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한모금 마시면, 푸른 잎 조각배가
은은한 향기 풍기며 내 몸속을
돌아다닐 것만 같애.
내 몸속 나쁜 물질을 푸른 잎 청소부가
깨끗이 구석구석 청소해 줄 것만 같애.
꼭 그럴 것만 같애.
조효정 ( 서울 개화초등학교6-2)
제3회 설록차 문학상 중고등부 시 최우수상
(향나그네)
다기에 담긴 초록잎 차 한모금 입에 물면,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담은 향 나그네 찾아옵니다.
입안에 잔잔하게 풀어 놓고 푸른 물결,
코속에 은은하게 초록향 풀어놓고,
이리저리 따스하게 돌아다니다가,
어느새 거두어 홀연히 떠나갑니다.
한정규 (경북상주 성신여자중학교1-4)
제 3회 설록차 문학상 일반부 시 최우수상
(여백)
초의 보시게 보내준 찻잎으로 이 세한을 견디네
차가운 이마의 설광이 창창한 걸 보니,
한라가 오늘도 잠들지 못하는구먼
시퍼렇게 날을 별니 달빛을 여전히 쏘듯이 주시하고 있다네
관자놀이 정맥이 툭툭 불거졌고
송백 몇 그루도 마른 침을 삼키나 보네
바람이 주춤거린다네 자락에 키우는 망아지들이야 눈치를 챘겠나만
한 발치 물러서서 이렇게 차를 마시면
이제는 내게로 한라의 가슴 몇 군데에 그어진
굵은 금이 보인다네, 바람이 주춤거린다네
자락에 키우는 망아지들이야 눈치를 챘겠나만
한 발치 물러서서 이렇게 차를 마시면
이제는 내게도 한라의 가습 몇 군데에 그어진
굵은 금이 보인다네, 한 점으로 찍혀,
파인 아린 상처이겠거니 하네
빙하의 유흔은 아니지 않겠는가
속은 아직도 아물지 못했는데
밤새 저렇게 있을 형상이네 그려
우선1)에게 그림 한 점 주었네
저리 있는 한라를 여백에 두었다네 허허
초의는 마음으로 보시게
탐라에 드물게 바람 한 점 없는 밤이지만 쩡쩡한 세한일세,
그 세한에 저런 한라를 저런 내가 보고 있네 선사도
차 한 잔 하시는가
1. 완당 김정희의 제자인 이상적의 호.
김명철 (경기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첫댓글 쓰느라 고생했어요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