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림-남강문우회 문학탐방기

남강문우회 문학탐방기 동 림 2012년도 남강문우회 총회 첫날밤 행사는 분위기부터 사뭇 진지했다. 특히 우리 문우회를 경제적으로 적극 협찬해 주시는 정봉화님과 김성문님(고문으로 추대)의 동참으로 더욱 끈끈해지는 분위기와 함께 노익장 선배님들과 후배님들의 허심탄회한 향수 뒤풀이는 참으로 감회가 무르녹고 있었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밤바다 분위기도 제마다의 추억과 낭만의 서정들을 고조시키고 있었다. 다음날 남강문우회 문학탐방은 아침 9시 30분 클로리 콘도 앞 해변도로에서 순조롭게 출발했다. 우선 출고 13일째인 45인승 대형 깨끗한 버스로 계획된 스케쥴에 따라 한층 기분 좋은 출발. 날씨도 화창하고 온화해서 모두들 문우회원 서로의 덕망과 문향으로 덕담을 나누면서 약간은 들뜬 분위기였다. 혜림님 소로마님과 몇 분 부산 회원님들의 불참으로 탑승하신 25명의 회원님들에게 필자가 안내를 하면서 좀은 걱정스럽기도 했다. 약간 서먹해지는 분위기를 서울 안봉화님의 위뜨와 해학적인 유모어 마이크 코멘트가 버스 안을 부드럽게 했다. 해운대 신도시를 지나 울산고속도로에 진입, 일광IC를 벗어나 좌천-임랑을 지나면서 얼마 전에 유명을 달리 하신 포철 창건 회장 박태준님의 생가 옆을 지나는 동안 잠시 한국 현대사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기도 했다. 곧장 다가서는 한국 최초로 건립된 고리원자력 발전소를 먼빛으로 보면서, 원자력 교육원, 라사리 해수욕장-서생중학을 지나니 바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먼저 해가 뜨는 간절곶 해맞이 관광지가 다가선다. 바람 한 점 없는 고요와 화창한 날씨, 고요한 바다, 박제상의 아내의 설화를 형상화 한 모녀상, 청옥 바닷물빛, 저 멀리 떠다니는 어선들, 잘 가꿔진 주변 경관을 구경하느라고 벌써 약속된 30분이 훨씬 지나버렸다. 지천님의 간절곶에 관한 지형 설명과 함께 자작시 낭송이 분위기를 한층 돋구었다. 오전 11시 20분 버스에 탑승, 진화해수욕장과 왜성 흔적을 좌우로 눈 돌려 보면서 곧장 언양-통도사로 들어서니 시간은 12시 10분. 평일이어서 탐방객이 별로 많지 않았고, 고즈넉한 분위기에 먼빛으로 영축산 자락 아래 다닥다닥 자리한 통도사 경내를 둘러보는 느낌도 제마다의 가슴을 훈훈하게 했다. 흔히들 한국 불교의 3보 즉 법보(法寶)해인사, 승보(僧寶)송광사, 불보(佛寶)통도사를 일컫는데, 원래 ‘佛法僧’으로 나열되고 있으니 하여 통도사가 한국 불교의 으뜸 성지임을 자인하게 된다. 게다가 한국 5대 적멸보궁을 일컬을 때 영축산 통도사, 문경 정암사, 사자산 법흥사, 오대산 상원사, 설악산 봉정암을 입에 올리게 된다. 그런데 자장율사가 인도에서 가져온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처음 통도사에 보관하고 차례로 명산 여러 곳에 나누어 모셨다고 하니 통도사가 이미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에서도 으뜸이 된다고 할 것이다. 필자의 어설픈 설명에도 우리 남강문우회원 여러분들의 약간 진지해지는 분위기가 민망할 뿐이었다. 12시 50분에 탑승을 부탁드리면서 각자 통도사 경내 탐방의 걸음을 시작했다. 길목에 있는 ‘성보박물관’과 진신사리를 모신 불전석탑, 예불광전의 4대문 각각 다른 명칭을 눈여겨 봐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들리는 ‘성보박물관’ 탐방이 필자에게도 새삼스런 느낌인데 곁에서 목하 선배님의 탱화, 민화, 불화에 대한 해박한 충고도 참 고마운 느낌이 들었다. 얼마 전에 TV에서 들은 삼성교의 깨달음을 되새기면서 한 바퀴 주마간산의 탐방을 잠시 쉬노라니 벌써 탑승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점심시간을 지나는 허기 때문인지 몇몇 회원님들이 걸음을 재촉하여 버스에 오른다. 미리 예약해둔 산채비빈밥집에 도착하여 조촐한 식탁의 즐거운 분위기에서 소주 한 잔의 풍류는 참 멋있어 보인다. 사진촬영을 맡은 태송님 지천님의 통도사 주변 청솔과 홍매화, 영축산 맑은 계곡 물빛 예찬의 감탄사에 주변 회원님 다수가 동감을 표하면서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참 여유롭다. 다음 탐방지는 부산 남산동 ‘요산문학관’이다. 서울 회원님들의 기차 예약시간인 오후 4시에 부산역 도착을 염두에 두면서 시간을 재촉, 버스에 오른 것은 오후 2시 10분. 고속도로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한 것은 2시 50분. 요산 김정한선생님에 관한 필자의 간략한 안내와 회장 양왕용교수의 전문적인 해설 멘트는 벌써 문향의 분위기를 물씬 느끼며 만끽의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오랜만에 들리는 ‘요산문학관’ 분위기는 생가와 부대건물에 부산시와 향토문인들의 애향과 문학열망을 느끼기에 충분한, 잘 가꾸어진 문학관 모습이었다. 특히 민초들의 애한과 일제 말기의 민족적인 저항정신, 해방 후의 가진 자와 권력층에 대한 저항 고발정신이 투철했던 요산선생 문학 일대기를 자료로 정리한 유고들과 영상자료를 보는 남강문우회원 여러분들의 진지한 모습에서 문학 본질에 대한 생각을 되새김하는 기회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부산역을 향하는 버스가 오후 3시 20분에 출발. 몇 분의 회원님들이 남산전철역에서 먼저 인사를 나누고 하차. 이제 향수와 애틋한 인정을 가슴에 머금고 헤어져야 할 시간이 가까워진다. 여류소설가 김지연님의 출향문인회로서의 남강문우회 긍지를 드높이는 격려말씀이 생각난다. 이미 우리 남강문우회의 위상이 한국문학단체의 제일의 특출함,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커다란 긍지로 느껴도 될 것 같은 이 느낌. 금년도 문학탐방의 하루가 그런대로 의미 있는, 꽤 기분 좋은 시간이었기를 바라는 마음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