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탈라 사원
카르나타카 주에 위치한 함피는 1,600여 개의 문화 유적지가 있고 마을 전체가 세계문화 유산이라고 한다. 비자야나가르 제국은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왕조로 300여 년 이상 이곳을 지배하였고 퉁가브하드라강이 근처에 있어 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함피를 수도로 정했다고 한다.
호텔에서 5분쯤 달렸을까? 함피의 상징인 돌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돌이라 하기엔 규모가 커서 바위 덩어리가 알맞은 표현이다. 바위 덩어리가 크고 작은 산을 이루고 있었다. 가이드는 돌이 하늘에서 우박처럼 떨어졌다고 표현했다. 그만큼 함피에만 돌이 많아서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 정말 그러지 않고는 저 많은 돌이 어디서 왔는지 규명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인도의 돌이란 돌은 모두 함피에 모아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만큼 돌 천지였다. 헤마쿠타 언덕에서 본 함피는 사방이 돌로 둘러싸인 분지였다. 저 아래 비루팍샤 사원 사진에서 뒤로 보이는 바위산을 확인하세요.
바위들을 보며 감탄을 자아내는 동안 우리는 비탈라 사원 주차장에 도착하여 다시 툭툭이 스타일의 전기차를 타고 입구에 도착했다. 인도는 원래 나무가 많지 않아 돌로 만든 유적지가 많다고 하는데 이 사원은 16세기에 건축된 비자야나가르 제국의 최고 걸작으로 화강암으로 만들었으며 돌마차가 하이라이트라고 한다. 비슈누 경의 화신인 비탈라에게 헌정된 사원으로 함피에서 가장 예술적으로 정교한 힌두 사원이다.
안뜰로 향하는 동쪽 고푸람(탑이 있는 입구)은 보이는 것처럼 벽돌과 석고탑의 꼭대기 부분이 무너졌다. 힌두 사원을 건축할 때 주변에서 많이 나오는 재료를 활용한다고 하는데 화강암으로 한 층을 만들고 그 위에는 벽돌을 쌓아 올리는 특징이 있다. 함피에서 돌을 구하기 쉬움에도 불구하고 화강암을 작업하는 것이 난이도가 있기 때문에 벽돌을 사용한다고 했다. 그래서 벽돌로 쌓아올린 부분이 파손된 채로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 사원도 마찬가지다.
이 사원에서 우리가 주로 본 것은 마하 만타파(Maha Mantapa, 사원의 본당), 돌마차, 랑가 만타파(Ranga Mantapa, 행사장)의 세 곳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마하 만타파
비탈라 사원은 비자야나가르 제국 최대의 전성기였던 크리슈나데바라야 시대 이전에도 존재했으며 주요 성소와 오래된 만타파(개방형 기둥이 있는 홀 또는 파빌리온)에서 나중에 추가된 것을 알 수 있다. 마하 만타파는 비자야나가라에서 가장 훌륭한 조각품과 디자인을 갖추고 있으며 화려하게 조각되어 있다. 화강암 블록이 모두 놀라운 방식으로 결합된 것과 여러 개의 가느다란 작은 원주기둥으로 이루어진 모놀리식(하나의 돌로 깎아 만든 것) 화강암 기둥은 비자야나가르 사원 건축가와 조각가들의 예술 수준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아쉽게도 우리가 방문했을 때 이 웅장한 만타파에 대한 입장이 제한되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이곳은 개방형 홀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아름다운 조각품을 볼 수 있었다. 만타파 앞에 더 이상의 붕괴를 막기 위해 단순한 벽돌기둥을 3개 세웠는데 어색하다.
2) 돌마차
고푸람을 지나면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거대한 돌마차이다. 정교하게 조각된 돌마차는 함피의 상징으로 자주 등장한다. 전차 바닥 곳곳에 신화적인 전투 장면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사실 그것은 마차가 아니라 반은 인간이고 반은 독수리인 비슈누 경의 운반자인 가루다에게 헌정된 장식용 마차 모양으로 디자인된 사당이다. 화강암을 정교하게 조각하여 마치 마차처럼 보인다. 이것은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전차 바퀴가 축을 따라 회전할 수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훼손을 우려하여 고정시켜 놓았다. 또 색깔로 미루어 보아 최근에 돌마차 주변에 나무 울타리를 쳐 놓았다. 마차 앞에는 원래 말이 마차를 끄는 것처럼 말 조각품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 보이는 코끼리는 다른 곳에 흩어져 있던 폐허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두 마리의 코끼리가 마차를 끌고 가는 형상인데 코끼리가 너무 작아 마차를 끌고 가기에 역부족일 것 같은 조화롭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조각된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면 돌에 생명을 불어넣은 것 같은 섬세함에 정말 눈을 떼기 어려웠다. 이토록 아름다운 마차가 또 있을까? 함피의 유명한 돌마차는 인도 화폐 50루피 뒷면에 등장하여 인도의 문화유산을 나타낸다.
3) 랑가 만타파
마하 만타파 오른쪽 앞에는 화려한 화강암 조각품으로 만들어진 랑가 만타파가 있다. 마하 만타파처럼 가느다란 작은 원주 기둥과 상상의 동물 5개가 합쳐진 신화 속의 동물 얄리가 가장자리에 조각되어 있고 안쪽에는 화려한 사각형의 기둥모양이 있다. 내부 중앙에는 플랫폼이 있어서 행사장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만타파에는 직경, 모양, 길이 및 표면 마감이 서로 다른 56개의 조각된 돌 기둥이 있어 두드릴 때 음악적인 소리가 난다고 한다. 기둥에서 나오는 음 때문에 사레가마(SAREGAMA)기둥 또는 56개 음악기둥으로 유명하다. 누군가가 이 기둥을 두드리면 음이 명확하게 들릴 수 있다고 한다. 이곳의 각 기둥은 천장을 지탱하고 있으며 주 기둥은 7개의 작은 기둥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이 기둥에서 나오는 음은 서로 다른 소리를 낸다고 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둥이 소리를 내는 이유를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다. 돌기둥에서 나오는 음은 수세기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켰던 미스터리였다. 그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식민지 시대 영국인들은 두 개의 기둥을 잘라냈으나 그 미스터리는 풀리지 않은 채로 남아 있다. 몇 개의 음악 기둥은 사람들의 손때가 묻어 색깔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는데 지금은 문화재 보호를 위해 소리내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2. 비루팍샤 사원
비루팍샤 사원은 비자야나가르 제국이 함피에 수도를 정하기 이전부터 존재하였다. 비문에 따르면 비루팍샤 사원은 10세기 경 호이살라 왕조 때 처음 건설돼 16세기 비자야나가르 제국 때 증축되어 오늘날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다고 한다. 비자야나가르 제국은 1565년 이슬람-술탄국 연합에 의해 패배함으로써 수도가 정복되고 파괴되었는데 19세기 초에 동쪽과 북쪽 고푸람의 부서진 탑과 사원의 일부를 복원하는 등 대대적인 개조와 추가 공사가 있었다고 한다. 함피 사원 중 유일하게 현재도 힌두교 예배 장소로 많은 순례자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팜파파티 사원이라고도 불리는 비루팍샤 사원은 이곳의 사원들 중 가장 신성한 곳으로 시바가 주요 신이다. 현재 본당은 성소, 3개의 대기실, 기둥이 있는 홀 그리고 랑가 만타파(또는 무카 만타파, 개방형 기둥 홀)로 구성되어 있다. 랑가 만타파는 비자야나가르 제국의 최전성기였던 크리슈나데바라야가 1510년 왕의 대관식 때 사원에 헌납하였고 이 만타파 앞에 그의 돌 비문이 있다. 사원 전체는 아름답게 조각된 기둥이 있는 회랑, 출입구, 안뜰, 신사 및 기타 만타파로 둘러싸여 있다.
크리슈나데바라야는 비자야나가르 제국의 최전성기 때 왕으로 그가 이끄는 제국의 군대는 가는 곳마다 승리를 거두고 제국과 도시는 성장하고 번영하였다. 종교, 예술, 건축이 전례없는 규모로 번창한 가장 위대한 왕으로 비자야나가르 제국을 언급할 때 자주 인용된다.
만타파 기둥에는 미세한 패턴과 화려한 조각품이 있는 화강암 기둥이 여러 개 있다. 이 기둥에는 말, 사자 그리고 신화 속의 동물인 얄리(yalis)의 대형이 있는데 이는 비자야나가르의 특징이다. 내부 기둥에는 돋을새김된 조각으로 가득 장식했는데 다양한 신화적 장면들을 표현하고 있다. 이 만타파는 굽은 처마가 전면을 둘러싸고 있다. 만타파 위와 기둥이 있는 회랑 위에는 고운 벽돌과 석고 회반죽 조각품과 인물로 만든 난간이 있다. 이 벽돌과 회반죽 난간은 전형적인 비자야나가르 스타일이다. 만타파의 천장은 시바와 빠르바띠(강의 여신)의 결혼을 묘사한 그림이 있다.
사원의 성소에는 무카링가(황동으로 양각된 얼굴을 가진 시바)가 있다. 이 성소는 단순하게 생긴 공간으로 산스크리트어로 '가르브하 그리하(자궁 방 또는 지성소)'라 하며 이곳에 인간의 얼굴을 한 시바의 모습이 링가에 새겨져 있다. 힌두교에서 이 성소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접근할 수 없다. 본당 북쪽에 빠르바띠와 부바네스와리 여신을 모시는 작은 사당도 있다. 비자야나가르 시대의 크고 작은 사원의 신을 모시는 성소에는 돔 모양의 벽돌과 회반죽으로 된 탑 형태의 시카라(남부에서는 상층부의 꼭대기 부분만 가리킴)가 있다. 북쪽의 작은 고푸람 뒤의 안뜰에는 디파-스탐바(램프 기둥)와 난디(시바가 타고 다니는 황소)가 있으며 만마타 탱크로 연결되고 라마야나와 관련된 돌 부조가 있는 강으로 가는 통로가 있다.
함피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동쪽의 우뚝 솟은 고푸람은 9층이고 높이 52m로 균형이 잘 잡혀있다. 함피에 있는 사원들 중 가장 규모가 크고 웅장하며 보존 상태가 좋다. 상부는 벽돌 구조로 층이 있는 피라미드형 타워로 각 층에는 에로틱한 조각품들이 있고 하부는 화강암의 석재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화강암 입구 통로 위에 있는 고푸람에는 나무, 벽돌, 회반죽 치장벽토 형상으로 지어진 오름층이 특징인데 이는 비자야나가르 스타일이다. 미세한 장식과 형상을 얻기 위해 벽돌 구조 위에 석고를 사용했다. 사원 안에는 핀홀 카메라 역할을 하는 구멍이 있는 화강암 벽이 있다. 구멍 반대편 벽에는 이 고푸람의 모습이 거꾸로 보인다고 가이드가 말했는데 확인하지는 못했다.
첫댓글 꼼꼼한 기록으로 여행을 다시 하는 것 같아요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공부를 못 하고 가서
복습도 안 하면
럭셔리한 숙소만 생각날 것 같아
조금 공부해보니 아쉽게도
놓친 것들도 많더군요.
상세한 설명 선생님 출신이라 역시 다릅니다.ㅎㅎ
돌마차는 물론 다른 건물들도 생소한게
아마 다른것에 정신이 팔려서 못 보고 지나친것 같아요.ㅎ
아이고~ 사명님!
인솔자가 준 50루피 들고
돌마차 앞에서 사진 안 찍으셨어요?
다른 관광객이 거의 없어서
우리 일행이 사진을 많이 찍은 곳이에요.
랑가 만타파에서
사명님이 사진 찍는 거는 많이 봤어요.
@봄맞이(64평택) ㅎㅎㅎ
산만한 학생이라 이탈하여 50루피는 처음 듣는 이야기고 돌마차도 못봤어요.ㅎㅎ
인도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함피를 다녀온듯~~자세한 기행문. 감사. 감사해요
단단한 화강암으로 만든
부조와 환조 조각품들이
저의 부족한 글 솜씨로는
그 아름다움을 다 표현할 수 없었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