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작 구성없이 무작정 저질러놓고 봤는데 대충 술술 써졌지만 뒤늦게 첨삭할 곳도 많이 보이고 부족함...
....작중 등장인물에 대한 작은 깨달음이랄까..를 공유코자 합니다.
1990년인가 '서울뚝배기'란 티브이드라마가 한창 인기였지요. 최수종이야 주인공이니 제켜놓는다 해도 오지명이니 주현이니 김애경, 길용우, 서승현, 김성녀등 기라성같은 모든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나사가 한두개 빠져있달까..약점이 있었지요. 전설의 '서울의 달' '파랑새는 없다'도 그런 것 같고. 근래의 '유나의 거리'는 미처 못봤지만...
사랑이든 돈이든 출세든 춤이든 도박이든 술이든....심지어 무식이든 착함이든 순수든...작중에 완벽한 등장인물이란 없었지요. 지금 7순에 이른 김운경작가의 개성일지도 모릅니다만...
꼭 코믹성이 아니라 과거의 '달동네'도 그렇고 '순풍산부인과'도 그럴 거고 여러 작가들은 모자라기에 오히려 완벽해진다라는 비결을 터득한 소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봅니다.
세상에 약점없는 인물이 도대체 무슨 매력일까요?
완벽의 화신같은 이순신은 과연 실상일까요? 가령 가령...가정입니다만 충무공이 모든 건 잘했지만 여자에 대해서만은 약했다라고 치면...주장하면 사람들이 과연 실망할까요, 아니면 오히려 실감하게 되어 더 기꺼워질까요?
허여병이나 박상규가 상처나 약점이 없이 완벽했다면 과연 인간적인 매력이 있었을까요? 반면 우리의 주인공 심호규는 술담배는 물론 육식도 못하니까 과거 한시절 남자들 세계에선 칠득이 팔푼이 저능아로까지 치부되었을지도 모르지요....하지만 그게 과연 공정한 인식일까요?
......그저 무조건 마음이 곱고 착하다고만 해서 우리의 호규에게 복은 찾아들까요?...여자에 한없이 약한 지병?을 딛고...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답을 연구 모색중...ㅠ
잠파노 2023.2.7.
# 원곡동 다문화 거리 지하에서 밖으로 나오는 호규의 모습
핸드폰이 울었는지 꺼내어 확인하고 꺼버리는 호규
'호기...리나? 니들이라고 무슨 대책이 있겠냐...만나면 위로받고 힘도 얻을지 모르지만 정선생님도 못찾아가는 신센데..'
또 울렸는지 핸드폰을 꺼내 잠시 보고는
'하루 수십통 문자도 마찬가지. 지금은 남에게 부담만 주는 존재일 뿐이야. 교통해보니 무신..'
'생각같아선 핸폰도 없애버리고 싶지만 엄마아버지..선생님들 때문에 그럴 순 없으니까'
차에 타면서 핸폰을 다시 확인하고 끄는..
'좀 내버려줘! 이참에 나도 충전 좀 해야 되겠다고!'
차를 운전해 나가며
-- 하지만 이건 너무 심하잖아...--
# 안산 초입 노적봉공원 평범한 야산 전경. 로타리가 보이는 벤취에 앉아 쓸쓸한 호규모습.
'수원 영등포 안양선 잘랐지만 단란주점 같은 마이너 3류에서 연명하는 것은 봐준다는 뜻인가?'
-- 언제부턴가 내 속엔 강이 흘렀어...--
-- 나는 지금 어디쯤 흘러가다가 고여있는 것인지...--
"헐, 이젠 산에서 바람을 낚는가?"
소리에 돌아보니 지난번에 낚시터에서 만난 방랑자?노인네였다. 닌자거북이 비슷한 체형에 지팡이를 짚었다.
"아, 영감님은 저번에 비봉이던가.."
"아, 거긴 화성 송라리 낚시터였어"
"그랬나요? 티끌같은 이름이야 아무렴 어떨까요"
"헌디 두번 우연은 필연이란 말이 있는디 어찌 생각하는가"
"어디에 나오는 말인지 모르지만 글쎄요. 저는 운명이라던가 팔자같은 거 안 믿거든요"
"옷깃한번 스치는 것도 수백겁의 연이 쌓여서라는 걸 보면 불가쪽일겨"
"불교 잘 모르지만 그도 결과론일 뿐이지요. 방송앵커나 정치가나 수백번도 더보는데 그도 필연이란 말인가요?"
"거참, 이건 염세인가 허무인가 도무지 갈파가 안되네"
"영감님 취미가 방랑하면서 고전이나 격언을 캐묻는 것인지 모르겠지만...도장 같은데 가봐야 될 것 같네요"
호규가 일어서자 노인이 다급히
"이,이거봐! 바쁠 일도 없을 건데 나와 잠깐 토론 좀"
"인터넷 해보세요. 거긴 말못해 안달인 사람들이 넘쳐나니까"
미련없이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호규에
"하, 이봐!! 아무리 우연이지만 그래도 두번이나 만난 사인디 잠깐만 더.."
쫓아오려다 비척이며 주저앉는 노인을 흘려보며
-- 별별 사람 많다지만 참 특이한 양반 같아 --
# 샛별 요양원에 차를 멈추자 김하나와 삐빠 구숙희 김성식이까지 달려들었다.
"살아있었잖아!"
"나 안죽어"
"그럼 전화라도 받아야 할 것 아냐! 문자를 해도 통 응답을 하나"
"로또 백억짜리 맞기라도 했어?"
"형만 사는 세상이야? 힘든 줄 알지만 같이 해야 덜 힘들.."
"술도 음식도 안맞는데 뭐로?"
"..."
"일주일에 한번 이렇게 얼굴 잠깐 보는 것만도 큰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늦겠다. 나야 시간이 남아돌지만 모두 밤무대에 나가야 되잖아"
# 작은음악회 공연무대에 선 호규가 말했다.
"저는 워낙 변변한 노래가 없어서 신청곡을 불러드릴게요. 아 저기 멋쟁이 언니. 뭐라고요?"
노파가 뭐라 했는지 주변서 어이 없어하고
"예, 당연히 되지요. 근데 제가 여자가 아니라서, 연습도 없이 잘 부를랑가 모르지만 실수해도 이해하세요"
노래방 전주가 흘러나오고 호규가 노래를 불렀다.
"--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 뻐꾹 뻐국새 숲에서 울제 --"
"-- 우리누나 가마타고 시집가실 때...말표 고무신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요양사들과 하나 숙희 성식이 어이 없어하고
"이런, 가사도 까먹었네요. 이해 바랍니다"
모두 황당하고 얼척없는 표정인데
"-- 시집가신 누나는 소식도 없고 진달래만 우수수 흩날립니다...--"
당사자인 노파나 주변 노인들은 조금 다른 감상 같았다.
# 주차장, 헤어지는 자리
"하나 누나, 밥은 제대로 먹고 다녀"
성식이가 좁게 접은 돈을 건네주며
"형, 이거 얼마 안되지만.."
호규가 예사로이 돈을 채갔다.
"그래 잘쓰마"
삐삐빠빠가 작은 뭉치를 건네주며
"오라방, 난 이 모제미떡밖에.."
"아이고 이 마싯는 걸. 너 먹기도 모자랄 건데 그래 잘 먹으마"
호규의 차가 휭하니 떠나고 한참이 되도록 셋은 말이 없었다.
"이제 깨달았는데 저형 생각보다 멘탈이 강한 사람이야. 우리 어줍잖은 관심이 오히려 누가 될 거라고"
삐빠표정은 심각하기만 한데 김하나가 말했다.
"그걸 이제 알았니? 시간문제일 뿐 반드시 극복해낼거야"
13. 엉뚱한 숙제
# 안산 업소로 향하는데 지방방송국인지 유튜버인지가 길을 막았다.
"저기 에이비에스거든요. 다문화에 대한 여론을 조사중인데 잠시만 의견을...한 십분정도면 될겁니다"
"그 정도 시간이야 되겠네요"
"외국인들이 폭력이나 이권등에 진출하여 치안이나 공공에 너무 지장이 많아져 유입에 좀더 제한을 둬야 한다는 여론인데 찬성하시는지요?"
"잘은 몰라도 반댑니다"
"헐, 왜요?"
"어쨌든 울나라 들어와 돈 벌겠다는 사람들이잖아요. 놀러오는 사람들부터 막는 것이 우선이지요"
"하! 관광부처에서 들음 클날 소릴"
"우리도 과거 월남이나 서독 사우디 미국가서 돈많이 벌었는데 배좀 불러졌다고 올챙이적을 잊는다면 그게 인산가요?"
"...저기 뭔가 오해를...혹시 무슨 당 지지하는지요?"
"그런거 관심도 없고 투표도 안했어요"
"흠, 그러니까 반대로 좀더 외국인 유입을 확대해야 된다는?"
"가능한 많이. 그래야 한심한 국민성도 차도가 생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 이거 저도 조금 공감이...방송 끝이니 좀더 하고픈 말이 있다면 자 음료수 드시고 혹시 직업이 뭔가요?"
"가수요, 삼류가수. 이제 일하러 가야 되니까 그만"
음료도 뿌리치고 걸음을 옮기는 호규를 따라붙으며
"왜 국민성이 한심하다는 것인지요? 예를 들자면?"
"모두 자기밖에 모르니까. 그저 우리새끼 우리마누라 우리집 우리당 우리나라, 이웃이나 남은 안중에도 없으니까, 오죽함 오랜동안 세계제일의 고아수출대국이었을라고"
지하로 내려가는 호규를 보며 이상한 표정이 되는 앵커였다.
# 한낮, 샛별요양원 원장실, 호규가 원장과 대화중이다.
"이제 저희가 필요가 없다니...음악회나 합동 생일잔치가 없어지는 건가요?"
"아니 어쩌면 더 활성화가 될지도, 어쩜 건물도 신축할 수도"
"그럼 좋은 일이잖아요. 헌데 왜 그런 표정이신지?"
잠시 괴로이 망설이던 최원장이 털어놨다.
"호규씨니까 솔직히 말하는데 근대그룹 공익사업부에서 엄청난 출자를, 모든 채무 해결하고 건물도 신축하고, 겉으로야 사회기부내지 자선으로 보이겠지만 속사정은 보다 큰 세금 감면, 여기 개발에 따른 부동산 투자 이득등을 노리고"
"...."
"꼭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오래잖아 요양원도 멀리 떨궈질지 몰라. 돈불리는 덴 귀신들이니까"
"....."
"호규씨그룹도 아무리 순수한 자원봉사라고 말했지만 소용없었어, 나중에 조금이라도 권리를 주장해서 지들 계획에 차질이 생길까봐설거야"
"....무지막지한 돈질을 누가 당하겠나요"
원장이 봉투를 꺼내어 밀어주며 기어이 눈물을 흘렸다.
"호규씨, 오핼랑 말고, 내 마음이야. 미안해 정말 미안해"
"돈이 무슨 죄가 있겠나요. 마음이라시니 감사히 받겠습니다"
# 차안 김하나와 구숙희앞에 뜯지도 않은 돈봉투가 놓여있다.
"얼마인지 모르지만 적당한 곳에 공용 휴게실이라도 장만해봐. 삐빠 넌 매달 한번씩은 꼭 최원장님 찾아뵙고, 그럴 수 있지?"
"두번은 가야지, 대신 오라방도 우리 휴게실 일주일에 두번 이상은 와야 돼"
"마, 백수 과로사 만들일 있냐? 한달에 한번“
계속
첫댓글 즐~~~~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