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許浚, 1546~1615)
‘의학보배, 동의보감’을 완성하다
허준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의인으로 ‘동의보감’의 저자이다. 그는 1546년 3월 5일에 양천에서 허론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본관은 양천이고, 자는 청원이며, 호는 귀암이다.
허준은 어릴 때 경상도 산청으로 이사하여 이곳에서 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서자였기 때문에 이곳에서 어려서부터 의사수업을 시작하였다.
‘조선왕조실록’에 허준의 이름이 처음으로 나타나는 것은 1569년 6월 23일이므로 그는 그 이전에 등과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유희춘의 ‘미암일기’에 의하면 1569년 유희춘의 부인의 설종을 치료하였고, 유희춘은 이조판서 홍담에게 내의원에 천거해 주도록 부탁하였고, 1573년에 정3품 내의원정에 올랐다는 기록으로 보아 1569년 이후 내의원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또 1578년네는 선조가 ‘보주동인유혈침구도경’을 허준에게 하사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1581년 5월에는 중국 육조시대에 고양생이 지은 ‘찬도맥결’을 교정하여 ‘찬도방론 맥결집성’ 4권을 저술하였고, 1587년 12월에는 선조의 병을 고침으로 해서 녹피를 하사받았다. 1590년 12월에는 두창이 전국적으로 유행하여 왕세자의 증세가 매우 위중하여 거의 희망이 없었는데, 이를 허준이 치료하였다. 선조는 허준을 당상관으로 특별히 명하여 승진시켰으나 사헌부와 사간원에서 특진취소를 청하였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허준은 선조를 호종하였고, 1596년에는 왕세자의 이질이 오래 된 것을 치료하여 다시 선조가허준에게 가자하였으나, 사간원등에서 중인 출신에게 동반은 외람하다 하여 개정하기를 청하였다. 이 해에 선조의 명으로 ‘동의보감’의 편찬을 시작하였다.
1602년에는 두창의 치료를 위해 어의 허준에게 명하여 ‘언해 두창집요’ 2권을 편찬케 하였고, 또 ‘언해구급방’도 간행하였다. 1604년 에는 충긍정량 호성공신 삼등에 봉하였다.
1608년 정월에 ‘언해 태산집요’를 개편하였다. 이 해에 전조가 승하하자 왕의 병을 고치지 못하였다가 하여 파직당하고 유배되었으나 이듬해 방환되었다.
1610년 8월에 15년 간의 노력 끝에 총 25권 25책의 ‘동의보감’을 완성하였다. 광해군은 내의원에 명하여 이를 간행하게 하고, 그의 공로를 치하하여 숙마 1필을 하사하였다. 1613년 11월에 ‘동의보감’25권 25책이 훈련도감 활자로 개간되었다.
허준은 1613년 11월에 70세를 일기로 운명하자, 광해군은 호성 공로의 어의로서 선조가 일찍이 보류하였던 부원군과 보국의 가자를 추증하였다. 그의 묘는 경기도 장단군 장단면 하포리 암동에 있다.
전통 의학의 성인으로 남다
조선 의학의 보배인 ‘동의보감’은 1610년에 내경 외경 잡병 탕액 침구 등 5편으로 구성된 25권 25책으로 편찬된 것인데, 당시의 의학 지식을 총망라한 임상의학의 백과전서로 불린다. 허준은 동아시아의 의학적 지식을 모두 수집하여 정리하는 한편 이를 가장 체계적인 조선의학의 전통과 철학을 만듦으로써 겨레 얼을 빛내는 데 크게 이바지한 의성이다.
‘동의보감’은 허준을 잘보여주고 있으며, 그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며, 또 ‘동의보감’에 대한 이해 없이는 사상에 대해서도 바른 이해를 할 수 없다. 허준은 의학을단순히 의학으로만 국한되었던 것이 아니라 유교 도교 불교의 자연관을 수용하여 당시 의술의 수준을 넘어 의학철학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의학과 철학과 별개의 분야로 본 것이 아니라 함께 추구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았기에 겨레 얼의 통섭측면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허준의 의학사상은 정 기 신의 강조를 통한 예방의학사상과 도교의 영향을 받은 양생사상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그의 의학사상이 반영된 ‘동의보감’은 중국의 의서인 ‘황제내경’과 도교사상을 도입하여 증치의학을 완성하고, 정기신으로 인체를 재구성하는 형기론으로 천인관계의 인간관을 설명하였다. 그리고 형상의학 방법론을 도입하여 어느 정도의 체질의학을 추구하였다.
결국 ‘동의보감’을 통한 허준의 의학사상은 이제마 사상의학의 탄생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주었고, 사상의학은 단절된 의학이 아닌 한의학의 정통성을 이어가는 계통의학이론이 될 수 잇기에 조선시대 최고의 명의로서 허준은 겨레 얼에 끼친 기여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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