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왜 몸만 나이들게 하시고 마음은 그대로 두십니까?
제발 마음도 늙게 하여 주세요.
오래된 소설 "빙점"의 일본 여류작가인 미우라 아야꼬씨의 말이다.
이 글이 이해 되지 않는다면 아직 젊은이고 '맞어~' 하시는 분들은 이미 중년에 들어 선 분들 일거다.
나이를 먹어 보니 마음은 언제나 청춘인데 늘어가는 주름, 탄탄했던 근육들은 어느새 너덜거리고
옷을 입다가도 너무 젊은 애들 같은가 하며 눈치가 보인다.
나이 값 못한다는 소리 들을까 말 하나 행동 하나에도 조심스럽다.
그러나 겉 모습은 변할지언정 마음은 결코 늙을 수 없기에, 아니 늙고 싶지 않기에,
아니 늙더라도 아름답게 늙을 수 있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젊었을 때 부터 여러가지 취미생활을 나름 섭렵해 보았다.
헬스, 수상스키, 스쿠버다이빙에 스키, 골프, 혼자하는 배낭여행등등...이젠 체력이 안되서 못하는 것도 있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으로 무엇이 좋을까 생각하다 살사를 생각했다.
늦었지만 댄스는 늙어서까지 할 수 있을 것 같고 어쩌면 이쁜 할머니가 추면 더 근사할지도 모르겠다 생각되었다.
내 궁극의 목표인 "귀연 할머니"가 되는 것에도 분명히 도움이 될것이고..ㅋ
처음 살사 배우는 곳을 찾아보니 거의 젊은이들 동호회고,
시샵한테 전화를 해보니 '중년살사'로 검색을 해보라 한다.
참나~여기서도 밀리는군..씁쓸한 기분을 잠시 미뤄두고 다시 검색을 하여
집에서 가까운 살사엠을 찾아냈다.
처음의 어색함은 있었지만 비슷한 나이 또래의 회원들 20여명들과의 강습과 뒷풀이에 곧 익숙해졌다.
리듬감 강한 신나는 라틴 음악도 좋아하는지라 즐겁게 배우는 사이에 7번의 강습이 끝나갈 무렵
발표회를 한다고 했을 때는 다 같이 하는 것이니까 하며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 들였다.
그런데 안무를 보고나니 왜 그렇게 어려운지 엄두가 안나기도 했지만 열심히 가르쳐 주는 젬쌤과 운영진
그리고 회원들을 실망 시키지 싶지 않았고 포기하는 것은 나 자신에게도 부끄러운 일이였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결국 4명이 남았고 동지애를 느끼며(?) 다독이며 용기를 주면서 연습에 연습을 하여
드디어 발표회를 끝냈다.
생전 처음 한는 일은 얼마간 두렵기도 하고, 꼭 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뭐하러 창피한 짓을 하나 싶기도 하고,
해보지도 않고 지레 자신감이 없어 핑게 아닌 핑계로 자신을 합리화 시킨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그런 경향은 점점 심해진다.
처음 추어 보는 살사댄스, 처음 입어 보는 댄스복, 처음 해보는 속눈썹까지 붙이는 무대 화장, 큰 무대는 아니지만
관객 앞에 서 보는 일들을 언제 해보랴...그리고 해 보니까 어설프긴 해도 되지 않는가...
더구나 이 나이에...
처음 혼자 40여일간 유럽 여행을 마치고 돌아 오는 비행기에서 자신에게 감격하며 울었던 일이 문득 생각난다.
그때 느꼈던 자신감이나 세상의 따뜻함, 다양함,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새로운 만남의 신선함등에
그후로도 몇번인가 두려움 없이 혼자 배낭여행을 했었다.
무언가를 위해 열심히 몰두하고 그것이 이루어졌을 때의 뿌듯함은 느껴 본 사람만이 안다.
나는 더 많은 일탈과 도전이 필요하고, 자극 받기를 두려워 말고 긍정적인 사고를 해야지 하면서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
나에게 남아 있는 세월이 짧으니까...
작은 도전이였지만, 발표회를 끝낸 우리 4명이 느끼는 뿌뜻함과 자신감은 오롯이 우리의 것이다.
더 많은 우리 엠 식구들이 앞으로도 여러 형태의 도전을 두려워 말고 같이 즐겼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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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홍대3050살사엠]을 복사하여 넣어주는 센스
스크렙 : 새 글쓰기로 해주세요!!!
[홍대3050살사엠] 홍대의 3050을 위한 살사의 명소
매주 화요일 정모 왕초보 무료강습(7시), 프리댄스(8시반부터)
http://cafe.daum.net/Salsa.M
문의 : 미스터제임스010.2084.95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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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실비아님.. 어제는 참으로 아름다우셨어요.. 저도 그렇게 나이들어가고 싶어요.. 무언가에 빠져서 열중하며 땀흘리며 웃으며 그렇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거 같아요.. 무엇보다 나이에 상관없이 환경에 상관없이 자아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 않는 것이 소중한 것 같아요.
맞아요.. '자아실현' '꿈'..이런 것들을 품고 살아야죠. 더 늙어서 아쉬움이 남으면 비참할거 같아요.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은 클리어 하면서 살아 보아요~~
누나의 도전 정신이 부럽고 그게 누나의 큰 매력이죠 ~ 화이팅~~ 발표회 성공적으로 마치신거 축하드려요
못뵜지만 도전과 열정이 아름답네요 "귀연 할멈"보다는 "챠밍한 할멈"으로
실비아누님을 포홤한 4분의 성공담은 영원히 기억될거에요.
그리고 저또한 4분과 함께한 새로운 도전이었으며, 영원히 기억될 소중한 추억입니다. 감사합니다.
완젼 동감~~~
귀연 할머니이 꿈이셨군요....ㅎㅎㅎ
하지만 아직은 섹시한 여인이시니 좀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 가능할듯한대요...ㅎㅎ
실비아님을 알게되서 기쁘구요...그런 인연 쭈욱 이어갈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실비아님..싸랑함다~~~~~~~~~
우후훗~~부끄럽습니다만, 저 자신에게 다시 리마인드 시키는 의미에서 써 본 글이에요.
나이 들면서 더 강해지는 고집과 고정관념을 경계해야지 싶거든요.
말랑 말랑해지려고 하는데 .. 그게 참 어렵네요 ㅎㅎ
시몬/ 꽃다발까지 주고 고마워~ ㅋ
겨울B/ 챠밍한 할멈도 좋은데요 ㅎㅎ
무슈킴/ 담번에 꼭 같이 해요~~
제임스/ 젬쌤 덕분에 발표회도 하고.. 연습시키는라 고생 많았어요^^
나무/ 지금도 반 할메에요 ㅋㅋ 나이는 어려도 언니같은 나무님의 푸근함이 회원들을 얼마나 편하게 하는지 모른답니다.
두려워 못 하는 것이 아니라 타고난 유전자가 그렇다보니 못 즐긴다는...~ 아무튼 공연을 보긴 잘 봤습니다.~ 멋진 모습들에 더욱..
실비아언니~~!역쉬 멋진분이시군요~혼자 여행이라~참으로 꿈꾸는 바이지만 시도는 어려운..^^공연 걱정 많이 하셨는데,
정말 너무 멋지셨답니다~~나무님 쎅시한여인 동감한표 임당~~^^
정보님 사람에 따라 잘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있지요. 잘할 수 있는 것을 골라서 열심히 하면 되죠 모~ ㅎㅎ
이프님 뭐든 그런건 있어요.뭔가를 하기 위해선 한 두가지 희생을 감수 해야 한다는 것이죠. 칭찬 많이 해주셔서 조금은 덜 난감하네요. 감솨~ ㅎㅎ
이렇게 좋은 얘기를 이제야 봤네요... 완전 감동입니다. 대단해요~~~
꼬김님이야말로 발표회 끝내고 많은 생각들 했을 것 같아요. 뭐든 처음의 감동은 몇배로 느껴지고 몇배 즐겁죠? ㅎㅎ
실비아님의 도전정신과 열정.....귀연 할머니의 꿈~길이길이~~오래오래 쭈욱~~~~!!홧팅~싸랑해요^^*
달빛님 저도 따랑해요~~ㅎ
오~ 이 글 너무 멋있다!!
이제 봤군요..ㅎㅎ 새삼 부끄럽네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