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이라고는 하여도, 대마도 식물탐사를 위해 5일간을 미리 연가로 사용한 적이 있기 때문에,
나머지날은 모두 학교 근무를 해야만 한다. 교감이란 직책에 있는 나에겐 별 의미없는 방학일는지도 모른다.
근무하는 학교가 인문계 고등학교라 평상시는 밤 9시가 넘어야 퇴근을 하지만, 방학때는 공무원 퇴근시간에
정시 퇴근을 할 수 있어서 좋다.
퇴근 후 매일 반복되는 일상사인 야생화 사진촬영, 사진 정리작업, 홈페이지 관리, 각종 원고 쓰는 일,
식물도감 제작작업 이외에 - - - 착잡한 마음을 달래려, 오늘은 좀 특별한 일을 해보고 싶었다.
날이 좀 어둑해질 때를 기다려 야경 촬영 도구들을 준비해 본다. 사진을 배우던 초기해 준비했던 이런저런
물건들을 갑자기 찾아보니,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사진을 배우고 나서 수 십년간을 야생화 촬영에만
몰두했으니, 기본적인 촬영도구 이외의 잡동사니 악세서리들을 어디다 보관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야경촬영의 필수도구인 필터와 릴리즈조차 찾을 길이 없어 카메라와 큰 삼각대만 둘러메고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으로 집앞을 나섰다.
호원동 집 앞길에서부터 중랑천 뚝방길 방향으로 걸으면서 눈에 보이는 전경들을 시간대별로 차례로
관찰하면서 셔터를 눌러보았다. 사진촬영을 위해 인공조명은 하나도 터뜨리지 않고, 자연조명의 불빛만을
이용한 자연스런 사진을 저속셔터로 찍어보고 싶었다.
절기로 봐서는 오늘이 말복(8월 7일)인데도 최근의 다른 날처럼 찜통더위는 아니라서 다행이었다.
내 야간 산책로는 늘 같지만, 동막교 앞에서 호원동의 중랑천 뚝방길을 따라 내려가서 회룡천 인도교를 건너
중랑천 인도교를 들어서서, 의정부 경전철이 운행되는 풍경과 동막교를 건너는 차량들의 불빛에
한참동안 시선을 고정시켜 관찰한 뒤 중랑천 인도교 끝부분 장암동 광명교회 옆에 자리하고 있는
의정부 행복갤러리로 들어서서 잠시 전시사진 감상을 한 뒤, 갔던 길로 되돌아오는 코스를 이번에도 택했다.
의정부 행복갤러리는 내가 찍은 야생화 사진을 상설로 전시하고 있는 행복한 공간이라고 난 늘 말을 한다.
산책을 즐기는 많은 사람들이 용변도 볼 겸 들어와서 사진을 맘껏 감상하는 자연스런 공간이다.
한국 희귀야생화 사진 20점과 백두산 야생화 사진 10점이 큰 액자로 제작되어 잔뜩 전시되어 있다.
후래쉬를 터뜨리지 않아서 좀 어둡긴 하지만, 자연스럽고 드라마틱한 분위기가 좋아서 그냥 찍어 올려본다.
- 하늘공간/이명호 -
[ 1. 야경(회룡로) ] - 우리집 앞길
[ 2. 야경(발곡역)1 ] - 의정부 경전철 열차가 들어오고 있는 장면
[ 3. 야경(발곡역)2 ] - 경전철에 열차가 없는 장면
[ 4. 야경(장암동 롯데마트) ] - 호원동쪽 산책로에서 보면 근처에서 가장 화려한 곳
[ 5. 야경(회룡천인도교)1 ] - 아주 짧은 다리인데 밤에는 전등만 화려하다.
[ 6. 야경(회룡천인도교)2 ]
[ 7. 야경(회룡천과 회룡역) ] - 회룡천 인도교에서 촬영
[ 8. 야경(중랑천과 동막교) ] - 중랑천 인도교에서 촬영, 경전철 위의 불빛은 열차가 달린 궤적이다.
[ 9. 야경(중랑천인도교) ] - 장암동 끝쪽에서 호원동쪽을 바라보며 촬영
[ 10. 야경(가로등과 아파트) ] - 중랑천인도교 위에서 촬영
[ 11. 야경(중랑천과 호원1동)1 ] - 중랑천인도교 위에서 촬영, 좌측의 높은 불빛은 장암동 하수처리장
[ 12. 야경(중랑천과 호원1동)2 ]
[ 13. 야경(의정부 행복갤러리) ] - 화장실겸 소규모 전시관인데, 요즘은 내가 찍은 야생화 사진전을 개최하고 있다.
[ 14. 야경(백두산 야생화)1 ] - 입구 우측벽에 큰 액자 10점이 전시되어 있다.
[ 15. 야경(백두산 야생화)2 ]
[ 16. 야경(한국의 희귀야생화)1 ] - 입구 좌측벽에 큰 액자 20점이 전시되어 있다.
[ 17. 야경(한국의 희귀야생화)2 ] - 후래쉬는 사용하지 않고, 어둡지만 자연스럽게 표현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