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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시대 2510년(톨킨 세계관은 제 1시대, 제 2시대, 제 3시대로 나뉘는데, 제 3시대는 반지전쟁이 종결되면서 끝나고 이 후로 제 4시대가 시작되긔), 동부인의 침략으로 인해 곤도르는 크나큰 위험에 빠졌긔. 당시 곤도르의 통치섭정이었던 키리온은 원군을 파견해줄 동맹국을 찾던 중 저 멀리 안두인 강 상류에 사는 에오세오드 족을 떠올렸긔. 에오세오드는 본래 곤도르의 동맹국이었던 로바니온 왕국이 멸망한 뒤 안두인 강 인근에 자리잡게 된 로바니온 왕국의 후손들이었긔.
당시 상황이 얼마나 절박했는지, 에오세오드에 보낸 사절 중 대다수가 사망하고 딱 한 사람만이 에오세오드 사람들이 사는 땅에 도착하여 곤도르의 위급함과 원군을 요청하는 키리온의 전갈을 전할 수 있었긔. 당시 에오세오드의 지도자는 에오를이었는데, 전갈을 받은 에오를은 곧장 군대를 일으켜 곤도르로 향했긔. 그리고 곤도르를 위협하던 적들의 후미를 치고 들어가 적들을 전멸시키며 마침내 곤도르는 구원을 받을 수 있었긔.
키리온은 감사의 의미로 그들에게 역병이 한 번 돈 뒤 사는 사람이 없게 된 땅인 칼레나드론 평원을 주고, 에오세오드 족들이 말을 매우 잘 다룬다는 점에서 착안해 그들을 말의 주인이라는 뜻으로 '로히림', 그리고 그들이 살게 된 땅을 '로한'으로 칭하게 되었긔. 그리고 곤도르와 로한에 위험이 닥치면 봉화를 올려 언제든 서로를 도와주자는 맹세를 했긔. 이로서 로한의, 그리고 로한과 곤도르 동맹의 역사가 시작되었긔. (참고로 로한인들은 로한어로 그 땅을 '기사의 땅 마크'라고 불렀긔. 그래서 원작에서는 로한의 왕 세오덴을 마크의 왕 세오덴으로 부른다거나 하는 식으로 이 단어가 많이 등장하긔. 또한 스스로를 에오를의 후예라는 뜻으로 '에오링가스'라고 불렀다긔.)
로한의 1대 왕은 에오세오드 족들을 이끌던 에오를이 맡게 되었으니, 그는 죽는 날까지 젊은이의 외모를 유지하였기에 '청년왕 에오를(Eorl the Young)'이라고 불리게 되었긔. 에오를은 35년간 로한을 다스리다가 전투 중 사망했긔. 에오를로부터 시작된 역대 로한 왕들의 치세 아래 로한은 크나 큰 번영을 이루었긔.
특히 제 3대 왕인 알도르 때에 이르자 로한의 번영은 더더욱 커졌긔. 75년간 재위하였기에 노왕 알도르라고 불리기도 했던 그는 본래 에오를의 아들이며 로한의 두 번째 왕인 브레고의 세 아들들 중 둘째였기에 왕위 계승권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긔. 하지만 브레고가 로한의 궁전 '메두셀드'를 완공하고 에도라스를 수도로 선포한 뒤 궁전의 완공을 축하하는 연회를 열던 날, 브레고의 첫째 아들이자 알도르의 형인 발도르가 흥에 겨운 나머지 '사자의 길을 통과하겠노라'는 맹세를 하였고, 맹세를 지키기 위해 사자의 길로 향했다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말았긔. 이로 인해 아버지인 브레고는 비탄 속에서 사망하였고, 차남인 알도르가 왕위를 잇게 되었긔.
왕위에 오른 알도르는 던랜드인들을 몰아내며 로한의 영토를 크게 넓혔고, 태평성대가 열리며 로한의 인구와 말의 수도 크게 증가했다 하긔.
이후로 평화와 안정을 이루던 로한은 제 9대 왕 헬름의 시대에 이르러 크나 큰 변화를 맞게 되었긔.
'무쇠주먹 헬름'이라는 이명으로 불렸던 헬름 왕은 힘이 장사였고, 육체가 강건했으며, 단호한 성격의 소유자 였다고 하긔. 그가 로한의 왕으로 있던 시절, 로한에는 던랜드인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스스로를 로한의 5대 왕인 프레아위네 왕의 후손이라 주장하는 '프레카'라는 이름의 남자가 있었긔. 프레카는 헬름 앞에서 건방지게 굴고, 어전회의에 참석하라는 어명에도 기분이 내키지 않으면 참석하지 않는 등 오만불손한 모습을 보였고, 헬름은 프레카를 좋아하지도, 신뢰하지도 않았긔. 그러던 어느 날, 프레카가 헬름에게 헬름의 딸을 자신의 아들 '울프'의 신붓감으로 내어달라고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긔. 헬름이 프레카의 이 건방진 요구를 비웃자 프레카는 헬름에게 욕설을 퍼붓고 "지팡이를 줄 때 받지 않으면 늙은 왕은 무릎으로 기게 될 거다"라며 협박성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긔. 이에 화가 난 헬름이 강철같은 주먹으로 프레카를 내리쳤는데, 헬름의 주먹에 맞은 프레카는 그 자리에서 즉사하고 말았긔(무쇠주먹이라는 이명이 왜 생겼는지 아시겠죠...?). 그리고 헬름은 프레카와 그의 일족들을 로한의 적으로 규명하고 로한 땅에서 내쫓았긔.
그리고 세월이 흘러 4년 후, 프레카의 아들 울프가 던랜드인들을 이끌고 로한에 쳐들어왔긔. 당시 던랜드인의 세력은 막강했고, 곤도르 역시 전쟁 중이라 원군을 보내줄 수 없는 상황에서 로한은 결국 전쟁에서 패배하고 말았긔. 헬름은 왕궁이 있는 수도 에도라스를 버리고 깊은 산 속 협곡으로 달아났고, 이 과정에서 끝까지 성에 남아 성문을 사수하며 싸우던 그의 장남 할레스는 던랜드인들에게 살해당하고 말았긔. 그리고 울프는 비어버린 왕좌를 차지하고 앉아 스스로를 왕이라고 불렀긔.
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긔. 로한에 '긴 겨울'이 찾아왔던 거긔. 장장 5개월 동안 로한에는 겨울이 계속되었고, 끊이지 않는 추위와 두텁게 쌓인 눈으로 인해 협곡에 몸을 숨기고 있던 로한인들은 혹한과 기근에 시달려야 했긔. 그리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절망감에 빠진 헬름의 둘째 아들 하마가 아버지의 충고를 무시한 채 적진으로 나아갔다가 실종되는 사건까지 발생하고 말았긔.
두 아들을 잃고, 수도와 왕좌를 빼앗기고, 본인과 병사들은 혹한과 기근 속에서 죽어가고 있는 상황... 헬름은 비통한 슬픔과 광기어린 분노에 사로잡혔고, 따르는 병사 한 명 없이 요새를 나가 단신으로 적진을 급습해 맨손으로 던랜드인들을 몇 명씩 죽이고 돌아오고는 했긔.
헬름 왕은 기아와 슬픔으로 격노하고 험악해져 갔다. 헬름 왕에 대한 공포는 그것만으로도 요새를 지키는 데 많은 병사들 몫을 했다. 그는 흡사 눈으로 만든 트롤처럼 흰 옷차림을 하고 단신으로 요새를 나가 적진 깊숙이 침투하여 맨손으로 수많은 적병을 죽이고 돌아오곤 했던 것이다. 그가 맨손으로 나선다면 어떤 무기로도 그의 몸에 상처를 입힐 수 없다고 믿어지고 있었다. 던랜드인들은 헬름이 먹을 것이 없을 때는 인육을 먹었다고 말했다. 그 이야기는 꽤 오랫동안 던랜드 땅에 전해져 내려왔다. 헬름에겐 큰 뿔나팔이 있었는데, 그가 출격할 때마다 뿔나팔을 힘차게 불어 협곡 안을 진동시켰기 때문에 얼마 가지 않아서 뿔나팔 소리만 들어도 왕의 출정을 알 수 있었다. 그러면 적들은 엄청난 공포에 싸여 세력을 모아 그와 맞싸울 생각도 하지 못하고 계곡 아래로 달아나버리곤 했다.
추위는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는 법이니, 던랜드인들 역시 혹독한 겨울의 추위로 인해 몹시 힘들어하는 상황이었긔. 그런데 이런 혹독한 추위와 두껍게 쌓인 눈을 뚫고 홀로 나타나 맨손으로 사람을 때려 죽이는 헬름의 모습이 그들에게 얼마나 무섭게 보였겠냐긔. 오죽하면 던랜드인들 사이에서 헬름이 인육을 먹는다더라, 그 어떤 무기로도 헬름의 몸에 상처 하나 낼 수 없다더라 하는 소문이 돌았고, 던랜드인들은 무기도 없이 혼자 돌아다니는 헬름을 보고도 감히 그를 막아서지 못했다 하긔. 헬름은 홀로 출정할 때면 커다란 뿔나팔을 가지고 다녔는데, 헬름이 이 뿔나팔을 불면 뿔나팔 소리가 온 협곡에 진동했고, 소리를 들은 던랜드인들은 헬름이 나타났다며 공포에 사로잡혀 달아나기에 급급했긔.
그러던 어느 날 밤 뿔나팔 소리는 들렸지만, 헬름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침 이 되자 오랜만에 밝은 햇살이 퍼졌다. 병사들은 방어벽 위에 꼼짝 않고 단신으로 서 있는 흰 형체를 발견했는데 던랜드군은 감히 거기 접근할 엄두도 못 내고 있었다. 그것은 돌처럼 죽어있는 헬름이었지만 그의 무릎은 구부러지지 않은 채 뻣뻣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아직도 협곡에서 종종 뿔나팔 소리가 울리고 그럴 때마다 헬름의 유령이 로한의 적군 사이를 누비며 적병들을 공포에 질려 죽게 만든다고 여겼다.
그러던 어느 날, 헬름은 여느 때처럼 뿔나팔을 불며 홀로 요새를 나섰긔. 그러나 하루가 다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고, 이에 이상하게 여긴 신하들이 낡이 밝은 뒤 요새 밖으로 나갔을 때 보게된 건 방어벽 위에 우뚝 서있는 헬름이었긔. 한 손에 자신의 뿔나팔을 든 채, 두껍게 쌓인 눈 속에 무릎을 굽히지 않고 우뚝 선 채로, 헬름은 그렇게 죽음을 맞이하였긔. 혹한과 기근에 시달린 노쇠한 몸을 이끌고 자신의 나라를, 왕좌를, 그리고 자식들을 빼앗아간 던랜드인들에 대한 분노로 눈 속을 헤매다 그 자리에 우뚝 선 채 맞이한 죽음... 정말 비극적이고도 비장한 죽음이긔...
헬름이 사망한 뒤 헬름이 머물던 협곡은 '헬름 협곡'으로 불리게 되었긔. 그리고 로한인들 사이에서는 헬름 협곡에 가면 여전히 헬름의 뿔나팔 소리가 들리며, 유령이 된 헬름이 로한의 적들 사이를 가로질러 다니며 그들에게 공포를 심어준다는 전설이 전해지게 되었다고 하긔.
헬름과 그의 아들들이 모두 사망한 관계로 로한의 다음 왕위는 방계 왕족(헬름의 외조카)인 프레알라브(헬름 다음이라 10대 왕이었긔)가 이어받았고, 이리하여 로한에 제2왕가가 열리게 되었긔. 프레알라브는 소수정예부대를 조직해 울프를 급습하여 죽였고, 로한의 수도 에도라스를 탈환하고, 헬름의 시신을 수습해 장례를 치루었긔. 때마침 겨울이 끝나고 곤도르에서 원군이 도착하면서, 마침내 로한은 던랜드인들을 몰아내고 나라를 되찾을 수 있었긔.
프레알라브가 대관식을 치룰 때, 누군가가 로한을 찾아와 로한인들의 영웅적 행보에 대해 칭송하며 많은 선물을 안겨주었으니, 그는 바로 인간 세계에서 이름 높은 현자였던 백색의 사루만이었긔. 이 때의 사루만은 타락하기 전이었기에 인간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고, 당시 곤도르의 섭정이었던 베렌은 그에게 아이센가드의 땅과 그곳에 있는 오르상크 탑을 맡겼긔. 프레알라브는 이 일을 크게 기뻐했는데, 지혜로운 현자인 사루만을 가까이 두고 인간의 동맹으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을 거긔.(하지만 그 결과는...ㅠㅠ)
로한의 국력은 14대 왕 폴크위네 때에 이르러 회복되었긔. 폴크위네는 곤도르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 원군을 직접 이끌고 출정하려 했으나, 주위의 만류로 원군의 지휘를 쌍둥이 아들들인 폴크레드와 파스트레드에게 맡겼긔. 그러나 두 아들이 전장에서 전사하면서, 왕위는 폴크위네의 네 번째 자식이자 셋 째 아들인 펭겔에게 돌아갔는데, 이는 로한에 있어 흠이 되고 말았긔.
펭겔은 욕심이 많고 탐욕스러운 인물이라 휘화의 장군들은 물론 자식들과도 갈등을 빚었고, 로한은 서서히 쇠락의 길로 가기 시작했긔. 그의 아들 셍겔은 성년이 되자마자 곤도르로 떠나 당시 곤도르의 섭정 투르곤 밑에서 명성을 쌓았고, 곤도르 여인 모르웬과 결혼한 뒤 외아들 세오덴과 두 딸을 낳아 살고 있었긔. 그러다 아버지 펭겔이 죽자 로한 백성들의 요청에 의해 로한에 돌아오게 되었는데, 이때 '마지못해 돌아왔다'라고 묘사된 걸 보면 본인은 탐욕스러운 아버지와 쇠락해가는 로한 대신 곤도르에서 평생 살고자 했던 것 같긔. 원치 않게 돌아오기는 했지만 셍겔은 지혜로운 왕이라는 말을 들을만큼 국정운영을 잘 했긔. 그러나 당시 모르도르의 세력은 점점 막강해지며 중간계를 위협하고 있었고, 사루만은 자신의 야욕을 위해 세력을 모으며 로한을 위협하고 있었으니, 셍겔이 아무리 지혜롭다 한들 쇠락해가는 로한의 운명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거긔.
이러한 상황에서, 셍겔이 죽고 그의 아들 세오덴이 왕위에 오르게 되었긔.
세오덴은 성품이 인자하고 지혜로운 왕이었으나, 반지전쟁 시기 그의 상태는 좋지 못했긔. 사루만의 첩자 그리마에 의해 독에 중독되어 사리분별을 못하는 상황이었던 거긔. 때문에 아들의 죽음을 방관하고, 친자식처럼 사랑했던 에오메르를 변방으로 쫓아내고, 자신을 보살피는 에오윈을 등한시했긔. 그러나 간달프에 의해 그리마가 쫓겨나면서, 마침내 온전한 정신을 되찾을 수 있었긔.
https://www.youtube.com/watch?v=d0Mtlklmna0
"조상들의 무덤에 피었던 꽃이오. 이제 내 아들의 무덤에 피겠군. 내 생전 이런 악이 창궐하다니. 젊은이는 죽고 늙은이만 남았소. 이제 로한을 통치할 핏줄이 끊겼으니 통탄할 노릇이오."
"세오드레드의 죽음은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 어떤 부모라도 자식을 앞세워서는 안 되는 법이오."
자식이 죽은 것도 슬픈데 그게 심지어 내 탓이라면 얼마나 슬프겠긔...ㅠㅠ
그러나 세오덴은 슬픔 속에 주저 앉아 있을 수 없었긔. 자신이 정신줄을 놓은 동안 로한의 쇠락은 가속화되어가고 있었고, 사루만의 위협이 코앞에 다가와 있었기 때문이긔. 그러던 중 세오덴이 헬름 협곡에서 전투를 치룬 후 쉬고있을 때, 곤도르에서 전령이 와 세오덴에게 뵙기를 청했긔.
곤도르의 전령은 붉은 화살을 세오덴에게 보여주었긔. 화살촉을 붉게 칠한 이 화살은 곤도르가 지원병을 요청할 때 전령들에게 들려보내던 물건이었긔. 곤도르의 전령은 데네소르의 말을 전하며 곤도르가 큰 위협에 빠졌으니 최대한 많은 병력을 이끌고 곤도르에 와달라 청했고, 세오덴은 다음 날 곧장 로한의 기병들을 소집하여 곤도르로 달려갔으니, 반지전쟁 시기에 일어난 수많은 전투 중 가장 대규모 전투였던 펠렌노르 평원의 전투에 로한이 참가하게 된 것이긔.
그러나 세오덴이 펠렌노르 평원에 도착했을 때, 상황은 좋지 못했긔. 곤도르의 미나스 티리스는 함락 직전이었고, 모로드로의 병사들은 그 수가 헤아릴 수 없을만큼 많았으며, 빛을 싫어하는 오크들을 위해 사우론이 만들어 보낸 먹구름은 곤도르의 하늘을 어두컴컴하게 뒤덮고 있었긔. 먹구름 아래 몸을 숨긴 채 지근거리까지 접근한 세오덴은 수많은 모르도르 군을 보고 너무 늦게 온 것 아닌가 하며 잠시 좌절했으나, 곧이어 바람이 반대방향으로 불어오며 찬란한 아침 햇살과 함께 먹구름을 몰아내기 시작했긔.
그 소리에 허리를 굽히고 있던 왕이 갑자기 똑바로 일어나 앉았다. 그는 다시 크고 당당한 모습을 되찾은 듯이 보였다. 왕은 등자를 디디고 서서 그 어떤 인간의 음성보다 더 크고 또렷한 목소리로 외쳤다.
"일어나라, 일어나라, 세오덴의 기마대여! 무시무시한 일이, 불과 살육이 벌어지고 있도다! 창은 부러지고 방패는 부서지리라, 태양이 솟기 전 검의 하루, 붉은 하루가 시작되리라! 자, 이제 전진하라! 곤도르로 진격하라!"
그 말과 함께 왕은 깃발잡이 구슬라브에게서 대형 뿔나팔을 받아 온 세상이 울리도록 힘차게 불었다. 곧 이어서 전군의 뿔나팔이 일제히 울려퍼졌다. 로한군의 뿔나팔 소리가 들판에서는 폭풍처럼, 산속에서는 천둥처럼 퍼져나갔다.
"자, 이제 전진하라! 곤도르로 진격하라!"
갑자기 왕이 스노메인에게 우렁찬 호령을 내리자 말은 질주하기 시작했다. 왕의 뒤로 푸른 들판을 배경으로 선 백마를 그린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며 쫓아갔지만 왕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그 뒤를 이어 왕실 기사들이 우레 같은 소리 내며 내달았으나 그들 역시 왕을 앞설 수가 없었다. 에오메르 역시 투구의 하얀 말총을 뒤로 나부끼며 질주하고 제1진의 선두가 해변에서 거품을 일으키는 파도처럼 노호와 함께 돌격했지만, 세오덴 왕은 그들 모두를 앞서 나아갔다. 왕은 무엇에 홀렸든가 또는 선조의 투혼이 그에게 새롭게 스며든 듯했다. 그는 세상이 아직 젊었을 때 발라르 전투에 나선 위대한 오로메와도 같이, 고대의 신(神)과도 같이 스노메인을 몰고 질주했다. 그의 황금 방패가 드러났다. 그것은 흡사 태양처럼 반짝이고 그가 탄 군마의 하얀 말발굽 아래 풀잎들은 녹색 화염으로 타올랐다. 아침이 왔다. 바다로부터 아침과 바람이 몰려왔다. 어둠이 걷히자 모르도르의 병사들은 울부짖었다. 그들은 공포에 휩싸여 달아나거나 죽어버렸다. 분노의 말발굽이 그들을 짓밟았다. 다음 순간 로한의 전군은 일제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전투의 환희에 싸인 그들은 적들의 목을 베면서 노래를 불렀다. 아름답고 무시무시한 그들의 군가는 도성 안에까지 들렸다.
세오덴은 누구보다 앞장 서서 적진을 향해 돌격했긔. 원작에서는 이 모습을 오로메와도 같았다고 표현하는데, 오로메는 톨킨 세계관에 등장하는 14명의 주신 중 하나로, 숲과 사냥의 신이었긔. 원작에서는 펠렌노르 평원을 가로 질러 모르도르 군을 향해 진격하는 세오덴의 모습을 말을 타고 질주하는 고대의 신 오로메의 찬란하고 신성한 모습에 비유하고 있으니, 그가 가진 기개와 용맹함이 여기까지 느껴지는 기분이긔.
사루만의 계략에 빠져 나라를 말아먹을 뻔 했던 왕은 자신의 과오를 떨치고 분연하게 일어나 그 어떤 병사보다도 앞장 서 악의 세력과 맞서 싸웠고, 전투 중에도 지치지 않고 끊임없이 로히림들을 격려하며 끝까지 싸울 것을 명했긔. 그러나 비극이 일어나고 말았으니, 나즈굴을 보고 놀란 세오덴의 말 스노메인이 몸부림치다 화살에 맞고 쓰러지면서 함께 넘어진 세오덴이 스노메인에게 깔려 치명상을 입고 말았던 거긔.
쓰러져 죽어가는 왕을 먼저 발견한 것은 메리였긔. 반지 전쟁 중 로한에 머무르게 된 메리는 로한 왕가, 그 중에서도 특히 세오덴과 특별한 연을 맺게 되었긔. 세오덴은 한 나라의 국왕이라는 위치에 있으면서도 소탈하고 온화하며 인자한 성품을 지닌 사람이었긔. 원작에서는 간달프가 세오덴을 두고 '인자한 할아버지 같다'라고 표현하는 장면도 나올 정도라긔. 이토록 인자한 성품을 지닌 세오덴은 메리를 자신의 시종으로 삼에 곁에 머물게 하면서 그를 마치 친아들 혹은 친손주처럼 자상하게 대해주었는데, 전쟁이라고는 모르는 저 먼 시골동네 샤이어에서 온 일개 호빗인 자신을 한 나라의 국왕이 이토록 귀하게 여겨주었으니, 메리는 세오덴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아 그를 자신의 친아버지와 다름없이 존경하게 되었다긔. 세오덴의 명이라면 사자의 길이라도 기꺼이 가겠다고 할 정도였다긔. 그런데 그렇게 친아버지처럼 생각했던 세오덴이 자신의 눈앞에서 죽어가고 있었으니 메리의 충격이 얼마나 컸겠냐긔... 메리는 슬픔에 빠진 채 세오덴의 곁으로 달려가 눈물을 쏟았긔.
이윽고 메리가 허리를 숙여 왕의 손을 들고 입을 맞추려는 순간 놀랍게도 세오덴이 눈을 떴다. 그 눈은 맑은 빛을 띠고 있었다. 왕은 아주 힘들여 가며 조용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잘 있게, 홀뷔틀라! 내 몸이 망가졌어. 난 조상들 곁으로 가게 됐군. 이젠 나도 부끄러움 없이 그 당당한 분들 곁에 낄 수 있게 됐어. 난 검은 뱀을 쓰러뜨렸으니까 말이야. 내 삶은 음산한 아침, 찬란한 대낮, 그리고 황금빛 일몰이었네!"
메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다시 훌쩍이며 울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가 말했다.
"용서하십시오, 주군. 주군의 명을 어기고도 이렇게 작별의 눈물을 흘리는것뿐 아무 도움도 되어드리지 못하니 말이에요."
그 말에 노왕은 미소를 지었다.
"슬퍼하지 말게! 그대를 용서하네. 용기 있는 전사를 물리친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지. 이제 영광된 삶을 누리게나. 그리고 담뱃대를 물고 평화로이 앉을 날이 오거든 내 생각을 해주게! 이제 전에 약속했듯이 메두셀드에서 그대를 옆에 앉히고 연초 얘기를 듣지는 못하게 됐으니까 말일세."
그러나 죽음 앞에 선 세오덴은 오히려 의연한 모습을 보였긔. 전장에서 싸우다 전사함으로써 조상들 앞에 부끄럽지 않을만큼 명예를 지켰고, 그리마의 간계에 빠져 로한을 쇠락시킨 자신의 과오에 대한 마음의 빚을 덜었기 때문이었을 거긔. 세오덴은 의연한 태도로 '나중에 함께 로한의 궁전인 메두셀드에 앉아 연초(샤이어는 담배가 유명했긔)에 대해 얘기를 나누자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어 미안하다'며 울고 있는 메리를 달래고, 친자식처럼 사랑했던 두 조카, 에오메르와 에오윈을 찾았긔.
"에오메르는 어디 있지? 내 눈이 캄캄해지는데, 가기 전에 그를 보고 싶구나. 그가 내 뒤를 이어 왕이 되어야지. 그리고 에오윈에게 전갈을 보내고 싶구나. 에오윈, 그 애는 날 보내지 않으려 했지. 그런데 이제 그 애를 다시 보지 못하겠구나. 딸보다 더 사랑하는 그 애를."
(…)
잠시 후 에오메르가 급히 그곳으로 달려왔다. 그와 함께 살아남은 왕의 직속 기사들도 이제 말을 진정시키고 달려왔다. 그들은 거기에 쓰러져 있는 죽은 짐승의 시체를 보고 경악했고, 그들의 말은 가까이 오려고 하지도 않았다. 에오메르는 말에서 내려 왕의 곁에 다가왔지만 슬픔과 절망에 압도당해 아무 말도 못 하고 서 있었다.
그러자 기사 한 명이 거기 죽어 쓰러진 왕의 기수 구슬라프의 손에서 왕의 기치를 뽑아내어 높이 세웠다. 천천히 세오덴은 눈을 떴다. 기치를 보자 그는 에오메르에게 넘겨주라는 몸짓을 하며 말했다.
"마크의 왕 만세! 이제 승리를 향해 돌진하라! 에오윈에게 내 작별 인사를 전해 주게!"
왕은 에오윈이 바로 옆에 쓰러져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마침내 숨을 거두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사람들이 울며 외쳤다.
"세오덴 왕! 세오덴 왕!"
세오덴은 모든 이들이 두려워하는 앙그마르의 마술사 왕에게 용맹하게 맞서 자신을 구한 로히림이 에오윈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에 그녀를 만나고 가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며, 에오메르에게 왕의 깃발을 넘김으로써 그에게 왕위를 공식적으로 물려주었긔. 그리고 '승리를 향해 돌진하라'는 유언을 남기며 마지막 순간까지 그야말로 용맹한 전사요, 훌륭한 군주의 모습으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긔.
그리마의 간계에 빠져 나라와 백성들을 곤경에 처하게 만들고 자식과 조카들마저 외면했던 왕은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굴욕과 치욕을 떨쳐내고, 분연히 일어나 용맹하게 싸우다가, 전사의 모습으로 생을 마감하였긔.
그리고 아버지와 같이 생각했던 세오덴을 잃은 메리의 상심은 매우 컸긔. 이때 메리가 느낀 상심이 얼마나 컸는지, 훗날 피핀을 만난 메리는 후에 피핀에게 이런 말을 한다긔.
"그래, 그분이 돌아가셨지. 이제야 모든 일이 생각났어. 그분 말씀이, 나와 함께 연초 얘기를 할 기회가 없어져서 미안하다고 하셨지. 그것이 그분의 거의 마지막 말씀이었다네. 앞으로 담배를 피우려고 하면 그분을, 그리고 그분이 이센가드로 말을 달려와 그토록 자상하게 대해 주셨던 그날을 생각하게 될 것 같아, 피핀."
반지전쟁이 끝난 후, 임시로 곤도르에 안치되었던 세오덴의 시신은 로한으로 돌아와 장례를 치루게 되었긔.
곤도르와 로한의 왕들은 성전으로 향하여 라스 딘넨의 묘소에 이르렀다. 그들은 황금빛 관대 위에 세오덴 왕을 모시고 침묵 속에 도성을 통과했다. 그들은 관대를 커다란 수레 위에 모셨다. 로한의 기마병들이 주위를 옹휘하고 선두에는 왕의 깃발을 세우고 갔으며, 세오덴의 시종이었던 메리는 수레 위에 올라 왕의 무기를 지켰다.
다른 원정 대원들에게는 각기 체격에 맞는 말들이 마련되었다. 프로도와 샘 와이즈는 아라고른 옆에서 말을 달렸고 간달프는 섀도팩스를 탔으며 피핀은 곤도르의 기사들과 함께 행군했고 레골라스와 김리는 여느 때처럼 둘이 함께 아로드를 타고 갔다.
무리 속엔 아르웬 왕비 외에 요정들을 거느린 켈레보른과 갈라드리엘, 엘론드와 두 아들이 섞여 있었다. 또한 돌 암로스와 이실리엔의 영주들을 비롯해 수 많은 대장과 기사들이 일행에 포함되었다. 마크의 어떤 국왕도 셍겔의 아들 세오덴처럼 화려한 무리를 거느리고 고국에 돌아온 적이 없었다.
(...)
그런 다음 왕실의 기사들은 백마를 타고 능 주위를 돌며 그의 음유시인 글레오위네가 지었던 셍겔의 아들 세오덴의 노래를 불렀다. (...) 왕들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지면서 헬름의 뿔나팔 소리가 산속을 떨어울리고, 암흑이 닥쳐오는 때 세오덴 왕이 분연히 일어나 암흑을 헤치고 불을 향해 질주했으며, 절망 속에서 태양이 다시 민돌루인 산 위로 떠오르던 아침 장렬하게 전사하는 부분에 이르렀다.
"의혹과 암흑을 헤치고 밝는 날을 향하여 검을 뽑아들고 햇살 속에 노래하며 질주하셨도다. 희망에 다시 불을 붙이시고 희망 가운데서 종말을 맞이하시니 죽음과 두려움, 파멸을 넘어 상실과 삶을 넘어 영원한 영광 속으로 들어가셨도다."
메리는 푸른 무덤 발치에 선 채 훌쩍이며 울었으며, 노래가 끝나자 벌떡 일어나 이렇게 외쳤다.
"세오덴 왕, 세오덴 왕이시여, 안녕히 가세요! 짧은 동안이었으나 제게는 아버지와 같으셨지요. 안녕히 가세요!"
장례식이 끝나고 여자들의 울음소리도 잦아들어 마침내 세오덴 왕 홀로 무덤 속에 남게 되자 사람들은 황금 궁전에 모여 잔치를 베풀고 마음 속에서 슬픔을 몰아냈다. 세오덴은 장수를 누렸고 선대의 어느 위대한 왕 못지않은 명예 속에 삶을 마쳤기 때문이다.
세오덴 왕의 장례식에는 곤도르의 왕 아라고른과 반지원정대의 일원들, 요정족의 군주들까지 참여했긔. 로한에서 세오덴 이전에는 그 어떤 왕도 이토록 화려하고 융숭한 대접을 받은 일이 없었으니, 이는 세오덴 왕이 그만큼 대단한 업적을 세웠다는 뜻이었긔. 위대한 업적을 세운 명군의 죽음에 로한인들을 비롯해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세오덴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였고, 장례식이 끝난 뒤에는 명예롭게 전사한 그를 기리는 잔치를 벌려 세오덴을 칭송하고 마음 속에 가득 찬 슬픔을 몰아냈긔.
세오덴의 장례연이 모두 끝나고 로한에 온 손님들이 각자의 고향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을 때, 왕위에 오른 에오메르는 메리에게 많은 선물을 안겨주고자 했지만 메리는 이를 모두 거절했긔. 그러자 에오메르와 에오윈 남매는 메리에게 이것만은 거절하지 말아달라며 작은 뿔나팔 하나를 내밀었긔.
"잘 가시오, 샤이어의 메리아독이며 마크의 홀드위네! 부디 그대에게 행운이 있기를, 그리고 곧 다시 우리를 찾아주시기를!"
이어서 에오메르 왕이 말했다.
"고대의 제왕들이라면 그대가 문드버그 들판에서 이룬 업적에 대해 수레에 넘칠 만큼 선물을 안겨주었을 거요. 그런데도 그대는 이미 주어진 무기 외엔 아무것도 받지 않으려 하는구려. 그 뜻은 받아들이겠소. 사실이지 그런 대단한 업적에 상응하는 선물도 없으니 말이오. 그런데 내 누이가 데른헬름과 아침을 알리는 마크의 뿔나팔에 대한 기념으로 이 조그만 물건을 받아주었으면 한다오."
에오윈이 메리에게 고대의 뿔나팔을 주었는데 크기는 작지만 순은제에 녹색 띠가 달린 아주 정교한 물건이었다. 장인의 솜씨로 끝에서 끝까지 말을 타고 질주하는 기마병들의 그림이 한 줄로 새겨져 있었으며, 위대한 미덕을 뜻하는 룬 문자가 적혀 있었다.
에오윈이 말했다.
"이건 우리 가문의 가보예요. 난쟁이들의 솜씨로 만들어진 것인데 용 스카사의 보고에서 나온 물건이죠. 청년왕 에오를이 북방에서 가져오신 거에요. 위급 할 때 이 나팔을 불면 적에게는 공포를 안겨주고 벗들에게는 기쁨을 안겨주어, 벗들이 뿔나팔 소리를 듣고 도와주러 달려온답니다."
그것은 거절할 수 없는 선물이었기에 메리는 뿔나팔을 받아들고 에오윈의 손에 입을 맞추었다. 그런 다음 서로 포옹하며 한동안의 작별을 고했다.
에오메르와 에오윈 남매가 내민 물건은 로한 왕실에 가보인 뿔나팔이었긔. 왕실의 가보였으니 그 자체로 진귀한 물건이었을 것이나, 그보다 중요한 건 선물에 담긴 의미였긔. 위급할 때 뿔나팔을 불면 나팔 소리를 들은 벗들이 언제고 달려와 도움을 준다는 것은, 메리에게 위험이 닥치면 언제든 로한이 나설 것이라는, 로한과 메리 사이에 맺어진 우정을 상징하는 것이었긔. 메리는 이 선물만은 거절할 수 없어 받아 들였다고 하긔.
세오덴 왕은 아버지보다 먼저 죽은 세오드레드 외에 자식이 없었으므로(세오덴의 아내는 세오드레드를 낳다가 사망했고, 세오덴은 그 후로 재혼하지 않았다고 하긔), 다음 왕위는 세오덴이 직접 왕위 계승자로 지목했던 에오메르가 잇게 되었긔. 에오메르는 세오덴의 외조카인 방계왕족이었으므로, 이로써 로한에 제 3왕가가 문을 열게 되었긔.
룬의 대해 너머와 남부의 먼 들판에서도 마크 기마대의 함성이 울려퍼졌고, 에오메르가 노년에 이르기까지 푸른 들판을 배경으로 선 백마의 깃발이 도처에서 바람에 나부꼈다.
에오메르가 왕위에 오른 뒤에도 반지전쟁에서 맺어졌던 곤도르와 로한의 우정은 지속되었으며, 아라고른이 가는 곳에는 언제나 에오메르가 함께했다 하긔. 에오메르는 젊은 나이에 왕위에 올라 65년간 로한을 다스렸으며, 그의 치세에 로한은 크게 번영하여 인구와 말의 수가 크게 늘었고, 도처에 로한의 깃발이 나부꼈다고 하긔. 에오메르는 말년에 이르러 반지 전쟁 당시 특별한 우정을 쌓았던 메리에게 다시 만나고 싶다는 전갈을 보냈긔. 메리는 당시 102세였으나 여전히 정정하였기에, 피핀과 의논하여 각자의 재산과 작위를 자식들에게 물려준 뒤 로한으로 와 에오메르의 곁에 머물렀긔. 에오메르는 그해 가을에 사망했고, 에오메르가 사망한 뒤 메리와 피핀은 곤도르로 가 그곳에 머물다가 사망했긔.(메리와 피핀의 시신은 곤도르의 영웅과 왕들만 묻힐 수 있다는 신성한 묘소 라스 딘넨에 묻혔긔. 두 사람은 곤도르인이 아니었으나 반지 전쟁에서 공을 세운 영웅이었으며 곤도르의 왕 아라고른과 특별한 관계였기에 가능했던 거 같긔. 이후 아라고른이 사망한 뒤 아라고른의 시신은 두 사람 곁에 안치되었다고 하긔)
에오메르는 반지 전쟁 당시 함께 싸웠던 곤도르의 영토 돌 암로스의 영주 임라힐 대공의 딸 로시리엔과 결혼하였고, 그녀와의 사이에서 엘프위네 라는 이름의 아들을 얻었는데, 에오메르 사후 왕위는 엘프위네가 잇게 되었긔. 이 후의 이야기는 전해지는 바가 없다고 하긔.
TMI
평생 세오덴에게 충성하였으나 결국 세오덴이 사망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되었으니, 세오덴의 말 스노메인은 충성스러운 신하라는 명예로운 호칭과 왕의 화라는 불명예스러운 호칭을 동시에 얻게 되었긔. 로히림들은 스노메인이 쓰러진 자리에 스노메인의 묻어준 뒤 <충성스러운 신하였으나 주인의 화가 되기도 한 라이트풋의 자손, 발 빠른 스노메인 이곳에 잠들다>라고 새겨진 묘비를 세워주었다 하긔.
TMI
톨킨의 세계관을 다룬 작품을 한데 묶어 레젠다리움이라고 부르는데, 이 레젠다리움에는 창조신이자 절대자인 일루바타르가 등장하긔. 일루바타르는 아이누라는 존재들을 만들어 노래하게 함으로써 세상을 창조했는데(노래는 아이누가 했지만 그 의지는 일루바타르의 것이었으니 세계를 창조한 건 결국 일루바타르라고 생각하시면 되긔!), 이때 아르다(가운데 땅과 발리노르 모두 아르다에 있고, 이 아르다가 훗날 우리가 사는 지구가 되었다는 설정이긔)가 탄생했긔. 그리고 아이누들 중 일부가 아르다의 아름다움에 반해 아르다에 직접 강림하여 그곳을 돌보고 보살피고자 하였으니, 그 뜻에 따라 아르다에 강림한 아이누들 중 가장 강하고 지혜로워 다른 아이누들을 이끄는 14명의 아이누들을 '발라'라고 부르게 되었고, 발라들을 따르는 나머지 아이누들을 '마이아'라고 부르게 되었긔. 일루바타르는 초월적인 존재로서 아르다의 일에 직접 개입하는 경우가 적었으므로, 가운데 땅에서는 이 발라와 마이누들이 신으로 여겨지고는 했긔. 일루바타르와 아이누가 성경의 하느님과 천사라면, 발라와 마이아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올림포스의 12 주신과 나머지 신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긔. 여튼 위에 세오덴의 모습에 비교된 오로메는 14명의 발라들 중 하나였긔.
참고로 마이아들 중 일부가 중간계 땅에 인간의 모습으로 직접 내려와 중간계 인간들이 악에 물들지 않도록 격려하는 역할을 맡았으니, 이 때 가운데 땅에 내려온 다섯명의 마이아들을 '이스타리'라고 부르게 되었긔. 간달프와 사루만은 이 이스타리의 일원이었긔. 그러니까 간달프와 사루만은 인간을 초월한 존재인 거긔. 참고로 마이아들은 특정한 발라를 따랐는데, 간달프는 발라들 중 최고 지도자이자 공기와 바람의 발라 만웨를 따르는 마이아였고, 사루만은 대지의 발라 아울레를 따르던 마이아였긔.
그리고 발라들 중 일루바타르의 전지전능함을 질시하여 타락한 발라 '멜코르'가 있었는데, 이 멜코르를 따르는 마이아들 중 가장 능력이 좋아 멜코르의 신임을 얻었던 마이아가 사우론이었긔. 멜코르는 발라들과의 전쟁 끝에 패배하여 공허의 감옥에 갇혔고, 사우론은 전쟁에서 빠져나와 숨어있다가 최종보스 노릇을 하게 되었긔...
과거에 올렸던 글인데 소소하게 틀린 부분이나 추가하고 싶었던 부분 수정해서 다시 올리넴...
자꾸 옛날글 끌올해서 죄송하긔
하지만 요즘 반지의 제왕 뽕이 다시 차서 견딜 수가 없었긔...ㅋㅋㅋ
- 원문 출저:
반지의 제왕 시리즈, 한기찬 번역, 황금가지, 2001
반지의 제왕 시리즈, 김보원/김번/이미애 번역, 아르테, 2021
- 자료 참고: 반지의 제왕 시리즈, http://tolkiengateway.net/
첫댓글 흑흑 한줄 한줄 아껴 읽었긔!
비록 제 프로필 사진은 이 꼬라지지만 명예 로히림 여기 있고요 ㅠㅠㅠ(단발병 있어요)
반제 확장판으로 다시 재개봉 좀 해줬으면 좋갰어요
와 홀린듯이 다읽었긔 소쁘님 정성 머선일이며 세계관 웅장함 머선일이에요....진짜 있었던 역사같긔 중간중간 그림은 팬들이 그린거긔 아님 책의 삽화같은거긔? 뭐가됐든 퀄리티가 도랏네요...! 영화만 보고 책은 안봤는데 세오덴 왕한테 저런 웅장한역사가 있는지도 몰랐고 메리랑 피핀 후일담도 몰랐긔 ㅜㅜ 진짜 왜케 전세계에 톨키니스트들이 많은지 알것같긔 암츤 잘보고가긔...!
삽화도 있고 팬아트도 있고 그렇긔! 반제 팬들 능력자들 많아서 팬아트도 하나같이 퀄리티가 좋더라긔 ㅋㅋㅋ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드리긔!!!
헐 메리랑 세오덴 이야기는 처음 알았긔 그리고 진짜 톨킨 대단하긔 어떻게 이런 세세한 걸 다 생각해서 썼을까요 너무 신기하냄
반지의제왕에 푹 빠져서 실마릴리온 책도 사서 읽었쟈나ㅜㅜㅜㅜㅜ어린나이에 책이 어려워서 읽는데 오래걸렸는데 올려주신 글 보니 다시한번 정독해야겠긔!
너무 재밌게 읽었네요... 헬름협곡이 왕의 이름이었다니 처음알았어요
너무 재밌게 읽었긔!!!!
와우 넘 재밌어요 반제 영화 팬인데 책은 안읽어서 이렇게 읽으니 재밌네여
너무 재밌긔 ㅋㅋㅋㅋㅋ 픽션이지만 정말 있을법한 역사같긔
와. 세계관 대박이긔 👍정독했긔
와우 재밌게 읽었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