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월봉 상상봉이 선녀님들 놀던곳가
사람은 간 곳 없고 전설만 아득하네'
고내방가사에서 6何원칙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고문을 제대로 읽어낼 수 있다면 본문에 감춰진 내용을 추적하여 몇 개의 비밀의 문을 열 수 있다.
2024년 4월29일
망월봉 화전가의 출토지를 찾아 경북 예천군 용문면 능천리 방두들 마을을 탐방했다. 망월봉이라는 지명이 전국에 산재해 있었으나 가사 본문 중에 능천이라는 동네이름이 있는 곳의 망월봉을 탐문하니 경북 예천에 있는 능천이라고 지인이 알려 주었다. 최종영 13대 대법원장과 김종대 장관의 고향이라서 범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해발 400m 정도의 야트막한 망월봉과 일제시대 말에 팠다는 저수지가 있고, 마을의 수호신으로 수령 4백년은 되보이는 느티나무 한그루가 우람하게 서있는 그냥 평범하고 안온한 시골 마을의 전경이었다. 마을 입구에서 만난 박춘식 할아버지에게 이 동네에 가사를 잘 짓던 어른이 계시느냐고 여쭈었더니, 10여년 전에 작고 하셨고, 금당실 함양 박씨댁에서 이 마을 의성 김씨 두현 씨에게 시집 온 상촌댁이라고 말씀하셨다. <여중군자>라고 불리울 정도 학식과 부덕을 갖춘 분이셨는데 특히 화전가를 잘 지었고 낭송도 유창하셨다고 하신다. 바로 이웃에 있는 금당실의 병백당 박운 선생 가문에서 오신 분이라고 증언 했다.
능천은 함양 박씨,의성 김씨,강릉 최씨 세 성씨의 세거지이다.
예천 망월봉화전가/작가미상,1946년(병술년) 작
어와세상 사람들아 화전가를 들어보소
일편으로 생각하니 자유활동 기쁘오나
이편으로 생각하니 악마같은 왜놈들이
자본주의 정치하니 가련한 근로대중
금전이 야속하다
방방곡곡 있는학교 교육을 못받아서
활동능력 없었으니 그무엇이 기쁠손가
삼십육년 받은압박 말하자니 눈물나고
생각하니 기막힌다
우리조국 여러동포 해외각국 흩어질 때
깊고깊은 가슴속에 송죽같이 굳은절행
조국찾기 맹서하고 주린배를 움켜쥐고
피눈물을 흘리면서 해외각국 다닌지가
지금까지 몇해든가 경술년에 흩어져서
외국간 민족들은 뜻이나 있건만은
국내에 있는민족 뜻도없이 고생하니
귀막혀라 가진압박 식량공출 짐승공출
온갖노력 다시킨다 무엇이 부족하야
사람까지 빼서가니 피끓는 청년들은
고양이앞에 쥐가되고 매에쫓긴 꿩이되야
간곳마다 숨엇스니 무슨자유 있을손가
그자들로 말한진대 문필이 부족든가
부족할것 없으련만 사상심리 없압기로
애매할줄 모르는가 애달코도 원통하다
이러하든 우리국에 명천이 감동하여
을유년 팔월달에 해방했단 통문오니
꿈일런가 생시런가 분간할길 바이없네
언론자유 없든 민족 곳곳이 만세 불러
애국가가 낭자하여 이러하든 우리나라
고목생화 이아닌가 훌훌광은 살갓하여
병신년 삼월이라 초목군생 이때로다
정전에 푸른풀은 봄향기 깨여있고
시냇가에 가는 버들 봄흔적이 완연하다
엄동설한 얼른가고 우수경칩 다지내고
삼춘가절 되었구나 만학천봉 꽃이피니
금수강산 이아닌가 반가울사 봄소식이
모춘삼월 도라왔네 춘하추동 사시절에
춘삼월이 으뜸이라 삼십육궁 도시춘에
봄춘자가 보기좋고 방화수류 과전천에
꽃화자가 듣기좋다 시절도 이르커든
우리나라 자유되니 더욱더욱 반갑도다
만화방창 동유들아 이팔청춘 우리동유
함께모여 노라보세 춘삼월 좋은시절
아니놀고 무엇하리 삼십육년 오늘까지
나라근심 못놋타가 시화년풍 오늘날에
마음대로 놀아보세
우리능천 남녀청년 가자서라 가자서라
공회당 화전상회 어서바삐 가자서라
화전상회 위원장을 남여중에 선택하여
위원장의 명령으로 복종하여 하기되니
위원장의 지도로서 우리남녀 편을갈라
남자들이 맡은 것은 술과고기 부담하고
여자들이 맡은 것은 밥과떡을 부담하여
여러동유 모여앉아 좋은날자 가려받고
분공이 끝난후에 시시마끔 돌아와서
책임대로 하여놓고 화전일을 고대할제
반가울사 오늘날이 화전날이 이안인가
이팔청춘 고운얼굴 누가누가 같이갈고
아랫마을 이실이와 웃마을에 박실이와
등너머 권실이며 재너머 김실이와
고로고로 통기하여 어서바삐 가자서라
꽃소식이 늦어간다 이리저리 모인동유
인물치장 야단이라 아롱다롱 모인동유
인간일색 여중군자 월궁항아 동유로다
돌아오는 반달이요 피여오는 꽃이로다
다모였네 다모였네 우리동유 다모였네
가자서라 가자서라 그어디로 가잔말가
승지강산 만컨만은 정할곳이 바이없고
강원도라 금강산은 세계에 유명하나
길이멀고 차비없어 헛마음 뿐이로다
화려강산 만타한들 여자의 유행으로
엇지그리 번잡할까 우리동네 뒷동산
망월봉을 만장일치 화전장소 정했으니
그아니 좋을손가 영주봉래 삼신산은
불사약이 많다하나 우리뒷산 망월봉은
꽃이많아 더욱좋다 선녀같은 우리동유
섬섬옥수 서로잡고 앞에서고 뒤에서서
쌍쌍이 올라갈제 청송녹죽 훌처잡고
기암괴석 더욱잡아 일보이보 올라갈제
좌우산천 둘러보니 강산도 화려하나
경치가 더욱좋다 산은첩첩 쌓여있고
물은흘러 청계되니 임자없는 산천경계
우리주장 하여보세 청산유수 맑은물에
손도씻고 발도씻고 수양가지 늘어진대
이리저리 휘여잡고 노래불러 화답하니
여자풍경 좋을시고 만화방초 푸른풀은
초록장을 이루었고 작작화발 피는꽃은
방긋방긋 웃는구나 홍홍백백 난만중에
만학천봉 꽃이로다 나무마다 춘풍이요
가지마다 봉접이라 이리저리 가는걸음
상상봉을 올라왔네 화전노래 하여보세
오리불실 두견화를 마음대로 따다놓고
동유불러 묻는말이 엇지엇지 꾸어볼고
십오야 온달체로 둥실둥실 꾸어볼까
아롱다롱 꽃을박아 보기좋게 꾸어볼까
천원지방 본을받아 돈전으로 꾸어볼까
물렁물렁 집이나서 먹기좋게 꾸어볼까
이리꾿고 저리꾸어 솜씨되로 꾸을적에
불로초로 꾸운 것은 부모임전 봉양하고
무궁화로 꾸은떡은 군자전의 봉양하고
철죽화로 꾸은떡은 마고선녀 봉선하고
두견화로 꾸은떡은 산신님전 올린후에
차례대로 둘러앉아 먹고나니 향기로다
주육주찬 먹은후에 취흥이 도도하여
어느동유 썩나서서 꽃가지를 꺽어쥐고
취흥으로 하는말이 꽃아꽃아 붉은꽃아
곱기도 뒤기곱다 너의짝은 내가되며
지지말고 늙지말자 청춘이 가지말면
너와나와 인연이지 또한동유 나서면서
꽃가지를 휘여잡고 눈물지고 하는말이
너는엇지 이곳에서 천년만년 여기있나
옛법이 없었은들 여필종부 없을손가
가련할사 여자몸은 생부모 친형제를
인지다시 버려두고 산지사방 흩어지니
가련할사 여자유행 전생에 무슨죄로
여자몸이 되었는가
이생애 품은한을 후생에나 남자되여
화류장안 좋은곳에 마음대로 놀아볼까
늙은부인 썩나서서 꽃가지를 꺾어쥐고
여광여취 하는말이 꽃아꽃아 가련하다
거년에 홍안색이 금년에도 그색이라
가련할사 사람얼굴 연년시시 달라가니
그 뉘라서 막아내며 황혼탑에 지는달은
오늘밤에 다시보리 벽계수 흐른물운
돌아올길 바이없다 활발하게 노든청춘
화중에 공론들여 오늘같이 기쁜날에
꽃노래 불러보세 삼백가지 꽃송이를
차례대로 살펴보니 홍화백화 만발하다
설수강변 피리꽂은 우수강변 마주서고
미나리야 시핀꽃은 직사등에 총총하고
구월이라 국화꽃은 구시월로 마져피고
음지마당 함박꽃은 볕들까봐 수심일네
무릉도원 복상꽃은 그물안에 걸렸으며
도라못간 두견화는 촉국산천 구경하고
붉고붉은 봉선화는 소소구성 춤을추고
보기좋은 작약꽃은 미인마다 희롱하고
당실당실 鷰雀花는 단순호치 단장하고
부석사중 禪扉꽃은사명당의 지팽이요
쓰고나는 피리꽃은 산중마다 총총하고
열없은 할미꽃은 남보다도 먼저피고
사시장춘 무궁화는 우리나라 꽃이라네
작사청 버들꽃은 원수지에 청춘이요
엄설중에 매화꽃은 굴삼려를 생각하고
희고붉은 저蓮송이 이부의 몸빛같고
묵고묵은 돌개꽃은 야산중에 피어나고
옥창옥여 앵두꽃은 굴삼려를 원망하고
맨드라미 봉선화는 장독간에 피어난다
꽃노래 그만두고 새노래나 하여보세
삼백가지 새가우니 어느새가 으뜸인가
풍채좋은 봉황새는 이운강씨 혼령으로
이곳까지 날아와서 대한독립 기뻐하고
펄펄나는 저백구는 안중근씨 영혼으로
왜놈들을 물리치고 조선독립 기초되고
슬피우는 두견새는 최익현씨 혼령으로
슬픈회포 아래난 듯 서북으로 청조새는
이준열사 영혼으로 할복즉사 슬피운다
삼월삼진 저연자는 옛주인을 찾아들고
말잘하는 앵무새는 용산으로 날아가고
황금같은 꾀꼬리는 세류중에 놀아있고
알롱달롱 저장끼는 춘치자명 둘러있고
鳶飛戾天 소리개는 반공중에 높이뜨고
쌍쌍비거 원앙새는 화류청루 노라있고
듣기좋은 소쩍새는 세화년풍 자랑하고
원질뜨는 노고지리 반공중에 입도싸다
반포하는 까마귀는 우리동유 반겨하고
치장좋은 딱따구리 나뭇가지 딱딱친다
꼭끼오 우는황계 남촌북촌 울고있어
점심때가 늦어가니 새노래 그만두고
산천구경 하여보세 상상봉 올라앉아
좌우산천 바라볼제 곤륜산이 좋다해도
청국명산 이아닌가 우리산천 둘러보니
백두산이 으뜸일세 경기도 삼각산은
한양서울 주산되고 강원도라 금강산은
영주봉래 통해있고 평안도라 묘향산과
황해도라 구월산과 전라도라 지리산과
충청도라 속리산과 경상도라 태백산은
동국명산 분명하나어이하나 구경할고
이런명산 다못봐도 우리동리 돌아볼제
북으로 가산봉은 동리주산 되어있고
동으로 아미산은 만유추월 분명하고
남으로 백마산은 병풍같이 둘렀으며
서쪽으로 국사봉은 서북간방 살기막고
동리앞 저수지는 수구명당 되었스니
천하명승 다보아도 우리동리 으뜸이라
부귀다남 될것이요 홍패백패 많이나지
동유들아 들어보라 산천구경 다했으니
유쾌하게 놀아보세 남녀청춘 한테모여
노래불러 화답할제 이렁저렁 놀다보니
석양이 재를넘고 청천에 뜬구름은
사면으로 흩어지니 새댁들 거동보소
지는해를 원망하여 회심으로 하는말이
저산에 지는해를 뉘손으로 붙잡을고
부상지로 잡아맬가 양류사로 잡아맬가
아서라 그만두고 거룩한 따님네야
우리가정 돌아가자 섬섬옥수 서로잡고
흩어질일 생각하니 섭섭하기 짝이없네
먼데산천 바라보니 창창한 저문연기
남촌북촌 들러있고
쌍쌍이 나는새는 수풀속에 날아들고
활발한 우리동유 태극기 높이들고
망월봉 두견화를 다시보자 하직할제
명년삼월 다시보자 섬섬옥수 서로잡고
일보이보 나려가서 잘가거라 내일보자
서로각각 흩어져서 우리가정 드러가니
컹컹짓는 청삽살이 나를보고 반겨하네
몽매한 소견으로 화전가를 지어내니
오자낙서 허다하오 비소치 마시고
눌러 보시기바랍니다. 終
필사 장혜완
동네 당목
망월봉은 동네 뒷산
1940년 대에 만든 마을 저수지
망월봉 원경
망월봉 원경
첫댓글 잘봤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