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맛집/서울에 이런곳이~ 직접 볏짚에 고기를 구워주는 볏짚구이 이야기

[애물단지]

얼마전부터 가보려고 벼렀던 정릉에 볏집구이집을 퇴근후 오도방을 타고 다시 찾게 되었습니다.

2주전 일요일엔 갔다가 일이 있었는지 그날 따라 하루 쉬셨다고 하시고,

이렇게나 벼르면서 한번의 바람을(응?) 맞고도 가려고 했던 이유는 단 한가지

서울에서 이런곳이~~ 손님이 보는 앞에서 볏짚으로 직접 고기를 구워주는 곳이라는 이유입니다.

얼마전 TV ‘불만제로’에서 다뤘던 훈제오리가 식당에서 직접 요리하는 것이 아니며,

공장에서 햄처럼 만들어진것을 매장에서 직접 훈제를 한것처럼 흉내만 내는 것이고, 

어느곳은 아예 장작이며 훈제기구를 마당에 설치를 해놓고 눈도 안가리고 아옹도 했다고 하구요.

볏짚 삼겹살 역시 초벌구이시 볏짚을 이용하지 않고 볏짚향 첨가제로 훈연·초벌 과정 없이 볏짚향을 

내기만 했다는 내용을 보고는

이런이런~~ 우린 또 그들의 상술에 많이도 속아서 한동안 훈제오리와 볏짚삼겹살 열풍에 한 몫을 더했던것이 사실인지라,

이런곳을 알게 된다는 것이 맛집을 다니는 사람으로서 산에서 심봤다를 외치는 기분이랄까요...ㅎㅎ

아무튼 그만큼 우린 진실된 맛을 원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데 이집 찾아가기가 좀 힘듭니다.

가까이 전철역이라고는 4호선 길음역이 그나마 가깝긴 하지만 걸어오기에는 너무 멀고하여 우린 아예 오도방을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길음역 쪽에서 오다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정릉점과 청수면옥사잇길 정릉시장으로 올라와서

오른쪽에 화로村을 지나 직진, 왼쪽에 정릉약국 골목으로 들어서서 정릉천을 지나 청수한의원골목으로 들어서면

 아래 볏짚 구이 이야기 간판을 보실 수 있습니다.

바람을 가르며 도착을 했습니다.

여름날 퇴근후 길거리 노상자리는 놓치면 괜시래 억울한지라, 다행히 손님도 두테이블밖에 없어 얼른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시장 깊이 위치한 곳이지만 주변에도 다른 식당들이 많아서, 동네주민들에게는 인기있는 골목이겠고,

이곳을 들어오기전에는 정릉천이 새로 깨끗하게 단장을 해서인지 밤 마실다니기 참 좋은곳같습니다.

사장님께 진짜로 볏짚으로 구워주시느냐 여쭤보니 그렇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일단 볏짚칼집 삼겹살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사장님 내외분이서 운영을 하시는데, 의의로 사모님이 불을 만지시더라구요.

네모난 방화벽안에서 삼겹살을 석쇠에 올려놓더니 볏짚을 가져와서 불을 피웁니다.

이 볏짚삼겹살이 좋은 이유는 볏짚 특유의 고소한 향취가 돼지고기의 누린내를 없애고 볏짚 사이로 기름기가 빠지면서

쫄깃한 질감과 담백한 육즙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서울시내에서 이런 볏짚으로 직접 고기를 굽는것이 사실 어지간히 번거로운 일이 아닐거라 여겨지고

또한 좋은 볏짚구하기도 힘들것인데 이집은 벌써 3년째 되었다고 합니다.

사장님 스스로도 이런집이 드물거라며 자부를 하십니다.

통삽겹살이다 보니 겉에만 순간온도에 노릇하게 익어서 나왔습니다.

한번 굽고 나니 온동네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볏짚향만 흉내내어서 나온 체인점의 그런 볏짚 통삼겹살하고는 비교할 수가 없겠지요.

간단한 상차림입니다.

밑반찬은 그저 보통인데, 콩나물대파무침은 조금 아쉽습니다.

콩나물이 좀더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았으면 좋겠고, 양념도 무언가 확실히 부족한맛이 있는것 같습니다.

고기는 사장님 말씀에 국내산 생고기 통삼겹살만 쓰신다고 하시네요.

처음엔 싼맛에 다른것을 써 봤는데, 역시나 아니였다고 하시면서, 맛이 좋다고 하십니다.

겉은 볏짚에 구워지고 안에 속살은 발그스레 하네요.

맛을 보니 쫀득하니, 목넘김에 짚불향도 나고, 정말 맛납니다.

김치까지 얹어서 지대로 먹습니다.

콩나물 대파무침은 아쉽긴 했지만 고기맛덕분에 그래도 잘 넘어갑니다.

그리고 오늘의 특별식 산꼼장어입니다.

매장앞에는 어항이 있는데 이녀석들이 꿈틀대고 있는 집입니다.

1인분을 주문했더니 이번에도 사모님의 손수 미끈거리고 끈적이는 액을 분비하는 녀석을 서너마리 잡아서 건져냅니다.

산꼼장어는 저도 아주 옛날 부산가서 한 번밖에 먹어보질 않아서 맛도 기억이 없고,

이렇게 눈이 없는 장님인줄도 이제야 자세히 봅니다.

꼼장어는 눈이 거의 없고 길쭉한것이 징그러워 예전에는 모두 버려졌던 어종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양반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것이고 하물며 서민들도 흉물스럽게 생겼다고 천대했다고 하는데, 

150여 년 전 춘궁기의 지독한 배고픔에 힘들어하던 부산지역 주민들이 버려지던 곰장어를 짚불에 던져 구워먹게 되었고,

이것이 짚불 곰장어 구이의 시초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짚불의 특성상 순식간에 불이 붙어 화력이 쎄서 불이 활활 타오르는데, 바로 이때 삼겹살을 짚불 위에 올려놓으면

그 순간 쫙 빠져나온 기름기가 육질을 둘러싸면서 고기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게 되며,  동시에 이 기름에 불이 붙으면서

기름이 타는 온도로 고기가 구워지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름기가 많은 돼지 삼겹살이나 이런 꼼장어가 짚불구이의 재료로 주로 쓰이며,

기름기가 없는 쇠고기나 낙지 등을 짚불에 구우면 까맣게 타기만 할 뿐 제대로 익지가 않는다고 하네요.

그렇게 짚불에 몸을 맞긴 녀석들이 껍질을 확벋고 나타났습니다.

내장을 손질을 하고, 머리도 떼어냈는데, 한참을 꿈틀거립니다.

삼겹살은 기름기가 많아서 불판에 먹었는데, 꼼장어는 숯불로 구워먹는다고 합니다.

이거 먹을 수 있을까 살짝 걱정도 됩니다만, 냄새때문에 벌써 맘은 뺐긴지 오래입니다....ㅎㅎ

너무 오래 구우면 탄다고 살짝씩 얼른 노릇하게만 구우라고 하시네요.

익어가니 색감도 좋고, 맛도 있어 보입니다.

양념은 별거 없이 절인 깻잎에다 먹습니다.

뒷맛의 쌈싸름한 맛도 있고,  특별한 맛이 있다기 보다는 살이 많고, 기름진 일반장어하고는 확실히 다릅니다.

연골에 씹히는 맛도 좋고, 생긴것은 징그러운데, 이거 입맛들이면 중독도 확실히 되겠는데요.

처음 시도를 양념이 않된 생 꼼장어로 시작을 한걸 보니, 제가 식성이 어지간히 좋기는 한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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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먹고 찾아온 곳에서 진짜 짚불로 구운 통삼겹과 꼼장어를 먹고 가니 왠지 맘이 뿌듯합니다.

더욱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곳을 발견하게 되어 더욱 기분이 좋고,

밑반찬만 조금 신경을 쓰고 지금 이상태로의 컨셉을 잡고 나간다면 많은 단골이 생기지 않을까 장담해 봅니다.

(찾아가는 길)

주소 : 서울시 성북구 정릉3동 349-10호

         02-918-4522

(약도) 클릭하시면 큰창이 뜹니다.

 http://cafe.daum.net/masa2009 

     (맛난집 맛난사람들 카페)   

[천상두목]

고기 상태 좋아보이고, 꼼장어도 가격이 13,000원이면 논현동에 자주 가는
꼼장어 집의 25,000원에 비하면 양반이군요..
맛있겠다.. 단 거리의 압박이..ㅠㅠ

[애물단지]

맛도 좋고 술맛 땡기는 분위기도 좋은데, 역쉬나 찾아가기가 쪼매~`ㅎ`ㅎ`

[국사]

그쪽은 비싸구만염

[달팽이소녀]

우리동네까진 아니더라도 옆동네네요~ 이런 곳이 숨어있는 줄은 몰랐어요! ^^

[애물단지]

그쪽에 사시는군요~~ 저는 약수동에 사는지라~~`ㅎ`ㅎ`
볏짚구이 컨셉도 좋고, 무엇보다 사장님 자부심도 있고, 찾아가기는 좀 힘들었지만 다녀와서 기분 좋았던 곳이네요~~

[국사]

겹살은 맛있었습니다.
꼼장어는 먹는거 구경만 했구염

[유리가면]

아우 잔인해 아우~~~

[애물단지]

음~ 반성해야 되는건가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