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신세계 3
뜨거운 땅굴과 차가운 땅굴이 교대로 이어졌다.
차가움은 강렬한 X선의 형태로 불편함을 경험하는 연상 작용으로 이루어졌다.
유리병에서 옮겨 배양을 할 때쯤이면
태아들은 추위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끔 그렇게 훈련이 된다.
그들은 열대 지방으로 보내서 광부와 초산인조견 직조공과 철강 근로자가 되도록
미리 결정된 인력이었다.
나중에 그들의 이성은 육체의 판단에 따르도록 저절로 길이 들 터였다.
엡실론은 태아 때부터 추위에 대해서는 부정적 생각, 뜨거움에 대해서는 긍정적 생각을 하도록 배양되고 있다. 태아의 감정까지 조작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출생이 아닌 부화가 되는 인간이 된다. 태어나면 영아기 때부터 조건반사학습을 시킨다. 일종의 조기교육이다. 델타나 엡실론 아기 같은 경우 눈앞에 책하고 꽃을 갖다 놓는다. 아기들이 호기심에 책과 꽃에 손을 대면 격렬한 폭음,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 비상 종소리와 전기 충격을 준다. 이 교육을 반복되면 아기들은 책과 꽃을 보면 ‘본능적인 증오’를 가지며 성장하게 된다. 예를 들어 화력발전소에 일할 아이들은 뜨거움에 대한 두려움이 없도록만 설정된다는 말이다.
알파 아이들은 회색 옷을 입어요.
그들은 너무나 무서울 정도로 총명하기 때문에 우리들보다 훨씬 열심히 일합니다.
나는 그렇게까지 열심히 일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베타가 되었다는 것이 정말로 굉장히 기쁩니다.
아이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수면 중 기초 계급의식 학습을 한다. 일종의 세뇌 교육이다. 수면 중 반복으로 들은 아이의 마음은 암시들과 하나가 되고, 암시들의 총체는 이성이 된다. 국가에서 마련한 암시는 판단하고 갈망하고 결정하는 이성으로 구성된다. 그래서 계급이 나누어져 있으나 사회에 불만을 가지는 일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다. 태아 때부터 조기교육을 받아 자신들의 계급에 대한 만족도는 최상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성교육도 시킨다. 햇살 좋은 날 어린 남녀 아이들을 발가벗겨 성교 놀이를 하게 한다. 이 세계에서 성인 남녀가 4개월 이상 만나면 ‘멍청이’라고 손가락질을 한다. 매일 다른 남성, 다른 여성과 자유로운 연애를 한다. ‘모든 사람은 서로 공유해야 한다.’ 이것은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었다. 이러한 세계였기 때문에 ‘가족’, ‘어머니’, ‘아버지’, ‘결혼’, ‘임신’, ‘출산’ 등이 19금 음담패설이다. 이 단어들을 들으면 역겨워하고 괴로워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말을 해야 할 경우, ‘거시기’ 한다. 예를 들어 “그의 거시기(아버지)와 거시기(어머니)가”라고 말이다. ‘가정’이란 곳은 육체적·심리적·정신적으로 가장 추악한 곳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