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통영예술기행에서 머리에 맴도는 이야기는
내려가는 버스에서의 무쌤 강의로 통영출신 예술가의 사랑이야기다
그중에서도 5000통의 연서를 썼다는 청마 유치환선생(국정교과서 -깃발-작가)의 사랑이 놀랍고
재북시인인 백석의 사랑, 박경리선생의 사랑
역시 시대를 거스르는, 아니 시대에 맞지않아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라는 느낌이다
서른 여덟살의 청마는
같은 학교 스물아홉의 청상(靑孀) 과부 정운(이정도-여류시조시인; 국어교사)을 만나면서 헤어 날 수 없는 사랑의 불속으로 빠져든다.
<그리움>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1947년부터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편지를 보내기를 3년,
드디어 두 사람의 '플라토닉'한 사랑은 시작됐으나
청마가 기혼자(旣婚者)여서 이들의 만남은 거북하고 질타의 대상이니 정운은 부산으로 자리를 옮긴다.
청마는 1967년 2월 교통사고로 사망할 때까지 5000통의 편지를 계속 보냈다
백석은
란(박경련)을 처음 친구의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조우한다
당시 24살이었던 백석은 결혼식장에서
통영 출신, 18살, 이화여자고등보통학교학생 박경련을 보고 홀딱 반한다.
그녀를 만나기 위해 몇 차례 통영을 찾았으나 만나지 못했고,
그녀의 부모에게 인사를 겸한 청혼을 했으나 끝내 결혼 승낙도 받지 못했다.
백석은 통영을 소재로 한 작품을 남기고 `통영2`가 명정샘건너 길가코너에 시비로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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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도 일어나 바다로 가고 싶은 곳이다
집집이 아이만한 피도 안 간 대구를 말리는 곳
처녀들은 모두 어장주(漁場主)한테 시집을 가고 싶어 한다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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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의 두번째 사랑은 기생 자야(진화-김영한)이다
기생과의 사랑이 순탄할 수는 없지요.
백석의 부모들은 기생과의 사랑을 막으려고 고향으로 불러 강제로 결혼을 시키지만
초야만 치르고는 도망처 나와 자야품으로 왔다고 합니다
백석은 봉건적 사고에서 많이 괴로워 하면서도 자야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어
자야에게 아무도 모르는 만주로 도망 가자고 설득해 보지만
남자의 앞길에 방해가 될까 자야는 이를 거절하며 괴로워 했다고 하네요
백석은 시 백편을 써오겠다며 만주로 떠났는데
해방과 6.25를 거치며 휴전선이 가로막혀 두 사람은 영원한 이별을 맞게 됩니다.
자야는 남쪽에서 기생으로 대원각 요정을 하며 엄청난 돈을 벌어
무소유로 유명한 법정스님에 감복하여 전재산 현재가치1조?상당의 기부로
지금의 길상사 절을 만들도록 해서 더욱 유명하지요
(쓸까 말까 하다 올립니다-자야와의 사랑은 자야의 주장일뿐이라는 게 백석연구자의 의견이랍니다-한개의 연서같은 자료제시를 못했답니다 -시기적으로도 란과의 실연때와 많은 시간차이가 없지만 그시대엔 이중살림도 가능하던 때이니 미화시킨 사랑은 아니라도 재색을 겸비한 기생에 푹 빠져 들 수도 있다고 봅니다 )
백석이 자야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는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 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오막살이)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 밤이 좋아서
응앙 응앙 울을 것이다
박경리선생의 사랑도
딸의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아이돌같은 인기의 총각 음악선생과 결혼하지만
좁은지역의 여성의 부러움과 시기, 질투의 대상으로 정신적 고통이 심했는지 1년만에 헤어집니다.
이후 민주투사로 잘 알려 진 사위, 유명한 김지하시인의 옥바라지, 갑작스런 아들의 사망으로 많은 어려움을 이겨 냈어요
서피랑투어 코스
명정샘-충렬4길-공덕귀여사 출생지-서문고개-충렬1길-박경리선생태어난집-뚝지먼당길-서포루-서피랑공원내 (원형쉼터같은) 전망대 -참동2길- 우리은행남쪽 (급경사)계단길-중앙로-세병로(청마거리)
명정샘
서피랑의 골목투어도
박경리선생의 생가를 포함하는 “마을이 문학이다” -글이 그린 마을을 지나 서포루를 올라 가는 걷기의 문학산책이다
대부분의 서피랑 99계단이 있는 벽화위주의 골목과는 대조적이다
공덕귀여사 ( 윤보선 전대통령 부인) 출생지
2022 통영 여행가는 해 공식블로그, 통영애(愛)ON나
[출처] [방구석 랜선여행 1탄] 통영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하는 통영 서피랑 랜선여행!|작성자 통영애온나
임금이 행차하는 어가(御駕)나 출진하는 군영의 대장(大將) 앞에 군기(軍旗)를 세우는데, 이것을 독기(纛旗, 사투리로 뚝기)라고 하고
독기를 걸어놓고 (독신으로 모시고) 있는 사당이 독사(纛祠),
독사가 있던 언덕 위라고 하여 '뚝지(纛址)먼당'이라 하였습니다
'먼당'은 나지막한 언덕 위나 작은 산마루를 일컫는 이곳 사투리입니다.
통영 서피랑문학산책을 마치며
사랑이야기를 구체적으로 서술하지 못해 아쉽지만
뜻 깊은 여행을 만들어 주신 무쌤에게 감사 드립니다.
첫댓글 베다님, 자세한 후기 감사드립니다. 이번 여행은 너무 많은걸 보아서 정리해 줄 사람이 필요한데요, 벌써 정리해서 올려주시니 감사합니다.
저는 분주한 일상으로 아직 복기를 못했습니다. 저도 빠른시간 내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후기 쓰는 게 신경도 많이 쓰이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작업이지요.
저는 일기식으로 기록정도로 남깁니다
@beda 멋진후기를 남겨주셨습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
은퇴후 1~2년은 충분히 살아볼 가치가 있다고 느낀 1인입니다.
전원 주택도 좋지만 여유를 가지고 문화예술을 즐기는 삶도 멋진 거지요
감사합니다
통영 동파랑 서파랑
예술가들의 사랑 이야기
듣고 보고 해도 지치지 않는 사랑~~~
다시 한번 베다님 후기로
예술가들의 사랑이야기에 빠져봅니다
백석 사랑때문에 길상사 여러번 다녀온 기억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무쌤은 실감나게 이야기했지만 나는 요점만---------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