장마차에서 아가씨와 술을 마셨다. 아들이 취한 상태에서 아가씨를 집으로 끌어들여 문제가 생겼다. 구치소 수감이 남부끄러운 일이라 쉬쉬하며 숨겼다. 처음 당한 일로 서두르다 포악한 브로커를 만나 종처럼 끌려다녔다. 그 사실을 알고 신양 파크 호텔 커피숍에서 만나 관계를 끊었다. 내가 나서 법률 사무소 사무장인 아가씨 삼촌에게 피눈물 난 1천5백만 원 주고 합의서를 받았다. 또 사고 쳐서 부모 요청에 서울 기도원으로 야반도주시켰다. 양현수 아빠! 건축 일하는 괜찮은 가장이었다. 술을 즐기다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 입원을 거듭하였다. 첨단 병원에서 밤중에 천장을 뚫고 올라가 탈출해 나왔다. 골목길로 10킬로 정도 걸어와 도움을 청했다. 말씀으로 변화시키려고 발버둥 쳤지만 늘 한발 앞서 달아났다. 결국 간성 혼수상태에서 마지막 날, 자정을 넘기며 그의 말을 들었다. 새벽 예배 때문에 임종을 지키지 못했지만 조촐한 장례를 치르고 유골은 진도 고향에 뿌렸다. 그 아들이 중 3 때였다. 그 후 아내도 시골 교회로 갔다. 서봉기 청년, 꽃미남이고 달변가다. 유럽 축구 경기는 다 섭렵했다. 장로님 변화된 모습 보고 그 엄마가 맡겼다. 성경도 가르치고, 영화도 보고, 백수해안 도로도 가고, 밥도 자주 먹었다. 백약이 무효였다. 상무 술집 엎었을 때 내 탄원서로 빼냈다. 술 값없으면 밤에 훔쳐 마셨다. 휴~
2023. 4. 22 서당골 생명샘 발행인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 010 4793 0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