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식쟁이 주바리의 내돈내먹 찐리뷰] 만두하면 찬호박? 그럴 만두 하지~
스포츠경향 2022.05.01
신발원 고기만두
프로야구가 코로나를 뚫고 함성과 함께 제대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에도 프로야구가 열리지 않은 적은 없었지만 오랜 시간 무관중, 무응원, 노취식으로 치러지다 보니 예전 같은 즐거움을 느끼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죠. 올 시즌부터는 관중도 입장하고 함성 응원에 치맥까지 가능해졌으니 직관팬들은 너무 좋겠어요. 각 구단들도 이에 화답하듯 초반부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용진이형이 구단주로 있는 SSG의 깜짝 돌풍, 공공의 적이던 디펜딩챔피언 KT의 부진 등 흥미진진한 이슈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4월하면 떠오르는 야구 이슈는 바로 ‘한만두의 날’이 아닐까 싶은데요. ‘한만두’란 한 이닝에 한 투수가 한 타자에게 만루홈런 두 방을 맞은 것을 뜻하는 말로 박찬호 선수가 메이저리그 다저스 시절 세운 불멸에 가까운 기록 때문에 탄생한 말이죠.
지난 24일(한국시간)이 바로 한만두 기념일. 아, 박찬호 선수를 비하하거나 하려는 의도는 아니니 오해마시고^^. ‘한만두’는 이제 때되면 웃고 넘어가는 에피소드일 뿐이고 찬호박은 영원한 ‘코리안특급’이죠. 한만두~만두 하다보니 ‘의식의 흐름대로’ 만두가 먹고 싶어진 주바리ㅋㅋ. 제가 애정하는 맛집에서 나라별 만두 3곳으로
■ 한국식 만두-봉이만두
휘경동에 위치한 ‘봉이만두’는 허름한 외관에 좌석도 몇 개 없는 볼품 없는 공간이지만 하루 1000개 이상의 만두를 팔고 지방으로 택배까지 보낼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수제만두 맛집. 촉촉하고 말랑말랑한 고기만두는 입에 넣고 씹는 순간, 알싸한 부추향이 달큼한 육즙과 만나 감미로운 만두의 향연을 느끼게 해주죠.
과거 취영루에서 만두를 만드셨다는 사장님의 손끝에서 빚어지는 부촌 손만두는 두께가 적당하고 탄력 있는 만두피 속에 만두소로 당면과 양배추를 넣지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대신 부추, 호박, 숙주 등 야채와 다진 돼지고기를 넣어 감칠맛과 향긋함이 아주 제대로 더라고요. 주로 포장해가는 손님들이 많은데 급속냉동한 생만두나 찐만두 중에서 선택해 가져가실 수 있어요.
몇해 전엔 남양주 별내에도 새 매장을 오픈해 남편 사장님은 별내에, 아내 사장님은 휘경동을 지키고 계신다 해요. 휘경동이 원래 본점이었지만 최근엔 별내점이 본점으로 바뀌었다 하니 참조. 카드결제가 안된다는 점음 흠.
봉이만두
■ 중국식 만두-신발원, 편의방
중국집에서도 사이드메뉴로 만두를 팔긴 하지만 이태원의 쟈니덤플링처럼 중국만두만 전문으로 하는 식당은 흔치 않은데요. 주바리가 가장 애정하는 만두 맛집 ‘신발원’은 부산에 있어 놀러갈 때마다 꼭 들르는 곳이죠. 60여 년 내공을 지닌 이 집의 메뉴는 달랑 고기만두·군만두·물만두뿐입니다. 중국인들이 아침으로 먹는 콩국+과자와 월병, 공갈빵 등을 간식거리로 판매하기도 해요.
바삭한 피 안에 고기와 야채가 풍성하게 들어있는 군만두는 구웠다기보다는 튀김만두에 가까운 비주얼이에요. 하지만 한 입 베어물면 구웠는지 튀겼는지 따위는 1도 중요하지 않을 만큼 환상적인 맛. 고기만두는 두툼하지만 식감은 부드러운 만두피에 생강과 돼지고기를 넣은 만두소가 조화를 이루는 중국만두의 끝판왕. 처음엔 ‘샤오롱바오’가 아닌가 싶을 만큼 육즙이 풍부해서 ‘깜놀’하기도. 서울에서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택배 주문도 가능하니 참고.
편의방
연남동에서 만두로 유명한 편의방도 추천할 맛집인데요. 이 집에 가면 중국 본토 만두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고들 하는데, 군만두나 딤섬 등도 맛있지만 특이하게 생선찐만두를 판매하고 있어요. 삼치를 사용해서 만들기 때문에 의외로 전혀 비리지 않고 담백하답니다. 중국인 사장님 아들이 부산에 같은 이름으로 식당을 오픈했는데 만두 달인으로 방송을 타면서 이 곳의 인기가 더 많아졌다고 하네요.
■ 이탈리아식 만두-서촌김씨뜨라또리아
경복궁역 인근 통인동에 자리한 이 식당은 김도형 셰프가 운영하는 ‘서촌김씨’의 두번째 매장으로 이탈리안 뜨라또리아(대중적인 식당)예요. 샐러드, 생면 파스타, 스테이크, 와인 등을 즐길 수 있는데 특히 누룽지처럼 넓게 부쳐진 감자튀김을 버섯크림과 함께 떠먹는 ‘버섯크림 소스의 감자뇨끼’가 가장 유명하죠. 하지만 오늘의 주제에 맞게 제가 맛본 건 새우 라비올리인데요. 고기, 치즈 등으로 속을 채운 작은 사각형의 파스타를 라비올리라고 부르는데 그 모양이 꼭 만두와 비슷해 ‘이탈리아 만두’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서촌김씨뜨라또리아 새우 라비올리
비주얼을 보자면 샤프란과 단호박을 이용한 소스와 방울토마토가 거들면서 컬러감부터 남다르죠. 다른 식당보다 크기도 큼직하고 내용물이 많이 들어있어 흡사 평양만두 같이 보이는 라비올리를 입에 넣어보면 새우의 탱글한 식감과 부드러운 도우의 조화가 혀끝을 기분 좋게 만들더라고요. 한 그릇의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지만 이렇게 맛있으면 그럴 만두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