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2018년 4월 25일의 일기, 사랑하기 때문에
“여러분! 우리 문경에 명문 여자고등학교가 있어요. 아세요?”
사회자가 객석을 향해 그리 물었다.
“문경여고요!”
객석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는 답이 그랬다.
그 답에 이어서 사회자가 그 물은 이유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다.
“맞아여! 문경여고 맞아여. 제가 얼마 전에 서울에 있는 문경여고 동창회에 가서 노래를 불렀었어요. 그때 어느 분이 우리 문경 사투리로 건배사를 하겠다고 나섰는데요, 그 건배사가 하도 재미있어서, 저도 어디 가면 좀 써먹어야겠다고 작심을 했었어요. 오늘 여기서 좀 써먹을 생각입니다.”
계속해서 그 건배사가 어떤 것이었는지 대충 설명을 보탰다.
그러고 난 뒤에 사회자가 이렇게 선창했다.
“어때여?”
그 선창에, 객석에서의 후창이 있었다.
이랬다.
“좋아여!”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무대의 사회자가 다시 외쳤다.
“진짜 좋아여?”
그 외침에 객석에서도 한 목소리로 또 외쳤다.
이랬다.
“시기 좋아여!”
2018년 4월 25일 수요일이었던 엊그제, 내 이날 일정의 마지막 이야기가 된, 내 고향땅 문경시 문경문화예술회관에서의 ‘샌드아트와 여행하는 음악 콘서트’공연에 아내와 함께 발걸음 했었다.
이날의 내 그 발걸음에 대해서는 인터넷사이트에서의 내 글쓰기 공간인, 우리 문경중학교 13회 동기동창 친구들이 어울리는 Daum카페 ‘문중 13회’와 내가 카페지기인 Daum카페 ‘아침이슬 그리고 햇비’와 이 카페와 링크 된 SNS 페이스북과 지난해인 2017년 11월에 창설된 ‘재경문경시산악회’ BAND에 일찌감치 공개했었다.
그 공개된 소식을 보고는, 내 중학교 동기동창으로 고향 지킴이들인 권만식 조방연 김정한 친구도 득달같이 달려와 함께 했다.
바로 이날의 그 무대에서 사회를 겸해서 노래까지 부르기로 되어 있는 우리 고향땅 출신의 성악가 바리톤 서동희가, 어린이들로 거의 꽉 찬 객석의 관객들과 그렇게 즉흥적 이벤트를 했다.
우리들 고향땅 문경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분위기였다.
내가 바리톤 서동희와 인연이 된 것은, 지난 2월 20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됐던 ‘골든오페라 갈라 콘서트’에 그가 출연하면서였다.
그 공연은 대한민국 오페라 탄생 70주년을 기념해서, 그 전해인 2017년 12월에 있었던 제 10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 시상식에서 수상한 성악가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무대였었다.
이날의 그 무대에 서동희 그가 두 번째로 출연해서 노래를 불렀는데, 바로 내가 오페라 아리아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주세페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에서의 아버지 아리아 ‘프로벤자 내 고향으로’(Di Provenza il mar, il suol)였다.
그 공연이 있기 전에 그 콘서트를 기획한 조선오페라단 최승우 대표의 귀띔으로 서동희 그가 우리 고향땅 문경 사람인 것을 알게 됐고, 그 즈음에 ‘재경문경시산악회’에 발걸음하면서 알게 된 문경여고 18회로 재경문경여고동창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경 회원의 귀띔으로 서동희 그가 같은 동기동창의 아들인 것을 알게 됐다.
우리 고향 사람인데다가 내가 후원하고 있는 오페라단과 인연이 엮어져 있으니, 나로서는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고, 사랑하는 마음이 일 수밖에 없었다.
이날 공연도, 내 그래서 발걸음 한 것이었다.
그런 내 마음을 어찌 알았는지, 서동희 그가 이날 무대에서 부른 노래 중에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제목의 노래가 있었다.
그 노랫말을 다 기억하지는 못한다.
기억할 생각도 안 했다.
또 그럴 필요도 없다.
일곱 자 그 제목만으로도, 일흔 나이를 넘어 선 내 인생 이력은, 그 사랑의 의미를 느끼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서동희 그도, 고향땅 문경과 그곳 사람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이날 공연을 기획했을 터였다.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이날 공연이었다.
이날 무대에서 그가 마지막 불렀던 노래의 제목처럼, 서동희 그에게 있어서나, 내게 있어서나, 남편인 나와 동행했던 아내에게 있어서나, 권만식 조방연 김정한 내 친구들에게 있어서나, 또 이날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에게 있어서나, 4월의 어느 멋진 날 밤이 그렇게 깊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