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카처의 청소전문가들이 서울의 랜드마크인 N서울타워를 카처의 청소장비를 이용해 청소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카처]
쇼핑몰이나 대형마트와 같은 공간을 걷다 보면 간혹 마주치는 자동차가 있다. 실내에 무슨 자동차냐고? 바닥을 거울처럼 닦아주고, 사람들이 흘린 음료수며 외부에서 유입된 먼지들은 순식간에 흡입하는 '청소차'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낯설기도 하지만 사무실, 지하철, 병원, 마트, 공사장 등 매일 한 번쯤은 지나치게 되는 공간을 청소해주는 청소장비가 바로 산업용 청소장비다. 집 청소에 진공청소기, 스팀청소기 등이 쓰인다면 고압세척기부터 건습식 바닥청소장비, 도로용 청소차에 이르는 산업용 청소장비는 집 밖의 다양한 공간을 말끔히 청소해준다.
이렇게 우리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독일 청소장비 전문 기업 '카처(Karcher)'가 숨은 청소부 역할을 하고 있다. 카처는 전 세계 산업용 청소장비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는 청소산업 분야의 선도기업이다. 현재는 가정용 청소기 시장에도 진출해 가정용부터 산업용에 이르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 독일 발명가 카처가 설립
카처는 1935년 독일 발명가 알프레트 카처(1901~1959)가 설립한 회사다. 카처는 제2차 세계대전 무렵 발명가의 재능을 발휘해 이동식 히터, 항공 객실 히터, 항공기 날개 결빙 방지 장치 등 군사장비에 필요한 기술 개발에 힘썼다. 종전 후에는 가열 기술 분야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 냉·온수 고압세척기를 개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이 고압세척기의 개발이 청소 기업으로서 카처의 첫걸음이었다.
설립 초기에는 청소장비 외에도 어린이 완구부터 항해 요트, 인공신장 제작까지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설립자 사망 후 1974년 부인 아이린 카처의 결단으로 오로지 고압세척기 하나에만 전사의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산업용 청소장비 시장 전반에 걸쳐 사업 영역을 넓혀 2015년 기준 전 세계 직원 총 1만1333명, 매출은 22억2400만유로(약 2조7800억원)의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 산업현장 곳곳 누비는 카처 청소기
청소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다양한 소비자가 있고 니즈도 제각각이다. 또 청소는 어떻게 보면 사회화 수준, 교육 수준과도 관련이 있고 외부 온도 및 환경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산업용 청소 시장도 마찬가지로 사용 환경에 따라 여러 가지로 세분화된다. 유동 인구가 많은 쇼핑몰이나 마트 같은 곳은 통행에 지장이 되지 않도록 신속하고 빠르게 청소를 해야 한다. 가축 분뇨나 건설장비에 들러붙은 흙먼지 등을 청소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수압의 물청소가 효과적이다. 또한 때로는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곳에서도 장비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카처는 고압세척기, 습식청소차, 건식청소차, 카펫청소기, 스팀청소기, 진공청소기까지 카테고리를 분류한 후 제품 라인업을 구축해 고객들의 요구사항에 맞춰 산업현장 청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물을 사용해 청소하는 습식 청소장비부터 낙엽, 모래에서 건설현장의 미세한 산업분진까지 청소하는 건식 청소장비, 카펫 섬유 속 이물질까지 빨아들이는 카펫청소기, 볼링공도 들어올리는 흡입력으로 산업현장 각종 부산물을 말끔히 제거해주는 진공청소기, 강력 분사로 자재, 장비 등에 묻은 흙먼지를 씻어내 주는 고압세척기, 고온스팀으로 화학세제 없이 각종 묵은 때며 세균, 박테리아를 박멸하는 스팀청소기 등 그 종류만도 3000여 개에 달한다. 호텔 카펫부터 고층빌딩 외벽까지 가로세로를 아우르는 전방위 라인업을 통해 카처는 산업현장 곳곳의 크고 작은 요구들을 빈틈없이 채우고 있다.
◆ '세계문화유산 클리닝 캠페인' 한국 상륙
올해 올림픽 개최지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도시 전체를 굽어보는 거대 예수상으로 유명하다. 이 예수상을 비롯해 미국 뉴욕 자유의 여신상, 이집트 멤논 거상, 미국 러시모어 대통령 조각 바위산 등을 청소한 곳이 바로 카처다. 이는 카처가 지난 36년간 전 세계 100여 곳에서 시행해온 '카처 세계문화유산 클리닝 캠페인'의 일환으로 카처의 기술력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카처는 이 캠페인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으며 1935년 창립 이래 청소 장비만을 연구·생산하고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1년에는 한국에 상륙해 서울의 랜드마크인 N서울타워와 팔각정 등 남산 일대에 전문가의 손길을 선사했다.
특히 N서울타워는 36여 년 만에 묵은 때를 벗고 말끔해진 얼굴을 남산을 찾은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2012년 충주댐에서 캠페인을 실시하면서는 단순히 '클리닝' 그 이상의 가치를 더했다. 충주댐의 오랜 이끼와 얼룩을 세척해 한국인의 기상과 얼을 상징하는 호랑이와 소나무 그림을 그려 넣은 것이다. 이처럼 카처는 기술력을 활용해 최대의 세척 효과는 물론 문화유산 및 랜드마크의 가치를 온전히 보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 손잡이 하나에도 사용자 배려
다양한 산업 현장에서 카처의 제품이 두루 쓰이는 까닭은 끊임없는 연구개발(R&D)과 제품 혁신을 통해 제품력에 집중한 청소장비들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1만여 명의 카처 직원 중 900명이 R&D에 투입되고 있다. 2015년 기준 신규 출원 특허 55개, 누적 특허 총 1618여 개로 파생 특허까지 따지면 2000여 개에 달하는 숫자가 카처의 경쟁력을 말해준다. 작년 판매된 제품의 90%가 최근 5년 이내 출시 제품이라는 사실은 혁신의 지표다.
이처럼 카처는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에 대한 투자로 청소기술 분야의 새로운 표준을 세우고 있다.
또한 카처는 오랜 기업 가치인 '고객중심주의'를 바탕으로 제품의 사소한 곳에도 사용자를 생각한 세심한 배려를 담았다. 고압세척기의 '이지프레스(Easy Press)' 기술은 가볍게 누르기만 해도 고압의 물이 분사돼 사용자의 피로도를 절감하는 역할을 한다. 바닥청소차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작동 방식으로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디자인했다. '카처 지능형 키(Karcher Intelligent Key)'는 키의 색상에 따라 사용자의 권한을 작업자, 관리자, 수리 기술자로 나누어 구분해 오작동을 방지하고 최적의 작업모드를 제공한다.
한 청소 담당자가 카처의 탑승형 청소장비를 이용해 돌로 된 바닥을 청소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카처]
◆ 고객중심주의가 핵심 DNA
현재 한국카처는 테마파크와 같이 넓은 공간부터 위생과 청결이 무엇보다 중요한 호텔과 작은 먼지 하나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반도체회사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곳들에 제품을 공급하며 멈출 줄 모르는 성장세에 있다. 지난 9월에는 국내 유일한 청소·위생 산업전시회인 '2016 국제청소·위생산업전(CLEAN KOREA 2016)'의 최대 후원사로 참여해 청소전문회사로서 면모를 드러냈다. 특히 올해는 참가 기업 중 가장 큰 규모로 행사를 지원하면서 총 32개의 카처 산업용 청소장비들을 대대적으로 선보였다. 센터 방문 외에는 쉽게 접하기 어려웠던 카처의 산업용 청소장비를 직접 만져보며 체험할 수 있는 자리였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 한국 소비자들에게 위생, 자연친화, 환경은 삶의 질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된 만큼 국내 청소시장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영권 한국카처 대표이사는 "독일의 장인정신이 엿보이는 기술력에 대한 고집과 사용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고객중심주의의 자세는 지사인 한국카처의 직원들도 간직한 카처의 공통 DNA이자 자부심"이라며 "카처 제품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수요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어 한국카처도 이 같은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사업을 적극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