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주변의 집들을 다니며 주보를 꽂는 가운데 한 집에서 지금은 좀처럼 보기 힘든 펌프를 보았습니다. 심지어 그 댁 어르신께서 펌프질로 하고 계셨습니다.
어릴 적 외할머니댁에는 펌프로 지하수를 길어 올려서 사용했습니다. 깊은 지하에서 생수를 길어 올리려면 열심히 펌프질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펌프질하기 위해선 펌프 몸통에 한 바가지 물을 붓고 펌프질해야 생수가 쏟아집니다. 그리고 펌프에 부은 한 바가지의 물을 ‘마중물’이라고 합니다. 혹 마중물이 부족하면 펌프에서 물이 빠져 다시 마중물을 부어야 합니다. ‘마중’이라는 말은 영접하러 나간다‘는 뜻입니다. 즉 깊은 곳에 있는 생수를 지상으로 길어 올리기 위해 펌프 몸통에 물을 채움으로 압력이 생기게 하여 물을 길어 올리는 것입니다. 펌프 몸통에 부었던 그 말이 먼저 마중 나가서 지하의 생수를 지상으로 길어 올리는 길잡이를 하는 것입니다.
펌프의 마중물의 원리는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데 좋은 가르침이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소홀히 준비하는 제사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께 드릴 예배를 어떻게 준비하십니까? 밝은 빛으로 다가오시는 하나님을 어떻게 맞이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얼마나 사모합니까? 또 얼마나 감사를 드리고 있습니까? 많은 사람이 매주 예배를 드리며 은혜를 받고 돌아갑니다. 그러나 그중에 주일에 예배드리고 다음 주일에 교회에 올 때 지난주 받은 은혜를 키워서 오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받은 은혜마저 잊어버리고 간신히 믿음을 붙잡고 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기서 은혜를 키워온 이들은 ‘은혜의 마중물을 간직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즉 은혜를 키우는 사람은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하는 삶을 사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더 큰 은혜를 사모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때 은혜에 은혜가 더해질 것입니다. -꿈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