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운동이라고 걷다보면 우리동네 목욕탕 앞에는 아주 매력적인 붕어빵 아줌마가 있다.
언제나 알록달록한 앞치마에 긴 머리칼을 올려 큼지막한 핀으로 묶고..
자세히 보면 분명 짝짝이인 눈썹 문신에 해맑은 미소를 달고"쿵짝 쿵짝 쿵짜작 쿵짝"을 불러대는 아줌마~
붕어빵 틀을 뒤집을 때마다 트로트 메들리 테이프를 틀어놓은양 가사는 왔다리 갔다리 해도 리듬만은
언제나 송대관의 네박자인 아줌마 그 아줌마가 진짜 매력적인 이유는 또 다른데 있다.
붕어빵이 익기를 기다리고 있노라면 꼬치 어묵 하나를 불쑥 내밀면서"단골인데 싸비스야요!"하던
아줌마의 가게에서 어느 날 문득 따끗한 어묵이 사라졌다.
공짜로 먹는 맛도 맛이지만 힘들게 걷고난 뒤에 뒤에 마시는 그 따끈따끈한 국물 맛이 생각나 아쉬운 목소리로 물었다.
"아니 왜 그게 안 보여요?"대답 대신에 아줌마는 턱짓으로 길 건너편 호떡 장수 아저씨를 가리켰다.
붕어빵 익을 동안 먹고 싶으면 저 가서 사먹고 오라면서 말은 그렇게 해도 미소를 띈 모습이였다.
선 자리에서 붕어빵 천원 어치를 다 먹어가며 들은 사연인 즉!
하루 왼 종일 구워도 시원찮을 판에 아줌마가 다 걱정이 될 만큼 호떡 가게에 손님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아줌마야 남편 있는 여자니 부업이랄수 있지만 저쪽은 가장이니 그야말로 생업일텐데..
저렇게 장사가 안돼서 어쩌나 어쩌나 걱정만 하다가 어느 날 아줌마가 붕어빵을 싸들고 호떡 아저씨 손수레로 놀러 갔단다.
항상 벙거지를 푹 눌러쓰고 비닐로 가린 차일 안에 있어서 몰랐는데 가까이 가서보니 글쎄 초등학교 동창이었다지 뭔가!
아줌마는 너무도 반갑고 놀라웠는데 호떡 아저씨는 전혀 반갑지 않은 모양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인사를 한 뒤로 한 사나흘 나타나지 않더니 며칠후 꾸역꾸역 나와선 이쪽으론 고개조차 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회사에 다닌다고 했는데 저러고 있는 속이 오죽할까 싶어..아줌마 역시 며칠 속앓이를 했단다.
그러다 남편과 상의 끝에 내린 결론이 어묵 그릇을 치우는 것으로 하게 된 것이라 한다.
이렇게라도 돕고 싶은데 그 속을 알래나 모르겠다 면서..
하루 12시간을 꼬박 일해 버는 돈 오만원이 어묵을 치운 뒤로 다소 축 나긴 하지만
축난 만큼 호떡 아저씨가 바빠질 것 같다고 매일 얼마 덜 벌었나 그거 따지는게 신날 줄
누가 알았냐며 벙긋 웃던 붕어빵 아줌마..!
그런데..얼라리? 다음에 지나다 보니 호떡 아저씨도 글쎄 쿵짝 쿵짝 쿵짜작 쿵짝을 흥얼대고 있었다.
사연인즉...호떡만 꿉던 그 아저씨가게에 붕어빵 아줌마가 팔던 어묵이 있었다.
그 아줌마가 천사라고 생각하면서...다 함께 잘사는 사회가 되도록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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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춘♡ 사랑의글방
붕어빵 장수와 호떡장수~!
재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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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18 16:57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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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긴 인연이 있는....
또 그 인연을 저 버리지 않은 붕어빵 아줌마.
말없이 가만히 살펴보면 결코 메마르지 않은
아름다운 세상살이 있나봅니다.
재묵님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작은 것도 놓치지 않는 세심함과 정스러움..
그리고 것(?)을 글로 표현할수 있는 능력에 감동합니다.
그아줌마가 천사...라며 천사를 알아 보는 재묵님에게 감사!!
행복댕이님 감사드립니다.
붕어빵 아줌씨 멋쟁이 고맙단말도안하는 호떡장수 미워요 그마음을 몰라주니![~](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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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마 고맙다는 말을 안했으려고요,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렇습니다.지금이 제철이지요.감사합니다.
요즘 흔히 들을수 없는 감동의 얘기입니다
이런사람이 있어서 살맛나는 세상이 아닐까요~^^
그렇지요.아무나 할수있는 흔한일이 아니지요.감사합니다.
붕어빵 아줌마쪽에서 보면
정말 반가운 일이지만,
호떡 아저씨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정말 기가 막히고 쪽팔리는 일이지요.
오죽하였으면
3일씩이나 나오지 않았을까
이해가 가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이제 아줌마의 마음을 알았으니
닫혔던 문이 열리겠지요.
밝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겠지요.
감동적인 이야기에 마음이 따뜻해 집니다.
호떡 붕어빵이 맛있는 겨울인데 그 보다 더 맛있는 사람사는 이야기인것 같아요~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군요![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2.gif)
거움도 기쁘지만 남을위하여 조그만 것이라도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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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묵님에 따뜻한글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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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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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마음이 따뜻한 사람들이 있으니 말입니다
사람은 받는
배풀수있는 마음 이것은 받는기쁨에 배가더 기쁘지요
두번읽고감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