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려타곤(懶驢 坤) 36-4
"도대체 이 놈은 어디에 있길래, 집으로 돌아올 생각을 안 하지?"
불산 백초당의 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정각 대사가 입을 열었고, 옆에 앉아서 불경을 보고 있는 양평이 말을 이었다.
"벌써 그놈이 집을 떠난 지도 일년이나 흘렀는데---, 어디서 맛있는 것을 주워 먹느라 세월 가는 줄 모르나 본데요?"
"그놈은 제 가족들이 걱정도 안되나?"
"집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 줄도 모르고--, 이렇게 오래 집을 비워두다니--."
"글세 말이다."
계절은 한겨울이었지만 일년 내내 온화한 기후를 간직하고 있는 광동에서는 한겨울에도 눈 대신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일년이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는 소구를 생각하던 정각 대사는 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자신도 모르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지금쯤 그곳은 하얀 눈이 수북히 쌓여 있겠지?"
양평은 사부 정각 대사의 말에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창 밖을 바라보았다. 사부가 말한 그곳이 어디인지는 분명했다. 지금은 절대로 갈 수 없는 땅, 숭산은 지금쯤이면 온 산이 쌓인 눈으로 하얗게 변해 있을 때였다.
"사부님,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그곳으로 돌아갈 날이 올 것이니---."
"이런, 내가 쓸데없는 말을 했나보구나."
명(明)나라가 망하고 청(淸)나라가 들어서면서 소림사는 폐쇄되고, 소림사 출신의 승려들에게는 수배령이 내려진 상태였다. 그래서 정각 대사는 소구의 집에 머물게 되면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밖으로 나가지 않은 상태였다. 수배령이 내려진 죄인이 머물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소구의 가족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까닭에 정각 대사는 움직일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대사님! 급한 환자입니다! 어서 진료실로 와 주세요!"
정각 대사가 머물고 있는 건물 앞으로 온 몸이 흠뻑 젖어서 뛰어온 누군가가 소리치고, 환자가 있다는 말에 정각 대사는 몸을 일으켜 세우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불산 사람들은 소림사의 정각 대사가 백초당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 모두 알고 있었다. 심지어는 관부의 인물들도 모두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른 척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병과 상처를 치료할 능력을 가지고 있는 정각 대사였고, 의술에 필요한 도구와 약재가 모두 구비되어 있는 백초당이었다. 그래서 불산 사람들은 천하제일의 의술을 지녔다는 정각 대사가 오래오래 백초당에 머물러 있기를 바라고 있었다. 누군가가 아플 때 확실하게 치료를 해 줄 의원이 불산에 있는 것이다.
백초당 한쪽에 마련되어 있는 진료실을 향해 승포 자락을 휘두르며 달려가는 정각 대사의 모습을 창문 밖으로 보면서 방소구의 세 번째 아내가 된 당정은 한숨을 내쉬었다. 새근새근 잘도 자고 있는 아들 방세옥을 보고 있노라면 남편 생각이 절로 나고 있었다. 집 나간 남편은 일년이 넘도록 돌아올 생각을 안하고, 그나마 적적함을 달랠 수 있었던 것은 위로 있는 두 언니 때문들이었는데 그녀들도 떠나서 지금은 그녀 혼자였다.
"어머님도 너무 하시지---, 혼자 북해에 머무르기 심심하다고 언니들을 다 데리고 가 버리다니---. 이이는 도대체 어디가 있는데 아직까지 돌아올 생각을 안 하는 걸까?"
중얼거리면서 그녀는 다시 한숨만 푹푹 내쉬었다. 다들 무언가 할 일이 있어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지만 그녀만은 아니었다. 너무 심심해서 빨래나 요리라도 해보려고 해도 그럴 수가 없었다. 대부분의 하인과 하녀들이 백초당의 안주인인 그녀가 자신들의 일을 하면 쫓겨날까 두려워한 탓이었다. 일자리가 없어서 거리를 헤매는 사람이 숱한 시기에, 일도 편안하고 보수도 후한 백초당에서 계속 일을 하려면 트집거리를 잡히지 말아야 했다.
당정은 오늘도 밖에 나가 열심히 동네 아이들과 싸움만 하고 돌아와 자고 있는 아들을 바라보면서 또 다른 의미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놈이 커서 뭐가 되려고 날마다 싸움만 하는 걸까?"
다리나 팔이 부러져서 부모와 함께 찾아오는 아이가 이틀에 한번 꼴이었다. 다행이 이곳에는 의술에 뛰어난 조부와 정각 대사가 있어서 다친 아이는 금방 나을 수 있었지만, 그녀의 속이 상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깨어나면 하루라도 말썽을 안 피울 날이 없으니--, 자식이라고 하나 있는 놈이 왜 이리도 속을 썩히지? 역시 자라나는 아이에게 아버지가 필요해. 그이가 빨리 와서 이놈의 못된 버릇을 고쳤으면 좋겠는데--."
두들겨 패면 팼지 맞지는 않는 아이가 바로 그녀의 아들이었다. 외삼촌은 개방의 제일 가는 고수고, 아버지의 사부와 사형 또한 내노라 하는 소림의 고수였다. 거기에 외할아버지는 무림의 명문인 사천 당가의 모든 무공을 극으로 익힌 사람이었고, 모두가 세옥에게 자신들의 무공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소림사와 개방 그리고 당문의 모든 무공을 배우고 있는 아이의 실력은 도저히 아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진 상태였다.
"이놈이 무공이 세다고 이제 어미의 말도 무시하고---."
중얼거리다 그녀는 괜히 서러워졌다. 창 밖으로 내리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그녀는 한 마디를 내 뱉었다.
"여보, 빨리 와."
가족들이 모두 기다리고 있는 소구는 그 시간에도 자금성의 지하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였다.
"벌써 일년이 다 지나가고 있다. 내가 도대체 언제까지 여기 있어야 되는 것이냐?"
현엽이 갖다 준 오리 고기가 담긴 그릇을 내려다보며 소구는 약간은 짜증이 어조로 말문을 열었다.
"이제 한 두 달만 더 기다려 주시면 됩니다. 그자의 세력이 너무 커서 그자를 함부로 죽일 수도 없습니다. 그자를 잘못 건드리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조금만 더 참아 주십시오."
"날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는구나."
"제가 힘이 없는 탓입니다. 그자가 병권과 조정의 실권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상태라--,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후--우, 알았다. 세상이 다시 혼란해 지기를 원하지 않는 것은 나도 마찬가지이니 조금만 더 기다리도록 하지."
"정말 죄송합니다."
"죽이고자 마음먹는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죽일 수 있는 것을---."
"그자가 죽는다고 해서 모든 일이 다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안다 알아, 그러니까 이렇게 때가 되기를 기다리는 것이지."
의자에 앉으면서 허탈한 어조로 말하고 있는 소구는 식탁에 놓인 요리를 바라보았다. 황제를 위해 만들어지는 요리가 평범할 리가 없었다. 최상급의 요리를 날마다 먹으면서 일년 동안 입은 호사를 누리게 되었지만, 마음만은 결코 편안할 수 없는 소구였다.
"이제 한 두 달만 더 기다리면 된다고?"
젓가락을 집어들며 소구가 다시 물었다.
"그 정도 시간이면 충분합니다."
"그렇다면 봄이 될 때까지만 기다리겠다. 네가 준비가 안되었다고 하면 내가 그자를 죽이고 직접 그자의 몸을 뒤져서 거울을 가지고 자금성을 떠날 것이다."
식사를 시작하면서 소구가 내뱉는 말을 듣고 있는 소년 황제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현엽 역시 자신을 찾아온 강호의 괴인이 오래 참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너는 거기서 나한권을 연습하고 있어라."
식사를 하다말고 소구는 우두커니 서 있는 현엽을 향해 흘낏 고개를 돌려 한 마디를 하고, 소년 황제 현엽은 밀실의 빈 공간으로 걸음을 옮겨서 무술을 수련하기 시작했다. 지난 일년간의 시간은 현엽에게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었다. 거울을 깨러 왔다는 괴인은 천하 각파의 모든 무술을 다 알고 있었고, 그로부터 무술을 배우는 현엽의 무공은 일취월장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면서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왔다.
자금성에서 황제와 개인적으로 만나는 장소는 따로 알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준비되어 있는 방이 있었다. 그곳에서 황제는 개별적으로 신하나 사신을 만나서 일을 처리하는 경우도 많았고, 그날도 소년 황제는 그 알현실에서 한 명의 신하를 만나는 중이었다.
"폐하, 소신 오배 대령했나이다."
문 밖에서 한 명의 노인이 쉰 목소리로 내며 말했고, 소년 황제는 들고 있던 한 권의 서책을 탁자 위에 올려놓으면서 대답했다.
"들라."
얼굴엔 주름살이 가득하고 턱밑으로 하얀 수염이 가슴까지 드리워진 모습이 오배가 나이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전쟁터를 돌아다니며 수만명의 병사들을 지휘하며 싸우던 용맹과 무술은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오배였다.
소년 황제 현엽은 방문을 열고 다가서는 오배의 모습을 보면서 주눅이 들었지만 그것도 오늘로 끝이 날 것이다. 백성들의 원성이 자자하고 조정을 자기 마음대로 주무르던 오배의 시대는 가고, 이제 진정한 황제로서의 자신의 시대를 열 때였다.
알현실 안에는 다만 몇 명의 위사와 황제와 오배 뿐이었지만, 오배는 최근 들어 자금성의 기류가 이상하게 흐르는 것을 감지한 상태였다. 한걸음씩 황제를 향해 다가서는 오배는 바싹 긴장해서 주변을 경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황제가 자신을 실각시키고 처형하려고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오배였고, 그 역시 황제를 옥좌에서 몰아낼 준비를 암중에서 진행하는 중이었다.
황제와 신하는 서로를 웃는 낯으로 바라보았지만 그들의 마음속에는 칼날이 숨겨져 있는 상태였다.
"폐하, 어인 일로 소신을 부른 것이온지--?"
"천하가 안정되려면 역시 치수(治水)가 문제요. 개봉수부아문(開封首府衙門)에서 올라온 보고서를 읽어보았지만 그것만으로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모르겠구려. 그래서 경의 조언을 듣고 싶어 이렇게 부른 것이오."
"그 문제라면 저도 별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병사를 지휘하고 병력을 운용하는 일이라면 자신 있지만 치수에 관한 것은 따로 인재를 구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 오배는 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황상, 지금은 네가 내 머리 위에 있지만 며칠만 지나면 네가 내 밑에 있게 될 것이다.'
'인재를 구해야 된다고? 너와 네 친인척이 조정을 다 말아먹고 있으면서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인재가 있다해도 너 때문에 관리로 임명할 수가 없단 말이다! 노망난 늙은이가 조정을 말아먹는 것을 언제까지 내가 두고 볼 줄 알았느냐? 오늘로 너는 이 세상을 하직하게 될 것이다.'
소년 황제는 속으로 그런 고함을 터트리면서 여전히 웃으면서 말했다.
"인재란 말이지요?"
"천하는 넓으니 찾다 보면 치수에 능한 인재를 뽑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경의 말대로 천하는 넓으니 인재는 많겠지요. 그러나---."
"예? 무슨 문제라도---?"
"바로 경이 조정에 있는 한 내가 마음대로 인재를 뽑아 쓸 수가 없어서 말이오."
"황상!"
오배는 황제의 말을 듣고 벌떡 일어서서 공중제비를 돌면서 의자에서 멀리 떨어지고--.
'찰칵'
하는 소리가 뒤늦게 터지고 오배가 앉아 있던 빈 의자에 기관장치가 작동되어 쇠고리가 튀어나왔지만, 오배는 이미 기관장치를 벗어난 상태였다.
"너로 인해 조정의 기강이 흔들리고, 너의 횡포로 인해 백성들이 신음하고 있다는 것을 내가 모를 줄 알았느냐?! 내 나이 어리다고 네가 날 황제로 보지 않고 마음대로 조정을 휘두르는 것을 언제까지 내가 두고 볼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냐?!"
현엽 또한 의자에서 일어나면서 소리치고, 알현실 벽에 숨어 있던 병사들이 몰려나와 오배를 에워싸기 시작했다.
"황상! 정녕 나를 죽일 작정이오?!"
"그렇다!"
오배는 긴장한 얼굴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무장한 병사들을 둘러보았다. 병사들을 지휘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동생이니, 동생에게 가면 황제를 몰아내고 자신이 황제가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일단은 자금성을 탈출하기만 한다면 기회는 있었다.
"이 정도의 병사로 날 죽일 수 있다고 믿는 것이오?!"
소리치고 있는 사이 오배의 몸에서는 무서운 살기(殺氣)가 뿜어져 나오고, 병사들은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오배의 무공은 낮은 것이 아니었다. 수십 수백명의 적을 상대로 싸워 이기던 용장의 기운이 일어서면서 그를 둘러싸고 있는 병사들은 기세가 꺾이고 있었다.
"후회할 것이오!"
소리치면서 오배는 오른쪽으로 몸을 이동하면서 한 병사의 목에 수도(手刀)를 먹이고, 그 병사의 손에 들린 한 자루의 장창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나이 들어 늙기는 했지만 호랑이는 호랑이였다. 이십여명의 병사들이 공격한 번 제대로 못하고 차례로 쓰러져 가는 광경을 지켜보던 현엽은, 허리에 차고 있던 연검을 뽑아들며 날카로운 기합을 뿜어냈다.
"하 앗!"
갑자기 바닥을 박차고 허공으로 튀어 오른 현엽은 오배의 머리를 향해 검을 내리치고, 오배는 재주넘기를 하면서 간 일발의 차이로 뒤로 물러서면서 황제의 일격을 피할 수 있었다.
싸움은 잠시 소강 상태로 접어들고, 채 다섯도 안 남은 병사들은 멀찌감치 물러서서 대치하고 서 있는 황제와 오배를 바라보았다.
"어--어떻게? 황상은 무공을 배우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말을 하는 사이 오배의 앞가슴의 옷자락은 길게 베어지고, 그 사이로 가느다란 핏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후후, 내가 언제까지 너의 꼭두각시가 되어 있으리라고 생각한 것이냐?"
말을 하면서 황제는 몸을 옆으로 돌리면서 칼을 수평으로 세워들었다.
"도대체 어느 파의 무공을 배운 것이지? 내 눈을 속이고 너에게 무공을 가르쳐 줄 수 있는 고수는 자금성에 존재하지 않는데---?"
말을 하면서 오배 역시 그 때까지 들고 있던 병사들의 창을 버리고, 허리로 손을 가져갔다.
'창!'
맑은 소리가 터지며 오배의 손에는 한 자루의 날카로운 검이 들려졌다.
"역시 너는 불충한 신하다! 자금성에 무기를 숨기고 들어오다니!"
말을 하면서 현엽은 검을 앞으로 찔려가고, 철판교의 신법으로 몸을 뒤로 눕히면서 오배가 소리쳤다.
"충성을 받치던 주군이 날 해치려고 하는데 내 어찌 대비하지 않으리! 이곳에서는 네가 황제지만 내가 이곳에서 나가기만 하면 너의 그 황제라는 자리는 바로 날아갈 것이다!"
철판교로 몸을 뒤로 꺾었던 오배는 앞으로 찔러오던 황제의 검이 그의 배를 노리고 아래로 내리쳐지자 바로 몸을 옆으로 굴렸다.
푹 소리가 나면서 황제의 검이 바닥에 박혀 들어갈 때, 어느새 몸을 일으킨 오배는 검을 옆으로 휘두르고, 현엽은 바닥에 박혀 있는 검을 뽑아드는 순간 자신의 목 바로 앞까지 도달한 오배의 검을 발견하고는 절망했다. 막을 시간이 없었다.
그대로 죽음이 찾아올 것이라 생각하고 현엽이 눈을 질끈 감는 순간, '탁' 하는 둔탁한 소리 가 소년의 귀를 울렸다.
'사--살았다!'
소년은 그 소리를 듣고 마음속으로 환성을 터트리며 눈을 뜨고 앞을 바라보았다. 자신에게 무공을 가르쳐 주던 강호의 기인(奇人)(?)과 오배가 눈으로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검을 주고받고 있는 광경이 보이고 있었다.
"휴--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현엽은 한 손으로 자신의 목을 쓰다듬었다. 조금 전에 정말로 목이 날아갈 뻔했던 것이다.
오배는 자금성에 자신을 이길 수 있는 고수가 있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갑자기 튀어나와 황제를 향해 가한 회심의 일격을 막은 자는 하급관리인 태부의 복장을 한 자였고, 기억에도 없는 하급 관리의 실력은 수 많은 전쟁터를 누비고 다니던 오배를 놀래 키기에 충분했다. 간신히 방어를 하면서 겨우겨우 공격을 맞고 있는 오배였고 반격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오배를 몰아붙이고 있는 소구는 짜증이 일고 있었다.
'내가 기억하는 한 이놈의 무공은 이렇게 셀 리가 없는데--? 상황이 바뀌면서 내가 약해진 것인가? 내 공격을 다 막고 있으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연신 공격을 퍼붓고 있지만 오배는 아슬아슬하게 간발의 차이로 소구의 공격을 모두 피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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