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50세 남성으로, 고혈압, 당뇨 등이 없고 BMI 23 정도의 대략 건강한 상태입니다. 보기에는.
(콜레스트롤이 높아 두 달전부터 고지혈증약 2mg을 복용하기는 함)
1. 발견
ㅇ '20.8.12. 정기 건진 중 발견
- 5년에 한번 실시하는 검사인 '전신PET-CT' 결과에 나옴.
- '뇌하수체 FDG 섭취 증가' : 뇌하수체에서 FDG섭취 증가가 동반된 병변이 새로 관찰되었습니다.
이는 뇌하수체 선종에 의한 소견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다 자세한 평가 및 적절한 관리를 위하여
내분비내과 또는 신경외과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 진료 요망
--> '뇌'란 글자가 있긴 했으나 설마 라는 생각으로 며칠 간 자연스레 무시
ㅇ '20.8.29. 뇌MRI 촬영
- 건진 결과 상담하면서 '혹시 모르니', 건진센터와 연결된 ㄱ병원에서 뇌MRI 검사를 받기로 함.
- 뇌MRI 검사를 처음 받아봤는데, 방음 헤드폰을 꼈는데도 상당히 소음이 있어서 약 30분간
이게 뭔가 싶었음. 간단한 피검사도 실시.
ㅇ 9.7. ㄱ병원 ㅇ교수님 상담
- 뇌MRI 결과 들으면서 1.7cm 선종 있다는 의사선생님 의견 확인.
"왼쪽 시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수술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상황임.
1cm 이상은 거대선종으로 치므로 호르몬 분비 이상 여부를 떠나 제거가 우선."
--> 1박2일 피검사 (호르몬검사) 및 신경외과 수술 언급 들었으나, 다른 병원 의견도 듣고 싶어서
일정 잡지 않았음.
ㅇ 9.10. ㅇ병원 ㄱ교수님 상담
- EBS '명의' 프로그램, cafe에서 알게 된 분으로 전화 예약
- 뇌MRI 영상 보면서, 기본적으로 ㄱ병원과 동일한 의견 확인.
"종양 크기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고, 현재 앞 부분 시신경을 올려누르고 있기 때문에
수술을 미루자고 한다면 무책임한 것으로 봐야 한다".
--> ㅅ병원도 가보기로 하여 추가 일정 잡지 않음.
ㅇ 9.18. ㅅ병원 ㄱ교수님 상담
- 뇌MRI 영상 보면서 비슷한 의견 확인.
- 추석 연휴 직후 수술날짜 잡아두고, 혹시 중간에 호르몬검사 결과에 따라 수술 대신에
약물치료 가능성도 5~10% 있다고 하심 ( --> 호르몬 문제 없는 비기능성이었으니 결국 수술)
- 이 날, 피검사, 뇌CT, 이비인후과 사전 후각검사 등 실시하고, 시야검사를 위한 안과 방문은
9.21. 실시 ( --> 안과 검사 결과, 아무런 이상 없음....)
- 이비인후과 : 왼쪽 콧구멍이 좁아서 '비중격 만곡증 교정'을 해야 한다고 함.
따로 사전 수술하는 게 아니고, 그냥 수술대에 올라가서 이비인후과 ㅎ교수님이 실시할 것임.
별 것은 아니지만, 아주 가끔 잘못되면 코가 주저앉는 경우가 있다고 하여 잠깐 스트레스 받음.
하지만, '설마 내가 그러랴' 하고 패스.
--> MRI에는 시신경이 압박된 것으로 보이는데, 시야가 좁아지는 자각증상이나 두통이 없었고,
시야검사 결과도 전혀 문제가 없었음. 다행으로 생각하고 패스.
2. 수술 (D day = 10.5.)
ㅇ D-2일 : 입원
- 입원을 위한 코로나 검사 실시 : 0~3일 전에 해야 하는데, 추석 연휴 중이라 당일 오전 검사
(코로나 검사는 처음이었는데, 한쪽 콧구멍으로 가느다랗고 낭창거리는 면봉을 살살
대략 10~15초 정도 넣었다 빼냈음. 조금 긴장했으나, 아프진 않았고, 그냥 눈물이 핑 돌기
시작할 때쯤 끝나버렸음.)
- 18시에 최종음성 확인 문자 입수, 19시 병원 도착하여 입원 수속
ㅇ D-1일
- 먹는 것, 특별한 검사하는 것 없이 숨고르기 단계
- 이비인후과 교수님 협진 수술이라서 08시가 아닌 12시경 수술이 될 것이라는 설명 입수
- 자정부터 금식이라고 해서 23시 물 마시고 끝.
ㅇ D day
- 12:10 보호자와 헤어져서 수술실 들어감. 휠체어에 앉아서 대기. 쌀쌀했는데 따뜻한 헝겊으로
덮어줘서 좋았음. 꽤 한참 대기한 느낌.
- 12:35 드디어 수술실 진입. 이제 하는구나.. 마취를 위한 마스크 씌워주고 대략 20~30초후
기억 없어짐.
- 15:35 수술후 회복실로 옮김.
- 16:25 병실로 옮겨짐.
--> 수술 후 상태는, 일단 '아픈' 곳은 없었음.
머리가 묵직한 느낌과 코가 약간 매운 정도일 뿐, 딱히 붓지도 않고 괜찮음.
약간의 두통이 잠시 있었으나 진통제 덕분에 금세 없어졌고, 이후에도 두통은 없었음.
사전공지한 대로 소변줄이 꽂혀있었는데, 첫경험이었지만, 특별한 불쾌감은 없음.
- 상체를 20도 정도 기울여 세운 자세로 휴식 및 대충 비몽사몽으로 하룻밤을 지냄.
물론, 코가 꽉 막혀서 입으로 숨쉬는 게 만만치는 않았으나, 그래도 마스크 안쪽에
물을 적신 거즈를 덧대니 견딜만 했음. 가끔씩 거즈로 입 천장과 혓바닥 안 쪽을 닦아내면
약간의 핏덩이(?)가 나오긴 했으나, 원래 그런 것이라고 하길래 그러려니 함.
ㅇ D+1
- 06:00 CT 촬영. 누워서 침대 째로 왔다갔다 하니까 별 부담 없음.
- 09:40 주치의 회진. "수술 잘 됐고, 아침 CT 결과 좋고, 소변,, 혈액검사 다 이상 없는 상태임.
내일 MRI 결과가 중요함. 바로 물 마실 수 있고, 점심에 죽 먹을 수 있음.
소변줄 곧 뽑을 것임."
- 13:50 ㄱ교수님 회진. "걸어다녀도 되겠음. 종양 깨끗이 제거됐음. 오늘 저녁 MRI 찍어보겠지만
보나마나 수술 잘 되었음."
- 22:30 MRI 촬영. 역시 조영제가 들어오면 신기하게 몸속이 뜨뜻하게 퍼지는 느낌.
그냥 이제 그러려니 함..
--> 전반적인 상태는, 통증은 전혀 없고, 약간 머리가 묵직한 정도. 소변도 스스로 잘 보고,
가스도 잘 나왔음.
ㅇ D+2
- 08:00 이비인후과 진료. 내시경이 들어갔던 왼쪽 콧구멍에서 거즈가 더 많이 나오던데,,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아프지 않았음. 의사선생님의 세심한 손놀림으로 살살살
풀면서 빼준 덕분. 코가 뻥 뚫린 느낌이 몇 시간 정도 지속되다가 다시 막히기 시작.
- 09:20 수간호사 회진. "어젯밤 MRI 결과도 좋게 나왔고, 수술/경과가 좋아서 내일 퇴원할 듯".
- 13:40 ㄱ교수님 회진. "MRI 확인 결과, 아주 깨끗하게 잘 됐음. 내일 퇴원해라".
--> 퇴원 전 날에 서류 (진단서, 수술확인서 등) 신청하라고 해서 신청.
--> 코가 다시 막히는 게 아쉬웠으나,, 이 역시 원래 그런 것이라 하여 그러려니.... 당분간은 참자.
대변을 보려다가 너무 힘줘서 뇌압이 올라가면 뇌척수액이 새면 큰일이라고 해서 또 걱정을
했으나 처방약 (변 완화제) 덕분인지 수월하게 해결 중..
ㅇ D+3
- 퇴원일. 시나브로 나이롱환자가 된 느낌.
- 수액주사도 다 빼버리고 자유롭게 되어 슬슬 짐 정리 및 퇴원 준비.
- 원래 11시 퇴원인데, 12시경 퇴원!
3. 마무리
- 컨디션 : 오늘이 수술 7일째인데 컨디션 괜찮다고 느낍니다. 산책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데
문제없어 보입니다. 지금 생각에는, 오히려 너무 정상인 모드로 가려는 마음을 억제하는 게
더 큰 숙제가 아닐까 싶네요. 뇌압이 유일한 걱정이었는데, 며칠 지내보니 별 거 아니란 생각에
방심하다가 일 날까봐요. 먹는 것도 가리는 것 없이 잘 먹고 있고, 잠도 그럭저럭 낮잠 포함해서
큰 불편없이 자고 있고..
- 수술 시점 : 저는 원래 증상이 전혀 없었고, 호르몬/안과 검사를 해봐도 아무 것도 없었기에 당장
하는 게 맞나란 생각도 잠시 했었지만, 교수님들의 공통된 의견이 있었고,
또한 부작용/후유증을 걱정할 사유가 없다고 판단해서 한 건데, 잘 했다 싶습니다.
- 마음가짐 : 모든 분들의 경우가 다 다르겠지만, 그 어떤 경우라 하더라도 "그러려니.."하는 마음으로
자기 몸상태와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식구들, 친한 친구들에게 중간보고 해가면서 스트레스를 경감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나고 보니, 저의 경우는, 지금까지 만큼은, 별 게 아니었다고 보입니다만, 수술 전에
막연한 두려움을 그나마 어느 정도 버릴 수 있었던 게 도움이 됐다고 믿고요,
종교가 있는 분들은 더 수월하게 잘 이겨내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자신감을 보이기에는 너무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 글을 읽으시는 '비기능성' 여러분들은
너무 쫄지 마시고, 병원과 의사 선생님을 믿고 맡기면 다 잘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무장하셨으면 합니다.
- 병원비 : 퇴원할 때 대략 2백만원 정도 나왔습니다. 산정특례로 10%만 본인 부담했고,
토요일 저녁~목요일 오전 입원하니 5일 입원으로 계산되더라고요. (2인실이라서 하루 92,200원씩)
- 약 : 한 달 정도치 약을 주는데,, 양은 많아 보이나 며칠 먹어보니까 만만합니다 ^^
- 추후 외래 예약 : 열흘 후 이비인후과/내분비내과, 3주 후 신경외과, 5개월후 안과 예약되었네요.
- 추천 : ㅅ병원에 가시게 되면, 병원 앱을 설치하세요. 제 경우, 바로 앱 설치해서 예약 조회도 즉시 확인할 수 있었고,
피검사 결과 정도는 물어볼 것 없이 결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차 차량등록도 손쉬웠고요.
축하드립니다. 저도 9월1일 G병원의 L교수님께 비기능성 뇌하수체 선종 제거수술 받고 퇴원 후 9월6일부터 출근하고 있습니다. 수술 다음날부터 걷기운동 꾸준히 하고 있고 10월11일부터는 축구도 하고 있습니다. 호르몬, 후각에 이상없고 3개월 동안 격한 운동은 하지 말라고 했는데 몸상태가 괜찮아 고민하다가 경기를 뛰었는데 괜찮은것 같습니다. 뇌하수체 수술의 명의들이 많아서 모두 다 완치되는 사례가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개인차가 물론 있으리라 생각하고요,, 제 경우는 '고통'이라는 게 수술후 잠시 느꼈던 두통 뿐이었습니다. 코막힘으로 인한 호흡 문제 등은 '불편함' 정도였고요. 오늘로 퇴원 딱 한 달 째인데, 지나고보니 후각이 꽤 마비되어 있었기 하더군요. 코 안에 뿌리는 스프레이의 냄새를 처음 2주 정도는 전혀 못 느꼈었으니까요. 그래도, 그러려니 하면서 맘편하게 기다리니까 대충 돌아온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이 느끼는 고통을 본인도 느낄 가능성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으니, 괜히 미리 걱정은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공유드렸습니다. 모두들, 두려움 없이 건강 회복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첫댓글 수술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경과가 희망적이네요.
같은 증세로 투병하는 환우들에게 상세한 수술 후기가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수술이 잘 됐다니 축하드립니다. 몸조리 잘 하셔서 쾌차하시길..
오~정말 힘이 나네요~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부작용 없다 하시니 보는 사람 평안해지네요
후기글 더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수술받느라고생했네요..
그때그때메모를했나요?...
검진받으실분 수술받으실분 많은도움되겠네요..
빠른완쾌하세요..
저랑 대부분 상황이 너무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저는 정확히 딱 1주일 후인 오늘 오후에 수술을 하네요.
저도 수술 잘되어 기쁘게 후기를 남겼으면 좋겠습니다.
더 건강하게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
안녕하세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감사할 일입니다 ^^
딱 1주일 전에 수술대에 누워있었는데,,, 어제 산책하면서 만보 이상 걸었고,
오늘은 노르딕워킹 스틱 사왔습니다.
다들 잘 되실 것이라 믿습니다.
특히, 오늘 수술하시는 분, 걱정말고 맡기세요!!!
축하드립니다. 저도 9월1일 G병원의 L교수님께 비기능성 뇌하수체 선종 제거수술 받고 퇴원 후 9월6일부터 출근하고 있습니다. 수술 다음날부터 걷기운동 꾸준히 하고 있고 10월11일부터는 축구도 하고 있습니다. 호르몬, 후각에 이상없고 3개월 동안 격한 운동은 하지 말라고 했는데 몸상태가 괜찮아 고민하다가 경기를 뛰었는데 괜찮은것 같습니다. 뇌하수체 수술의 명의들이 많아서 모두 다 완치되는 사례가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와우! 한 달여만에 축구를...... 축하받으셔야겠군요 ^^
다른 분들도 너무 겁먹지 마시고, 좋게 풀릴 것이라 여기면서 맘 편하게 먹으시길 바랍니다!
너무 괜찮으시네요~ 정말 축하드립니다~ 다른분들 수술후 나무 고통스럽다고 하시던데 그런것도 없으셨나봐요? 아님 글에 생략하신건지~ 암튼 앞으로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이 글을 읽으니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사라지네요
감사합니다. 개인차가 물론 있으리라 생각하고요,, 제 경우는 '고통'이라는 게 수술후 잠시 느꼈던 두통 뿐이었습니다. 코막힘으로 인한 호흡 문제 등은 '불편함' 정도였고요. 오늘로 퇴원 딱 한 달 째인데, 지나고보니 후각이 꽤 마비되어 있었기 하더군요. 코 안에 뿌리는 스프레이의 냄새를 처음 2주 정도는 전혀 못 느꼈었으니까요. 그래도, 그러려니 하면서 맘편하게 기다리니까 대충 돌아온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이 느끼는 고통을 본인도 느낄 가능성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으니, 괜히 미리 걱정은 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공유드렸습니다. 모두들, 두려움 없이 건강 회복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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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ㅅ 병원에서 ㄱ선생님께 12월 1일날 수술 앞두고 있는데,
이번주부터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최면을 걸어도
막연한 두려움과 긴장감이 올라오네요~
평소 코안쪽뼈도 휘어서 비염이 심한데, 수술 후 걱정도 많이 되고요~
잘 이겨내서 좋은 시간 함께 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