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동안 비가 많이 내렸어요.
돌아오는 물날에도 비 예보가 있고요.
그 사이에 고구마를 심으면 딱 좋겠다 생각했지요.
빵실이와 물개라는 이름을 붙인 씨고구마(제주토종물고구마)에서 줄기가 많이 자랐어요.
미리 떼어내고 너무 긴 것은 한 번 잘라서 물에 꽂아두고 조금이라도 뿌리가 나도록 했어요.
고구마 줄기는 밭에 눕히듯이 심어줄 거예요.
무릉배추도 꽃시절 지나 튼실한 씨방을 잔뜩 맺었어요.
요즘 마을학교 학생들은 무릉배추에서 애벌레 잡는 재미에 푹 빠져있지요.
밭에 도착했어요.
곧뿌림했던 쇠뿔가지와 칠성초가 본잎을 내기 시작했어요.
인제할머니 오이싹도 본잎을 내고요.
완두콩은 지주에 매준 줄을 잡고 위로 쑤욱 자라고 있어요.
청치마상추와 들깨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눈뻘게감자와 자주감자도 싹이 많이 났어요.
봉숭아와 갓끈동부 싹이에요.
장흥앉은키강낭콩(보라)도 많이 자랐어요.
제주검은찰옥수수싹.
얼룩토마토싹.
인제할머니긴호박도 본잎이 나기 시작했어요.
씨앗 넣은 만큼 싹이 다 나서 솎아주어야겠지요.
진주찰밀도 꽃시절 지나고 통통하게 익어갈 일만 남았네요.
먼저 감자 순지르기를 해주었어요.
자주감자가 싹이 무척 많이 나서(5~6개씩) 하나만 빼고 다 순지르기했어요.
그리고 고구마 심을 밭에 골을 내고 물을 부어줍니다.
물이 다 스며들면 고구마줄기를 일정한 간격으로 눕히듯 놓고 흙으로 덮어줍니다.
"토닥토닥 잘 자라."
그리고 풀덮개를 해줍니다.
풀덮개를 어찌나 많이 해주었는지 고구마 잎만 빼꼼 내밀듯 하고 두둑 전체를 덮었어요.
인제할머니오이와 인제할머니긴호박, 제주검은찰옥수수 싹이 너무 많아서 솎아주었어요.
그리고 둘레에 골 파고 오줌물거름 주었어요.
오줌물거름 줬던 밭에도 풀덮개 해주었어요.
싹이 무척 많이 났어요. 여러 가지 싹들 자세히 살피고 날적이 씁니다.
햇살과 비와 바람 맞으며 쑥쑥 자랄 밭 생명들 응원하며 노래불렀어요.
"쑥쑥 자라라 쑥쑥 자라라 너도 자라고 나도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