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오드리]

   요가 수업을 마치고 돌아 오는 길..

   짧은 거리에도 걸어 다닐 줄을 몰랐던 내가 

   시나브로 걸어 다니는 계기를 만들어 준게 여성회관에 다니면서 부터..

   처음에는 수업을 갈 땐 기본 요금 거리 ..택시를 타고, 돌아 올 땐 여유롭게 걸어 오다가

   지나는 롯데마트에 들러 간단한 장을 봐 오기도 하고,..

   그리고,

   이왕이면 갈 때도 걸어서 가기로 작정하고,

   일주일에 두번씩, 오가며 걸어 다니는 게 제법 도움이 된다.

   걷기를 즐기지 않는 나에겐.. 그나마..

   그리고 얻은 즐거움 하나.

   길가에,

   세심하게 살피지 않으면 지나쳐 버리게 될 정경,,

   돌담밑에 삐죽히 얼굴 내민 노란 민들레꽃.

   이름도 모를 작은 풀꽃들...

   예전에는, 불과 얼마전 까지는 전혀 모르고 지나쳤던

   즐거운 산책길 같은 정경에,

   조그만 풀꽃 하나라도 발견하게 되면

   내 가슴은 콩닥콩닥 뛰기까지 한다. 환희!

   어쩌면... 어쩌면... 이렇게 또 꽃을 피웠구나,,

   누가 특별히 봐주는 눈길도 없으련만,,

   봄이야, 봄인게야..

   누가 봐주는 눈길이 없어도  봄인게야..

   돌담틈에서나마 꽃을 튀우는 사명을 다하는게야..    

   나이가 들어 가면서

   주변의 작은 사물에게 관심과 애정을 갖는 시선과,

   작디 작아 보잘것 조차 없는 것에도 생명을 느끼며,

   가슴에 담는 따스한 감성이 샘솟게 됨에 감사한..

   감사,,, 감사한 일이다..

    타박타박

    걸어 오다가  아파트 근처 뒷담길에서,

    아,,앙징맞은 보랏빛 작은 꽃...

    어머나, 제비꽃?

    제비꽃인게야...

    성모님의 겸손을 닮은 제비꽃...

    그제도 이 길을 지나서 돌아 왔을 터인데

    그때는 왜 보지 못했을까...

    가방속에 디카를 더듬더듬 찾으니 ... 없다..

    분명 챙긴 것 같았는데...  

     제비꽃에 대하여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적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 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줏빛이지

     자줏빛을 톡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봄은,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안도현-

    장보따리 식탁에 툭~ 던져 두고서 디카를 들고 다시 나섰다.

    보라색 작은꽃이 아른거려 얼른 나섰다. 

    아파트 앞마당에 벚꽃이 한창이다.

    안녕~

    너를 볼 때마다  그 어느날,

    은총의 비처럼 나풀대며 떨어지던 모습이 떠오른단다...

   개나리 노란 꽃도 만발이다.. .

     까닭없이 마음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 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 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잊어버린다, 못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한 위로이랴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민들레꽃 / 조지훈

   아,, 너는 이름이 무엇인지...

   이름을 몰라 미안하구나... ..

   나무 아래 소담스레, 옹기종기, 정답게 ...

   정겨운 모습이다...    

   명자나무, 명자꽃..

   벚꽃처럼 너무 화사하지도,

   모란처럼 너무 요염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촌스럽지도 않은 꽃이

   바로  명자꽃이다.

   한 마디로 적당히 곱고 향기로운 꽃이다..

   그래서 경기도 일부에서는 아가씨꽃이라고도 하며,

   옛 사람들은 이 꽃을 보면 여자가 바람이 난다고 하여 집안에 심지 못하게

   했다는 ....

   명자꽃의 꽃말은 정갈함이라네...

   산당화 (山棠花) 라고도 불리운다..

   동백의 다른 이름은 산다화 (山茶花)

   명자꽃 피는 봄 / 이영숙

  
   기념사진을 찍으려는데 옆 동 사는 명자 고 가시나 
   화장품 담긴 가방이 활짝 열려있다

   후다닥, 누군가 달아난다
   아찔하다 가방 속에
   주둥이 두루뭉술한 앵두빛 립스틱과
   분첩만 남았다
   다 털렸다

   작년 봄, 어머니는 도로 변에 서있는
   영산홍을 뽑아 오셨다

   아파트 화단에서 나는
   분첩과 립스틱을 훔쳤다

   봄 오면 모녀지간 훔치는 버릇이 도진다

   내 몸에서 자꾸 봄내가 난다

    초등학교 담길..   개나리 울타리..

    개나리 지고 나면 담 바깥길, 한길에 줄장미가 만발했었는데

    도보를 만들면서

    줄장미를 무참하게 싹둑 베어내어 마음이 아팠던 지난 해 유월..

    줄장미 넝굴져 만발한 정경에

    지난 날 나 살던 옛집, 담장을 덮었던 장미...

    젊었던 그 시절, 청춘~

    무어 하나 거리낄 것 없던 스물,,,스물 하나,,둘,, 셋,,

    장미향 그윽히 풍겨오는 골목길을 접어들던

    귀향..

    이제 그 추억을 떠올리게 해 줄 장미무리는 사라지고.           

    아.올 유월,

    줄장미 활짝 피어 나는 계절이 돌아 오면

    더욱 그리울 터...

     아파트 건너편 작은 공원..

     백목련이 하늘을 덮었다...

     백목련 꽃잎을 띄운 녹차,,

     그윽한 그 향을 음미하며...

 

      아, 자목련..

      자목련이 반쯤 봉오리를 열고서...

      백목련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오는 자목련곷..

      예전에는 순백의 백목련을 기품있다 하여  좋아라 했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가며

      자목련의 꽃색이 가슴을 아리게도 하면서 더 끌리게 됨을... .

  

       높새바람 불다 그친 윤삼월 저물녘
       자목련꽃 소리없이 지는 처맛기슭
       그대 목련처럼 가고난 뒤엔
       뜻도 꿈도 육신도 허전하여서
       사람에게 걸었던 그리움마저
       허전하고 허전하고 하 허전해서
       몸도 따라 하염없이 저무는 윤삼월

                           윤삼월/ 도종환

     제비꽃  /조동진 노랫말

     내가 처음 너를 만났을 때

     너는 작은 소녀였고

     머리엔 제비꽃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멀리 새처럼 날으고 싶어

     내가 너를 다시 만났을 때

     너는 많이 야위었고

     이마엔 땀방울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작은 일에도 눈물이 나와

     내가 마지막 너를 보았을 때

     너는 아주 평화롭고

     창 너머 먼 눈길

     너는 웃으며 내게 말했지

     아주 한 밤중에도 깨어있고 싶어  

[오드리]

아파트,, 동네 한바퀴를 돌면서..봄의 정취를 이리 느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매사에 감사합니다...작은 기도를 올리며.....

[쩡거]

덕분에 저도 봄을 하나가득 눈속에 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소화]

꽃구경 잘하고갑니다. 내 렛슨곡중에 제비꽃이라고 있어요 원어는 다스바이헨

[디오니시아]

좋은데 사시네요. 덕분에 꽃구경 실컷했네요.수고하심에 감사..^^*

[미카엘라]

디카 솜씨,글솜씨,재주가 많으신 오드리님 구경 잘했읍니다.고마워요.

[밀알]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꽃...제비꽃...작지만 그 생명력이란...봄의 기운을 듬뿍 안고 갑니다.

[♣。ㅁ1ㄴL…*☆]

여전히 정겨운 제비꽃이에요. 디카 솜씨 굿샷 이어요. 사진밑에 담긴 글도 요.... 잘 읽고 , 감상하고 ...... 감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