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무리의 건장한 젊은이들이 무거운 짐을 메고 그러나 가볍게 사뿐사뿐히 날듯이 삼각산을
오르고 있다.
오늘 삼각산 인수봉에서 무술대회가 있다.
아마도 그들은 내공이 깊고 출중한 무예를 지닌 고수들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또다른 한무리를 앞질러 가는데 아마도 축지법을 쓰고 있는듯하다.
그들은 공력을 채3할도 쓰지 않는데 삼각산을 뛰어오르듯 오르고 있고 얼마나 빠른지
이마에는 하얀서리가 내려있고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초고수들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어보인다.
제일앞서 가는이는 명문 적벽파의 송암장문을 대신해서 오늘 무술대회에 대표로 참석하는
초절정고수 버디접장이다..
안광이 형형하고 깡마른 작은 체구에 괴력의 소유자이다.
갈색 도포자락을 휘날리며 경공술이 뛰어나며 그의 장풍을 맞고 쓰러지지않은 고수가 없다.
또한명의 눈에 뛰는이는 빨강장삼에 긴머리를 휘날리며 젊어서는 꽤나 무림고수들의
마음을 찢어놓은 적벽의 사매 야생마이다.
그녀는 일갑자의 나이에도 동안의 미모와 아직도 소녀같은 몸매다.
매서운 눈매에 경공술이 뛰어나며 발쓰기를 잘한다.
그뒤를 따르는 또한명의 사매는 검은색 장삼에 큰눈,절세미모에 많은 무림의 고수들이
흑심을 가지고 있으나 미산고수가 항상 옆에 있어 접근을 못한다.
그녀는 활공술에 능하며 검광의 경지에 이른 고수이며 이름은 수련이다.
검정도포에 단단한 체격의 또한명의 고수가 나는듯이 땅바닥을 박차며 뛰어올라 수련고수 옆에
붙는다.
다름아닌 미산고수이다.
그는 힘이 장사이며 내공이 깊어 신의 경지에 이르렀으며 무공이 화검에 이른 절정고수이다.
그뒤를 따르는 고수들도 모두 하나같이 화광을 발하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무공을 지니고있다.
허허실실 이장고수,스스로 예쁘다는 예쁜숙희고수,청년서생같은 산골고수.
그리고 새로이 고수 반열에 올랐고 아직도 젊은 무림의 고수들과 한판붙어보자고
떠벌이는 금강고수...
바로 그때 뒤에서 벼락같이 검은색 도포자락을 펄럭이며 사뿐히 인수봉 아래에 내려앉는
고수가 있어 바라보니 고수 비니이다.
그는 암기를 잘쓰고 특히 손기술이 좋다.
그의 표창앞에서는 다른문하의 장문들도 두려워서 벌벌떤다.
도선사 주차장을 출발하면서 에코길로 결정이 났다.
잘된일이다.
한번 가보고 싶었던 십자크랙쪽이다.
벌써 인수에는 많이들 붙어 있다.
들머리에 도착해서 두팀으로 나눴다.
한팀은 예정대로 에코길을 가고....
또한팀은 검악A로 가기로 했다.은옥님,비니님,산골님,글구 나 넷이서..
선등은 비니님..1P 출발이다.
빌레이는 내가 보기로 했다.
비니님 약간 어려워 한다...뭐 " 홀드가 옛날같지 않다" 는등...뒤에서 보긴 힘들어 보이지 않는데...
첫피치 완료다.
다음은 내차례...붙어보니 비니님 말이맞다..쉽지않은 홀드들이다.
중간쯤에 직벽이 신경쓸 포인트 였다.
역시 우리팀은 강자들만 모였다.
은옥님도 거뜬히 올라오고..산골님도 힘들줄 알았는데 나보다 쉽게 올라온다.
2P에 붙어보니 그옛날에 한번 왔던 기억이 나는것 같다.
그때는 무슨길인지도 모르고 선등자 걱정만하고 뒤에서 빌레이보던 생각이 난다.
그때도 크랙속에 몸을 반쯤 짐어넣고 버벅거렸던 기억이 생생하다.
오늘도 역시 버벅거렸으나 힘들지 않은척,숨소리가 거칠지 않은척 2P에 올라섰다.
산골님이 보면 에이 "선배님도 별수 없군요" 할까봐...
아니다 "나도 이정도 능력은 있다" 라고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먼저 이겠지...
그곳에는 먼저 에코길하는 우리식구들이 올라와 있다
서로 농담 몇마디 주고받고 3P출발점 있는곳으로 이동....
벌써 비니님,은옥님은 3P를 끝냈다.
이곳은 비둘기길 횡으로 인공 등반하는것과 똑같다.
산골님이 이런인공은 해보지 못했단다....잘알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의 방법을 알려주고
산골님을 출발시킨다.
내가 등반하는 사이에 비니님은 4P로 벌써 출발했다.
비니님이 "아 정말 짜증이 난다" "이게 왜 이리 미끄러워" 라며 중얼거린다.
맘대로 등반이 안된다는 표현이다.
잘하시는 분이 저정도면 나는 많이 힘들겠다 하면서 유심히 바라본다.
참다못한 은옥님이 신병기를 꺼내들었다.
남자회원들 아랫도리 인테리어 했나? 안했나? 검사했던 퀵도르 달린 안테나를 쓰기로 했다.
그래서 무사히 첫볼트에 퀵을 걸었는데..두번째 볼트도 만만치 않다.
힘들게 두번째 볼트에 퀵을 걸었을 무렵 밑을 내려다보니...많이 보던길이다..
인터넷에서 동영상으로 보던 빌라길과 검악길이 교차하는 지점인데 우리 선등자가 검악길을
벗어나 빌라길로 등반하고 있는중이다.
위에 대고 소리쳤다 "여기 빌라길 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빌라길을 벗어나기로 하고... 길 이름은 모르지만 옆에 옛날볼트가 박혀있는
인공길을 택했다.
어쨌든 어려운 길을 벗어나서 4P를 완료한다.
내차례가 되어 붙어본다.
정말 힘들다...비니님 이정도 한것만해도 대단하다...집에서 조사해보니 5.11C이다.
은옥님은 참잘하신다.
많은 경험과 테크닉을 가지고 있으시겠지......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오늘따라 빌레이보는데 그리그리에 자일이 자꾸 거꾸로 끼워진다.
짜증이 난다...서둘러서 그런가...
4P에 도착하니 정상까지 얼마 남지 않았고 난이도는 쎄보이지 않는다.
비니님 직상길을 벗어나 옆길이 더 손맛이 좋다고 작은 크랙길을 택해서 5P로 출발한다.
5P는 빨리 마무리 되었다.
말번인 내가 올라오니 버디님이 있는 에코팀도 이미 올라와 있다.
오늘은 날씨도 여름날씨고 물도 부족하고 어려움이 조금은 있는 등반이었지만 성취감은 좋았다
평소에 가보고 싶었던 십자크랙을 경험했다.
내년쯤에는 나도 검악A 선등 한번 해보자고 희망해본다.
정상에서는 10년전쯤에 같이 등반했던 산벗의 김윤삼 대장도 보고 .....
드뎌 하강을 한다.
배는 고프고 맨뒤에 마무리를하고 늦은 점심을 먹는다..통나무집의 도시락에 있는 젓갈 맛이 좋다.
아쉬운점은 등반중 물을 다먹어서 물이 없다...
여름 대비를 했어야 하는데...그리고 어택배낭은 항상 준비를하고...
점심후의 청맥길 한피치는 아주 짭짤한 경험을 했다..
여정길 한피치는 언젠가 극복해야할 숙제로 또 남겨놓고....늦은 시간에 하산을 서두른다.
명문 적벽파의 절정고수들이 무술대회에서 검악과 에코를 누르고 대회장을 떠나고 있다.
그들은 힘겨운 싸움에서 공력의 9할이상을 쏟고도 힘이 남아있는듯 보였다.
적벽의 사매 고수야생마와 내상을 입은 금강고수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운기조식하고 있다.
그들은 한시진 가까히 운기조식하니 서서히 혈색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무거운 등짐을 다시 둘러메고 서둘러 하산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하산하는 모습은 마치 한무리의 독수리떼가 날듯이 소리없이 경공술을 사용하여
인수암 뒤길쪽을 그림자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들은 채 3할의 공력도 쓰고 있지 않지만 쏜살같이 빠르고 먹구름이 지나가듯 소리는 없지만
뒤에는 뽀얀 흙먼지가 일고 있다.
그때 시각은 해가 뉘엇뉘엇지고있는 술시에 접어 들고 있었다.
7일후의 다음 무술대회에서 만나기를 기약하면서 ㅎㅎㅎㅎㅎㅎ
음~하~하~하~하~하~하...
고수 금강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