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3일 - 날씨 : 맑음
*산타 에스삐나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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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LINE
오늘은 지도에는 표시가 안되어있는 빼나플로르와 카스뜨로몬떼와 삼각주를 이루고있는
산타 에스삐나를 간다 그 곳에도 알베르게가 있고 마을은 작지만
오래된 수도원이 있어서 그냥 지나치지 말고 꼭 들려보라는
뿌엔떼 두에로의 호스피탈리오의 추천이 있어서 가보기로했다
7시에 출발, 밖으로 나와서 문을 잠그고 키를 이층 발코니로 획 던졌다
이른 아침 날씨가 오래만에 화창하고 하늘이 높고 파랗다
여명이 밝아오면서 동쪽하늘이 붉게 물들면서 둥근해가 떠오르는것을 볼 수가 있다
스페인에서의 일출은 처음 보는것같다 늘 아침에는 구름이 끼어있었는데...
둥근해를 보는것이 경이롭기도하고 새삼스럽다
골목길이 바람이 엄청세다
아마 이 마을의 겨울은 장난이 아니게 추울것같다
멀리서 보면 평지인데 가까이오면 삼면이 구릉지로 둘러쌓여있어서
마치 우리나라 무덤처럼 앞쪽으로 볼록하게 봉우리가있고 뒤쪽으로 꼬리가 쭉 빠진 모습이다
언덕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가니 끝없는 평지가 펼쳐진다
아침이슬 머금은 풀밭을 헤치며 걷는다
길위에 개미집들이 너무나 많다 밟지않으려고 이리저리 피하면서 걷는다
올리버나무처럼 생긴 나무사이로 걷는다
갑자기 한쌍의 새가 놀란듯이 푸드득거리며 날아간다
아마도 사랑을 나누다가 예상치못한 불청객이 방해를 했나보다 미안...
지금까지 약 300km 정도를 걸어왔지만 매일 다른길이다
마을을 지날 때나 가끔 사람들을 볼 수 있지만
길을 걸을 때에는 2시간이든 3시간이든
어떤날은 하루종일도 사람의 그림자도 볼 수 없을 때가 많다
그렇게 혼자서 걷는다
그래도 지루하거나 외롭지가 않다
두시간정도 걸었는데 성벽이 보이더니
그 성벽을 따라 모퉁이를 돌아서니 아래로 마을이 나타났다
멀리 커다란 성처럼 보이는것이 아마도 수도원인가보다
가까이 가니 정원이 잘 다듬어져있다
정원을 지나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혹시 여기가 알베르게가 아닐까 하는 기대를하면서
창문을 통해서 보이는 사무실안에 여자가 한사람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여자가 스페인어로 "뭘 도와줄까요?" 하는것 같다
"알베르게?" 하면서 여기가 알베르게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 여자도 알아들었는지 여기는 알베르게가 아니라고한다
그래서 내가 다시 "돈데 알베르게?" 했더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면서 어디로 전화를한다
한참 전화로 뭐라고 하더니 수화기를 내려놓고는 나보고 따라 나오라고 한다
밖으로 나와서 조금 떨어진 마을을 가리키면서 그리로 가란다
"오케이~" 하고 그리고 "땡큐~" 하고 그리고 "바이~" 했다
정원을 지나고 성문을 지나서 뒤를 돌아보니까
혹시나 다른쪽으로 갈까봐 슬슬 따라나오다가 눈이 마주쳤다
그랬더니 잠깐 서라는 손짓을 하고선 종종걸음으로 다가오더니 마을이 보이는 곳까지 와서 가르쳐준다
너무 고마워서 기념사진 한장 찰칵! 참으로 따뜻하고 정이 느껴진다
마을로 가서 바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여주인과 몇명의 손님들이있다
"돈 데 알베르게?" 라고 물으니까 주인여자가 손짓으로 기다리라고 하더니 부지런히나간다
좀 있으니 아가씨를 한사람 데리고 들어온다
나보고 영어 할줄 아느냐고 영어로 묻는다 예스가 오브 코스지~
반갑다 이런 작은 마을에서 영어할 줄 아는 사람을 만나다니
한 며칠 영어도 못하고 손짓발짓 바디랭귀지만 했더니 입안에 가시가 돋힌것같았는데...
알베르게가 있느냐고 물으니 있기는 한데 7시 이후라야 한다네
그게 뭔 말이냐고 했더니 알베르게 건물이 따로없고
마을의 청소년 문화센타로 큰 강당을 스케줄에 맞추어서 컴퓨터도 가르쳐주고
저녁시간에는 아이들 운동을 해야하니까 하루 일정이 끝난뒤에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자야 한단다
그러면서 샤워장을 보여주는데 시설은 괜찮다 그래서 좋다고했다
지금 10시, 아직 아침을 못 먹어서 배가 너무 고프니까 일단 레스토랑에 좀 데려다 달라고했다
아 마을은 수도원도있고 근처에 호수가있어서 스페인 내국인들의 방문이 좀 많은 곳이다
그리고 이 곳 레스토랑은 유명인들이 많이 방문해서 사진도 찍어서 걸어놓고
지방 신문에도 소개가 되고해서 잘 알려진 곳이란다
레스토랑에 들어가니 마음씨좋게 생긴 주인 부부가 반긴다
이 아가씨는 복지관에 근무하면서 외부 관광객들이 오면 안내도 해 주고 이 마을 소개도 해 주고하는데
집은 바야돌리드에서 살고있으며 승용차로 출퇴근을 하고있다
얼굴은 동안이라 어려보이는데 보기보다 나이가 꽤 많다
말도 통하고해서 식사하고 난후 시간이 되면 수도원 안내를 좀 해 줄 수 있느냐고 했더니
그렇게 해 주겠다면서 사무실 할 일이 좀 있으니 식사를 하고 오면 안내를 해 주겠다고하고 사무실로 갔다
레스토랑 안주인이 뭘 먹을거냐고 묻는다
그래서 "빠예야"를 주문했다 밥먹어 본지가 한참되어서 밥을 먹고싶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식당안의 인테리어가 멋있어서 여기저기 둘러보니까
각종 인테리어 소품에 대해서 안주인이 따라다니면서 설명을 해 준다
안주인은 그림에 소질도 있어서 한쪽 벽면에 그림을 그려서 벽걸이로 걸어 놓았는데 너무나 잘 그렸다
빠예야를 맛있게 배가부르게 먹고는 체육관으로 갔다
아가씨 이름은 마르타이다 나이는 32세인데 아직 싱글이다
마르타와 함께 수도원으로갔다
이 수도원도 약 900년은 된 곳인데 지금은 농업전문학교로
약 100여명정도의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특수작물 재배하는법이라든지
양봉기술, 농기구 운전교육 등등 농업 전반에 걸쳐서 각종 기술을 교육하고있단다
마르타가 만약 수도원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듣고싶으면
신부님을 불러줄 수 있다고 그러고나서 헌금명목으로 1유로를 주면된다고 해서
흔쾌히 신부님을 불러라고했더니 잠시 기다리라고 하고선 사무실로 가서 신부님을 모시고왔다
신부님은 호세 마리아라고 불렀다 참으로 검소하게 보인다
신부님과 함께 지금은 사용하지않고있는 성당을 보여주겠다고했다
열쇠로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오랫동안 밀페된 곳에서 나는 매케한 냄새와 함께
사람들이 들락거린 흔적이 없는 내부를 신부님이 스페인어로 말씀하시면
마르타가 힘들게 영어로 나에게 통역을 해주었다
마르타의 그런 모습을 신부님은 자랑스러운듯이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바라보신다
나 역시 아무나 쉽게 들어 올 수 없는곳을 보여주는 그들이 고마워서
더 관심있게 질문도하고 즐거워해 주었다
성당안 관람을 끝내고 나와서 수고비를 드릴려고 하니까
특별한 손님이라면서 특별히 받지 않으시겠단다
사실 큰 돈도 아닌데...너무 감사하고 고맙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마침 관장님이 오셔서 소개를 시켜준다
마르타가 인터넷을 할 수 있으니 할려면은 하라네
집 떠나온지 20일이 넘었는데 집에 전화도 한번 하지않았다
원래 나는 여행을 나오면 집에 돌아 가기전까지는 연락을 잘 안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사실 일부러 메일도 확인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혹시라도 집에 무슨일이 있으면 도중에 돌아가야 할까봐 두려웠기 때문에...
인터넷에 들어가서 메일을 확인 해보니 우리 막내아들한테서 편지가 와 있다
메일 보낸 날짜가 마침 오늘이다
내용이 엄마 식구들이 모두 걱정하고 있으니 안부전화라도 좀 하슈 라고...
미안하다 나는 여행 잘하고 있으니 걱정말아라 하고 몇자 적어 보냈다 많이 미안하네^^
그리고 한국 소식을 간단하게 둘러보고는 로그아웃를 하고나왔다
시계는 겨우 4시다 다음 마을 까지는 약 10km정도밖에 안된다
마르타는 근무중이라 나하고 놀지도 못한다 마을이 작아서 할일이 너무없다
사무실 문을 노크를 하고 들어가서 아무래도 다음마을로 가야겠다고하니
마르타랑 관장님이 왜 그러냐고 하면서 많이 아쉬워한다
이런저런 이유를 대면서 꼭 가야만 하겠다고 할려니까 미안하다
마르타가 그러면 차로 1km정도를 태워주겠다고 왜냐하면 1km정도를 도로로 가다가
순례길로 접어들어야 하는데 그 곳이 좀 애매하다면서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너무 감사^^
떠나는데 관장님이랑 바 여주인이랑 너무 아쉬워하면서 전송을 해준다
겨우 몇시간동안 머물어면서 잠깐 얼굴을 보았는데...참 정이 많은 사람들이다
마르타가 내려주면서 다음마을 가는길에 아름다운 호수가 있으니까 꼭 둘러보고 가란다
누가 스페인은 집시가 많고 소매치기가 많고 칼을 든 강도까지 있어서 여행하기에 매우 위험하다고 했는가!
작은 시골마을의 너무나 순박하고 순수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정말 잊지못할 여행...스페인여행이다...
*일일경비 - 점심 6.50 유로
수도원 입구...
알베르게 마을을 가르쳐 준 수도원 사무실 직원...
레스토랑 연혁...
각종 신문에 난 것들을 스크랩해서 액자에 넣어놓았다
자기아들이 무슨 대회에서 우승을 해서 지방신문에 났는걸 오려서 기념 접시를 만들었다고 자랑~
마르타...
이 수도원 농업학교에서 배우는 과목들...
그냥 지나치면 모르는 숨은 이야기...
낙서처럼 표시해 놓은것은 이 수도원을 일부 새로지을 때 돌을 깍은 사람들이 자기것을 표시해 놓은것이라네^^
그러고나서 자세히보니 여기저기 각각 다른 문양으로 표시가 많이 되어있다
신부님이 열심히 스페인어로 설명하시고 마르타가 조금 부족한 영어로 열심히 통역을...
신부님...
강당 안의 컴퓨터실...모든 일정이 끝나면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혼자 자야만 한다...
관장님, 바의 주인 그리고 마르타 고마운 사람들...
마르타가 태워다 준 곳...카미노 시작하는 곳
첫댓글 정말로 부러운 경험을 많이 하셨네요. 역시 여행 배테랑 답게 그 곳의 사람들과 소통하는 법을 잘 아십니다. 서로 관심을 가져주고 각자의 문화에 대한 공경심이 서로를 터 놓게 하지요. 아름다운 사진에 푹 빠지고 싶네요.