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healing
[어느 가을날의 커피 한 잔]
귀밑머리가 희끗해져도
가을에게 허허로운 마음을 뺏기지
않고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지난날을 회상하는
중년의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요
가을 단풍처럼
찬란한 빛으로 물든 중년의 가슴에는
가을이 익어가듯
연륜만큼의 열정도 익어갑니다
한때 독버섯같던 그리움이 승화되어
아련한 추억으로 쌓여가고
뭇 가슴에 못 자국처럼 새겨졌던
그리움도
이제는 밤하늘의 별처럼 아롱져
맺혀갑니다
아직은 우리들의 삶이
미완성된 수채화로 남겨진다 해도
어느 화가의 작품보다도 아름다운
것이요,
탈고 못한 한 줄의 시가 된다 해도
어늬 시인의 싯귀보다도 영롱할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이기에
또 오늘까지 살아온 우리이기에
사랑과 그리움의 잔상에
조금 아파져도
가을 탓이라고 여기지 말고
행여 생겨날
허한 가슴시림과
체한 듯 뻐근한 가슴앓이도
가을이 준 선물이라 생각하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월요일!
감사(appreciation).
힘차게 출발하시고
福된 날 되세요
오늘은 지난 주 수요일에 처제와 동서가 살고 있는 강원도 평창군에 내려 가 있던 아내가 처제 부부의 치과 진료일이어서 공릉동 치과에 오게 되므로 그 차로 상경한다고 어제 밤에 연락을 받았기에 오전 시간 내내 매우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었다.
그런데 11시가 조금 넘자 예상보다 더 일찍 올라 와 진료를 받고 담터추어탕집으로 가고 있으니 그리로 오라는 연락이 와 네비게이션을 찍고 찾아 갔더니, 왠 걸, 우리가 공릉동에 살던 시절(1999~2011)과 전혀 딴판의 세상이 펼쳐져 있지 아니한가 말이다.
갈매역 옆에 있던 종전의 단골집은 무슨 사정인지 폐문 상태라 하고, 이 곳 담터에 커다란 추어창집이 생겨 성업을 이루고 있는 사실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세상은 확 변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내가 우물 안 개구리처럼 통 다니지 않아서 이런 세상 변화의 추이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지 않았나 하는 자괴감 마저 들 정도로 천지가 개벽하고 있음을 처연히 확인하는 순간이었지 싶다.
손님으로 가득찬 그 집의 튀김과 추어탕 맛도 일품이어서 포만감 넘치게 오찬을 마친 다음, 그 집의 커피를 자판기에서 뽑아 마신며 담소를 나누다가 처제 부부는 평창으로 출발하고, 우리는 길음동 전에 살던 동네의 단골 내과와 피부과와 안과에 가야 한다며 이동.
하늘은 청명하고 화창하여 기분도 상쾌하였다.
아내는 내과와 안과에 가고, 나는 내과와 피부과에 들러 고지혈약과 혈압약을 리필로 처방받고, 아내는 안과로, 나는 피부과에 들러 귻심했던 무좀 상태를 보여 준 후 약과 연고를 추가로 처방받아 약국에 가서 이를 구입해 오는 것으로 볼 일을 마치고 아내와 조우하여 귀갓길.
피부과 원장이 왠 일로 이리도 좋아지셨나요, 라고 묻길래 최근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맨발 걷기를 했더니 몰라 볼 정도로 무좀이 가라 앉는 것 같다 라고 말했더니, 그 역시 깜짝 놀라는 눈치였다.
귀갓길은 지난 5박 6일간 홀로 집을 지키다가 다시 아내가 복귀하는 귀갓길이어서인지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
집에 와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가 맨발 걷기하러 가야지 하고 누웠었는데, 그만 6시 20분경 까지 잠을 푹 자는 바람에 어느새 어둠이 좌악 깔려 그만 포기를 하고 아내가 차려 주는 저녁 밥상을 받고 식사부터 해결.
설거지릃 하고 나서 오후에 걷기 운동을 하지 못한 것을 벌충한답시며 묵주 들고 동네 크게 한 바퀴.
모처럼 발바닥공원을 한 바퀴 걷고 왔는데, 그 공원에도 맨발 걷기하는 주민들이 얼마나 많언 지 과연 맨발 걷기 열풍이 세차게 불고 있음을 재확인하는 듯 하였다.
그리고 진주에서 펼쳐지는 <가요무대>를 다 본 다음, 우연히 스타 다큐 시간에 지난 7일 타계하신 故 박종환 전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의 일대기 전편을 시청하며 많은 상념에 젖기도 하였다.
파란만장한 그의 삶 속에서 인생무상 마저 느낄 수 있었는데, 충분히 헤아리고도 남을만 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지금 나는 이 일지를 적으며 수원교구 조규식 요셉 신부님의 < 나의 삶, 나의 신앙>이라는 동영상을 큰형님께서 추천해 주셔서 경청하며 적고 있는데, 그 소감을 구남매 다톡방에 이렇게 적어 두었다.
"<나의 삶, 나의 신앙> 수원교구 원로 사제 조교식 노동자의 요셉 신부님의 인생 스토리, 커다란 감동을 받으며 끝까지 잘 경청했습니다.
삶의 굴곡이나 어떤 모멘트가 있을 적마다 생애 네 차례씩이나 이태리의 사제학교를 찾았다시는 신부님은 과연 '에수님을 살았다'라는 표현이 적확할 듯, 참 많은 생각을 갖게 해 주시네요.
남은 삶도 예수님과 함께 살며 성인 사제 되시기 기도 바칩니다."
한편, 오늘 낮에 내과 진료 시간이 오후 2시 이전으로 점심 시간이라 그 짜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전에 다니던 길음동성당에 들렀더니, 사무실은 월요일로 휴무이나, 경비 책임자는 나와 근무를 하고 있다가 나를 크게 반겨 주는있덕분에 잠겨 있던 성당 문을 열어 주어 조배를 할 수 있어서 감사하였다.
오늘도 천주님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