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산업 깊이 읽기 II(김인현, 법문사)를 읽고.
코로나 이후 일년 이상 한국에 가지 못하고 일본에 갇혀 지내던 차에 좋은 기회로 참으로 반갑고 또 가슴 뛰는 신간을 접하게 되었다. 고려대학교에 해상법 교수로 계시는 김인현 교수께서 이번에 해운 산업 깊이 읽기 II를 출간하셨다. 기존에도 교수님께서 여러 신문에 기고하신 내용들을 관심있게 읽어보던 차 그간의 칼럼들을 정리해서 수록한 이 책은 좋아하는 노래들을 모아둔 나만의 플레이 리스트 같은 느낌이었다.
해양 계 학교를 졸업하고 해운업계에 몸을 담은 지 1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간 쌓은 지식이나 업무 경험이 편협한 부분에 지나지 않아 업계를 아우르는 큰 흐름과 미래를 보는 통찰력에 항상 목마름이 있던 나였다. 최근 참여하고 있는 해양 계 저서 저자들의 대화, 전문가와의 대화 강연들과 더불어 접하게 된 이 책은 일부분의 경험으로 그 너머 세상에 대해 어렴풋이 짐작으로만 알고 있던 나에게 해운 그리고 물류라는 큰 화폭의 가림막을 한번에 열어젖혀 보여준 고마운 계기가 되었다.
태안 기름유출 사건부터, 세월호, 한진해운 파산 그리고 최근의 동아탱커 법정관리까지 지난 10여년의 해운 물류 업계를 관통하는 굵직한 사건들에 대해 그 당시 기고했던 글 들에서 느껴지는 현장감에 더해 지금에 와서 그 사건들을 되돌아보며 과연 사고 이후 지금의 우리는 얼마나 더 준비가 되어있는지 다시 한번 성찰하게 하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선원으로 배에서 승선생활을 하고 이후 안전관리 영역에서 업을 이어가고 있는 나에게 해난사고란 일어나서는 안되는 항상 방비를 갖추어야 하는 존재이다. 그런데, 실제의 업계에서 해난사고는 불행히도 계속 이어지고 있고 이에 사고 이후의 법적 분쟁, 보험 그리고 이후 정책의 입안 및 시행까지 일련의 고도화된 프로세스가 뒷받침되어주지 않으면 사고 자체로 인한 손해 이상으로 여러 이해당사자에게 직 간접적으로 미칠 영향이 지대한 분야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막연히 어렵게 만 느껴지던 해상법 그리고 금융에 대한 이해도 각 기고문에서 해당 사건 및 주제에 따른 첨언으로 읽게 되니 쉽게 이해되고 그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게 되었다.
과거의 기고문을 보며 나 스스로 그 당시 사건에 대해서 품었던 생각들을 떠올리고 그에 대한 저자의 생각, 의견과 비교하며 이후 이어진 처리결과를 다시 찾아보는 것은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가장 기뻤던 점은 이미 성숙한 시장이라 앞으로 큰 성장이 힘들다고 생각했던 해운, 물류 업계에서 그 배후에 있는 법률, 금융, 보험, 국가 정책 및 국민 홍보 등 이제 막 태동하였거나 앞으로 많은 잠재력이 있는 분야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이는 나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미래세대인 학생 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앞으로도 이 분야에서 성장할 만한 잠재력 있는 일들이 많이 있고 이를 통해 업계 자체의 파이를 키울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청년들에게 도전하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오랜 기간 해기사로 또 법학자로 업계에 헌신하시고 업계를 대변하시고 또 이제는 귀중한 경험과 노하우를 거리낌 없이 나누어 주시는 저자 선장 김인현 교수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해양계 관계자들에게는 시야를 넓히는 기회가 될 것이고 일반인들에게는 해운, 물류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책의 제목대로 신문에서 접했던 대표적인 사안들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장차 많은 젊은이 들이 해운, 물류업에 도전하고 업계에 역동성을 더해 무수한 성공과 실패의 스토리들을 써내며 대한민국에 활력을 더하는 결실로 맺어질 것이라 믿는다.
2021년 4월 도쿄에서
강명호 (선장, 팩마린)
첫댓글 항상 안전사고에 유의해야겠어요.
교수님 글 감사합니다.^^
저희도 감사드립니다
구매해서 해대생에게 선물하고 저도 읽어보겠습니다
선장님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