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1돌 한글 반포일을 맞아>
우리말 우리글, 한글을 살리자
ㅡ일상 속에 깊숙이 침투한 외래어
박 민 순
21세기인 지금, 지구촌이란 단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으리만큼 세계는 국제화 시대를 맞고 있다.
외국을 안방 드나들 듯하고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실시간으로 알려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외국어 하나쯤은 유창하게 할 수 있어야 행세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도 외국어 조기 교육의 필요성을 깨닫고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 교육을 하고 있다.
외국어 교육도 좋지만 이제 우리 말 우리 글, 한글을 제대로 익히지 못하거나 천시까지 하는 못된 버릇만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각종 제품의 상표는 물론 거리의 간판, 옷, 음식, 신발, 패션 용어 등등에서 순수한 우리말이 있는데도 외국어 또는 한글과 외래어가 복합된 국적 불명의 글자로 표기된 것도 흔히 볼 수 있다.
한쪽에선 영어가, 한쪽에선 한자가 협공해 오는 형국이다.
외국어(外國語)는 다른 나라의 말이고 외래어(外來語)는 한자어(漢字語)를 제외한 외국어가 한국어 속에 들어와서 우리말처럼 쓰이는 말이다.
요즘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보면 ‘외국어를 남발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우리말에 없는 전문용어 등은 외래어를 쓸 수밖에 없지만, 좋은 우리말을 두고도 굳이 알아듣기 힘든 외국어를 쓰는 사람이 적잖다.
이럴 바엔 차라리 공용어로 영어를 사용하는 다문화국가처럼 우리나라도 다문화 국가로 가고 있는 만큼 한국어와 영어, 두 개 언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든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기록유산에도 등재된 자랑스러운 우리의 한글(훈민정음)이 이처럼 홀대를 받고,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여 반포하신지 571돌, 한글날 71돌을 맞았는데도 이 모양이니 세종대왕이 하늘나라에서 뿔낼 일이고, 우리의 민족자존이 유감스러울 뿐이다.
정부 기관과 지자체들의 상징, 구호, 정책 이름, 공문에 영어를 남용하고, 일상생활에서도 일제의 잔재가 아직 남아있다.
아침저녁으로 접하게 되는 TV, 신문이나 각종 잡지, 전문 서적, 광고문 등엔 알기 힘든 외국어를 쓰거나 상품 · 상점 · 예식장 · 호텔 · 아파트 · 기업 이름도 영어가 주류를 이루고, 한글로 쉽게 풀어쓸 수 있는 것을 굳이 한자로 표기하고 있다.
공공기관인 동사무소가 ‘행정복지센터’, ‘주민자치센터(center : 중심中心)’로 바뀐 지 오래되었고 자원봉사센터, 복합문화 센터, 복지타운(town : 일정지역의 생활의 중심이 되는 비교적 큰 규모의 취락 마을), 차이나타운, 실버타운, 베드타운, 뉴타운 등 ‘센터’나 ‘타운’이란 말을 많이 쓰고 있다.
이른바 국제화 시대에 세계인의 시각을 잡기 위해 필요한 수단일 수 있겠다.
‘설화수’ 화장품은 순수한 우리 상표로 세계적 인지도를 높여 성공을 거두었고, 한국의 대기업 ‘한화(HANHWA)’, ‘삼성(SAMSUNG)’, ‘현대(HYUNDAI)’도 고유 명칭으로 세계인에게 각인되었다.
자주 등장하는 외국어 낱말을 예로 들면 ‘퍼포먼스(공연)’, ‘엠블럼(상징)’, ‘캐리커처(풍자만화)’, ‘플레이오프(우승 결정전)’, ‘매직 넘버(우승하기 위하여 필요한 승수)’, ‘슈퍼 선데이(특별한 일요일)’, ‘슈퍼 문(가장 큰 달)’, ‘블랙아웃(큰 정전)’, ‘레임덕(절름발이 오리란 뜻으로 임기 종료를 앞둔 대통령의 지도력 공백 상태)’, ‘매뉴얼(기본 법도나 양식)’, ‘시추에이션(이야기나 사건 따위가 벌어지는 상황)’, ‘블랙리스트(감시할 필요가 있는 인물)’, ‘네거티브(확실하지 않은)’, ‘패러다임(이론적 틀이나 개념의 집합체)’, ‘아이콘(우상시 되는 인물)’, ‘닉네임(별명)’, ‘도플갱어(복제된 자기)’, ‘실루엣(silhouette 윤곽 외형 )’, ‘카타르시스(마음의 정화)’, ‘스펙(명세사항)’, ‘멘토(지도자)’, ‘스페셜(특별한)’, ‘이슈(의견을 내어 옳고 그름을 따짐)’, ‘콘텐츠(유무선 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디지털 정보)’, ‘파파라치(사생활을 찍는 사진사)’ ‘스캔들(추한 소문)’, ‘미스테리(신비)’, ‘다큐멘타리(사실적으로 제작한 영화나 드라마)’, ‘마니아(열광)’, ‘좀비(살아있는 시체)’, ‘페이퍼 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기업)’, ‘시스템(계통 체계 제도 방식)’, ‘뉴스레터(소식지)’, ‘가드레일(보호 난간)’, ‘시너지(상승 효과)’, ‘체크 리스트(점검표)’, ‘오리지널(원본, 진품)’, ‘프리미엄(최상급)’, ‘솔루션(해결책)’, ‘힐링(healing 치유)’, ‘캐릭터(소설이나 만화, 극 따위에 등장하는 독특한 인물이나 동물의 모습을 디자인에 도입한 것)’, ‘골든타임(생과 사를 오가는 목숨을 다투는 시간)’, ‘하이킹(심신 단련이나 구경을 목적으로 도보나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일)’, ‘트레킹(등반과 하이킹의 중간 형태로 심신 수련을 위해 산이나 계곡 따위를 다니는 도보 여행)’, ‘로드 맵(road map 단계별 이행안, 지침, 이정표)’, ‘비주얼(visual 눈에 보이는)’, ‘레시피(recipe 요리법)’, ‘라이센스(license 허가 면허증)’, ‘비하인드 스토리(behind story 숨겨진 이야기)’, ‘베테랑(한 분야의 일을 오랫동안 하여 그 일에 관한 지식이나 기능이 뛰어난 사람)’, ‘보이콧(어떤 목적을 관철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상대방을 배척하거나 거부함)’ 등 일일이 열거하기란 끝이 없다.
컨셉(concept 개념, 관념, 일반적인 생각), 올 인(all in 전부를 포함한), 패키지(package 일괄적인, 묶음으로 파는 상품), 아이템(item 핵심내용, 품목, 종목, 항목), CEO(Chief Executive Officer 경영 최고 책임자), 콘텐츠(contents 내용, 목차, 유무선 통신망을 통해 제공되는 디지털 정보나 내용물의 총칭), 포럼(forum 대광장, 공개토론회), 키 워드(Key Word 뜻을 밝히는데 주요 단어, 열쇠가 되는 중요하고 핵심이 되는 말), 리스크(risk 위험, 위험의 원인), 네비게이션(Navigation 선박, 항공기의 조종, 항해, 오늘날 자동차 지도 정보 용어로 쓰임, 인터넷 용어로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닌다는 의미로도 쓰임), 와이브로(wireless broadband 약어는 wibro 개인 휴대 단말기, 다양한 휴대 인터넷 단말을 이용하여 정지 및 이동 중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고속으로 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서비스),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오락), 모니터링(monitoring 방송국, 신문사, 기업 등으로부터 의뢰 받은 방송 프로그램, 신문 기사, 제품 등에 대해 의견을 제출하는 일), 컨설팅(consulting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이 상담이나 자문에 응하는 일), 매니페스토(manifesto 선언, 성명, 예산 확보 및 구체적인 실행 계획 따위가 마련되어 있어 이행이 가능한 선거 공약. 정당이나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제시한다), 펌(Perm 파마), 메이크업(make up 화장), 웰빙(well-being 몸과 마음의 편안함과 행복을 추구하는 태도나 행동), 해트 트릭(hat trick 축구에서 한 선수가 한 게임에서 3골 이상 득점하는 것), 아웃소싱(outsourcing 자체의 인력, 설비, 부품 등을 이용해 하던 일을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를 목적으로 외부 용역이나 부품으로 대체하는 것), 유비쿼터스(ubiquitous 사용자가 컴퓨터나 네트워크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 콘서트(concert 연주회), 님비(NIMBY. not in my backyard 지역 이기주의, 혐오시설 기피 등), 그랜드슬램(grandslam 테니스, 골프에서 한 선수가 한 해에 4대 타이틀 경기에서 모두 우승하는 것, 야구에서 타자가 만루 홈런을 치는 것), 카트리지(cartridge 탄약통. 바꿔 끼우기, 간편한 작은 용기, 프린터기의 잉크통), 버블(bubble 거품), UCC(User Created Content 이용자 제작 콘텐츠, 사용자 제작물), 패러디(parody 특정 작품의 소재나 문체를 흉내 내어 익살스럽게 표현하는 수법 또는 그런 작품), 매니페스토 운동(선거 공약 검증 운동), 데이터베이스(data base 컴퓨터에서 신속한 탐색과 검색을 위해 특별히 조직된 정보 집합체), 테이크 아웃(Take out 꺼내다의 뜻으로 음식을 가지고 밖으로), 어젠다(agenda 의제, 협의사항, 의사일정),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지도층 인사에 요구되는 도덕적 의무), 트랜스 젠더(trans gender 성전환 수술자), 로밍(roaming 계약하지 않은 통신 회사의 통신 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 것. 국제 통화 기능), 프로슈머(prosumer 생산자이자 소비자인 사람, 기업제품에 자기 의견, 아이디어를 말해서 개선, 프로슈머 전성시대), 레밍(나그네 쥐, 앞만 보고 달린다, 레밍정부, 들쥐습관), 시트콤(시추에이션 코미디의 약자), 글로벌 소싱(Global sourcing 세계적으로 싼 부품을 조합하여 생산 단가 절약), SUV(Sport Utility Vehilcle 스포츠차인데 중량이 무겁고 범퍼가 높다), 매니페스터(manifester 명백하게 하는 사람),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성격장애자), 미스매치(mismatch 부적당하게 짝지우다, 부적당한 짝), 프레임(frame 틀, 굴레, 올가미), DNA(Defense Nuclear Agency 유전자, 염색체) 등은 요즘 신문이나 TV에 자주 등장하여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신조어들이다.
‘트라우마(정신적 외상)’, ‘엔도르핀(통증 완화 효과를 지닌 단백질)’, ‘아드레날린(흥분·분노·공포 등을 느낄 때 생체 내에 생기는 호르몬)’, ‘세라토닌(신경전달 물질의 하나로 행복을 느끼는 데에 기여한다고 일반적으로 생각되고 있다)’ 등은 의학 용어이다.
우리말로 쓰면 더 정감이 가는데도 굳이 ‘스마트한(단정하고 맵시가 있는)’, ‘모던한(현대적인)’, ‘내추럴한(자연스러운)’, ‘엘레강스(우아)한’, ‘심플(단순 혹은 소박)한’ 등 외국어를 남발한다.
‘소데나시(민소매, 즉 소매 없는 티셔츠)’, ‘오뎅(어묵)’, ‘시다바리(줄여서 시다로 쓰기도 하는데 일하는 사람 옆에서 그 일을 거들어 주는 사람)’, ‘쓰끼다시(요릿집에서 처음에 내놓는 간단한 안주)’, ‘다이(받침대)’, ‘새꼬시(살아있는 생선을 뼈째 잘게 썰어 놓은 회)’, ‘사시미(생선회)’, ‘와사비(고추냉이)’, ‘사라(접시)’, ‘이빠이(만땅, 가득)’, ‘기스(흠)’, ‘노가다(막일꾼)’, ‘단도리(채비, 단속)’, ‘우동(가락국수)’, ‘찌라시(광고지, 선전지)’, ‘후로쿠(엉터리)’, ‘요지(이쑤시개)’, ‘오봉(쟁반)’, ‘다마(구슬)’, ‘꼬봉(신하나 부하)’ 등 아직도 일본어를 쓰거나 ‘왔다리 갔다리(왔다 갔다)’, ‘대끼리(대길大吉 : 아주 좋다는 뜻으로 쓰임)’, ‘앗살하다(일본말 앗사리에서 나온 말로 시원하다, 깨끗하다 라는 뜻으로 쓰임)’ 등 일본식 말투를 쓰는 분들이 있다.
30여년 전, 일본에서 건너온 노견(路肩)이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말이 한동안 유행했었는데 우리말로 풀이하면 ‘길어깨’인데 ‘길’에다 사람 몸의 일부인 ‘어깨’라는 표현을 쓴다는 게 어쩐지 어색하고 생소하여 우리말로 풀어 쓰자 하여 ‘길섶’이니 ‘갓길’이니 논쟁이 일다가 결국은 순 우리말 ‘갓길’로 쓰고 있다.
병원에 가면 ‘탕비실(湯沸室 물이나 차를 끓이는 방)’이 있는데 일본에서 쓰는 한자어로 국립국어원에서는 ‘준비실’로 다듬어 쓰도록 권장하고 있다.
‘졸혼(卒婚)’이란 ‘결혼을 졸업한다’라는 뜻으로 이혼과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법적인 부부관계를 정리하지 않은 채 각자의 삶을 사는 노년 부부의 새로운 결혼 풍속도로 의학이 발달하여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2016년, 한국에 들어온 말이다.
2004년 일본의 작가 스기야마 유미코가 ‘졸혼을 권함’이란 소설을 발표했는데 이 제목에서 시작된 말로 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세상이 변할수록 별별 새말들이 다 생겨난다.
1990년대 초반부터 생긴 말로 ‘황혼이혼’이 증가하는 추세이고, 결혼하여 싫증날 정도로 살만큼 살았으니 따로따로 살면서 각자 내 생활을 갖겠다니 ‘백년가약(百年佳約)’이란 말은 옛말이 되어버렸다.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말 중에 작금(昨今), 어차피(於此彼), 별안간(瞥眼間), 금방(今方), 지금(只今), 시방(時方), 심지어(甚至於), 다반사(茶飯事, 예삿일) 등은 고유어가 아니라 한자어이다.
‘흐느껴 울어’를 ‘오열’로, ‘만남’을 ‘해후’로, ‘콩’을 ‘대두’로, ‘김’을 ‘해태’로, ‘늦가을’을 ‘만추’로, ‘요즈음’을 ‘작금’으로, ‘홀몸 어르신’을 ‘독거노인’으로, ‘높임말’을 ‘경어’로, ‘나들이 철’을 ‘행락 철’로, ‘잠금장치’를 ‘시건 장치’로, ‘지난해’를 ‘과년도’로, ‘이듬해’를 ‘익년도’로, ‘표 검사하는 곳’을 ‘개찰구’로, ‘표 사는 곳’을 ‘매표소’로, ‘강턱’을 ‘고수부지’로, ‘여름철’을 ‘하절기’로, ‘겨울철’을 ‘동절기’로, ‘송년 모임’을 ‘망년회’로, ‘먹는 물’을 ‘음용수’로, ‘남은 음식’을 ‘잔반’으로, ‘밥값’을 ‘식대’ 또는 식비’로, ‘몫’을 ‘지분’으로, ‘실마리’를 ‘단서’로, ‘짬짜미’를 ‘담합’으로, ‘웃돈’을 ‘할증료’로, ‘파는 곳’을 ‘판매장’으로, ‘물 절약’을 ‘절수’로, ‘가는 곳’을 ‘행선지’로, ‘왔다 갔다’를 ‘왕래하다’로, ‘넘겨받다’를 ‘인수하다’로, ‘넘겨주다’를 ‘인계하다’로, ‘뽑다’를 ‘차출하다’로, ‘부르다’를 ‘호출’로, ‘시간 외 일’을 ‘잔업’으로, ‘내는 기간’을 ‘납기’로, ‘내다’를 ‘납부하다’로, ‘자르는 선’을 ‘절취선’으로, ‘돌려보기’를 ‘회람’으로, ‘사용 가능 기간’을 ‘내구연한’으로, ‘나루터’를 ‘선착장’으로, ‘흙덮기’를 ‘복토’로, ‘가게’를 ‘매장’으로, ‘치르다’를 ‘지불하다’로, ‘먹이’를 ‘사료’로 등 듣기 좋고 표현도 자연스러운 우리말을 두고 습관처럼 한자로 표기하거나 한자어로 쓰니 안타깝다.
‘한국 아가씨들’을 ‘코리아 낭자군’으로, ‘정신적인 혼란 상태로 대답을 못한다’를 ‘멘붕(멘탈 붕괴의 줄임말)’으로, ‘이혼하여 홀로 된 여자’를 ‘돌싱녀(돌아온 싱글 여자)’로, ‘최후의 한계선’을 ‘마지노(Maginot)선(線)’으로, ‘출석 확인’을 ‘출첵(출석 체크의 준말)’으로, ‘치킨과 맥주’를 ‘치맥’으로, ‘음식물 섭취를 극도로 자제하여 살을 뺐을 때, 체중이 감량되었다가 다시 원래의 체중으로 급속하게 복귀하거나 그 이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요요(yoyo)현상’으로, 빠르고 날램을 비유한 ‘번개’에다 ‘미팅(meeting)’을 합쳐 ‘빠른 만남’이란 뜻으로 쓰이는 속칭 ‘번개팅’, 디지털 치매(기억력 감소, 뇌 파괴는 아니지만 모든 것을 PC나 계산기 등에 의지하는 사회적 현상), 등 영어와 한문, 한글과 영어를 섞어 표현한 경우도 많다.
흔하게 남발하는 겹치는 말도 ‘약수물’은 ‘약수’로, ‘역전 앞에서’는 ‘역 앞에서’로, ‘축구 차러가자’는 ‘공 차러 가자’로, ‘낙엽 지는’은 ‘나뭇잎 떨어지는’으로, ‘읽는 독자’는 ‘읽는 사람’으로, ‘모래사장’은 ‘모래밭’으로, ‘관중들’은 ‘관중’으로, ‘푸른 창공’이나 ‘청천 하늘’은 ‘푸른 하늘’로, ‘늙으신 노부부’는 ‘늙으신 부부’로, ‘아름다운 미인’은 ‘아름다운 사람’으로, ‘남은 여생(죽을 때까지 남은 생애)’은 ‘남은 생애’로, ‘수확을 거두다’는 ‘수확하다’로, ‘결실을 맺다’는 ‘열매를 맺다’로, ‘꽃 화원’은 ‘꽃집’이나 ‘꽃방’, ‘화원’으로, ‘매화꽃’은 ‘매화’로 써야 옳은 말이다.
바른 말과 바른 글쓰기에 앞장서야 할 방송이나 신문부터 한글을 훼손하기 일쑤다.
오락 연예 프로그램이나 신문 여기저기를 보면 ‘절친(친한 친구)’, ‘놀토(노는 토요일)’, ‘토토즐(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이만갑(이제 만나러 갑니다)‘, ‘아궁이(아주 궁금한 이야기)’, ‘천기누설(천 가지 기이하고 누구나 알고 싶은 이야기)’, ‘방콕(방에 콕 박혀)’, ‘열공(열심히 공부)’, ‘얼짱(얼굴이 잘생긴 사람)’, ‘몸짱(근육질 사람)’, ‘까도남(까칠하고 도도한 남자)’,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 ‘엄친아(엄마와 친한 귀한 집 아들)’, ‘불금(불타는 금요일)’, ‘경단녀(경력이 단절된 여성)’, ‘품절남, 품절녀(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지만 이미 결혼하여 제짝이 있는 사람)’,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 ‘훈남(보기만 해도 훈훈해지는 남자)’, ‘따복(따뜻하고 복된)’, ‘할빠(할아버지)’, ‘할마(할머니)’ 등 괴상한 줄임말이 설친다.
특히 10대, 20대 젊은이들의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나 컴퓨터 댓글을 보면 ‘잼나는(재미나는)’, ‘삼실(사무실)’, ‘강추(강력 추천)’, ‘존(좋은)’, ‘수욜(수요일)’, ‘생선(생일 선물)’, ‘생파(생일 파티)’, ‘걍(그냥)’, ‘쌤(선생님)’, ‘담탱이(담임선생님)’, ‘범생(모범생)’, ‘당근(당연하다)’, ‘어솨요(어서오세요)’, 즐감(즐겨 감상), ‘방가(반갑습니다)’, ‘벙개(번개 모임)’, ‘방콕(방에 콕 박혀)’, ‘첨(처음)’, ‘넘(너무)’, ‘글구(그리고)’, ‘글쿠나(그렇구나)’ 등 줄임말을 쓰고 ‘누네 띠네(눈에 띄네)’, ‘조은(좋은)’, ‘마니(많이)’, ‘차칸(착한)’, ‘추카(축하)’, ‘칭구(친구)’, ‘쵝오(최고), ‘모메존(몸에 좋은)’ 등 발음 나는 대로 써서 한글 훼손을 넘어 파괴로 이어지고 세대 간 문을 닫게 한다.
일부 네티즌들이 재미삼아 쓴 표현이라는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놈)’, ‘급식충(학교 급식 먹는 벌레라는 뜻으로 초중고생을 비하)’, ‘틀딱충(틀니 딱딱거리는 벌레라는 뜻으로 노인 비하)’, ‘맘충(극성 엄마를 비하)’, ‘개저씨(개념 없는 아저씨라는 뜻으로 40~50대 남성 비하)’, ‘김치녀 · 된장녀(여성 비하)’, ‘한남충(한국 남성 비하)’, ‘설명충(지나치게 설명을 하는 사람 비하)’, 등은 인터넷에서 오가는 흉기가 된 혐오스런 새말이다.
금수저 은수저 흙수저(수저론은 대한민국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는 사회 이론이다. 영어 표현인 은수저를 물고 태어나다. ‘born with a silver spoon in one’s mouth에서 유래한 것이며, 유럽 귀족층에서 은식기를 사용하고, 태어나자마자 유모가 젖을 은수저로 먹이던 풍습을 빗댄 말이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직업, 경제력 등으로 본인의 수저가 결정된다는 이론이다)와 열정 페이(청년 근로자에게 열정을 구실로 저임금 혹은 무임금으로 일을 시키는 것을 뜻하는 말, 열정熱情과 페이pay가 결합한 새말)는 2015년경부터 생겨난 새로운 말이다.
‘혼밥(혼자 먹는 밥)’, ‘혼술(혼자 마시는 술)’은 2016년부터 생겨난 새말인데 요즘의 혼자 사는 세태를 잘 대변해 준다.
다행스러운 것은 교육부에서는 2017년부터 초중고 교과서에 나오는 어색한 문장의 어휘를 다듬고, 외래어와 일본어투 한자어를 순우리말로 바꾼다고 한다.
예를 들면 ‘노트’는 ‘공책’, ‘대하여’는 ‘갈음하여’, ‘발코니’는 ‘난간’, ‘소감’은
‘느낀 바’, ‘외출’은 ‘나들이’, ‘이유’는 ‘까닭’, ‘의미’는 ‘뜻’, ‘할인’은 ‘덜이’, ‘역할’은 ‘할 일’, ‘나이프’는 ‘칼’이나 ‘주걱칼’, ‘게스트’는 ‘손님’, ‘밸런스’는 ‘균형’, ‘그린벨트’는 ‘개발제한구역’, ‘캠프파이어’는 ‘모닥불 놀이’, ‘핸섬하다’는 ‘잘생겼다’, ‘헬멧’은 ‘안전모’, 등으로 다듬고 바꾼다니 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인 KBS에서는 매주 우리말 겨루기 대회를 열어 ‘우리말 달인’을 뽑아, 시상하고 있어 우리말 보급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우리의 한글은 뜻글이 아니라 소리글이다. 한글로써 그 뜻을 나타내기 어려울 경우나 한글로 써서 어색할 경우 한자로 표기하거나 외래어를 부득이 사용할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우리말로 비행기는 ‘날틀’이고, 재봉틀은 ‘마르고 꿰매는 틀’이고, 이화여자대학교는 순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배꽃계집큰배움터’이다.
이 얼마나 어색한가.
올겨울 들어 유행하는 옷 중에 패딩(padding 옷이나 모자 따위에 솜을 넣고 누빔), 롱 패딩(long padding 무릎 선까지 내려오도록 길게 만든 패딩 점퍼나 코트)이 있다. 이는 우리말로 패딩은 누비옷, 롱 패딩은 긴 누비옷이라 해도 얼마든지 자연스럽다.
예전엔 어려운 한자나 외래어를 사용해야만 유식과 권위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쉽고 아름다운 한글을 잘 풀어쓰면 유식해 보이고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국어 사랑이 나라 사랑’이라고 배워왔다.
그리고 요즘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도 있다.
나라사랑의 민족정신과 민본·민주정신이 어우러진 한글은 우리 겨레의 슬기로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품이다.
1946년 10월 9일 한글 반포 5백 주년을 맞아 한글날을 공휴일(법정 기념일)로 정하여 내려오다 몇 년 전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공휴일에서 제외되었지만 한글학계와 국민들의 반발이 커지자 다시 공휴일로 지정 되었다.
세계에서 자기 나라 문자 창제를 기념해 공휴일을 가진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으며 지금까지 한글날은 우리가 문화민족임을 내외에 알리는데 큰 소임을 해 왔다.
우수성과 독창성을 겸비한 한글이 일상생활에서 천대를 받고 있다는 것은 민족자존의 문제다.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 서양으로부터 신기술은 도입했지만, 종교와 문화만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리의 말과 글은 민족정신의 상징이다. 우리말을 훼손한다는 것은 민족의 근본을 허무는 행위다.
해마다 한글날을 전후 ‘한글사랑 국어사랑’ 하고 외쳐대지만 그때뿐 금방 잊어버리고 만다.
이제 초등학교에서부터 영어를 가르치는 시대가 왔다.
우리말 우리글이 외래어 틈바구니에서 질식이나 당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민족의 얼이 담긴 우리말, 우리글, 한글을 소중히 여기고 가꾸어나가자고 호소해 본다.
아름답고, 부르기(발음하기) 좋고, 기억하기 좋은 우리말은 얼마든지 많다.
진정으로 한글 사랑을 생각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인터넷 카페 댓글>
박민순님, 안녕하세요? 귀한 글, 감사합니다. 쉘브르 카페지기(로즈*)
한글에 관한 소중한 글, 감사합니다. 쉘브르(팡 팡)
잘 읽고 갑니다. 4050꽃중년클럽 카페지기(빛과 소금)
물론 글로벌 시대라 하지만 자기 나라 글을 최고로 우선하지 못하면서 무
슨 잘난 척들은 그리 하는지요.
어떨 땐 간판 하나도 정말 한글로 써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담쟁이(시인 이 영 순)
나라사랑 국어사랑,
배우기 쉽고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우리말 한글에 대한 사랑이 나라사랑이다.
한 민족이 고유의 언어와 글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소중한 일입니다.
세종대왕님과 한글 창제에 혼신의 힘을 바치신
선조님들께 날마다 고개 숙여 감사드릴 일입니다. 나뭇꾼(시인 한 석 산)
한글날(10월 9일)이군요.
세계 유일의 언어문화 한글, 우리가 지키고 발전시켜나가야겠습니다. 우목(허 권 립)
은행에 가면 MVP 고객이라고 하는데….
도무지 무슨 뜻인지 은행원도…. Gentry(감성음악가 최 병 두)
→MVP가 아니라 VIP이겠죠.
MVP는 최우수 선수(most valuable player)를 말하고
VIP는 베리 임포턴트 퍼슨(very important person)의 약자로
'매우 귀중한 손님'이란 뜻이 죠. (박 민 순)
→아 그렇네요. 이렇게 어렵습니다. (최 병 두)
공감합니다.
한글의 우수성의 하나로 창조적인 면이 있어
창조적 언어가 무진장 발생하는 모양입니다.
다행인 것은 스물넉 자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운산(시인 최 의 상)
한글을 사랑하겠습니다. 수원문인협회(시인 김 학 주)
“우리는 어릴 적부터 ‘국어 사랑이 나라 사랑’이라고 배워왔다.
그리고 요즘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도 있다.
나라사랑의 민족정신과 민본·민주정신이 어우러진 한글은
우리 겨레의 슬기가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품이다.”
저 역시도 깊이 반성해야 할 것 갔습니다.
선생님의 한글 사랑 훌륭하십니다.
선생님의 글을 보고서 많은 분들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건필 하십시오. 푸른솔문학회 강태공(상규)
박민순 님의 주장이 좋아요,
아주 좋아요. 문화기획자(D&C주류잡지 발행인 고 일 영)
한글이 너무 훼손당하고 있네요. 화성문인협회(시인 서 석 붕)
박민순 님의 글에 많은 동감을 합니다.
왜 그 좋고 쉬운 우리나라 말을 놔두고……. 내마음의수필(재미교포 가 람)
요즘의 언어 사용 실태에 관한 귀한 자료 감사합니다. 찻잔속에달이뜨네(스킬러)
한글을 사랑하자는 글, 잘 읽었습니다. 오산시문학회 노란모자(최 봉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