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도 시간도 없는 40일, 극한 환경에서 발견한 인간의 위대한 본성
단 40일 만에, 인간은 시간을 만들어냈다! 팬데믹과 이상 기후, 위기의 시대에 전하는 인류의 미래에 대한 근거 있는 낙관
질서와 시간이 사라진 동굴에서 40일간의 딥 타임 모험이 시작된다!
사회에서 통용되던 규범이 사라지면 무질서가 발생한다. 무질서한 상황에서는 사회 조직과 돌발 상황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러나 반대의견도 있다. 1855년에 디자이너 장 마리 구이요는 무질서 속에서 기존의 규범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인간관계와 자율성이 생겨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내가 특히 흥미를 느끼는 부분이 인간의 새로운 능력이었다. 동굴에서 직접 실험을 해보면 구체적인 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혼자 시간의 개념을 초월하거나 격리되어 생활하는 실험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딥 타임에는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딥 타임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홀로 살지 못한다. 팀을 이루어 어딘가에 갇혀 보고, 이와 같은 경험이 현대인의 두뇌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연구가 필요했다.
겁이 나는 건 모두가 똑같다. 불안한 것도 마찬가지다. 여기에 있는 딥 타이머 모두가 같은 마음이다. '우리는 함께 있다'
인간도, 침팬지도 동굴을 주된 거주지로 삼지 않지만, 동굴은 여전히 인류의 삶을 들여다보는 중요한 장소다. 딥 타임에서 연구자는 마치 동굴 바닥을 파헤치는 고인류학자처럼 인간 본성의 오랜 흔적을 발굴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이 이 시간을 알 수 없는 상황을 과연 견딜 수 있을까? 그런데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15명의 생체 주기는 점차 서로 비슷하게 조율되었다. 태양의 움직임을 느낄 수 없는 곳에서도 서로의 관계 속에서 작은 사회를 멋지게 꾸려나갔다.
코로나19로 세상은 전보다 어두워졌다. 강력한 록다운 조치로 수억 명이 긴 시간 동안 고립되어야 했다. 그러나 우리는 점차 새로운 질서를 찾아가고 있다. 비대면 수업과 재택근무 중에도 여전히 교류하며 서로의 사이클을 동조해나간다.
밤낮의 변화, 계절의 변화는 생체 주기를 건강하게 지켜주는 핵심 요소다. 그렇지만 더 중요한 것은 타인과의 관계다. 우리는 모두 다른 이를 위한 태양이다. 컴컴한 동굴처럼 단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햇빛은 바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