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바다가 그리웠습니다
산위에 올라가서도 산을 보고 들을 보는게 아니고
바다를 향해 있었습니다
가진거라곤 별로 없는 나는 바다 앞에만 서면
더욱 더 나의 짐을 버리려고 합니다
그리하여 나중에는 아무것도 없고
다만 그리움만이 바다처럼 어울렁거릴뿐.
모든게 하나로 엮어져 있는 바다로 간다는 것은
나에게는 커다란 축복입니다
: 나 이제 그 바닷가로 가야겠다.
: 가서 해송 빽빽한 틈 하나 빌려 나즈막한 지붕을 덮고
: 새벽 해풍 찝찔한 맛 입술에 담고 갯물 촉촉한 백사장에
: 지친 발가락 열개 꼼꼼하게 찍어대며 낼름대는 파도따라
: 저어기 보이는 선창까지 뛸꺼여..
:
: 모래 등셍이로 붉은해 떠오르면 한 두조각 솔잎 사이에 감춰두고 고래 힘줄 뽑아 오죽 끝에 탄탄매고 미역 줄기 춤추는 '숨은여' 울퉁바위 꼭대기 궁뎅이 쉬면서 낙시봉 풍덩 멀리 던져 놓고 척척척... 힘차게 물 가르는 목선 볼꺼여
:
: 눈깔이 이렇게 크니께 미련하지..
: 오백원짜리 동전만한 순하디 순한 큼직한 우럭 한 마리
: 꿀꺼덕 처먹을땐 언제고 발광하며 올라온다. 허허허...
: 제일 먼저 떠오르는 친구 얼굴
: 大學나와 삼년빼고 cement벽에 갇힌 누우런 얼굴 그 얼굴
: 그 놈의 한탄이 파도따라 빨리도 왔구나.
:
: 양식 광어 한 마리 게 눈 감추 듯 꿀꺼덕하고 쏘주병 들어 올리면서 " 친구야! 이젠 나 워디로 간다냐?!!"
: 헐레 벌떡 한 걸음에 달려 갈겨 그 바닷가로 나는,
:
: 감춰둔 햇빛 조각 시나부로 솔잎 밑에 떨어진다.
: 두런두런 어둠의 음모가 시작된다.
: 윙윙윙 예사롭지 않은 바람소리 낮은 지붕 들썩인다.
:
: 어둠이 내리기전 빨리 가야혀 그 곳으로
: 손에 손 잡은 크고 작은 어선들 정겨운 뱃전엔 끼룩끼룩 괭이 갈매기 쉬어가는 곳
:
: 얼른 가서 부를겨 그놈들도..
:
: "야! 너냐? 난디! 얌마 나라니께? 응응.. 그랴 나여 우럭 잡었응께 빨리와라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