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드렛삼으로 인삼튀김을 만들어 먹어보면 그 맛에 눈이 동그래질 것이다
음식처럼 아무때나 누구든지 먹을 수 있으면서 아무런 부작용이 없는 약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와 같은 음식이야말로 이상적인 보약이라고 할 수 있겠다.
중국 본초서의 가장 오래 된 원전인 <신농본초경>이라는 책에 그와 같은 식약일체의 보약을 상약이라고 하여 120종의 약품을 나열하고 있는데 그중의 으뜸이 인삼이다.
인삼을 오랫동안 계속해서 먹으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비특이성저항력이 증가되는 작용이 나타난다는 것이 오늘날의 인삼 약효의 정설로 되어 있다.
옛날에는 인삼을 오늘날처럼 말렸다가 약으로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생것을 더덕이나 무처럼 씹어 먹거나 삶아서 고구마처럼 먹었다고 한다. 지금도 산삼은 그냥 씹어 먹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 음식중의 삼계탕이라는 것은 인삼을 음식으로 먹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또 당삼이니 인삼정과니 하는 것은 수삼을 꿀과 같이 고아서 만든 것으로 맛나는 과자인 동시에 보약이 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몇몇의 경우를 제외하고 인삼은 약으로 달여 마시는 것이 보통이다. 인삼이 음식물로 널리 이용되지 못하는 것은 값이 비싸서 엄두를 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가령 성수기 때 풍기나 인근에 있는 수삼센터에 가면 값싸게 미삼 또는 허드렛삼을 싼값으로 살 수 있다. 그것을 얇게 저며서 계란과 밀가루 푼 물에 묻혀서 기름에 튀기면 인삼튀김이 된다. 그 맛은 말할 나위도 없고 생것을 잘 씻어 양념으로 무치면 그 맛 또한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인삼 고장으로 유명한 풍기에서는 해마다 10월 초순이면 인삼제라는 축제를 연다.
다채로운 행사 가운데서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인삼으로 만든 식품의 발표 및 시식회이다. 일상 먹는 음식 가운데 인삼을 넣어 모르는 사이에 보약을 겸한다
면 얼마나 좋겠는가. 한번 가서 발표된 품목을 보니 삼계탕, 인삼닭죽, 인삼죽 등 식사류가 8종, 인삼김치, 인삼구이, 인삼경단 등 과자류가 11종, 인삼주와 인삼포도주 등 술이 2종, 기타 3종 등이 있었다. 모두 맛이 좋고 어떤 것은 인삼이 들어 있는지 모를 정도로 맛이 자연스러워 아무 저항감 없이 맛나게 먹을 수 있다.
문제는 앞에서 말했듯이 가격인데 그 비싼 인삼으로 어떻게 음식을 마련하느냐고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나 사실은 쇠고기보다도 값이 덜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